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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p TM- ‘Between Languages’ 展- 갤러리 도스 기획-공예적 표현의 자유로운 범위와 다양한 양상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9/05/29 [18:45]

Group TM- ‘Between Languages’ 展- 갤러리 도스 기획-공예적 표현의 자유로운 범위와 다양한 양상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9/05/29 [18:45]

조완희 작가는 날이 갈수록 모든 것이 빨라지는 현대사회에서 느꼈던 편리함보다 느리게 흘러갔던 과거의 감성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작가는 빨라지는 시대와 상관없이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래서 색색의 한지를 불리고 합치는 과정의 많은 반복을 통해 한지는 점차 질겨지고, 그 안에는 긴 시간이 저절로 담긴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에는 애정과 손때가 잔뜩 묻은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으며 우리에게 느림이 주는 심리적 편안함을 선사한다.

 

▲    Group TM- ‘Between Languages’ 展- 갤러리 도스 기획  © 문화예술의전당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Group TM ‘Between Languages’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Tel. 02-737-4678
■ 전시기간: 2019. 6. 5 (수) ~ 2019. 6. 11 (화)

2. 전시내용

공예로 실현되는 새로운 시작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문빈)

 기술이라는 뜻과 동일하게 여겨졌던 예전 공예의 정의는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기술을 동반한 예술로 변화하고 있다. 주로 실용성이 우선되어 그 위에 장식성이 얹어졌던 공예는 이제 순수예술과 별다를 바 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재료와 수단으로 이용되고는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공예적 표현의 범위와 양상은 더욱 자유로워지고 풍부해진다.

 

그룹 TM은 온전한 예술로 기능하게 된 오늘날의 공예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 작품적 가치가 도드라진 공예품은 아직 대중들에게 낯설게 인식되지만 7명의 작가에게서 나온 공예품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그들 특유의 언어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고혜정, 김계옥, 원재선, 이재익, 정호연, 조완희 그리고 최윤정 작가는 각자의 의도와 감정에 맞는 공예적 표현방식을 택하면서도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연출을 통해 작품을 창조한다.

자연에 근간을 둔 고혜정의 작품들은 차가운 느낌의 은을 주재료로 삼지만 이와 대비되는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이는 자연이 지닌 포용력과도 연관되며 작가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자연의 편안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려하고도 가느다란 선들이 성기게 엉켜 나타나는 공백은 틈 사이사이에 옅은 바람이 이는 듯해 시원한 느낌을 주고 그들이 그림자로 비추어졌을 때 나오는 형상의 재미까지 더해준다.


김계옥은 숨겨져 있던 자아의 모습을 모자의 형상으로 꺼내온다. 수많은 세상의 법칙 속에 억압되어 있던 자아는 모호한 형태의 작품으로 분출된다. 직물의 짜임이 은근하게 비치는 천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자아의 아른거리는 모습을 대변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모자로 혹은 다른 물체나 인물로 느껴지는 형체는 관객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또한 이는 각자가 생각하는 자아의 모습을 대체하는 역할까지 하고 나의 자아가 어떤 형태인지 추측하며 스스로 자아를 찾아볼 수도 있다.

원재선, 정호연, 조완희 작가는 시간과 기억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관한 각기 다른 감상과 생각을 드러낸다. 아프리카 민족의 장신구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원재선의 작품은 장신구의 역할을 하기 이전에 그 안에 삶을 기록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색실은 금속에는 담을 수 없던 색채를 실로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실을 감는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삶을 기록하는 행위와 동일시된다. 선의 반복과 변주로 이루어진 조화는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 크고 작은 삶의 변화를 나타내어 하나하나 다른 기억을 저장한다.


 정호연은 잘게 쪼개져 선택된 시간을 반투명한 천이 부유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여 그 무게의 가벼움을 대신한다. 셀 수 없는 순간의 낱장들은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끊임없이 쌓이지만 기억과 망각의 수많은 반복을 통해 우리는 그중 자신이 원하는 기억의 장면들만을 가지고 살아간다. 작가는 천들을 겹치게 연출함으로써 지금껏 쌓아온 가벼운 순간들이 모여 소중하고도 가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완희는 날이 갈수록 모든 것이 빨라지는 현대사회에서 느꼈던 편리함보다 느리게 흘러갔던 과거의 감성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작가는 빨라지는 시대와 상관없이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색색의 한지를 불리고 합치는 과정의 많은 반복을 통해 한지는 점차 질겨지고 그 안에는 긴 시간이 저절로 담긴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에는 애정과 손때가 잔뜩 묻은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으며 우리에게 느림이 주는 심리적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재익, 최윤정 작가는 작품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다루며 이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생명이 살아가는 과정과 생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재익은 기술의 한계가 오히려 달항아리 특유의 비정형적인 모습을 탄생시켰다는 형성과정을 통해 포근한 곡선이 주는 아름다움 이면에 생명체가 살아가며 벌이는 투쟁과 그에 대한 극복을 떠올린다. 달항아리를 빚은 유약한 도자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작품은 탄생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음새와 함께 울퉁불퉁한 표면으로 투박함 또한 살린다. 이는 세상에 태어나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수많은 대립과 상황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맞닿아있다.


 최윤정에게 구(球)는 가장 기본적인 조형 요소이자 생명과 자연의 근원이 된다. 작가는 숨을 불어넣어 부피가 생기는 풍선의 특성을 빌려와 장신구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을 담아 부피감이 있는 둥근 형상을 완성한다. 이로써 작품에는 숨으로 인한 생명력이 담기게 되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의 모습을 지닌 유기체처럼 기능하게 된다. 다양한 크기의 구들이 증식되어있는 모습은 연약한 한 생명의 탄생을 보는 것 같이 아름다우며 이는 살아있는 우리 인체에 착용하였을 때 더한 생명력을 뿜어내게 된다.

 우리는 7명의 작가가 만들어 낸 이번 전시를 통해 공예가 가진 예술적 의미의 확장을 엿볼 수 있다. 공예라는 매개체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들은 기존 관념에 대한 틀을 깨고 공예가 할 수 있는 여러 개념적 측면의 이야기를 내세운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들에게도 색다른 도전으로 다가와 관객과 작가가 함께 시야의 폭을 넓히는 데에 의의가 있다. 우리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처음부터 끝까지를 직접 손으로 일궈낸 공예만이 가진 기술력과 그 안에 품고 있는 작가들의 내면을 함께 감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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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정_ 숲:쉼 for-rest 750 x 200 x 100 (mm) 정은 2018   © 문화예술의전당

             고혜정_ 숲:쉼 for-rest 750 x 200 x 100 (mm) 정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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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옥_ The Obscured Figure 480 x 430 x 280 (mm) Sinamay 2019 © 문화예술의전당

                   김계옥_ The Obscured Figure 480 x 430 x 280 (mm) Sina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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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선_ Memories Series | Brooch 60 x 650 x 10 (mm) 정은, 스테인레스스틸, 실 2017  © 문화예술의전당

       원재선_ Memories Series | Brooch 60 x 650 x 10 (mm) 정은, 스테인레스스틸, 실 2017

3. 작가약력

고혜정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Metal Crafts and Jewelry Design 석사 졸업  
경기대학교 장신구 디자인 학사 졸업
개인전 4회

김계옥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미술학 박사 졸업
Royal college of art, 금속공예 장신구학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학과 학사 졸업
개인전 9회

원재선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Metal Crafts and Jewelry Design 석사 졸업   
건국대학교 예술대학 공예미술학과 학사 졸업
개인전 2회

이재익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Metal Crafts and Jewelry Design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사 졸업        
개인전 6회

정호연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금속조형디자인 박사 수료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Metal Crafts and Jewelry Design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금속공예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금속공예과 학사 졸업
개인전 13회

조완희
San Diego State University, Jewelry and Metalsmithing 석사 졸업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Jewelry and Metalsmithing 석사 수학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Metal Crafts and Jewelry Design 학사 졸업   
개인전 2회

최윤정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금속조형디자인 박사 수료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금속조형디자인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사 졸업
개인전 4회

▲   이재익_ Transition II 443 x 443 x 511 (mm) 동, 금박, 포셀린칼라 2019   © 문화예술의전당

        이재익_ Transition II 443 x 443 x 511 (mm) 동, 금박, 포셀린칼라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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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_ 시간20 (mint) 90 x 125 x 65 (mm) 폴리에스테르 2019 © 문화예술의전당

         정호연_ 시간20 (mint) 90 x 125 x 65 (mm) 폴리에스테르 2019

▲  조완희_ Tender Tenacity_W#6 780 x 1000 x 100 (mm) 한지, 실리콘, 스테인레스스틸 2019    © 문화예술의전당

  조완희_ Tender Tenacity_W#6 780 x 1000 x 100 (mm) 한지, 실리콘, 스테인레스스틸 2019

 
[권종민 기자] lullu@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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