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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케트 작- 게임의 종말, beckette 'End Game' - 세워본 가설, 정일성 연출, 장두이,장우진 출연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20/03/06 [08:57]

베케트 작- 게임의 종말, beckette 'End Game' - 세워본 가설, 정일성 연출, 장두이,장우진 출연

권종민 기자 | 입력 : 2020/03/06 [08:57]

게임의 종말

 

사무엘 베케트 마지막 작품인 게임의 종말 End game의 전막공연 동영상을 보고 들으면서 이 글을 친다.

세상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는 글이며, 한탄이며 읆조림이다. 호소는 아니다. 적어도 그 정도로 약하진 않다.

 

그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하는 연극 변태가 생각난다.

변태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동네시인에게 시를 배우던 푸주간 주인이 자신의 스승인 시인이자 동네서점 주인인 그의 아내와 관계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그것은 사마귀 암놈이 사마귀 수놈과 교미 후 수놈 사마귀를 잡아먹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 수놈 사마귀 같은 그녀는 계속 외친다.

내가 그 정도로 약하지 않아

내 영혼의 무게는 1kg이 넘거든 , 1kg, 1kg...!“

 (동영상 16분부터 해당 장면 - 가능하면 앞부터 보세요)

 

 

(연출이신 신 호, 체코에서 유학하며 공부했다. 돌아와 한국에서 좋은 공연을 올리다가 그만 급작스런 자동차 급발진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뒤에 함께 탔던 작가이자 배우 극단 대표인 최원석은 지금도 좋은 연극을 계속 올리며 잘 살고 있다)

 

연극 변태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극의 배경이 되는 동네서점을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 무대에서 충실하게 ,창조적으로 재현해주어 깊은 감동을 먹었다.

 

가능하다면 알과핵 소극장 이야기도 연극 쥐사냥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 그만큼 알과핵 소극장은 대학로 많은 극장중에서도 알과핵이 갖는 중요역할을 맡고 있다.

 

 

베케트의 마지막 작품 엔드 게임, 게임의 종말로 돌아가 보자. 엔드 게임의 번역은 아주 다양하게 번역되고 의역되어서 공연되어진다. 마지막 게임이라는 분도 있었고.

 

아무튼 내가 거론하고 있는 작품은 엔드 게임 중에서 정우성 연출이 했던 작품이다. 그리고 밑에 보이는 동영상 속 작품이다.

 

극의 시작은 소위 깽깽이 선율과 함께한다. 무대에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루박이로 나와있는 배우의 모습을 보자. 무대 중앙엔 흰색과 피로 뒤덮인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의자에 기대있는 배우의 모습이 보인다.

 

객석에서 바라본 무대 정면에는 사람의 눈, 보이지 않는 손의 눈 같은 창문이 마치 사람 눈이 두 개니까 창문도 두 개처럼 두 개 뜷어져있다.

그리고 그 앞에 객석의 관객을 등 뒨 채로 배우가 하나 서 있다. 배우는 장우진 이다.

 

장우진 배우는 극이 시작되면 놀라는 표정을 하곤 말하기 시작한다.

끝이냐 끝났어 곧 끝날 거야..

 

끝이라는 것을 계속 말하고 무언가가 끝이났거나 아직 끝이나지 않았다면 그건 곧 끝나감을 이야기 한다.

 

그리곤 정해진 자기 일을 하는 가운데 무대 중앙에 흰색 피가 묻은 천을 덮고 있는 배우가 자신의 손으로 피 묻은 흰 천을 벗겨낸다.

그러면서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그리곤 바로 하품을 한다.

 

▲ 피에 물든 흰 천을 벗기는 장두이 배우  © 문화예술의전당

 

▲ 피묻은 천을 벗고 나서 장두이 배우가 한 일은 하품을 하는 것이다  © 문화예술의전당

 

장두이 배우이다.

 

피 묻은 흰 천을 벗기고 객석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가 장두이 배우이다.

 

여기서 나는 하나의 가설을 이야기 한다..

 

사무엘 베케트라는 작가는 은둔 작가이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사회와 관계를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장례식고 갔고, 시장도 갔고, 강아지도 키웠을 것이다.

 

그런 자신의 생활 속에서 글의 소재, 모티브 등을 잡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단순하게 말해서

엔드 게임, 게임의 종말의 첫 부분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막 깨어나는 환자인 장두이와,

수술실 앞에서 초조하게 아버지의 수술이 잘 되었기 만을 기도하며 기다리던 아들인 장우진 배우의 모습일 것이다.

 

사진1.2 (장두이 배우가 깨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하품, 오브제 피에 묻은 흰 천, 수술보)

  

가설이다. 글을 써 내려가기 위한 뼈대를 만드는 작업으로 가설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런 가설도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발견인 셈인데, 나의 발견도 역시나 생활과 관계가 있다.

평상시라면, 그랬다. 맞아, 나는 이 공연을 직접 보고, 촬영하고, 동영상을 계속 보며 이야기의 핵심과 하고 싶은 말이 무얼까? 애도 녹정기를 마지막으로 쓰고 절필하다 죽은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것에 알과핵을 숨겨놓지 않았을까?

하며 진한 에스프레스 커피 같은 호기심으로 현미경으로 위소보를 들여다 보다 눈 빠진 것처럼 아픈 기억이 많은 날 들이 정말이지 뇌동맥류를 만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5hf1sfb4RE  위소보가 주인공인 김용 소설 '녹정기'

 

뇌동맥류

뇌혈관질환으로 영화 라스크 콘서트에 나온 주인공 여자가 앓던 병인 뇌종양과는 구별된다.

그렇다.

뇌동맥류가 10년 전에 발견되었는데 아무 증상이 없다가 1년 전 그랬고(수술), 이번에 다시 뇌동맥류 수술에 들어가는데 이번에 개두술이다. 머리를 열고 뇌의 동맥에 부풀어 오른 꽈리를 클립으로 묶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엔드 게임에서 주인공들은, 수술 받는 아빠와 수술실 앞을 밤을 꼬박 새워 지킨 아들이 이젠 병실에서 이러저런 지나간 이야기를 하며 일상 속으로 점차 들어가다, 일상에 완전 복귀하면서 아웅다웅 싸우고 지지고 볶는 견원지간 관계로 전개되는 것으로 일단 가설을 세워본다.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공연을 많이 봤다. 세계적인 작가이기에 국내 여러 곳에서 많이, 자주 빈번하게 올린다. 그러나 그의 작품 중 엔드 게임은 어떤 문제때문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아주 작게, 긴 텀을 갖고 공연이 올라가는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엔드게임 자체를 이해하고 분석하고 자신의 공연으로 소화하려 할 때 관객들에게 자신의 새 작품입니다..하며 내 놓을 자신감의 부족 내지는, 관객 반응이 신통치 않을, 연극전공자들만의 자기들끼만의 공연이 될 공산이 되기 쉬어서 그럴 수 있을 꺼라고 생각한다.

 

아마 연극전공자, 연극을 직업으로 하는 자들도 베케트의 엔드게임은 참 어려운 작업일 것이며, 선뜻 자기 돈 써서 올리기는 아주 매우 매우매우힘든 작업일 것으로 생각된다.

 

돌아가서 장두이 배우가 피묻은 천을 벗고 나서 처음으로 한 일은 하품한 것에 대한 다른 가설.

  권태, weariness Vs boresome 를 이야기 해야 하는데   ..앞으로 할 수 있을련지 모르겠다.

 

 

공연에 대한 정보는

게임의 종말 ,Endgame , 베게트, 극단 미학,장두이, 장우진,정일성 연출,엔드 게임,부조리 연극

http://www.lullu.net/22089

 

나도 수술 후 깨어나면 하품부터 하고 그래야지.."끝났어. 끝난거야. 끝날꺼야" 라고.

 

P.s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입원기간이 좀 길었다. 14일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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