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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 판소리, 탈춤, 정가, 타악 그리고 연극, 정동마루

조선의 이야기, 오늘의 예인을 만나다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4/30 [17:20]

예술가의 작업실- 판소리, 탈춤, 정가, 타악 그리고 연극, 정동마루

조선의 이야기, 오늘의 예인을 만나다
이혜경 기자 | 입력 : 2019/04/30 [17:20]

예술가와 관객의 신선한 만남을 꾀하는 무대가 열린다. (재)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의 작은 공연장인 ‘정동마루’에서 펼쳐지는 '예술가의 작업실'은 공연은 물론 창작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열린 형태의 공연이다.

 

2017년 처음 시도된 예술가의 작업실이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창작‧재해석한 다섯 개의 작품과 창작자인 소리꾼의 작업담을 결합한 토크콘서트 형태의 공연으로 진행되었다면, 2019년의 작업실은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펼쳐지는 창작의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펼쳐진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고소설 <운영전>, <방한림전>, <채봉감별곡>과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의 연희 텍스트를 바탕으로 전통의 요소에 현대적 시선을 더해 예술가와 관객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연다.
 
작자 미상, 발간연도 추정
물음표 속 조선의 이야기들은 오늘의 예인들이 마루에서 펼쳐낸다
조선판 판타지에 전통과 연극을 믹스매치!
어제를 재료로 오늘의 극을 만들다

▲  정동극장. 예술가의작업실   © 문화예술의전당


2019 예술가의 작업실은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창작자들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전통 소재를 해체하고 재해석하고 다시금 결합해 오늘을 이야기하는 재료로 삼는다. 조선 후기 세책방을 중심으로 유행한 조선판 판타지 소설이라 할 수 있는 고소설 텍스트를 판소리, 정가, 민요 등의 전통소리로 풀어내어 보기도 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 채록을 통해 고착화되어 오늘날의 연희 대본이 된 탈춤의 장면들을 2019년을 사는 여성 탈춤꾼의 시선으로 다시금 읽어보기도 한다.


완성된 공연이 아니라는 점에서 2019 예술가의 작업실은 더욱 흥미로운 지점에 선다. 재료로 주어진 소재들을 각자의 장르에 맞게 재해석‧재편집하여 진행 중인 작업 과정을 공유한다. 낭독연극의 형태를 가져온 판소리, 서사가 있는 창작국악 콘서트 혹은 관객과 주고받는 재담꾼의 모놀로그 등 다양한 형태로 빚어낸 짧은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에 이어서 같은 재료를 만나는 다른 장르의 창작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원작에서 읽어내는 부분이 어떻게 같고 달랐는지 등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과 공유한다.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창작 실험을 시도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작품으로 발전시켜나갈 창작의 토대를 얻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판소리, 탈춤, 정가, 타악 그리고 연극,
실험과 도전으로 오늘을 질문하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의 이연주 연출과 판소리를 끊임없이 실험하는 작업공동체 입과손스튜디오는 고소설 <운영전>과 <채봉감별곡>을 바탕으로 고전 속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궁인 운영과 유생 김진사의 안타까운 연애사로 잘 알려진 <운영전>에서는 시를 지어 바치는 것만이 허락된 수정궁 궁인들의 모습을 판소리 뿐 아니라 민요, 정가 등 다양한 창법으로 운율미있는 무대를 그려나간다. 갖은 역경을 딛고 연인과의 사랑을 쟁취해나가는 모습을 담은 <채봉감별곡>의 주인공 채봉의 모습은 심청가, 춘향가 등 익히 알려진 판소리 대목을 새롭게 분류하고 재해석해 표현해낼 예정이다. 통상 1인의 화자로 진행되는 판소리를 2인의 화자를 등장시키는 입과손스튜디오의 이색적인 실험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신재훈 연출은 두 팀의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춘다. 2018년 정동극장의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사업인 <청춘만발>의 우수 아티스트로 선정된 바 있는 국악창작그룹 아마씨(AMA-C)와는 <방한림전>을 음악으로 풀어낸 무대를 그려낸다.

 

여성과 여성이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색적인 원작 <방한림전>이 세책방 필사가들과 독자들의 손을 거치며 조금씩 고쳐져 나갔으리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아마씨 역시 미상의 작자 중 한 명이 되어 고쳐쓰기 하듯 오늘의 시선이 담긴 음악으로 풀어낸다.

 

탈춤꾼 박인선과는 2018년 정동극장 창작ing 선정작인 <오셀로와 이아고>에 이어 또다시 합을 맞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이수자인 박인선이 오늘을 사는 한 명의 여성이자 탈춤꾼으로서 무대에 선다. 강령탈춤의 노승과 취발이 과장을 중심으로 지역마다 다양한 탈춤 속에서 드러나는 비슷한 시선의 방향을 짚어보고, 탈춤이 이 시대의 가치관과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정동길에 초록이 가득할 5월, 젊은 창작자의 도전과 실험을 위한 열린 무대 ‘정동마루’에서 싱그럽고 신선한 새로운 무대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5월 17일부터 6월 15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 마루를 연다. 문의 정동극장 02-751-1500

■ 참여 창작진 소개

연출 신재훈
극단 작은방에서 글을 쓰고 연출하고 있다. <비극을 찾는 무대>, <시간의 난극>, <머리를 내어놓아라> 등을 쓰고 연출했으며, 전통예술 창작자들과 <오셀로와 이아고>(천하제일탈공작소), <바투:투맨쇼>(구혜미 작), <한 발이 남았다>(국악누리) 등을 작업했다. 연극과 전통예술에 대한 경계를 두고 있지 않으며, 협업을 통한 전통예술의 새로운 감각, 전통예술을 통한 새로운 연극성의 발견에 관심이 있다.


연출 이연주
1인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아무도 아닌>, <이반검열>, <전화벨이 울린다>,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있다. 2017년 제8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탈춤꾼 박인선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의 이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셀로와 이아고>, <할미들의 수다>, <탈을 벗은 탈놀이 - 스캔들>, <한중일 문화올림픽 - 류류> 등 탈춤이 동시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창작작업들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연희극단 반상회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황해도 굿의 연행을 <황해도 방앗간>으로 재창작했다. 프로젝트 난데없이 창단 동인이기도 하며 미술과 연극, 현대무용과 창작작업을 통해 전통 연희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아마씨 (AMA-C)
전통성악과 연희를 전공한 세 명의 여성으로 이루어졌다. 아마씨(AMA-C)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시선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2017년 서울청년예술단, 2018년 정동극장 ‘청춘만발’ 우수아티스트로 선정되었으며 아마씨 정규1집 <AMA-C>, 미니앨범 <시린詩, 노래셋>을 발매하였다. 예루살렘에서 열린 2018 JERUSALEM SACRED MUSIC FESTIVAL과 정동극장, 돈화문국악당, KBS 국악한마당 공연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정동극장, 예술가의작업실_아마씨AMA-C   © 문화예술의전당


입과손스튜디오
판소리라는 연희양식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실험하는 작업공동체이다.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확장, 또는 변형하는 작업을 통해 ‘판소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자 한다.


■ 정동극장 소개

정동극장은, 동시대 전통기반 창작공연 제작극장입니다.
1995년 개관한 정동극장은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 ‘원각사’ 의 복원이라는 역사적, 예술적 정신을 계승한 극장입니다. <전통예술무대>를 시작으로 상설공연 브랜드 <MISO:미소>, 아트프런티어 시리즈 등 앞선 기획과 전통의 현대화를 통해 작지만 큰 극장을 모토로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전통의 가치, 창작의 힘을 믿습니다, 정동극장 기획공연 시리즈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동시대 공존하는 전통 기반 공연을 만들어가는 정동극장의 기획공연 시리즈는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되, 틀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 갑니다. 한층 풍성해진 정동극장 기획공연 시리즈를 통해 한걸음 더 가깝게 관객과 만날 예정입니다.

■ 공연개요

공 연 명
2019 정동극장 <예술가의 작업실>
공연일정
2019년 5월 17일(금) - 18일(토), 5월 24일(금) - 25일(토),
6월 7일(금) - 8일(토), 6월 14일(금) - 15일(토)
※ 5월 31일, 6월 1일 공연없음
2019.05.17.-18.
운영전
이연주 + 입과손스튜디오
2019.05.24.-25.
방한림전
신재훈 + 아마씨 AMA-C
2019.06.07.-08.
채봉감별곡
이연주 + 입과손스튜디오
2019.06.14.-15.
취발이외전
신재훈 + 박인선
공연시간
금 8시 / 토 6시
공연장소
정동극장 내 정동마루
스 태 프
연출 신재훈, 이연주
무대 남경식  조명 노명준  음향 이원만
출    연
박인선
아마씨(AMA-C) 이보나, 심소라, 백소망
입과손스튜디오 김홍식, 이향하, 신승태, 이승희, 김소진
러닝타임
60분(예정)
관 람 료
전석 10,000원
관람등급
14세 이상
주최‧제작
(재)정동극장
공연문의
정동극장 02-751-1500 www.jeongdong.or.kr
공연예매
인터파크 1544-1555 ticket.inperpark.com

[이혜경 기자] bluelullu@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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