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수상, 제24회 독일 슈링겔국제영화제 관객상&켐니츠상 2관왕, 제18회 러시아 Spirit of Fire 영화제 Your Cinema 섹션 최고 작품상, 제20회 가치봄영화제 대상,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나는보리>가 개봉일인 지난 21일,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라이브러리톡을 성료했다.
소리와 고요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열한 살, 보리의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나는보리>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인 가운데, 개봉일에 진행된 라이브러리톡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화제를 모은다. <나는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아이, 보리가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게 되며 벌어지는 사랑스런 성장 드라마이다.
개봉일에 진행되어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졌던 라이브러리톡은 마이데일리 곽명동 기자의 진행 아래,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이 날은 지난 16일 농인 커뮤니티 초청 시사회의 사회를 맡았던 서울삼성학교 교사 최민웅 씨가 수어통역으로 함께 하며, 참석한 농인 관객도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었다.
곽명동 기자는 먼저 캐스팅에 대한 질문으로 토크의 문을 열었다. 성인 배우와 아역 배우들이 처음 만나던 날, 김진유 감독은 아역 배우들의 부모님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한 뒤 곽진석, 허지나 배우에게 농인인 척 연기를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한 물음에 김 감독은 “아이들이 농인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만나면 어떻게 행동할까,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아역 배우들은 스스로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과정에서 중요했던 것은 곽진석, 허지나 배우가 농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개할 때 멀다고 느끼던 사람들이 가까워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답하며, 장애를 가진 사람을 특별하거나 먼 존재로 생각하는 지점을 환기시키려는 의도였음을 보여주었다.
배우들에게도 질문이 이어졌다. 곽명동 기자는 보리 역의 김아송 배우에게 모기장에서 찍은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연기할 때 심정이 어땠는지 물었고, 김 배우는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자신감도 없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몰입이 되었고 진짜 보리가 되어 공감되는 느낌이 들어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이야기하며 ‘보리’라는 캐릭터를 깊이 이해하고 연기했음을 보여주었다. 실제 부부 사이로 화제를 모았던 곽진석, 허지나 배우에게는 부부 연기의 장점에 대해 질문했다.
곽 배우는 “스턴트맨으로 4년 정도 활동하다가 배우로 전향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고민과 심도는 오랫동안 연극을 한 허지나 배우에게 더욱 있다고 생각해서 인정하고 따라가는 부분이 있다. 저는 영화 현장을 많이 겪었고 허 배우는 연극 현장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서로 배운 점들을 공유한다.
허 배우는 연기의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심도 있게 탐구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많이 배웠다”라고 전하며 서로를 북돋아주는 부부이자 동지임을 보여주었다.
비대면 질의응답을 위해 특별히 개설된 <나는보리> 오픈채팅방에는 관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한 관객은 “코다로서 응석 부려야 할 나이부터 부모님의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하는 입장이었을 것 같은데,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라고 질문했다.
김 감독은 “저에게 영화 속 은정이 같은 친구들이 곁에 있었고 제가 뭘 하든 응원해주어서 큰 힘이 되었다”라고 답했다. 영화를 만들며 가장 염려하고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영화를 완성했을 때 농인들이 보시고 수어 등을 어색하게 느끼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배우들이 다 채워준 것 같아서 좋았고, 오늘 관객 중에 농인분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에서 수어가 문장의 형태가 아닌 단어의 나열로 나오는 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는데, 김 감독은 “수어가 좀 더 명확하게 보이길 원해서 하나하나 짚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넣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진유 감독과 배우진은 “개봉 당일에 진행된 GV여서 더욱 의미 있었고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며 라이브러리톡을 마무리했다. 앞으로 <나는보리>의 GV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며, 서울과 광주 등에서 진행될 GV에 수어통역이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육지의 바람에 흔들리고 파도에 휩쓸릴지라도 다름을 받아들이고 공존을 이해한 보리에게는 긍정적인 미래가 기다리지 않을까." (허남웅 영화평론가),
"인간의 보편적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진중하게 접근했다. 보리의 시선을 통해 어른이 잃어버린 순수,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깨닫게 해준다." (뉴시스 신효령 기자),
"영화의 온도가 36.5도다. 꽉 안아주면 포근함을 느낄 만큼 온기를 지니고 있다." (스포츠경향 이다원 기자), "좋은 사람을 만드는 데 있어서 핵심은 신체기능이 아니라 마음의 기능이라는 걸 강조한다." (매일경제 박창영 기자) 등 호평을 받고 있는 올해 가장 사랑스러운 성장담 <나는보리>는 전국 상영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