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거대한 뿌리'
이혜경 기자 | 입력 : 2019/08/19 [15:29]
인천시립극단은 “자유를 불가능케 하는 시대에 절규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고민한 시인 김수영의 자유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인천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거대한 뿌리'
□ 일 시 : 2019년 8월 31일(토)~9월 8일(일)
평일 오후 2시, 주말 오후 3시 (※ 월요일 공연 없음)
□ 장 소 :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 관 람 료 : 전석 2만원
□ 관람연령 :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 예술감독 : 강량원(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 작·연 출 : 박근형
□ 공연문의 : 인천시립극단 032-420-2790
□ 예 매 : 엔티켓 1588-2341, 인터파크 1544-1555
□ 주최/주관 : 인천광역시 / 인천시립극단
3.15 부정선거에서 4.19 혁명까지- 김수영 시인의 삶과 문학을 통해 그려진 대한민국의 굴절된 현대사!
인천시립극단이 ‘창작극 프로젝트’ 네 번째 작품 <거대한 뿌리>로 관객들을 만난다. 인천에서 소재를 발굴하고 창작극을 개발해온 인천시립극단이 2019년에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실로 한발 더 들어간다.
연극 <거대한 뿌리>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6.25전쟁 그리고 독재정권 등을 온몸으로 겪으며 초지일관 자유를 노래한 시인 김수영의 삶을 따라간다. 3.15 부정선거부터 4.19 혁명을 배경으로 그의 삶의 여정과 끊임없이 문제적 질문을 던졌던 문학을 통해 굴절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무대 위에 그려 보인다. 더불어 지금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간, 지역 간의 진통과 청산되는 못한 그릇된 역사를 고민한다. 그 시대를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살펴보며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지혜를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인천시립극단은 극작가 겸 연출가인 박근형 교수를 객원연출로 초빙하여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창작극을 완성했다. 예리한 현실풍자와 조롱으로 충격을 던지며 한국사회 문제들을 날카롭게 진단해 왔던 박근형 연출과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탐구해 온 인천시립극단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을 갖는다.
인천시립극단은 “자유를 불가능케 하는 시대에 절규하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고민한 시인 김수영의 자유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이벤트도 준비했다. 평일에 한하여 공연 관람 후 무대와 분장실 등을 직접 견학할 수 있도록 ‘백스테이지 투어’를 진행, 청소년들의 문화 활동에 도움을 준다.
인천시립극단의 창작극 <거대한 뿌리>는 8월 31일(토)부터 9월 8일(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전석 2만원이며,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문의)인천시립극단 032-420-2790
작품 소개 시인 김수영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6·25전쟁 그리고 이승만 독재정권과 4·19혁명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초지일관 자유를 노래해 왔다.
한국의 시인, 초기에는 모더니스트로서 현대문명과 도시 생활을 비판했으나, 4·19혁명을 기점으로 현실비판의식과 저항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여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자유를 불가능케 하는 시대와 여건에 대해 절규하며 살아왔다.
그의 삶의 여정과 시인의 문학을 통해 굴절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무대 위에서 그려보고자 한다. 더불어 지금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간, 지역간의 진통과 청산되지 못한 그릇된 역사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김수영 시인의 ‘巨大한 뿌리’ 또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문에 대한 자답, 그리고 그런 자문자답은 이 작품의 첫머리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가 암시하듯이 끊임없는 자기 정체성 재확인하는 시이다.
巨大한 뿌리 – 김수영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다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왕립지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의 종놈, 관리들뿐이었다 그리고 심야에는 여자는 사라지고 남자가 디시 오입을 하러 활보하고 나선다고 이런 기이한 관습을 가진 나라를 세계 다른 곳에서는 본 일이 없다고 천하를 호령한 민비는 한번도 장안 외출을 하지 못했다고……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 나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구문의 진창을 연상하고 인환네 처갓집 옆의 지금은 매립한 개울에서 아낙네들이 양잿물 솥에 불을 지피며 빨래하던 시절을 생각하고 이 우울한 시대를 파러다이스처럼 생각한다 버드 비숍여사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이 있는 한 인간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비숍여사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보주의자와 사회주의자는 네에미 씹이다 통일도 중립도 개좆이다 은밀도 심오도 학구도 체면도 인습도 치안국으로 가라 동양척식회사, 일본영사관, 대한민국 관리,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 그러나 요강, 망건, 장죽, 종묘상,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낳는 여자, 무식쟁이,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3인도교의 물 속에 박은 철근 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괴기영화의 맘모스를 연상시키는 까치도 까마귀도 응접을 못하면 시꺼먼 가지를 가진 나도 감히 상상을 못하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김수영 [거대한 뿌리] 전문-
줄거리
1968년 6월 15일 늦은 저녁,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김수영은 교통사고로 적십자병원 응급실로 후송된다.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쓰고 그렁그렁 가래 끓는 소리만 들릴 뿐, 김수영의 의식은 희미하다.
가족과 친지들이 수영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하나둘씩 병원에 모여 들었다.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수영은 지나온 48년의 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일본 유학을 통해 배웠던 연극의 비판정신과, 귀국 후 아내 김현경을 만나 살았던 곡절 많았던 결혼생활, 그리고 모더니스트 시인 박인환과의 애증의 관계, 6.25 전쟁과 포로수용서의 참혹한 경험, 그 모든 격동의 세월을 겪어온 자신이 이제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니... ... ...
죽음을 눈 앞에 둔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게 다 부질없는 세월이었다. 그러나 3.15 부정선거에 맞서 시위를 하던 김주열학생이 최류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 바다에 떠오르자 시대와 반역의 세월에 분노하며 울분을 토했던 1960년은 자신의 인생에게 가장 뜨거웠던 인생의 황금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매일 동료 문인들과 문학의 현실참여를 고민하며 격렬한 논쟁의 나날이었다. 꿈에 그리던 4.19를 맞이하여 이승만이 물러가고, 김수영은 신새벽의 대한민국을 꿈꾸며 얼마나 많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었던가.
그 후 현실과 정치를 직시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문학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수영. 그러나 4.19이후 민주정부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건설되기를 꿈꾸었으나 박정희의 쿠테타로 다시 겨울공화국으로 전락한 세상을 얼마나 조롱했던가.
김수영은 부정한 시대를 한탄하며 시를 무기삼아 세상과 맞서 보았지만 언제나 역부족인 자신을 얼마나 학대했던가.
다음날, 1968년 6월 16일 의사는 김수영의 산소 호흡기를 제거한다. 오열하며 조사를 읽는 벗들과 가족을 남겨둔 채 김수영은 저세상으로 향한다. 그이 다음 날 아침 적십자병원에서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숨을 거둔다. 그의 죽음 앞에, 그날 4.19때 거리를 뒤덮었던 한 무리의 고교생들이 자유를 외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를 따라 나선다.
작 / 연출 소개 박근형 - 연출가 - 극작가 - 극단 골목길 예술감독 -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임교수 - 1963년 월남한 실향민 박창봉(평안북도 정주군 곽산면 조산리)과 지갑남(함경남도 신흥군 단봉리) 사이에서 막내이자 외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남. - 1985년 76극단 입단 - 2003년 극단 골목길 창단
- 주요작품 (작, 연출) 1986년 「침묵의 감시」 1987년 「귀향」 1988년 「광인일기」 1989년 「습관의 힘」 1991년 「지피족」「춘향1991」 1994년 「아스피린」 1997년 「지피족들」 1998년 「쥐」「푸른별이야기」「만두」 1999년 「청춘예찬」「귀신의 똥」 2000년 「이자의 세월」「대대손손」 2001년 「물 속에서 숨쉬는 자 하나도 없다」 2002년 「삽 아니면 도끼」 2003년 「삼총사」「딜러스 초이스」「집」 2004년 「선데이 서울」 2005년 「선착장에서」「서쪽부두」「맨드라미 꽃」「눈사람」 2006년 「경숙이 경숙아버지」「애니깽」「일주일」 2007년 「백무동에서」「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필로우맨」「살인놀이」 「햄릿」 2008년 「돌아온 엄사장」「아오모리의 비」「포트」「골목길 햄릿」 2009년 「너무 놀라지 마라」「갈매기」「바다거북의 꿈」「마라사드」「이런노래」
2010년 「오이디푸스 왕」「잠 못드는 밤은 없다」「스페이스 치킨 오페라」 「사마이야기」「아침드라마」 2011년 「처음처럼」「햄릿」「70년전」「햄릿 업데이트 - 길위의 햄릿」 2012년 「청년 오레스테스」「꽃과 건달과 사자와 피자」「바다의 소녀」 「전명출 평전」「유령소나타」「빨간 버스」「화성인 이옥」 「사람, 꽃으로 피다」 2013년 「그 사람의 눈물」「피리부는 사나이」「베니스의 상인」 2014년 「동백아저씨」「베키쇼」「로미오와 줄리엣」「만주전선」「소월산천」 2015년 「프라메이드」「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엄사장은 살아있다」 「백조의 호수」 2016년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죽이되든 밥이되든」 2017년 「해방의 서울」 2018년 「페스트」
-수상경력- 2016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2016년 한국연극 선정 2016 공연 BEST 7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2016년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201년4 한국연극 선정 2014 공연 BEST 7 (만주전선) 2010년 2011 2012 시사저널 주관 올해의 예술인 연극부문 1위 2009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너무 놀라지 마라) 2009년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너무 놀라지 마라)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너무 놀라지 마라) 2007년 한국연극 선정 2007 공연 BEST 7 (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 2006년 올해의 예술상 (경숙이 경숙아버지) 2006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경숙이 경숙아버지) 2006년 대산문학상 희곡상 (경숙이 경숙아버지) 2006년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경숙이 경숙아버지) 2005년 김상열 연극상 (선착장에서) 2005년 올해의 예술상 (선착장에서) 2003년 동아일보 - 차세대를 이끌고갈 연출가 1위 선정 2000년 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BEST 3 (대대손손) 1999년 백상예술대상 - 희곡상 (청춘예찬) 1999년 동아연극상 - 작품상, 희곡상 (청춘예찬) 1999년 청년예술대상 - 희곡상(청춘예찬) 1999년 연극협회 - 신인연출상. BEST 5 작품상 (청춘예찬) 1999년 평론가협회 - 작품상 (청춘예찬) 199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1999년 문화관광부 장관상
인천시립극단 소개
인천시립극단은 199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창단된 공립극단으로서 인천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모범이 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인천 지역의 문화를 반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인천 시민 모두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극장의 문턱을 낮추고, 저소득층 할인혜택이나 접근하기 어려운 관객을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하고 있으며, 문화적으로 가장 소외된 청소년 연극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연극 만들기'와 같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에 삶의 중심을 세우는 공립극단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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