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과 경기도립극단은 '2013 예술의전당 토월연극시리즈'로 톨스토이 소설 원작, 고선웅 연출의 연극 <부활>을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은 올해 CJ토월극장의 재개관 및 예술의전당 25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3인의 대작들로 꾸며진 '토월연극시리즈'를 공연한다. 이번 5월에 공연하는 고선웅 연출의 <부활>, 6월 공연 예정인 손진책 연출의 <아시아 온천>, 지난 4월 국립극단 한태숙 연출로 공연된 <안티고네>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연극 <부활>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現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은 <칼로막베스>로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푸르른 날에>, <늙어가는 기술>,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등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연극어법을 만들어가고 있는 연출가로, 최근에는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연출 고선웅
고선웅 연출은 2004년 유리 부두소프가 연출한 <부활, Super> 대본을 오늘 한국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각색하여 무대에 올린다. 5월 13일 예술의 전당 발레연습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고 연출은 "대본의 30% 정도를 각색했으며, 장면 자체를 많이 해체했다."고 말했다.
유리 부두소프 연출은 2003년 예술의전당에서 <보이체크>로 한국 관객과 만난 적이 있으며 당시 극찬을 받으며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보이체크>에서 노인역을 맡은 故장민호 배우가 "신은 죽었다. 신은 이제 늙고 병들어 종이호랑이가 되었다."고 울부짖던 대사는 아직도 공연을 본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고 연출은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부활의 스토리와 배경이 익숙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익숙치 않기 때문에 드라마 상에서 생략되지 않고 정확히 이해되어야 하는 부분을 소설에서 성실히 많이 가져왔다고 했다. 그러나 원작소설을 고증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의 본질을 잘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어 관객들이 쉽게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공감하게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고전 작품 '부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상이 옳지 않고 혼탁하고 적당한 타락에 대해서도 관대하고 무감각한 시대에 110년 전 러시아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그 가치는 여전히 지금도 유효하다. 물신화되고 모든 것들이 물질과 권력이나 명예로 속되게 변해가고 있는 요즘 정신이나 영혼 등 인간 태초의 순수로 돌아가라는 식의 이 이야기가 이 시대에 너무도 적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인공인 네흘류도프 공작 역은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카츄사 마슬로바 역은 예지원이, 그리고 그 밖의 역은 이승철, 류동철, 김미옥, 조영선, 김종칠, 이찬우 등 경기도립극단 배우 19명을 포함해 총 26명의 배우들이 연기한다.
▲ 기자회견장 모습
카츄사역의 예지원 배우는 "19년 전에 극단 성좌 단원이었다. 단역이었고 포스터도 붙였다. 예술의 전당 연습실에 들어올 때마다 세월이 빨리 흘렀구나 꿈이 이루어졌구나 라는 생각에 너무 감사하다."면서 "최선을 다해 잘 하고, 주어진 대로 충실하게 하겠다. 섹시하고 귀여운 여러 부분들을 조각조각 표현하기 보다 카츄사 마음으로 다가가서 여러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호흡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대사들이 모두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아 무대 위에서 울지 않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네흘류도프 공작역의 서범석 배우는 "카츄샤를 구하려고 하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고, 그런 노력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깨우치고 부활하게 된다. 부활은 카츄사를 구하려고 노력하면서 결국 자신의 영혼을 구했다고 정리되는 것 같다."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가 주는 배우상을 받은 이승철 배우
이승철 배우는 자신이 맡은 노인이자 거지 역할이 "그 당시 러시아에 살면서 러시아를 옳게 바라보던 민중의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부활이라는 작품을 쓸 때의 톨스토이 의식의 한 역할을 대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립극단의 간판 배우인 이승철은 노인, 라텍스, 필립 역으로 출연하여 연극의 주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상징적 대사로 강렬한 여운을 전달한다.
이번 연극 <부활>에는 폴란드 출신으로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무대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바실리코프스카, 작곡에는 현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 조교수인 미하엘 슈타우다허, 안무가 박호빈 등이 함께 참여하여 새롭고 감각적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선웅표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부활>은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