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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잔인한 민낯이 만들어낸 잔혹희극 '불멸의 여자',사랑합니다 고객님

2013 서울연극제 개막작 연극 '불멸의 여자' 4월 17일 막 올라

우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7/11/29 [02:35]

우리들의 잔인한 민낯이 만들어낸 잔혹희극 '불멸의 여자',사랑합니다 고객님

2013 서울연극제 개막작 연극 '불멸의 여자' 4월 17일 막 올라
우미옥 기자 | 입력 : 2017/11/29 [02:35]


 우리 주변에는 서비스 판매를 위한 미소가 넘쳐난다. 웃음을 강요당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감정노동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슬퍼도 괴로워도 아파도 무시를 당해도 계속 웃는 얼굴을 유지해야 한다. 어금니를 앙다물고 웃는 모습이 그 어떤 비극배우의 표정보다도 괴롭게 느껴질 뿐이다. 누가 이들에게 웃음을 강요했을까?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2013년 제 34회 서울연극제의 개막작 연극 <불멸의 여자>에서는 이른바 감정노동자로 일컬어지는 마트판매사원인 두 여성의 하루를 이야기한다.
 
고객이 어떤 불합리한 요구를 해와도 웃으며 응대해야 하는 화장품 판매사원 희경과 승아, 그리고 그들을 찾아온 환불요구 손님 정란과 교환요구 손님 지은의 등장은 희경과 승아 두 여자의 하루를 쉴틈없이 조여맨다. 어떤 요구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웃어야 하는 판매원 희경과 승아는 결국 마트의 지점장 상필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이 곳에서 누구든 고객은 왕이다.
 

 
본사와 마트, 아웃소싱과 지점장이라는 단어들이 고객의 혀에서 가시처럼 돋아 두 판매여사원을 생채기내는 과정은 실제 있을 법한 판매직 종사자들의 고문과도 같은 일상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사람이 아닌 고객, 사람이 아닌 판매사원을 부르는 듯 무대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지칭하는 여자들의 악다구니에서 느껴지는 기시감이 관객으로 하여금 연극을 본다기보다 실제 누군가의 실랑이를 훔쳐보는 듯한 불편함과 쾌감을 고조시킨다.
 


 
배우에서 극작가로 탈바꿈하여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부조리함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글을 주로 쓰는 극작가 최원석은 실제 본인이 살고있는 서울의 번화하지 않은 아파트단지 안에 작은 슈퍼와 대형마트가 순서대로 나타나고 사라지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손님들과 업주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긴 어색하고 기이한 감정을 바탕으로 하여, 생활 주변에서 본 현상과 사건을 <불멸의 여자>에 녹여냈다.
 

 
특히 판매사원 희경과 손님 정란이 등장하는 결말을 관객의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할 것이다.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그래서 부조리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잔혹희극이다. 해가 뜨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찌 됐든 그래도 늘 웃어야한다는 점에서.
 
 최원석 작품에 박찬진이 연출을 맡은 이 연극에는 최근 막을 내린 연극 <빨간시>의 강애심이 지치지 않고 희경과 승아를 괴롭하는 손님 정란역으로 출연하여 열연한다.  

 
2013년 제 34회 서울연극제의 개막작 연극 <불멸의 여자>는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 : 극단 인어 010-9205-8648 

red@sisakorea.kr, red@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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