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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樹話) 김환기 1971년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 - 한국미술품 최고가 경매

김환기 대표작 ‘우주’를 낙찰받은 주인공은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9/11/24 [06:38]

수화(樹話) 김환기 1971년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 - 한국미술품 최고가 경매

김환기 대표작 ‘우주’를 낙찰받은 주인공은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9/11/24 [06:38]

 뱃고동 소리 들리면 섬마을 뒷산 소나무와 이야기 하기를 즐겨했던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수화(樹話) 김환기의 1971년 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1억8천750만원(8천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우주Universe 5-IV-71 #200 -1971년 작    © 문화예술의전당

 

이 가격은 구매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수수료를 뺀 낙찰가 기준으로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코리아는 구매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은 약 153억4천930만원(1억195만5천 홍콩달러)이라고 밝혔다.

 

이날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Christie's Autumn Auctions Hong Kong 2019 20th Century & Contemporary Art Evening Sale 작품 중 하나로 선보인 '우주'는 시작가 약 60억원(4천만 홍콩달러)으로 출발, 치열한 경쟁 끝에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 고객에게 돌아갔다. 

  

▲ 김환기, Christie's Autumn Auctions Hong Kong 2019     ©문화예술의전당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254×127㎝ 독립된 그림 두 점으로 구성돼 전체 크기는 254×254㎝에 달한다.

 

김환기 작품 중에도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그림으로,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 뉴욕 시대에 완성했다.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김환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우주'는 김환기의 헌신적인 후원자이자 각별한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1)씨 부부가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0년 넘게 소장한 작품이다. 서울 환기미술관에서 대여해 전시했으며, 1971년 완성 이후 경매 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환기와 김 박사는 1950년대 초반 부산 피란 시절 우연히 만나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김 박사는 1953년 25세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고, 김환기는 1956년 프랑스로 떠났다. 김 박사는 성공한 외과 의사가 되고, 파리에서 3년간 서양미술을 접하고 서울로 돌아온 김환기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초대학장을 지낸다. 그러나 그는 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직접 본 후 세계미술 흐름에 자극을 받아  또다시 1963년 뉴욕행을 단행한다.

 

 

 

뉴욕에서 재회한 이들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지고, 김 박사는 많은 김환기 작품을 구매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컬렉션인 '우주'는 1971년 포인덱스터 갤러리에서 열린 김환기 첫 뉴욕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당시 전시 포스터 이미지로 사용할 만큼 작가도 큰 애정을 가졌다.

 

김 박사는 40여년간 소장한 '우주'를 마침내 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지난여름 여러 경매사 중 크리스티를 선택했다. 

 

▲ 김환기 ,Christie's Autumn Auctions Hong Kong 2019    © 문화예술의전당

 

김환기 작품은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1년 6개월 만에 자체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김환기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기록한 낙찰가 85억3천만원(6천200만 홍콩달러)이다.

 

김환기 작품은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순위 상단을 독차지했다. 9위 이중섭 '소'를 제외한 상위 10위가 모두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졌다.

 

이날 경매 결과는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쾌거로, 김환기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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