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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날개, 정하연 각색,채윤일 연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9/12/08 [14:27]

이상의 날개, 정하연 각색,채윤일 연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9/12/08 [14:27]

한국 최고의 연출가 채윤일에 의해 이상 김해경의 일대기가 공연되었다.  제목은 '이상의 날개'. 이상원 작 정하연 각색, 『이상의 날개』는 이상의 동명 소설을 재판극의 형식으로 각색한 것이다.

 

▲  연극,이상의 날개, 정하연 각색,채윤일 연출   © 문화예술의전당


연극 '이상의 날개'는 소설 '날개'의  재연이 아니라 연극으로써 재생하는 것이다.

 

나는 또 오탁(汚濁. 오염되고 탁함)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서는 피곤한 생활이 똑 금붕어 지느러미처럼 흐늑흐늑 허비적거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끈적끈적한 줄에 엉켜서 헤어나지들을 못한다. 나는 피로와 공복 때문에 무너져 들어가는 몸뚱이를 끌고 그 오탁의 거리 속으로 섞여 들어가지 않는 수도 없다 생각하였다. 

나서서 나는 또 문득 생각하여 보았다. 이 발길이 지금 어디로 항하여 가는 것인가를…….

그때 내 눈앞에는 아내의 모가지가 벼락처럼 내려 떨어졌다. 아스피린과 아달린. 

우리들은 서로 오해하고 있느니라.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에 아달린 정량을 나에게 먹여 왔을까? 나는 그것을 믿을 수가 없다. 아내가 대체 그럴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러면 나는 날밤을 새면서 도적질을 계집질을 하였나? 정말이지 아니다.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내가 아내가 제 거동에 로직(rogic. 논리)을 붙일 필요는 없다. 변해(辨解. 변명하고 해명함)할 필요도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오해는 오해대로 그저 끝없이 발을 절뚝거리면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발길이 아내에게로 돌아가야 옳은가 이것만은 분간하기가 좀 어려웠다. 가야하나? 그럼 어디로 가나?

이때 뚜우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렸다.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나는 불현 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내리(사전)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다시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김혜경이가 누군지 알아? 알구맙구쇼..내가 묻는 말에 경어를 써 경어. 경어가 뭔가유? 먹는건가유? 금홍 과 판사 

  © 문화예술의전당

 

이상 김해경. 

1910년 9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난 이상(본명 : 김해경)은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이라는 시로 문단에 데뷔했다. 1933년부터 폐가 악화되기 시작했고, 1934년에는 김기림, 정지용, 박태원 등과 교유하면서, <조선중앙일보>에 그 유명한 시 '오감도'를 연재하다가, 빗발치는 독자들의 항의로 중단하기도 했다. 건강 악화와 사업 실패, 사상 혐의로 피검되는 등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게다가 26년 7개월이라는 짧은 생애로 요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감도' 등의 시와 '날개', '지주회시', '봉별기' 등의 소설을 통해 거의 파격적으로 한국문학의 수준을 올려 놓았다

 

▲ 어딜 가려구 못 들어와? 아니 디블..이 상황에 어떻게 들어오라는겨?  금홍,손님 그리고 문 밖에 선 이상   © 문화예술의전당


이상의 날개 - 5월18일 까지 3차 연장 공연중 

1910년 서울 통인동에서 이발사의 아들로 출생
1912년 부모를 떠나 백부 김연필의 장손으로 성장
1917년 신명학교(新明學校, 당시 누상동 소재) 입학. 이 때부터 그림에 소질 보임
1926년 보성고보 5학년 졸업,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 입학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취직
<조선과 건축> 회지 표지도안 현상모집에 1등과 3등으로 각각 당선
1931년 처녀시 '이상한 가역반응'과 '오감도' 발표, 서양화 '초상화'를 '선전(鮮展)'에 출품, 입선
1933년 심한 각혈로 총독부 기수직 사임
1934년 '구인회' 가입, 본격적인 문학활동 시작.
1936년 '지주회시' '날개' 발표, 변동림과 결혼 후 도일
1937년 사상 불온혐의로 일본 경찰에 유치,

        4월 17일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객사, 5월 유고작 '종생기' 발표

공연 동영상: 연극클럽 '무서운관객들' 정회원 이상 전용

▲ 어디갔었냐 어떤 년 하고 재미보다가! 으잉 재미는 지가 보구선..     © 문화예술의전당


■ 작가 이야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은 한국 근대문학사가 낳은 불세출의 시인이자 작가이다. 그는 스스로를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 불렀거니와, '폭풍이 눈앞에 온 경우에도 얼굴빛이 변해지지 않는 그런 얼굴'을 지닌 사람만이 사는 세계의 주민이 되고자 문을 두드린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문학을 통해서 인간 고통의 근원을 끊임없이 발견하려 했던 이상한 천재 작가, 그가 바로 이상이었다.

▲   금홍의 옷을 냄새 맡으며 좋아 죽는다 , 이상 김해경 역을 맡은 주인공 박찬영 배우  © 문화예술의전당

▲  금홍의 옷을 냄새 맡으며 좋아 죽는다 , 이상 김해경 역을 맡은 주인공 박찬영 배우    © 문화예술의전당


1910년 9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난 이상(본명 : 김해경)은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이라는 시로 문단에 데뷔했다. 1933년부터 폐가 악화되기 시작했고, 1934년에는 김기림, 정지용, 박태원 등과 교유하면서, <조선중앙일보>에 그 유명한 시 '오감도'를 연재하다가, 빗발치는 독자들의 항의로 중단하기도 했다. 건강 악화와 사업 실패, 사상 혐의로 피검되는 등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게다가 26년 7개월이라는 짧은 생애로 요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감도' 등의 시와 '날개', '지주회시', '봉별기' 등의 소설을 통해 거의 파격적으로 한국문학의 수준을 올려 놓았다.

▲무섭데요, 모두, 모두... 금홍이는 이상 김해경이 모두 무섭다고 했다고 증언한다 브릿지 음악은 첼로 선율이  © 문화예술의전당

 

▲ 찬영아 찬영아 ! 아차 이상 김해경아 니 뭐하노? 거울 속은 조용하요 저렇게...으이구~    © 문화예술의전당


이상이 주로 문학 활동을 하던 1930년대는, 식민지의 병리 현상이 완연한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은, 미국의 T. S. 엘리엇이 그랬듯이, '황무지' 의식을 가장 예각적이고 실험적으로 드러낸 작가에 속한다.

 

그의 문학이 기본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왜곡의 상태와 불안 의식, 세계 파국의 공포, 의식 체계와 형태의 파괴, 숫자의 뒤틀림과 유희, 그리고 자기 분열과 자의식의 과잉 등의 비합리적 세계로 일관되고 있는 것은 그런 까닭인 지도 모른다. 그것은 기존 문학 형태를 파괴하고 해체시킨 뒤에 전혀 새로운 의식과 언어, 스타일로 구축된, 그야말로 '이상한 가역반응'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상 문학은 한국 문학에서 새로운 세계 인식과 해석을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우찬제/문학평론가, 서강대 교수)

 

●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 유쾌하오. …굿바이!


●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 20세기 한국문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李箱(이상)의 날개> 무대화!

●李箱(이상)의 난해하고 관념적인 세계를 미스테리 법정극으로 형상화!

2003년 채윤일 연출 작품 시리즈 제1탄!

극단「쎄실」레파토리 시스템 작품 李箱의 날개


●이상·작

●채윤일·연출

●정하연·각색

<때> 2003년 1월 3일 → 3월 2일 -> 5월 18일 까지 2차 연장을 해서 공연 되었다

  평일 : 4시30분/ 7시30분,

·일요일 : 3시/ 6시(월 쉼)

<곳> 대학로 극장 (764-6052)

<입장료> 일반 20,000원/대학생 15,000원 / 중, 고생 12,000원

<관람문의> 780-6343 (극단「쎄실」)


2003년 극단「쎄실」연출가 ―채윤일 연출작품 8편 연속공연!

劇團「쎄실」은 1976년 채윤일(사진·극단「쎄실」대표/연출가)/

정하연(극작가/TV드라마 작가)/

문호근(오페라 연출가)/

오종우(극작가/초대「연우무대」대표) 등


당시 30대 였던 젊은이들이 모여

그 당시 번역극만 범람하는 연극 풍토에 염증을 느끼고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목소리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창작극 시리즈를 기획하고

26년 동안

鄭夏淵의 <李箱의 날개>,

鄭聖珠의 <長生歌>,

趙世熙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李鉉和의 <안개>, <누구세요?>, <산씻김>, , <카덴자>, <不可不可>,

李潤澤의 <오구 - 죽음의 형식>, <혀>,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金賢默의 <엄마>, 李康白의 <영월행 일기>, <오, 맙소사!>, <진땀 흘리기> 등

주로 창작극에 관심을 가져온 극단으로서,


그동안 극단「쎄실」의 창작극 시리즈를 주도 하여온 극단「쎄실」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蔡允一이 연출 생활 30년을 정리해 보고자

2003년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개월간)

대학로 이화동 4거리에 있는 「대학로 극장」을 장기 대관하여


① <李箱의 날개>(이상·작 / 정하연·각색) 1월 3일∼3월 2일

② <엘렉트라>(소포클래스+에우리피데스·작) 3월 5일∼4월 5일(신작)

③ <무진기행>(김승옥·원작 / 김태주·각색) 4월 8일∼6월 8일(신작)

④ <산씻김>(이현화·작) 6월 11일∼7월 11일

⑤ <까리귤라>(A.까뮈·작/ 채윤일·번안·재구성) 7월 16일∼8월 31일(신작)

⑥ <영월행 일기>(이강백·작) 9월 2일∼9월 30일

⑦ <진땀 흘리기>(이강백·작)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4월 25일∼5월1일(7일간)

⑧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작/이언호·각색) 연강홀 11월 중순


등 8편을 연속 공연합니다.


※ 이 프로젝트는 2004년에도 계속됩니다.


2003년 채윤일 연출 작품 시리즈 제1탄!

극단「쎄실」레파토리 시스템 작품 李箱의 날개


●이상·작

●채윤일·연출

●정하연·각색

<때> 2003년 1월 3일 → 3월 2일

평일 : 4시30분/ 7시30분,

·일요일 : 3시/ 6시(월 쉼)

<곳> 대학로 극장 (764-6052)


< 작품소개 >


● 난해하고 관념적인 이상의 세계를 구체적인 무태언어로 재생

● 이상의 난해하고 관념적인 세계를 구체적인 무대언어로 재창조


<李箱(이상)의 날개>는 20세기 우리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서

의식세계에 대한 내시적 추구를 과감하게 시도했던 비극적 천재,

절망과 난해의 대명사로 1930년대 우리 문단에 경악과 충격을 안겨주었던

반역아 李箱(이상)의 자화상인 소설「날개」.

위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작품인 <이상의 날개> ―

의식세계에 대한 내시적 추구를 과감하게 시도했던 비극적 천재,

절망과 난해의 대명사로 1930년대 우리 문단에 경악과 충격을 안겨주었던

반역아 李箱의 자화상인 소설 「날개」는 일찍이 두 차례나 영화화되었고,

1975년에는 KBS-TV의 로 TV 劇化까지 되었으나

수차례에 걸친 몇몇 연극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희곡화는 어려운 작품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색자 소개>

●<이상의 날개>는 원작 소설과는 다른 모습으로 각색

●각색에서 가장 중요한 객관성의 확립



요즘은 <조광조>, <장록수>, <왕과 비> 등 TV 드라마 작가로서

더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각색자 정하연 씨는

1968년 서울 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산울림>으로 데뷔한 후

계속해서 月刊「世代」지와 劇團「實驗劇場」공모 장막희곡 당선작 <무지개 쓰러지다>

또 1969년 경향신문과 국립극장이 공동으로 공모한 장막희곡 당선작<幻想殺人>으로

劇界의 화제와 시선을 집중시켰던 劇作家입니다.

작가 鄭夏淵씨와 연출가 蔡允一씨가 30대였던 1975년에 脚色하여

1977년, 1978년 두 차례 공연한 바 있는 <李箱의 날개>를

26년이 지난 오늘 60을 바라보는 장년이 되어 어떠한 시선으로

이 작품을 무대화할지 벌써부터 劇界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출연진 >

김 해 경 역 …… 이찬영,임진순

심 연 심 역 …… 지우영,최광희,박세진

판 사 역 …… 김동수,정재진

검 사 역 …… 장우진,하성민

변 호 사 역 …… 최정우,정소희,배정아

동네여자 역 …… 이혜연,김남미,최정은

형 사 역 …… 오병남,장우진

손 님 역 …… 정현기,하성민

웨 이 터 역 …… 임진순,정현기


< 작품줄거리 >

해경이라는 남자가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에서 추락사하였다.

하지만 아무도 그가 왜 죽었는지, 자살인지 혹은 타살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김해경의 동거녀인

심연심이 지목되어 재판이 열리게 된다.

김해경과 심연심은 부부였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부부는 아니었다. 심연심은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여자였으며,

김해경은 그녀에게 얹혀 사는 처지였다.

김해경은 경제적으로 무능력하였기 때문에 심연심에게 짐이 되는 존재였을 수도 있다.

이러한 까닭에 검사는 심연심을 김해경의 살해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심연심은 김해경을 사랑했기 때문에,

남편을 죽일만한 동기가 전혀 없다.

그러나 검사는

심연심이 김해경이 죽던 날, 미쓰꼬시 옥상에 같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녀를 범인으로 단정짓는다. 김해경이 뛰어내릴 당시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그녀가 그를 뒤에서 떠밀었다는 증거 또한 없다.

여전히 사건은 미궁 속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여러명의 증인과 상황을 정리해 보았지만 어떠한 결론도 단정지을 수 없다.


다만 연심의 말에 의하면 김해경은 늘 입버릇처럼 날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날개 돋으면 날 수 있을 거라고 했다고 한다.

도대체 김해경의 죽음의 진실은 무엇인가?

관련 동영상 

  한국 최고의 연출가 채윤일 '불가불가' 이현화 작, 채윤일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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