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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 한선주 개인전 - 고도를 기다리며 - Gallery DOS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1/12 [20:56]

갤러리 도스 - 한선주 개인전 - 고도를 기다리며 - Gallery DOS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0/01/12 [20:56]

‘각자의 영역’

 

2020 상반기 기획공모전 작가

 

한선주 ‘고도를 기다리며’展

 

2020. 1. 22 (수) ~ 2020. 2. 3 (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각자의 영역’ 2020 상반기 기획공모전 한선주 ‘고도를 기다리며’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1. 22 (수) ~ 2020. 2. 3 (월)

 

  © 문화예술의전당

 

2. 전시내용

 

 갤러리도스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자 일 년에 상반기, 하반기 두 번의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공모전에는 매번 새로운 주제가 정해지게 되며,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각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2020년 상반기는 ‘각자의 영역’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백나원, 한선주, 한연선, 김찬미, 김보경 총 5명의 작가를 선정하였으며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2월 28일까지 각 작가의 개인전이 릴레이 형식으로 연이어 펼쳐지게 된다.

 

 

각자의 영역 

 

 사람은 모두 각자의 영역이 있다. 톨레랑스(Tolerance)란 이러한 영역에 대한 관용과 아량, 포용을 뜻한다. 

즉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보다 폭넓게 수용하고. 과거에 금기시되던 것들을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즈음,  ‘드러냄’과 ‘수용’의 자유는 각자의 영역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그 드러냄의 방식 또한 다양해져서 우리는 언제나 타인의 삶의 방향과 지적 탐구, 취향의 공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자신의 영역을 주체적으로, 동시에 객체적으로 바라보며 작업 안에서 자아 정체성을 찾는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 나름의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역을 타인과 공유하거나, 스스로 고립시키는 것의 여부도 각자에게 달렸다. 갤러리 도스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각자의 영역을 다양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공유하고 수용하고자 한다.

 

전시소개

 

한선주 

 

 고통은 실존을 경험케 한다. 평소에는 의식되지 않던 손이 칼에 베었을 때 비로소 그 존재가 의식되는 것처럼 말이다. 고통을 논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을 겪었는가가 아니라 실체로 드러난 자신의 존재를 실존으로 느꼈는가에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다림은 시작된다.

 

 기다림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은 전형적인 실존의 곤경에 처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말하고자하는 기다림은 슬픔이 남기고 간 정체된 시간으로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것이 되고, 이성보다 감성의 대상이 되는 기다림이다. 견뎌야 하는 기다림은 유한성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기다림 속에서 자신의 유한성을 발견함은, 나의 욕망에 따라 시간과 상황을 원하는 모양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 있다. 만일 우리가 유한한 존재가 아니라면 기다림은 오직 기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될 뿐이므로 기다림은 유한의 한계에서만 작동되는 것이다. 이 한계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과 ‘영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하게 된다.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 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1953)는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된 삶을 ‘기다림’의 행동으로 표현한 인간실존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베케트의 희곡 제목을 전시 제목으로 차용하면서 기다리는 대상인 ‘고도’를 삭제한 것은, 작품의 주제와 같이 어느 순간 기다림의 대상이 사라져버린 기다림만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함이자 ‘고도’보다 ‘기다림’에 집중시키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것은 오로지 주제적인 측면에서 한정되며, 우스꽝스러운 화법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허무함 속의 실존을 비관하는 부조리극의 형식적 특성을 반영하진 않는다. 나는 오히려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갈망하고 실존의 의미와 가치를 찾으려는 동시에 허무와 의미 사이를 고요히 응시하며 기다림을 경험하는 일에 머무르고 있다.

 

 나는 기다림 속 쓸쓸한 풍경에 담기는 생생한 색채들로 허무와 무의미, 덧없음의 세계 속에서 찰나에 마주친 생기의 순간을 끄집어내고자 하였다. 이것은 각자가 저마다의 ‘고도’를 만나기 전, 무겁게 짓눌린 삶이 덧없이 가벼워지는 쓸쓸함이자 생에 대한 간절한 열망의 순간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과 도래할 것에 대한 소망의 공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시적 순간은 유한한 존재인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자리에서 ‘인간’으로서 가야할 길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슬픔이 두고 간 기다림의 지대에서, 이제는 스스로 자처한 ‘머무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질문하며 삶에 대한 올바른 답을 찾아 나서려는 것이다.

 

 

3.작가노트

 

고도를 기다리며

 

깊은 절망과 슬픔은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내가 말하려는 슬픔은 은유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무게의 것이며, 나의 기다림은 슬픔 뒤에 남겨진 시간이다. 이렇듯 설명할 길 없는 애매모호함을 드러내려는 나의 작업은 시 쓰기의 방식을 닮아있다.

슬픔이 두고 간 기다림의 시간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서사와 심상을 그림으로 적어보는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을 형상과 색으로 추적해 가는 작업과정은 또 다른 색으로 변한 슬픔의 성격을 이해하고, 현재 머물고 있는 좌표가 어디인지 탐색하게 했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슬픔을 다루고 음미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남았다. 그래서 난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끝까지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난 슬픔 속에서 무엇이든 '진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났고 그것들은 슬픔이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진짜'로 남아있다. 슬픔이 내게 준 ‘진짜들’과 상흔들을 모두 소중하게 모아 내 삶 곳곳에 심어놓았다. 그때 내가 슬픔으로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어디서도 슬픔을 알아보고, 다가가고, 마음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리하여 슬프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나로 남을 수 있었고, 슬픔 자체가 되지 않아도 슬픔으로 머무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글을 쓰듯 그림을 그렸다. 어떤 사건을 잊기 위해 다른 서사로 재구성하거나, 기억하기 위해 당시의 환경을 종이 위에 기록했다. 이것들은 남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읽히기도 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되곤 했다. 그러나 정작 내가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들은 서사의 일부가 아니라 때마다 느꼈던 내 안의 깊숙한 무언가와 측정 불가능한 무게들이었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과 그 시간의 온도를 표현해 내는 데까지의 분투는 슬픔과 희망과 고통과 평화가 불꽃 튀며 충돌하는 격렬한 전투와도 같았다. 그리고 이것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일어났다. 나의 투쟁은 내가 찾아내야 할 온당한 색을 밝히는 데에서 비로소 밖으로 드러난다. 철저한 계산 끝에 완성되는 색이 아닌, 결코 찾을 수 없음에도 가닿기 위해 문대고 덧입히고 밀어내고 닦아내며 그 언저리를 찾는 것이다. 한없이 무모해보일 뿐이다, 바람의 색을 찾듯. 숨을 쉬듯 끌어내리고 올리고 쌓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있는 곳과 자못 유사한 지대가 지면(紙面) 위로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의 과정 속에서, 묻어 둔 것들이 난데없이 일어나 나를 울리기도 하고, 없었던 것들이 생겨나 자라기도 하며, 무겁고 거대한 것들이 가볍고 빛나는 것들이 되어 어깨위로 제법 다정히 내려앉기도 했다. 나는 이 덧없이 가벼워지는 쓸쓸한 풍경에서 찰나에 가슴을 뒤흔드는 열망의 순간을 끄집어내고자 하였다. 이 순간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과 도래할 것에 대한 소망이 공존하는 것이리라. 어느 순간 ‘고도’가 사라진 나의 기다림은 유한한 존재인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자리에서 ‘인간’으로서 가야할 길을 생각하게 하였다. 나를 이 지난한 기다림 속에서 건져줄, 내가 기다리는 ‘절대적 타자’인 고도는 어쩌면, 내 스스로 고도가 되기로 결정한 바로 그 순간 만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 여인을 사랑해 인간이 된 천사처럼, 창조한 인간을 사랑해 인간으로 온 신처럼; 불멸의 존재가 필멸의 운명으로 뛰어드는 바로 그 순간에 말이다.    

  © 문화예술의전당

아뇨, 난 후회하지 않아요 (Non, je ne regrette rien), acrylic on canvas, 117x53cm, 2019

 

 4. 작가약력 

 

2019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 박사과정

 

2015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 석사

 

2012 홍익대학교 프로덕트디자인 학사

 

 

개인전

 

2020 고도를 기다리며, 갤러리 도스, 서울

 

2019 미슈테카의 노래, 터무니창작소, 춘천

 

 

기획.단체전

 

2019 <약사ㅓ산책>, 문화체육관광부주관 문화도시재생프로젝트, 춘천

 

2017 <아트레시피>展, 춘천문화예술회관

 

2016 <기와집골릴레이>展, 문화공간100, 춘천

 

2014 <홍익대학교석사학위 청구전>, 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

 

2013 <도술,축지법과비행술>展, 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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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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