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웰메이드 장르물로 호평받는 이유, 대사로 다시 보는 최진혁-손현주-나나-박성훈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극본 정찬미, 연출 조웅, 황승기, 제작 프로덕션 H, 에프앤 엔터테인먼트)가 배우들의 연기, 탄탄한 대본, 세련된 연출로 웰메이드 장르물로 호평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편적이지 않아서 더 눈길이 가는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에 이태경(최진혁), 송우용(손현주), 서연아(나나), 탁수호(박성훈)의 입체적인 면면이 드러나 의미를 곱씹게 되는 대사를 다시 되짚어 봤다. 

◆ 최진혁,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게 기회인지 덫인지는 가늠할 수 있는.”

복수라는 욕망 때문에 고위층들의 뒤처리를 담당해주는 타락한 변호사였던 태경은 이제 자신이 몰랐던 진실과 마주 서 있다. 그리고 복수를 도와주겠다는 송회장의 손을 잡았던 과거가 있기에 성공이라는 욕망 때문에 자신과 같은 길을 걸으려는 장엔터 연습생 장해진(이서안)의 의도를 곧바로 눈치 챘다. 송회장의 사주로 서동석(이호재)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거짓 제보를 한 해진에게 “욕망이 큰 건 이해를 하는데, 그러려면 머리가 좋아야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게 기회인지 덫인지는 가늠할 수 있는”이라고 말한 것.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던 송회장의 실체를 알게 되고, 그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상황에 놓인 태경의 달라진 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손현주, “저한테 정의는 내 가족의 안전이더라고요.”

고위층들로 이뤄진 남원식당 커넥션을 이어가기 위해 장엔터 연습생들을 이용했던 송회장의 입체적인 면은 가족 앞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억울하게 다리를 다쳤을 때 아들 대진(김희찬)을 지키지 못했던 죄책감과 분노가 송회장이 욕망만을 좇게 만들었기 때문. 진실을 추적하는 태경이나 자신과 악의 거래를 맺고 있는 수호가 대진을 언급할 때마다 서늘한 평온함을 벗고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버지 서동석을 약점으로 연아의 수사를 중단시키려 할 때 “저한테 정의는 내 가족의 안전이더라고요”라고 했던 송회장.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의 가족을 미끼로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그의 양면성이 부각된 순간이었다. 

◆ 나나, “저 죽어도 절대 이 사건 포기 안 해요.”

아버지 서동석이 남원식당을 간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연아. 존경하는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처음으로 흔들리고, 자신이 해온 수사를 포기할까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자식의 손으로 아버지를 수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기에 항상 정의로웠던 연아의 새로운 면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저 죽어도 절대 이 사건 포기 안 해요”라고 단호하게 소리쳤다. 자신이 수사 중인 사건이 아버지와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방황하고 갈등했지만 끝까지 사건을 포기하지 않은 것. 진실과 가족, 그 간극에 놓인 연아의 복잡한 감정이 한 마디로 폭발하는 대사였다.

◆ 박성훈, “영혼을 잃어버린 인간은 인간일까요? 아닐까요?” 

정진그룹 부회장 수호는 누군가에겐 선하고 좋은 사람, 누군가에겐 악하고 두려운 사람이다. 가벼운 스캔들 하나 없이 깨끗하고 선량한 대외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을 감금해 망가지는 모습을 즐기는 비인간적인 면을 숨기고 있었던 것. “영혼을 잃어버린 인간은 인간일까요? 아닐까요?”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은 그의 은밀한 실체를 암시하고 있었다. 지금도 연아에게 접근하기 위해 착한 미소로 위장하고 있지만, 순간순간 필요에 따라 진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그에게 인간이란 어떤 의미이며, 스스로는 어떤 인간이라 정의내릴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저스티스’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이유다. 

‘저스티스’ 매주 수, 목 밤 10시 KBS 2TV 방송.

사진제공 = ‘저스티스’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