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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 피아노 구자범

이혜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6/20 [19:08]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 피아노 구자범

이혜용 기자 | 입력 : 2019/06/20 [19:08]

한 명의 성악가가 노래하는 1인 음악극이다.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이 노래하고 지휘자 구자범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 1인 음악극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7월 4일과 5일 단 이틀 열린다.

 

아니, 저 버스 광고는 도대체 뭔가요?”

▲ © 문화예술의전당

응,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서울 시내 한복판, 낯선 광고가 달린 버스가 지나간다.

파아란 글씨로 ‘Guten Abend’라고 적혀있다.

구텐 아벤트는 독일어 저녁인사로 영어로 하면 ‘Good evening’쯤 된다.

기업의 상품광고도 아니고, 대박 흥행을 위한 영화나 뮤지컬 광고도 아니다.

그저 한 명의 성악가가 노래하는 1인 음악극이다.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이 노래하고 지휘자 구자범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 1인 음악극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74일과 5일 단 이틀 열린다.

이 홀의 객석은 불과 300석 남짓. 그나마 2층은 닫고 1층 객석만 오픈한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돈 안되는 작은 공연에 버스 광고가 어떻게 올라온 것일까.

 

▲ 1인 음악극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지휘자 구자범 피아노 연주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문화예술의전당

 

▲ 1인 음악극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지휘자 구자범 피아노 연주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문화예술의전당

 

▲ 1인 음악극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지휘자 구자범 피아노 연주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문화예술의전당

 

이 음악극은 원래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이 지난해 독창회를 준비하는 중에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계 살롱 음악과 카바레 음악을 중심으로 여러 노래들을 모아 독창회를 준비하던 김선정은, 피아노 반주를 맡은 구자범과 의기투합하여 이 노래들을 편곡하고 편집해서 아예 새로운 1인 음악극으로 만들어버렸다.

 

오페라 가수와 지휘자로 오랜 시간을 독일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했던 두 사람의 음악성과 무대경험이 녹아든 합작품이 탄생했다.

 

2차 세계대전 나치 점령기에 오스트리아 비인이라는 가장 보수적인 도시에서, 오페라 극장이라는 더더욱 보수적인 무대를 꿈꾸던 유태계 여자 성악가 롤라 블라우의 파란한 삶을 파아란 노래로 그려낸 작품인 클라이슬러의 호이테 아벤트: 롤라 블라우를 기반으로 하였고, 이에 더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다른 독일계 작곡가들의 살롱 음악을 엮었다.

 

아름다운 가사이지만 매우 어렵고 그 양이 워낙 방대해서 원어민조차 암보로 부르기 꺼려하는 1시간 반 분량의 이 노래들을,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유학한 김선정이 직접 번역하였고, 한때 영화제 자막번역 팀에서 일했던 구자범이 다듬어 자막으로 만들어냈다.

 

연출과 조명과 소품까지 모두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며, 600여석의 객석 중 앞좌석 300석만을 오픈하여 무대를 가깝게 만들었다.

 

작년 8월 예술의 전당에서 이 음악극이 초연되자, 무대의 노래는 객석의 가슴을 울렸다.

대중적이지만 품위있고, 유려하지만 강렬하고, 감상적이지만 감동적이었다.

객석에서는 우리나라에 전무후무했던 새로운 공연에 음악계뿐만 아니라 연극계, 무용계 인사들도 깜짝 놀랐다.

게다가 이토록 정성을 들인 좋은 작품이 단 1회 공연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더더욱 놀랐다.

이후 감동한 관객들의 앙코르 공연요청이 쇄도하였으나, 우리나라의 예술계의 여러 여건상 공연을 다시 올리기 어려웠다.

그러나이러한 소식을 들은 관객들이 서서히 모여 자발적으로 후원회(회장:최현숙)를 조직하여 펀드를 만들고, 앙코르 공연을 기획하였다.

공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후원하고 심지어 광고까지 책임진 것이다.

이는 좋은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자발적으로 후원회를 조직하여 다시 공연을 성사시킨 우리나라 초유의 일대 사건이다.

구텐 아벤트앙코르 공연 버스 광고는 시장논리에 따라 나온 일반적인 홍보물이 아니다.

사회적 역할을 다하려는 참 예술가들과, 그들을 알아보고 공연의 감동을 다시 나누고자하는 일반 시민들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우리 예술계의 의미있는 첫 상징인 것이다.

 

정치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그저 무대를 통한 자아실현을 꿈꾸던 롤라 블라우가 시련을 겪으며 점차 사회에 눈을 뜨게 되는 극의 내용처럼, 이번 구텐 아벤트앙코르 공연은 예술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구자범이 한국에서 처음 상임지휘자로 활동한 오케스트라의 도시인 광주에서도 공연을 연다. 711(), 유스퀘어 금호아트홀에서 같은 무대가 펼쳐진다.

 

▲ 1인 음악극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지휘자 구자범 피아노 연주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문화예술의전당

 

▲ 1인 음악극 -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지휘자 구자범 피아노 연주 -구텐 아벤트 앙코르 공연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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