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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드라큘라' 가슴 먹먹한 엔딩, 오만석, 지일주, 이청아

전영무 기자 | 기사입력 2020/02/19 [10:52]

'안녕 드라큘라' 가슴 먹먹한 엔딩, 오만석, 지일주, 이청아

전영무 기자 | 입력 : 2020/02/19 [10:52]

 

‘안녕 드라큘라’가 마지막까지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JTBC 드라마 페스타 ‘안녕 드라큘라’(연출 김다예, 극본 하정윤, 제작 드라마하우스)는 지난 18일 인생의 문제를 맞닥뜨린 안나(서현 분)와 미영(이지현 분), 서연(이주빈 분) 그리고 유라(고나희 분)와 지형(서은율 분)의 마지막 이야기를 펼쳤다.

 

상처와 함께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차근차근 쌓아 올린 감정을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을 몰입시킨 서현과 이지현의 연기는 물론이고, 직접 노래와 연주를 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이주빈, 아픈 현실을 가장 아이들다운 시선으로 그려낸 고나희, 서은율의 시너지는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여기에 오만석과 지일주, 이청아까지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힘을 실었다. 따뜻한 공감과 위로, 힐링을 선사한 ‘안녕 드라큘라’는 JTBC 드라마 페스타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외면해왔던 진심을 마주한 엄마 미영과 딸 안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인디밴드 보컬 서연, 우정을 키워나가던 유라와 지형의 평범했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안나는 오랜 연인이었던 소정(이청아 분)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기어코 안나의 물건을 택배로 보내온 소정 때문에 안나는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 밤새 소정의 물건을 정리해 상자에 담았지만, 안나는 몇 날 며칠이고 그것을 보낼 수 없었다. 미영은 딸의 아픈 모습을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손을 뻗어 위로해주지도, 평소처럼 대하기도 못했다. 미영은 결국 가장 자신다운 행동이자 안나가 가장 싫어할 만한 선택을 했다. 직접 소정을 만난 것이다.

 

소정을 만난 미영은 상자를 집으로 보낸 무례를 탓했다. “안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알게 됐을 수도 있다고” 말한 미영. 소정은 미영에게 “알기 싫고 인정하기도 싫은데 제가 보내서 화가 나신 건 아니고요?”라고 되받아쳤지만, 미영에게 딸이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미영은 다만 마음 아파하는 안나를 두고 볼 수 없었고, 눈앞에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하지만 미영이 소정을 만났다는 사실은 안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결국 참았던 감정이 폭발한 안나. 그날 밤, 안나는 생에 처음으로 크게 화를 냈고, 두 모녀는 눈물을 흘렸다. 비로소 서로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엄마와 딸. 언제든 닿을 거리에 있었지만, 진심을 외면한 채 상처를 줬던 안나와 미영은 먼 곳에 도착해서야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

 

연습실 임대료라도 내기 위해 브라이덜 샤워에서 공연하기로 한 서연은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이벤트 장소에 도착한 서연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치고 말았다. 바로 ‘12월의 징크스’를 안겨주었던 전남친 상우(지일주 분)를 만난 것이다. 상우가 양다리를 걸쳤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서연은 분노가 치밀어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상우는 뻔뻔하게도 도와달라며 붙잡았다. 결국 상우와 약혼녀를 위해 노래하게 된 서연. 여기까지가 끝이면 좋으련만, 상우는 마지막까지 서연의 인생을 평가했다. 그런 상우 덕분에 서연은 자신의 진짜 길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난 음악이 대단하고 중요해. 멋있고, 앞으로도 이거 할 거야. 난 개똥밭에 굴러도 음악”이라며 사이다 한 방을 시원하게 날린 서연. 마침내 그는 지긋지긋했던 ‘12월의 징크스’를 벗어났다.

 

늘 밝았던 유라는 언젠가부터 계속 고민에 빠진 얼굴이었다. 담임선생님인 안나는 조심스럽게 유라에게 힘든 일이 있냐고 물었고, 그제야 유라는 이사를 하게 됐다며 안나에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유라는 “우리 쫓겨나는 거래요. 선생님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저도 빨리 돈을 벌고 싶은데 벌 수가 없어요. 너무 어려서 쓸모가 없어요. 제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안나는 상처받은 아이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대로 유라와 헤어질 수 없었던 지형은 계획을 세웠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써서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기로 한 것. 그러다 일이 터졌다. 아파트의 어른들은 지형과 유라의 행동에 화를 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안나, 미영과 지나가던 동네주민 서연까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지만, 지형의 엄마는 유라를 다그쳤다. 어른들의 이기심은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유라의 동네는 예정대로 재개발에 들어갔고, 두 친구는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 마지막 날, 유라가 지형에게 남긴 “안녕”이라는 한 마디는 가슴을 먹먹하게 울렸다.

 

평범한 일상인 듯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치열한 삶의 고민들을 안은 안나, 미영, 서연, 유라, 지형의 이야기는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 같았기에 더욱더 깊은 공감을 선사했다. 인물들은 마음속 문제들을 대면하고 한 발짝씩 나아갔다. 방송 말미, 서로를 향해 미소 짓는 안나와 미영의 모습 위로 흐른 “우리는 살면서 계속 또 다른 드라큘라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마주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비록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지라도”라는 안나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안나와 미영, 서연, 유라, 지형의 성장담은 살면서 얻게 되는 수많은 상처와 예기치 못한 일들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그 어려운 한 걸음을 내디뎠기에 의미 있었다. 현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담아낸 ‘안녕 드라큘라’는 수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감정의 결을 그대로 담아낸 대사와 이를 세밀하게 표현해낸 연기, 세 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로 담아낸 섬세한 연출이 함께 힘을 발하며 진정한 ‘힐링 드라마’를 완성했다.

 

사진제공 = JTBC ‘안녕 드라큘라’ 2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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