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예술의 전당에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06회 정기연주회 열린다.
강새별 기자 | 입력 : 2018/05/21 [11:20]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6월 6일 수요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206회 정기연주회’를 펼친다. 묵직한 바그너 <지크프리트의 죽음과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하여 감각적인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으로 이행하고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로 귀결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낭만주의 시대의 3가지 색깔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정상급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
2009년부터 악장으로서 베를린필하모닉의 명성을 이어가는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만난다. 1979년생인 다이신 카시모토는 1986년 줄리어드 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하여 독일 쾰른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이 후 1994년 쾰른 국제 음악콩쿠르 최연소 1위를 시작으로 크라이슬러 국제 콩쿠르, 롱티보 국제콩쿠르 등에서 화려한 입상경력을 자랑한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보스턴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마리스 얀손스, 샤를 뒤투아, 로린 마젤과 같은 거장과 연주하며 천부적 자질을 인정받았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사랑하던 곡,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그의 뛰어난 기교와 풍부한 음색으로 만나보자.
바그너 <신들의 황혼> 중 ”지크프리트의 장송행진곡“
4부작 오페라를 만든 작곡가,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극장을 세운 음악가는 서양음악사상 바그너가 유일무이하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쳐 <라인의 황금><발퀴레><지그프리트><신들의 황혼>으로 구성된 초거대작 <니벨룽의 반지>를 만들었고 바이에른의 왕 루드비히 2세의 후원하에 바이로이트에 유니크한 구조의 축제극장을 건립했다.
‘지그프리트의 죽음과 장송행진’은 <신들의 황혼> 3막에서 지그프리트가 니벨룽족인 알베리히의 아들 하겐의 창에 등을 찔려 숨을 거두고 이어 영웅의 장례를 치르는 부분에 등장하는 음악이다. 필하모닉 콘서트에서 독립되어 연주되는 레퍼터리가 된 이 곡은 날카로운 화음의 강렬한 연타 속에 장례행렬의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발퀴레>에 등장하는 지그프리트의 부모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장면이 회고되며 트럼펫을 통해 칼의 유도동기가 광채로 번쩍인다. 지그프리트의 모티프, 뿔피리 팡파르도 함께 장중하게 재현되고 브륀힐데와의 짧았던 사랑 또한 덧없는 회상의 장면을 형성한다. 마지막에 반지의 저주 유도동기가 등장하여 지그프리트의 죽음이 <라인의 황금>속 알베리히의 저주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한다. 이전 오페라에 등장했던 여러 모티프로 구성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짜깁기’가 아니라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고 있다. 바그너의 성숙한 작곡기법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진중한 작품이다.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바이올린 : 다이신 카시모토)
카미유 생상스는 ‘프랑스의 멘델스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이로운 천재성을 보였던 신동 작곡가였다. 그 천재성이 음악을 넘어서 라틴어, 식물학, 천문학, 점성술에까지 이르니 아마도 르네상스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훨씬 더 위대한 인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생상스는 안타깝게도 천재성을 빨리 고갈시켜버리고 스스로를 보수적인 틀에 가둔 탓에 서양음악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생상스는 통상적으로 오페라나 발레에 능한 다른 프랑스 작곡가와는 달리 독일식 기악음악에 더욱 익숙했다. 냉소적인 프랑스 작곡가 사티는 이런 종류의 음악을 신맛나는 독일식 배추절임 ‘자우어크라우트’에 비유했지만, 프랑스 취향이 가미된 기악음악은 우리에게 그만큼 더 친숙하게다가온다.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그의 협주곡 가운데서도 유명작에 속하며 후기 낭만시대에 바이올린 ‘열풍’을 지속시켰던 파블로 데 사라사테와 연관이 깊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그의 협주곡 1번 및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바이올린 비르투오조인 사라사테에게 헌정되었고 또한 그에 의해 1880년 10월 15일 초연되었다. 제1악장은 마치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처럼 극적으로 시작한다. 작곡가는 전체적으로 독주 파트에 중음주법을 적게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10도처럼 넓은 음정 간격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 곡에서 솔로이스트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처럼 빠른 속도로 한번에 여러 줄을 그으며 왼손을 넓은 간격으로 벌리면서 악전고투할 일은 별로 없다.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 우아하고 프랑스적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이같은 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제2악장은 Andantino quasi allegretto (알레그레토의 속도와 같은 안단티노) 속도의 뱃노래 리듬이 특징이다. 6/8박자로 쾌적하게 출렁이는 비올라와 첼로의 음형은 베네치아 곤돌라의 지방색을 가져온다. 제1악장과 제3악장이 b단조로 되어 있는데 제2악장은 반음 낮은 B플랫장조를 채택하고 있어 조성적으로 분리된 ‘별세계’같은 음악 공간을 형성한다. 독주 바이올린의 레치타티보 풍 서주를 거느리는 제3악장은 제1악장처럼 오페라의 방식을 다시 채택하고 있다. 통통 튀는 듯한 빠른 템포의 주부에서는 마치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민속 무곡처럼 남국의 정취가 느껴진다.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멘델스존은 서양음악사상 최고의 신동 작곡가로 회자되고 있다. 후기로 갈수록 작품성이 놀랍도록 향상된 모차르트가 ‘노력형 천재’라면 이미 10대 때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한 멘델스존은 ‘자연의 경이’라 할만하다. 생상스, 글라주노프,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도 깨나 유명한 신동 작곡가들이지만 멘델스존을 능가할 수는 없으리라. 그 증거로 멘델스존이 1826년 작곡한 <한여름밤의 꿈> 서곡 Op.21을 들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바탕을 둔 이 곡은 17세의 나이로는 도달할 수 없는 독창성과 완벽성을 지니고 있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또한 멘델스존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곡을 처음 착상한 것은 1829년 여름 스코틀랜드에서였지만 완성과 출판까지는 무려 13년을 기다려야했다. 이 곡은 사후 출판된 4번 <이탈리아>, 5번 <종교개혁>보다 뒤에 작곡된 교향곡이며, 성숙기에 달한 멘델스존의 마지막 교향곡에 해당한다. <스코틀랜드>라는 제목은 지인들 사이에서만 썼는데 전곡을 관통하는 스코틀랜드 분위기, 특히 2악장에서 두드러지는 민속적 정취로 볼 때 이 같은 부제는 매우 적절하다.
김문경 l 음악칼럼니스트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06회 정기연주회 © 강새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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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새별 기자 green@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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