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보라 개인전 -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展 -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Gallery DOS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9/12/03 [19:54]
우리는 거대한 자연이나 청명한 곳만 인정을 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그와 반대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세월은 무시하고 부숴버린다. 나는 그저 그 경계선에 머물며 그림으로 기록을 남긴다. 잊혀 지기 전, 시간이 흐를수록 비참하게 빛나는 세월 속 매일을 살아갔던 생명체 아닌 생명체로서 존재했던 것들을 말이다.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민보라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展
2019. 12. 11 (수) ~ 2019. 12. 17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민보라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Tel. 02-737-4678
■ 전시기간: 2019. 12. 11 (수) ~ 2019. 12. 17 (화)
▲ 리스본, 그 지붕끝2, 순지에 먹, LED, 81.5x78.5cm, 2019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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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시내용
점멸의 시간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민보라는 관객이 작품을 관람하기 전에 마음에 지니게 되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 대한 긴장을 무색케 할 만큼 동시대적인 이미지를 다룬다. 개념이나 관념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장면들은 무위의 낙원이 아닌 인간사가 느껴지는 친숙한 광경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각 작품에 드러난 공간에 몰입하고 공감하게 유도한다.
작가는 먹을 사용함에 있어 획과 같은 선으로 표현하기보다 화면에서 빛을 머금고 형태를 이루는 구체적인 공간과 사건을 안개처럼 채우고 퍼트린다. 순지에 먹으로 그려진 형상은 작품 뒷면에서 관객의 시선을 향해 발산하는 은은한 빛과 함께 부드럽게 스며든다. 먹이 지닌 따뜻하고 투명한 암흑은 태양과 달이 공존하는 어스름의 시간대가 주는 찰나의 명확함과 희미함 사이의 점이지대를 담아냈다.
작품은 흥미롭게도 전통기법을 사용하는 동양화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는 LED조명이나 음향 같은 기계 매체를 사용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작가의 의도에 맞게 작품의 분위기를 보조하는 역할로 사용된다. 색의 사용이 절제된 화면의 저편에서 발하는 인공의 빛은 순지를 거치고 따뜻한 색감으로 다듬어진 후 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작품에서 실제로 광원의 역할을 하는 조명은 빛이 투과되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순지의 물성과 어우러져 수없이 이야기된 먹이라는 재료가 지닌 정신적 측면 외에도 빛과 시간을 표현하는 재료로서 먹의 가능성을 제시한다.작가가 선정한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의 광경들은 비정함이 아닌 인정으로 채워져 있으며 자연이 지닌 영원한 섭리에 반하지 않는다. 가까이서 바라본 인간사의 짧고도 꾸준한 반복과 순환은 어쩌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기에 아름다울 수 있는 동시대의 시간을 대변한다.
사람이 만들어낸 빛이란 작가에게 있어 자연처럼 반복되는 세월의 조각이다. 조명이 비추는 공간은 그곳을 스친 사람들의 흔적과 함께 새겨지고 풍화되어 무뎌진다. 인공의 불빛 역시 수명이 다하면 교체되고 아무 일 없던 듯 제 역할을 묵묵히 이어나간다. 도시의 빛은 이렇게 세월을 밝히고 품어가며 느리고 깊은 호흡처럼 순환한다. 마치 어린 왕자가 다녀간 작은 별에서 가로등을 켜고 끄는 사람의 삶처럼 소박하지만 가치있게 되풀이되고 자연의 섭리에 녹아든다. 민보라는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거대하고도 느린 세월에 대해 화려하고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감탄과 찬사에 가려지고 잊고 있었던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고 소박하며 짧은 세월을 담담히 보여준다.
작가는 찬미 받고 공들여 보존된 긴 시간이 차지한 자리의 구석에서 거리낌 없이 교체되고 부서진 작은 시간의 파편에 주목한다. 순지 위에 퍼지는 먹의 맥동은 마치 제어할 수 없는 인생의 힘을 지니고 번짐이 멈추게 되는 어딘가에 도달하며 형태를 자아내고 시간처럼 말없이 우리가 살아온 공간의 주변에서 존재한다.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낸 광경에서 보이는 빛과 설명되지 않은 모든 색을 어우르고 있는 그림자 역시 생명을 이어나가는 들숨과 날숨처럼 너무도 당연히 과거에서부터 오늘까지 존재하며 내일도 존재할 것이다. 민보라의 작품은 곧 우리가 살아가며 무신경했던 순간의 모습이며 그렇게 흘려보낸 세월에 대한 기억이자 헌사이다.
▲ 갤러리 도스 본관기획 민보라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展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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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가노트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는다. 우리는 그 안에서 숨을 쉬며, 그 곳엔 나뿐만 아닌 모든 타인이 있다. 내가 닿을 수 없는 것을 직접적인 존재로 표현한다. 장황한 설명 속 알맹이는 삶이고 매일이다. 그 속에서 나는 내 작업을 본다. 친근하게는 매일이고, 신성하게는 세월이고, 신비롭게는 자연이며 자비롭게는 시간이다.
내 손끝을 떠나 번지는 먹의 움직임은 곧 내 시간처럼 퍼졌으며, LED는 날이 밝고 어두움이 반복됨을 내 작품에 투영시켰다. 순지 위에 퍼지는 먹의 움직임은 마치 제어할 수 없는 도달의 힘을 가진 인생과 같았으며 그 안의 빛을 LED를 통해 표현도구로 삼았다.자연의 순리인 세월. 내가 찾던 깊이였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잡을 수 없는 세월을 움직임은 온전히 그 세월을 말없이 우리 주변에서 존재한다. 그 존재를 우리는 거대한 자연이나 청명한 곳만 인정을 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그와 반대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세월은 무시하고 부숴버린다. 나는 그저 그 경계선에 머물며 그림으로 기록을 남긴다. 잊혀 지기 전, 시간이 흐를수록 비참하게 빛나는 세월 속 매일을 살아갔던 생명체 아닌 생명체로서 존재했던 것들을 말이다.
▲ 그냥 멍하니 바라보다_餘裕-에필로그 0, 순지에 먹, LED, 105x172cm, 2019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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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멍하니 바라보다_餘裕-에필로그 0, 순지에 먹, LED, 105x172cm, 2019
4. 작가약력
학력 EDUCATION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2015 졸업
개인전 SOLO EXHIBITION
2019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2018 Ein Lichtgefühl, das andere informiert
(타인에게 주는 하나의 빛의 감정) HAUS AM SEE, 베를린, 독일”
2017 Das einkommende, verlangsamte Licht(서서히 들어오는 빛),
WHITE ART ROOM GALLERY 베를린, 독일
그룹전 GROUP EXHIBITION
2019 2019 제6회 한국-인도 청년작가교류전, 서울인도박물관, 서울, 한국
2019 KAPA 국제미술상, BT갤러리, 서울, 한국
2019 2019 ARTASIA A-STUDIO x Emerging Artist, 코엑스, 서울
2019 2019 ASYAF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한국
2018 “Hauting beauty”, The gallery Artistian 개관전, 서울, 한국
2017 “Weißes Blut und roter Schnee하얀 피 그리고 붉은 눈”,
Anaid Art Gallery,베를린, 독일
2015 서울아트쇼-Blue&Art 초대전, 코엑스, 서울, 한국
2015 GIAF, Seoul, South Korea 2015 Artby LAB, 서울, 한국
2015 '2015 ASYAF', 서울역사, 서울, 한국
2015 남송미술관 ‘Before Start시작전' , 가평, 한국
2015 The artWorld -the New Frontier뉴 프론티어- 시작전,
Seoul, South Korea 서울, 한국
2015 YCK 'young creative korea2015',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 한국
2015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졸업전, 서울, 한국
2014 50만원 전, 경민현대미술관 , 서울, 한국
2013 행주미술대전, 서울, 한국
2013 풋풋, 홍익대,숙명여대,추계예대, 교류모임전, 서울, 한국
수상 AWARD
2019 KAPA 국제 미술상, 시의원상 최우수상
2019 우수상, ARTASIA A-STUDIO 우수상
2015 우수상, GIAF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2015 특선, 뉴프론티어 시작전
2013 판화부문 입선, 행주미술대전
소장 COLLECTION
2015 대구 중구청
2015 (주)엔타스 기업
기타 개인 소장
▲ CLASSIC, 순지에 먹, LED 89x114cm, 2019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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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순지에 먹, LED 89x114cm, 2019
▲ 리스본, 그 지붕끝2, 순지에 먹, LED, 81.5x78.5cm, 20199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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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그 지붕끝2, 순지에 먹, LED, 81.5x78.5cm, 2019
▲ 민보라, 餘裕빛, 2019, 순지에 먹, LED, 60.5x72.5cm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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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보라, 餘裕빛, 2019, 순지에 먹, LED, 60.5x72.5cm
▲ 밤을 밝혀주는 사람들, 순지에 먹, LED, 85x55cm(x2), 2017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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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밝혀주는 사람들, 순지에 먹, LED, 85x55cm(x2), 2017
▲ 빨간지붕, 그리고 노랑빛의 나라, 순지에 먹, 채색, LED, 107.5x83.3cm, 2019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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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지붕, 그리고 노랑빛의 나라, 순지에 먹, 채색, LED, 107.5x83.3cm, 2019
민보라 개인전 - ‘담을 수 없는 것을 쫓다’展 -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 ,Gallery 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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