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방역, 반도체까지… ‘숟가락 얹기’의 제왕이 나타났다" , 조선일보, 서민 ,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경영희 기자 | 입력 : 2021/05/22 [21:27]
“도연아, 너랑 같이 연기하게 된 건 나한테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어. 고마워.”
2005년, 배우 황정민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에이즈에 걸린 여성 (전도연 분)을 사랑하는 순정남을 연기한다. 영화가 관객 수 300만을 넘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더 좋은 일은 황정민이 이 영화로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 요즘, 으아악~ 우린 모두 너무 놀랬어!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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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수상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건 다음 말이었다.
“저는 항상 사람들한테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왜냐하면, 60여 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스포트(라이트)는 제가 다 받아요.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요.”
그런데 언론들이 그의 말을 ‘스태프가 잘 차려준 밥상에 자신은 숟가락만 얹었다’고 요약하는 바람에 황정민의 겸손한 수상 소감은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는다’는 말로 변질돼 후대에 전파된다.
영화가 흥행하고 평단의 찬사를 받는 데 있어서 황정민의 공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에서, 그가 한 말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생색만 낸다는 의미로 바뀐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어원이 어떻든 숟가락 얘기가 심심찮게 쓰이게 된 건 남의 공을 가로채는 이가 제법 있기 때문인데,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후 이 말은 국민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이 됐다.
가히 ‘숟가락의 제왕’이라 할 분이 등장한 게 그 이유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대통령이 되는 데 자기 힘을 가장 덜 들인 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 감정에 도전하자며 낙선을 거듭할 때는 물론이고, 험난한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 대통령 후보가 될 때도 변호사였던 문재인은 그에게 일말의 도움을 준 바가 없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취임 후 자신과 친하다는 이유로 문재인 변호사를 민정수석에 임명했을 때 캠프 내에서 약간의 파문이 있었다고 한다.
문통이 민정수석 일을 잘했다면 얘기가 또 달라지겠지만, 노통이 퇴임 후 검찰 조사를 받고 결국 돌아가시게 된 원인이 재임 시절 저질러진 가족과 측근의 비리 때문이었으니, 문통에게 여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맞는다.
그런데 노통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좌파들은 엉뚱하게도 검찰과 언론을 범인으로 몰았고,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하던 문통이 노통의 복수를 대신해줄 이로 떠오르게 된다.
노통의 퇴임 이후 정계를 떠났던 문통은 그 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거쳐 결국 2012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동의하고, 통합진보당 후보마저 사퇴함으로써 민주 진영이 사실상 총집결한 이 선거에서 문통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참패하는데, 표 차이가 너무 어이없었던지 김어준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더 플랜’이란 영화를 만들기까지 한다.
그 후 4년간, 문통이 이끄는 민주당은 지리멸렬했다.
정상적으로 대선이 치러졌다면 정권 교체를 장담할 수 없던 시점, 갑자기 대통령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가 대통령 하야와 처벌을 외쳤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등 정치권도 ‘박근혜 퇴진 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 와중에 문통이 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습니다. 퇴진 후에도 대통령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촛불 혁명의 과실은 기이하게도 탄핵 국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한 적이 없는 문통에게 돌아갔고, 결국 그는 2017년 5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국민에 의해 쫓겨난 상황, 적당히만 해도 ‘성공한 대통령’이라 칭송받을 유리한 상황에서 문통은 지독히도 일을 못했다.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와 외교 등 모든 곳이 삐걱댔지만, 문통이 그래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비결은 그가 선보인 숟가락 얹기 신공 덕이었다.
예컨대 문통이 추진한 ‘문재인 케어’를 보자.
특진비와 상급병실료, 고가의 검사비 등 기존에 비급여였던 항목들을 급여로 전환함으로써 62.7%에 불과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올린다는 게 문재인 케어의 골자.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대폭 올리는 건 필수였다.
국민의 저항이 따를 수 있는 이 위기를 문통은 다음과 같이 피해간다.
‘보험료는 거의 올리지 않겠다. 대신 건강보험공단에 적립된 20조원을 쓰겠다.’
미래는 어떻게 되든 지금 당장 의료비 잔치를 벌이겠다는 발상도 나쁘지만, 더 어이없는 것은 20조원의 출처였다.
이 돈은 문통이 적폐로 몰아 구속시킨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쌓아 놓은 돈이었으니 말이다.
2019년 2조8000억원의 적자가 나는 등 빠르게 줄어들던 적립금은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않게 되면서 고갈 속도가 둔화됐지만, 문케어로 인해 고질화된 의료비 잔치는 후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장률 70% 달성마저 실패가 확실해 안 하느니 못한 정책으로 판명됐지만, 문통은 취임 4주년 연설에서도 문케어를 언급하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문케어가 적폐 시절 적립금에 숟가락을 얹었다면, 이른바 K방역은 안전에 예민한 국민의 성향에 숟가락을 얹은 사례다.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는 게 인권 침해가 되는 유럽과 달리, 우리 국민은 마스크 안 쓰는 주변 사람에게 호통을 치고, 5인 이상 모이면 신고할 정도로 정부 지침을 잘 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마저 자기 역할을 잘 했다면 우리나라는 대만을 능가하는 방역 1등국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통은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발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고, 백신 구하는 일조차 게을리함으로써 국민을 힘들게 했다.
이쯤 되면 대통령이 미안해하는 게 맞지만, 문통은 국민 덕에 만들어진 낮은 확진자 숫자를 자신의 공으로 치부하며 K방역을 선전하기 바쁘다.
여기에 재미를 붙인 탓일까.
지난 5월 13일, 문통은 2030년까지 종합 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이뤄내겠다며 K반도체 전략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발언에 어리둥절했다.
삼성 등 재벌 기업들이 노력해서 일군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여기에 1도 기여한 바 없는 분이 가로채는 느낌을 줘서였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것도 그렇지만, 2019년부터 정부가 반도체 기업과 함께 뛰며 뚜렷한 성과를 올렸다는 대목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뒷목을 잡게 된다.
대통령님, 숟가락 좀 그만 내려놓으세요.
명색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어떻게 스스로 밥상 한 번을 안 차립니까?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조선일보
촛불, 방역, 반도체까지… ‘숟가락 얹기’의 제왕이 나타났다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ode=LSD&mid=shm&sid1=001&oid=023&aid=0003615462&ranking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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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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