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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에게 엄마 진희경이란

전혜린 기자 | 기사입력 2020/03/20 [10:07]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에게 엄마 진희경이란

전혜린 기자 | 입력 : 2020/03/20 [10:07]

 

“냉동고 어느 서랍 한 칸”에 살고 있는 JTBC ‘날찾아’ 박민영에게 엄마 진희경은 어떤 의미일까.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에서 모녀지간인 심명주(진희경)와 목해원(박민영) 사이에는 서늘한 냉기로 가득 들어차 있다. 명주는 원체 무심하고 차가운 사람이라지만, 해원은 그 차가움을 버텨내기 힘들었다.

 

명주의 무심함은 해원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았다. 그 무심함에 모녀 사이의 정을 쌓지 못했고, 같은 길을 걸어도 해원의 자리는 마치 고정석처럼 늘 먼발치 뒤에 떨어져 있었다. 어린 해원이 텅 비어 있는 집을 보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집의 적막은 마치 엄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얘기해주는 듯 했다.

 

해원의 모든 것을 뒤바꾼 18살의 그 날 이후, 유일하게 따뜻했던 할머니도 세상을 떠나자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기댈 수 있었던 명주는 해원이 보낸 편지를 반송하고, 면회를 거부하며 더 철저하게 외면해버렸다. 출소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해원은 엄마가 어디에서 누구랑 사는지, 왜 자신이랑은 살지 않는지를 포함해 엄마에 대한 그 어떤 사소한 것도 알 수 없었다. 가족 간의 왕래는 일 년에 두 번 밥을 먹고 차를 마신 뒤 별다른 말없이 헤어지는 게 다였다. 그렇게 소통이 사라진 모녀지간에 남은 것이라곤 지독한 침묵과 냉기뿐이었다.

 

그래서 해원은 북현리로 불쑥 찾아온 명주가 달갑지 않았다. 돌아온 명주는 여전히 차가웠고, 해원은 여전히 바보처럼 엄마에게 기대를 품었기 때문. 여느 때처럼 대화라고는 오가지 않는 엄마와의 식사가 끝나자, 언제나 그랬듯 명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매정하게 돌아섰다. 해원만이 미련 가득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행여 엄마가 자신을 보고 있진 않을까라는 일망의 희망이 매번 실망으로 돌아오자 그녀의 마음은 더욱 시려만 왔다.

 

언제나 엄마의 따뜻함을 원했지만, 근 30년 간 받아본 적이라고는 없는 해원은 이따금씩 서러움으로 마음이 울렁였다. 그리고 “너와 상관없는 일이라서”라는 잔인한 말을 듣자 이내 폭발하고 말았다. 언제나 ‘상관있는’ 딸이 되고 싶었던 해원의 바람과 다른 매몰찬 현실이 칼날이 되어 그녀의 가슴속 깊게 박혀 버린 것. 그래서 오랜 세월 쌓아둔 서러움을 토로하며 “엄마가 이렇게 불쑥 찾아오는 거 되게 어색하고 불편해”라고 모진 말을 내뱉었지만, 사실 그 가시 돋친 말은 모두 엄마를 향한 사랑이자 이제는 나 좀 봐달라는 투정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해원은 한 발 뒤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어렸을 때의 해원은 엄마가 먼저 가면 쪼르르 달려가 소매를 살며시 붙잡았지만, 이유도 모르고 몇 번이나 거절당한 지금의 해원은 선뜻 그러지 못하고 있다. 명주에게 또 거절당할까봐 선뜻 용기 내지 못하고 있는 것. 해원의 이모 명여(문정희)는 근 30년 간 명주한테 화가 나 있는 해원이 마음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바로 자신한테 했던 것처럼 편지를 쓰는 것이라 귀띔했다. 그 말에 관심을 보인 명주, 사실 그녀도 해원과 가까워질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해원의 가족은 ‘냉동고 서랍 한 칸’에서 나올 수 있을지, 한 발 뒤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해원은 엄마와 나란히 설 수 있을지 두 모녀 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날찾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사진제공= 에이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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