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뮤지컬인가? - 꽃피는 모란봉
추동 | 입력 : 2021/04/10 [23:26]
▲ 뮤지컬 ' 꽃피는 모란봉'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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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현대대중문화예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할 정도로 그 위력이 지나치다.
공연장에 작품의 간판이 올려지기도 전에 관심 있는 관객들은 티켓에 관해 문의하고
출연진 일정에 대해 문의하고, 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들을 문의하고,
공연예약을 거쳐 극장을 오게되면 준비된 CD와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그날의
출연진을 다시 확인한 후 극장을 들어선다.
극장에 들어서면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며 프로그램을 훑고 객석의 다른 관객들
틈 속에서 낯익은 얼굴들에게 인사도하고, 관객들이 좌석에 어서 앉게되기를 기다린다.
막이 오르면 관객들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하모니 앙상블 조화로움에 흠뻑
빠져들고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다 나중엔 전체로 몰아가는 군무와 노래 춤의
향연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1막이 위기에서 절정에서 군무와 합창으로 끝이 나게되면 관객들은 서둘러 밖으로 나와
여성들은 여성 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서면서 1막과 2막에 대한 서로의 기대를 말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를 돋보이게 하기에 서로 침을 퉁기며 즐겁게 이야기한다.
남성들은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와서는 , 한 잔의 커피를 마시거나, 함께 온 여성과
이상하게 어디로 사라지면서 매점 앞에서 군것질과 유쾌한 담소로 공연을 이야기
한다.
2막의 기대를 갖고 공연장에 서둘러 입장하고 주인공의 인생역정과 과정이 전부
풀어 해쳐진 채 내 벌여졌던 것들이 2막에선 하나둘 신비롭게 만나고, 주인공은
역경을 딛고 사랑에 성공하거나 인생에서 승리하는 역동적인 인간상을 보여주거나
차라리 그 반대로 모함과 세계의 부조리에 의해 희생자로 남겨지게 된다.
끝이 나면 관객들은 극장을 나서면서 공연중 주인공들이 불렀던 노래를 한두 마디
따라 부르면서 왔던 것처럼 제각기 자기 길로 사라져가면서도 즐거움과 벅찬 희열
을 안고 돌아가지만 집에서도 CD나 동영상을 보면서 즐거웠던 작품에 대해 만나고
생각하고 기웃거리게 된다.
위의 것은 보통의 관객들을 위한, 배려한 뮤지컬이 주는 과정과 카타르시스의 만족감이다
그것에 비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처음으로 올려진 뮤지컬 <꽃피는 모란봉>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할 이상한 , 과연 누구를 위한 뮤지컬이었는지 묻고 싶어지는
뮤지컬 아닌 뮤지컬이다.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나는 이 뮤지컬이 올려지게 된 이유에 대해 공연 관극 이후에도
알 수 없다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고, '귀순배우 조미영'과 '피아니스트 이희아'란
두 이름과 함께 , 둘 사이에서 퍼지고 번져 나오는 '귀순배우 조미영'의 돋보이기에
결과적으로, 비록 그런 결과를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피아니스트 이희아란 분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가슴 알싸한 인간승리가 다른 배우들의 경우와 같이 '병풍'으로
전락하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분개한다.
공연의 극작 역시 무리한 진행과정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한 개연성 당위성
타당성이 모두 날라 가 버린 드라마트루그 부재의 무책임한 , 무리한 극작으로 보여져
한심하기 짝이 없을 정도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뮤지컬이었다고 치부하여도 나는 요즘 아이들의 눈 높이가
과연 이 작품을 보고 만족할 수 있을련지 의심스럽고, 그들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자기 스스로 할 수 없음에 객석에서 자고 있을련지 모르겠다고 판단된다.
'너구리'와 주인공이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보여줄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노래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할 때 나는 왜 귀순배우 조미영을 두드러지게 보이려고
배우들을 '병풍'으로 만들면서까지 부각시키려 한 이유를 계속 반문하게 된다.
무대는 주인공이 주어진 설정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인간 병풍'들과
조명으로 무대를 메우고 있었지만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볼 때 도대체 어디에
중요시선을 두어야 할지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마 철갑을 두른 듯
남산 위에 저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새해 처음 만난 뮤지컬
<꽃피는 모란봉>은 그렇게 극작 엉성, 하모니 앙상블 무시, 무대만 더욱 커버린,
그리고 '낮은 키'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마저 진실로 배려하지 못한
가장 엉성한 뮤지컬로 기억될 것 같다.
새해 첫 무대를 뮤지컬로 내 주었다는 점도 아무리 대관이긴 해도 국립극장이
갖는 위치에선 조금 더 많이 생각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며
조심스럽게 언 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제발 부탁인데 주인공이 주인공답지 못해 시종 답답했던
귀순배우 조미영의 부각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주제와 내용처럼 정말 '낮은 키'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극단과
참석 배우들이 모두 진정으로 가슴 따뜻하게 맞이하는 배려에
더욱 많은 시선을 두었으면 좋겠다.
'두 번 죽인다'는 말이 있다면 '지체부자유' 또는 '정상발육이 아닌'
'낮은 키'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배우들이 주제와 내용처럼
'두 번 죽이지 않고' 진실로 가슴 따뜻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무대에서
보여지는 언행일치가 필요하다.
극중에서 1인 11역의 , 1인 다역으로 각종 변화 있는 모습의 연기를 하신
<새드 셀카>의 양승걸 배우를 보고 만나게 된 것은 그나마 퍽 다행스러운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새드 셀카>의 1인 11역의 배우 양승걸은 그렇게 또 '낮은 키'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이렇게 저렇게 배려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져
그의 인품에 배려에 객석에 앉은 관객으로 감사한다.
누구를 위한 뮤지컬인가? <꽃피는 모란봉>
진정 누구를 위한 공연예술문화였는지 정말 알고 싶고 묻고 싶었던
어이없던 뮤지컬 아닌 뮤지컬로 기억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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