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중구 예장동 8 - 19 서울예술대학
댄스 시어터 동랑 사무국
◆대표자 프로필
◆박 일 규
뉴욕대학교 예술대학원 무용과 졸업(MFA,1985)
뉴욕대학교 예술대학 무용과 졸업(BFA)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서울연극학교
현재 서울예술대학 무용과 부교수
택견,해동검도 지도사범
자유극단 단원, 세계무용연맹 사무국장
세계무용연맹 아시아 태평양회의 부회장
춤의 해 기획추진실장,
어메리컨댄스페스티벌 초청 수석안무자
서울올림픽 개막식 안무자
한국현대무용협회 부회장,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제6회 뮤지컬대상 안무상, 문화부장관 공로상
한국현대무용협회 코파나스상, 대한민국무용제 음악상
록펠러재단 예술가기금 수상, 문예진흥원 예술기금
▶무용
2000.04 째즈 “누에보카르멘” 출연
1999. 1 사이타마국제무용페스티벌 참가
1998.12 국립국악원초청특별공연“빨래터”출연,안무
1998. 7 이탈리아라마마연극제초청개막공연안무
1992.7-8 춤의해 여름야외 이벤트 “하나.둘.셋.넷”
1992 한국무용제전 “어미”와 “무악”
1991.12 KBS 30주년 기념공연“우리는 친구” 안무
1991.10 영화의 해 KBS영화 음악제 안무
1991.10 일본 모리오카 초청공연 “하나.둘.셋.넷”
1991.9 제3회 동랑무용제 “무악” “오우가” 안무
1991.5 제10회 국제현대무용제 “하나.둘.셋.넷”
1991.4 부천 시민회관 초청공연 “하나.둘.셋.넷”
1990.8 제1회 한강 Dance Festival “마림바”
1990 롯데월드예술극장초청공연“우리의노래 나의 춤”
1989 대한민국무용제 참가 “달과 어둠”
1989.7 홍콩국제무용제 참가
1988 국제현대무용제 참가 “무악”
1988 ADF 참가 “하나,둘,셋,넷”안무
1988 올림픽개회식 “해맞이” 협동안무
1987.8 홍콩국제무용제 참가
1987.4 동랑댄스앙상블 창단
1987 대한민국무용제 참가 “88장미”
1986 국제현대무용제 참가
1985 미국무용축제(ADF)안무 “1985년 여름”
1985 2ND AVE DANCE COMPANY “내가설땅은 어디냐”
1984 “FOUR IN ONE" 안무
1983 “환도와 리스” 안무,출연
1979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티볼트)
1978 국립발레단 “골렘”출연(골렘)
▶ 뮤지컬
2003. 4~ 뮤지컬“토요일밤의 열기”안무
2003. 1 롯데월드 가든스테이지
댄스뮤지컬 “한 여름밤의 꿈”연출 안무
2002.12 뮤지컬 “태풍”앵콜공연 안무(국립극장)
2002.10 세계무용축제참가
뮤지컬 “에밀레 에밀레”연출,안무(토월극장)
2001.10 서울예술단 뮤지컬 “고려의 아침”안무
2001. 7 댄스뮤지컬 “에밀레 에밀레”연출 안무
2000.12 댄스뮤지컬 “사이버 라보엠”연출 안무
2000.07 뮤지컬“도솔가”안무,출연(LG아트센터)
2000.06 뮤지컬 “팔만대장경”안무
1999.11 뮤지컬 “태풍” 안무(서울예술단)
1987~1989 서울예술단 뮤지컬 “한강은 흐른다” 안무
1986 동랑청소년극단 뮤지컬 “방황하는 별들” 안무
1988 동랑청소년극단 뮤지컬 “꿈꾸는 별들” 안무
▶연극
2002.11 연희단거리패 “오이디푸스” 출연 안무(폴리미디어)
2002. 7 넌버벌 퍼포먼스 “칼라바 쇼”안무(폴리미디어)
2002. 6 연극 “오이디푸스”안무
2002. 5 가무악극 “연오랑세오녀”안무 영상(정동극장)
2000.01 연극“혁명의 춤”안무
1998 톰호간의“형제들”출연(라마마연극제)
1998 엘렌 스튜어트 “속죄”출연
1997 극단유 “수전노”출연
1996 극단유 “빠담 빠담”안무
1996 자유극단 “따라지의 향연”출연
1995 극단유 “파우스트”안무
1980 극단 동랑레퍼토리 “내 물 빛”출연
1978 극단 자유 “환도와 리스”출연
1978 극단 가교 “개뿔”출연(님)
1977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출연(리프)
1976 극단 자유 “피가로의 이혼” 출연
▶방송
1987 KBS TV 쇼특급 사회
1992 KBS TV 사랑방중계 사회
1992~1994 KBS라디오 문화살롱 진행
1994 KBS라디오 가로수를 누비며 진행
▶영화
1978 하길종감독 “한네의 승천”출연
1979 조문진감독 “슬픔이 파도를 넘을 때”출연
1980 하길종감독 “병태와 영자” 출연
▶영상
2000.03 “바람의 뼈” 영상제작
2000.07 뮤지컬“도솔가” 영상제작
2001. 7 댄스뮤지컬 “에밀레 에밀레” 영상제작
▶음악
2001 이정희무용단 “DMZ"음악
1997 한국종합에술학교 연극원 “아리랑”음악
1989 서울현대무용단 “고구려의 불꽃” 음악
1989 대한민국무용제 참가 “달과 어둠” 음악
1987 대한민국무용제 참가 “88장미” 음악
◆박일규(연출․안무․영상)
-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서울연극학교
- 뉴욕대학교 예술대학 무용과 및 동 대학원 졸업.
- 록펠러재단 예술가 기금 및 문예진흥원 예술기금 수혜.
- 연극 <내 물 빛> <수전노> <따라지의 향연> <속죄> <개뿔> <오이디푸스>
-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골렘> 등 출연.
- 무용 <무악> <어미>, 연극 <혁명의 춤> <파우스트>,
- 뮤지컬 <태풍> <빠담 빠담 빠담> <팔만대장경><한강은 흐른다> 안무.
- 연극 <아리랑> 음악,무용<고구려의 불꽃>작곡, 무용작곡
- 뮤지컬<도솔가> 안무․영상․출연,
댄스 뮤지컬 <사이버 라보엠> 연출․안무․영상.
- 세계무용연맹 창립 한국본부사무국장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부회장 역임.
- 택견․해동검도․선무도 지도사범, 극단 자유 단원.
PARK Il-kyu
- graduated from Chung-ang University and Seoul Institute of the Arts
- graduated from Tisch School of the Arts, New York University with major in dance (MFA)
- granted Artists Fellowships from Rockefeller Foundation and Korean Culture and Arts Foundation
- performed as an actor for the plays including Stream․Water․Light by Micheal Kirby,
The Miser, The Parade of Midgets, and as a dancer for ballets including
Romeo & Juliet, Golem, etc.
- choreographed dance pieces including 88 Blossoms of Rose, The Music for Dance,
The Mother, plays Dance of Revolution, Faust, and musicals The Tempest, Padame
Padame Padame, 80 Thousand Scriptures, etc.
- composed for the play Arirang, musical The Song of Dosol, etc.
- directed, choreographed and created visuals for the dance musical Cyber La Boheme - worked as executive director of World Dance Alliance Korea Chapter
- currently, professor of dance dept., Seoul Institute of the Arts, master of Hae-dong
Martial Art, member of Jayu Theatre
The Donkey Show
뉴욕은 개성적이다.
‘자유’란 한마디로 대변될 수 있는 세계 현대 예술의 메카 ‘소호’는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그러나 이제 소호는 고급 패션가로 바뀌었다. 가난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예술적 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 집값을 잔뜩 올려놓고는 더 싸고 자유로운 동네 로 옮겨갔다.
그들이 찾은 새로운 아지트는 공장지대인 첼시. 비어있 는 창고가 많고 무엇보다 집값이 싸다.
올해 초, 낯선 첼시에 들렀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향취를 들이 키고 싶었지만
을씨년스러운 밤 공기만 적막했다.
그런데 그 거리 한 복판에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엘 플라밍고’란 나이트 클럽이 있다 .
시커먼 동네에서 유일하게 불을 환하게 밝히고 80년대의 디스코 음 악을 쿵쾅거리며
요란한 복장의 호객꾼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유명한 나이트 클럽에 들어갈 때 축제를 기다리듯 들뜬 마음으로 줄을 서는 것처럼
그 행렬에 가세했다.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 폐쇄된 나이트 클럽에서.
‘The Donkey Show’.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손꼽는 히트 뮤지컬의 제 목이다.
당나귀 쇼라니. 제목에서 야릇한 상상이 야기되기도 한다.
이 공연은 제목처럼 야릇하다. 하지만 그 야릇함의 출발이 셰익스피 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란 것을 알게 되면 단순한 야릇함으로 여 겨지지 않는다.
‘The Donkey Show’는 한마디로 ‘한여름 밤의 꿈’의 디스코 댄스 뮤지컬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나이트 클럽 들어가듯이 문 밖에서부터 흔들며 들어서는 사람들은 술을 파는 허름한 바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공연장 안에서는 둥근 기둥 모양의 단 위에 올라선 반나체의 남성 댄서들이
농염한 춤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모두들 공연 보러 온 사실은 잊고 춤을 춘다.
추어야만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입체적인 구조의 나이트 클럽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는
‘한여름 밤의 꿈’의 등장인물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모두 디스코장의 무희들 같다.
숲 속의 요정들을 지배하는 오베론은 나이트 클럽 사장으로 변신했고 ,
그와 대적하는 달의 여신 티타니아는 댄싱 퀸이 되어 노출된 가슴에 나비를 달고
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며 마약에 취한다.
한마디로 한 여름 밤의 숲 속 환상을 나이트 클럽의 마약 소동으로 재구성한 공연 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낯선 재미는 현장에서 DJ가 직접 믹싱하는 디스코 음악의 절묘한 재편집이다.
디스코 음악만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표현하는데 컴퓨터 내장 회로만큼이나
치밀하게 잘 들어맞는다. 관객 들의 시선과 몸의 각도를 360도로 회전시키며
신출귀몰하는 배우들의 동선 활용도 신난다.
‘The Donkey Show’는 뉴욕이기에 가능한 실험 공연일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이 공연을 한다면 관연 어떤 관객층을 겨냥해야 할 것인가 잠깐 고민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뉴욕을 찾는 세계의 관광객들은 이 희한한 쇼로 하룻밤을 충분히 즐긴다.
‘The Donkey Show’를 만든 프로덕션은 ‘프로젝트400’인데 400개 의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실험하겠다는 의지이다. 이 작품은 33번째 실험이고,
다음 프로젝트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엥그린’을 힙합 버전으로 만드는 것이란다.
제작자인 조단 로스는 24세의 청년인데 재 미있게도 그의 아버지가
오프 브로드웨이의 큰손으로 불리는 ‘델라 구아다’의 프로듀서 데릴 로스라는 것.
현재 오프 브로드웨이의 손 꼽는 히트 작을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제작한 것이다.
최근에 한국 풍토에는 낯선 두 편의 실험적인 뮤지컬을 주관했던 나 또한 지금의 작업 방향을
고수할 것이다. 기존의 질서와 고착된 형식 을 부수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열어
주는 것이 공연 예술의 본질이니깐.
<글 = 이유리 공연프로듀서, SMGpai 대표>
맨해튼 프로젝트 21]"구경은 싫다…관객도 같이 놀자"
무대도 없고 객석도 없다. 연극도, 뮤지컬도 아니다. 전위적인 퍼포먼스인가하면 질펀한 놀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즐거운 파격. 관객은 열광하고 비평가는 찬사를 보낸다.
‘동키 쇼’(The Donkey Show)와 ‘데 라 과르다’(De La Guarda).
뉴욕 오프브로드웨이를 들썩이며 공연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오프브로드웨이는 향후 ‘본 무대’인 브로드웨이의 판도를가늠하게 해준다.
■셰익스피어와 디스코의 만남
‘동키 쇼’가 열리는 ‘클럽 엘 플라멩고’에 들어서면 당혹스럽다.
공연장인 줄 알았더니 디스코텍이다.
널찍한 플로어, 몇 개의 테이블, 현란한 조명, 디제이 박스, 맥주와 칵테일을 파는 바까지.
앰프에서는 귀에익은 디스코 노래가 귀청을 때린다.
댄스 플로어에서는 육감적인 남성 댄서들이 현란한 춤을 선보인다.
관객도 분위기에 취해 어울린다.
정신 없는 디스코판 30여분. 본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을
디스코풍으로 리메이크한 ‘한 여름밤의 디스코’다.
중세의 숲을 찾은 연인들의 뒤죽박죽 사랑 이야기를 70년대 디스코텍에 놀러온 커플 사이의
해프닝으로 둔갑시켰다. 관객은 관람자이면서 엑스트라인 셈이다.
인물 설정도 기발하다. 원작의 오베론 왕은 거만한 디스코텍 사장으로,
요정의 여왕인 티타니아는 관능미 넘치는 댄서로 바꿨다.
장난꾸러기 요정 퍼크는 외계인 복장에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플로어를 누빈다.
압권은 상대의 파트너에 눈 멀게 만드는 사랑의 묘약을 코카인(마약)으로 바꾼 것.
셰익스피어의 시적인 대사는 도나 섬머나 아바 등이 부른 70년대 디스코 노래가 대신한다.
50대 중년부터 10대 고등학생까지 어울려 댄스파티를 벌인다.
공연이 끝나도 한 여름 밤의 디스코 축제는 새벽까지 계속된다.
■공중에서 펼쳐진 비상의 꿈
아르헨티나 작품 ‘데 라 과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검은 장막이 둘러처진 어두컴컴한 공간이
전부다. 갑자기 바람소리가 들리더니 머리 위의 하얀 막이 밝게 빛난다.
괴성을 지르며 하늘을 나는 배우의 그림자가 비친다.
형광색 작은 공과 풍선을 떨어뜨려 아름다운 스크린을 연출하기도 한다.
‘후두두둑…’ 형광액을 뿌리는 소리가 들리고 조명이 꺼지면 별이 빛나는 밤하늘로 바뀐다.
배우들이 괴성과 함께 천정 스크린을 찢으며 나타났다 공중으로 사라진다.
놀란 관객들의 비명. 이내 막이 모두 찢어지면서 3층 높이의 극장 천정이 드러난다.
정장 차림에 밧줄을 매단 배우 10여명이 2,3층 벽면에서 튀어나와 날아다닌다.
공연이라기 보다는 곡예에 가깝고, 정확히는 퍼포먼스다.
공연 부제가 ‘나는 법 배우기(Learn to Fly)’.
대사 없이 라틴음악과 곡예만으로 상징적인 장면을 잇달아 연출한다.
높은 오피스 빌딩속에서 경쟁,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창문 밖으로 날아다니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다.
공연 도중 옷이 젖는 것도, 한시간 넘게 서서 고개를 쳐들고 있어야 하는 것도
관객은 개의치 않는다. 마지막에 배우들은 관객을 한명씩 끌어안고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관객과 함께하는 축제의 시간이 이어진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두 공연은 브로드웨이 대작 못지 않은 인기와 찬사를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위시해 타임 빌보드 피플 등 주요 매체가 앞다투어 대서특필했다.
연극도 뮤지컬도 전통공연도 아니면서,
동시에 그 모두인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 얻은 반짝 인기는 아니다. 요즘 한 달을 넘기기힘들다는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시장에서 ‘동키 쇼’는 1년,
‘데 라 과르다’는 2년 가까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오랜 준비와 맹연습이 뒷받침된 탄탄하고 정교한 연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데 라 과르다’의 경우 공중쇼 배우들의 기량은 서커스 단원을 뺨치는 수준이다.
또 ‘동키 쇼’ 주인공의 연기는 공연이 끝나야 1인2역이었음을 알 정도로 감쪽같다.
두 공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관객 참여’(Audience Participation)다.
수동적인 구경에서 벗어나 배우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공연예술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런 것일까.
남사당 놀이나 봉산탈춤 같은 공동체 연희의 정신이 뉴욕에서 꽃을 피운 것일까.
뉴욕=윤정훈기자
이 쇼가 시작된지는 이제 1년이 되었다.
그동안 70년대의 디스코클럽을 재현한 쇼라는 요란한 카피를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고
모 케이블TV 문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이 공연의 여자배우 한명을 소개한 아
주 짤막한 다큐를 우연히 본적도 있어서 클럽에서 관객들을 모아놓고 여기저기서 쇼를 벌이고
관객들도 즐겁게 나이트클럽에서 처럼 흔드는 공연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동안 못본것은 순전히 같이 갈 떼거지를 모을려고 하다가 그랬다.
이런 공연일수록 집단으로 몰려가서 놀아야 재미있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견지하다보니..
하지만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그러다보니 개막한지도 1년이 넘어가니 안봐도
마치 본것인양 너무도 익숙해졌을 무렵 올 여름에 우연히 첼시의 갤러리에 다시 갔다가
공장들 사이에서 이 공연이 밤마다 열리는 클럽 '엘 플라밍고'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웬지 빨리 봐야 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곳은 그야말로 외양부터 멀쩡한 클럽이었다.
즉 작년의 'Hedwig'처럼 클럽 분위기를 낸 극장이 아니라 원래가 클럽인 곳에서 공연을 하는것이니
이 공연은 애당초 극장공연을 전제로 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어느날 밤 우리 세명은 클럽 플라밍고 앞에 길다랗게 선 줄에 섰다.
엘비스를 퉁퉁 불려 옥상에서 떠민 것 같은 사내가 번쩍거리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는
손님을 맞고 있었다.
헤이, 베이비! 유어 소 핫 레이디! 핫! 핫! 아이구..
이건 정말 얌전한 이야기였고 말하면서도 연신 그 뱃살을 클럽 안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유연하게도 흔들어대며 분위기를 한껏 키웠다.
드디어 클럽 안에 발을 디디는 순간 일행과의 모든 대화가 일순간에 멈췄다.
아, 그리운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검지손가락이 하늘을 찔러대는 정겨운 디스코의 물결이었다.
나오는 음악은 YMCA!
사람들은 모두 따라 외치며 팔을 들어 글자를 쓰고.
다음 곡도 역시나 감동의 연속.
Funky town.
미국의 모든 파티의 댄스 타임에서 분위기를 몰아갈 때마다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가 아닌가.
게다가 옛날 그시절 이덕화의 '쇼 2000' 주제곡까지..
(엄마바지 아빠바지 하는.. 근데 제목이 뭐였드라?)
사실 이 공연은 무대가 따로 없을 정도로 사방 여기저기서 진행되지만
그래도 전면에 스테이지가 있다. 그리고 그 스테이지 위에는 오베론이란 글자가 쓰여 있다.
혹시 이게 정말 홍보문구(A Midsummer Night's Disco)처럼
설마 그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설마가 사람 잡아서 그게 사실이었다.
세익스피어를 디스코클럽에서 한다..
당연히 정석으로 할리는 없고, 엄청난 패러디가 예상되는 바,
역시나 이 극에서 타티아나의 숭배자 역을 하는 네명의 남자와
오베론의 부하를 제외하고는 모든 역이 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여자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갸날픈 몸매와 분명하게 가짜임을 보여주는
어설픈 수염을 달고 등장했으며
단 네 명의 여자가 허미아, 드미트리, 헬렌, 라이센더, 두명의 당나귀,
오베론과 타티아나를 맡아 연기했다. 한 사람이 두 배역을 맡는 것인데,
남자역의 배우가 여자역의 배우를 끌어안고 키스하려다 실패하여 결국 끌어안고
키스하게 되는 남자역 역시 여자배우다.
반면에 요정역은 모두 남자배우들의 몫이었다.
그들의 분장은 게이 특유의 차림으로 더할나위 없이 예쁘고 섹시했으니...
이 공연에 게이 관객이 많은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베론은 클럽의 주인으로 타티아나는 댄싱 퀸으로 나타난 이번 공연에서
당연히 마법의 풀즙을 대치하는 것은 마약일 수 밖에 없었다.
대놓고 코케인이라고 외치며 사람 키만한 숟가락 밑에 불을 붙이는 장면은
관광객의 눈에는 기가 막힐지도 모르겠지만 뉴욕을 이해하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그저 웃어 넘길 수 있는 장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공연의 주연인 타티아나는 노브라에 단지 가슴에 조그만 나비 한 마리씩만 달고
핫팬츠를 입고 가죽부츠를 신은 게 다였기에 그대로 스트립쇼에 나간다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장이었지만 시종 당당한 몸짓과 목소리로 관객을 압도하고 웃겼다.
이 공연을 뜯어보면 상당히 자극적이다. 동성애, 마약, 섹스, 폭력. 모든 것이 거침없이 드러난다.
동키(당나귀)쇼라는 것도 바로 타티아나가 당나귀와 벌이는 섹스쇼를 말하는 것이고
무대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부담스럽지 않다.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저 있는 세익스피어의 대본을 베이스로 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모든 자극적인 요소들이 자극 자체를 떠나 시니컬한 풍자의 단계에 접어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쇼가 말하고자 하는 특정한 메시지 같은 것은 없다.
그들에게 있어서 전통적인 것은 그들이 가볍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공연에 쓰인 음악은 모두 디스코 전성기 시절의 불멸의 힛트곡 들로
우리나라에도 30대 이상이라면 귀에 익은 그런 곡들 -No more tears, Knock on wood,
I will survive, Car wash, We are family 등 20곡 정도가 나온다.
즉 창작곡을 쓰는게 아니고 이 곡들을 극중에 중간중간에 삽입하는데
핀마이크를 단 배우들이 이것을 따라부른다.
한마디로 절묘하다.
사실 70년대 디스코곡들의 가사가 우리 가요가 그랬듯이 말없이 돌아선 연인을 원망하고
그러다가 자신을 자학하고 폐인되고 다시 재기에 몸부림치는 잘살아보세 풍의
간단하고 직선적인 가사가 많다.
그러니 한여름밤의 꿈에서 마법에 걸려 연인을 배신하고 다시 돌아오는 반전을 가진 플롯과
이 작품의 직설적인 패러디 방향과과 놀랍게도 잘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 공연은 온몸을 던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공연장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그보다 결국 기획과 구성의 승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작품을 만든 프러덕션인 '프로젝트 400'는 혁신적인 400개의 공연을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며 동키쇼는 벌써 33번째 작품이다.
이들의 다음 작품이 '로엥그린 힙합 오페라'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도
이 그룹의 진보적인 성향이 느껴진다. 그들이 결성된 것은 93년으로
벌써 33개의 작품을 만들어낸 저력이라면 굉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런 공연이 뉴욕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라면 클럽을 빌릴 수 있었을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가능한 이유 가운데는
너무나 진지한 공연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인 공연까지 모두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그 특유의 뉴요커들의 자존심 때문이 아닐까.
이 공연의 제작자는 24살의 조단 로스이며, 그의 아버지는 바로 오프 브로드웨이의
큰손으로 알려져 있는 데릴 로스로 한창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어 표 구하기도 쉽지 않은
'드 라과르다'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이 공연에는 드 라과르다가 상연되는 데릴 로스 시어터의 제작 스텝들이 기술전수를
해 주었다고 하니 그의 관심의 정도를 알 수 있겠다.
이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그저 되는대로 몸을 흔들어댄다.
하지만 공연전후의 막춤(?)타임에 남자요정 댄서들이 올라가서 추는
작은 박스에 동참해서 추는 사람들은 한눈에 게이임을 직감할 수 있으며
그들은 어딘지 그들만의 몸짓이 있는 듯이 보인다.
섬세하고 육감적이다.
뭐라 딱 잘라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춤이 있다.
하지만 공연장이 있는 첼시가 게이 동네로 유명하고 게이 관객도 많지만
그렇다고 이 공연은 게이 공연은 절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러디의 방향과 방식이 놀랍도록 치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70년대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젊은이들.
그리고 70년대 클럽 분위기라고 해서 찾아온 40대 아줌마 아저씨들.
그들은 한 공간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대체적으로 모두 즐거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체적이라고 하는 것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는 얼굴로 벙찐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특히 동양계 학생으로 보이는- 몇 있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 젊은이들의 노는 판에서 스윙의 열풍도 그렇고 전반적인 복고분위기가 식을 줄 모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