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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여관(黃色旅館)-이강백 최신작

문예당 | 기사입력 2007/02/25 [17:49]

황색여관(黃色旅館)-이강백 최신작

문예당 | 입력 : 2007/02/25 [17:49]


국립극단에서는 이강백 신작, 오태석 연출 "황색여관"을 무대에 올린다. 겹으로 쌓여있는

연극 속의 인물들로써 현상의 현실에 대한 모습들을 바라보게만 하였다. 작가는 주관을

개입하기 보다는 이해타산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비추고만 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당연한 것들, 그러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관록의 작가 이강백은 담담하게 글로 풀어냈다. 그러한 '말'로써 이루어진 것을

오태석 연출은 과연 어떻게 그것을 무대에서 객석으로 펼쳐보일 것인가?




국립극단 제208회 정기공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이곳에서 오늘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황색여관(黃色旅館)





공연 소개

국립극단에서는 2007년 새 봄을 여는 정기공연으로

신작 <황색여관>(이강백 작, 오태석 연출)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의 대표적 희곡 작가이고,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풍자로 정평이 난

극작가 이강백이 7년여 동안 장고의 기간을 거쳐 국립극단을 위한 작품으로

신작 <황색여관>을 탈고했다.


이 작품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자리한 황색여관에 모여든 탐욕에 가득 찬 인간

군상들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소통하지 못하는 하룻밤의 과정이 피튀기는 살인을

통해 펼쳐진다.


우리 주위에서 본 듯한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은 오영수, 이상직, 서상원, 김종구 등

국립극단의 역량 있는 중견배우들이 맡아 열연한다.


지난해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첫 신작을 선보이는 오태석의 포부도 남다르다.

연극계의 두 보증수표 이강백 작가, 오태석 연출의 만남이 앙상블을 이뤄 어떤 빛깔의

작품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공연명 : 국립극단 제208회 정기공연 <황색여관(黃色旅館)>

◈ 일  시 : 2007년 3월 22일(목) ~ 4월 8일(일)  

            평일 오후 7:30, 토 오후 4:00, 7:30, 공휴일/일 오후 4:00

               (월요일 공연 없음)

◈ 장  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주  최 : 국립극장

◈ 관람료 : 으뜸 3만원, 버금 2만원   ♥사랑티켓 참가작

◈ 예매 및 문의 : 02-2280-4115~6 (국립극장 고객지원센터)

◈ 인터넷 예매 : www.ntok.go.kr(국립극장 홈페이지)


     2.등장인물들

■■ 작품 알아보기

1947년생 이강백 선생, 이순(耳順)에 이르러 완성한 역작

귀가 순해지고 사사로운 감정이 없어져 모든 말을 듣는대로 이해한다는 나이 60세,이순(耳順).


2000년, 국립극장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은 이강백의 신작을 올리고자 했지만,

원고를 쓰던 이강백은 핏빛 난무한 작품이 5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국립극단은 대신 <마르고 닳도록>을 무대에 올린다.


이후 7년이 흘러 마침내 국립극단은 이강백이 국립극단만을 염두에 두고 쓴

신작 <황색여관>의 대본을 넘겨받는다.


전보다 간결해진 대사, 그러나 현 세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우화적 내용이 여관에 모인

인물들을 통해 비추며 이강백이 ‘알레고리의 작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젊고 가난한 인간 군상과 돈 많고 나이든 무리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하룻밤 사이에

모두 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 젊은 세대와 기존 세대의

소통 부재, 그리고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서로를 향한 이해임을 깨닫게 된다.


     3.배관공과 변호사

지독히 사실적인 우리들의 이야기

2007년 새봄을 맞아 국립극단에서는 이강백 신작, 오태석 연출 <황색여관>을 무대에 올린다.

은유와 반복의 미학, 우화적 표현이라는 이강백의 작가적 특색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 현실에 대한 끈질긴 관찰과 진실성의 추구가 어우러져 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식화된 다양한 캐릭터들은 관객들에게 가볍게 다가서지만,

겹겹이 쌓여있는 우리들의 이해관계의 답답함이 지독히 사실적으로 서려있음을 느낄 것이다.

작가는 얽히고 답답하기만 한 소통의 부재를 인물들의 이해관계를 통해 보여주며,

역설적으로 이것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현실에 불만을 토로한다.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것들에 대해 식상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우화 한편은

충분한 활력소가 될 것이다.


<황색여관>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겹으로 쌓여있는 연극 속의 인물들로써 현상의 현실에 대한 모습들을 바라보게만 하였다.

작가는 주관을 개입하기 보다는 이해타산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비추고만

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당연한 것들, 그러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관록의 작가 이강백은 담담하게 글로 풀어냈다.



세상 사냥꾼이 말하는 2007년 우리사회의 갈등

작가 이강백은  2000년 이 작품을 구상하는 시점부터 우리사회의 문제가 곧 빈부격차,

세대간 소통의 부조화 문제가 될 것이라 이미 예견했다.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권은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여념이 없고 물가는 이제 세상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게 되었다.


산업사회의 발달에 따라 청소년층은 관심의 부재에 신음하고, 중장년층은 삶의 무게에

찌들어만 간다.


이 모든 문제는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계급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이강백은 놓치지 않고

<황색여관>을 통해 불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자 한다.


거창한 이념이나 명분이 아닌 당장 먹을 것, 입을 것을 가지고 차별을 받게 될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이 작품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4.떠나는 주방장과 남는 처제

살아 숨쉬는 캐릭터, 바로 나와 너의 모습

<황색여관>의 등장인물들은 각각 개성이 살아 넘친다.

직업, 외모, 행동 모든 면에서 각자 이 사회에서 대변하는 역할이 놀랍도록 뚜렷하다.

이 개성 넘치는 역할들을 과장되지 않게 마치 나와 너의 모습인 듯 국립극단 배우들이

소화해낸다.


등장인물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들은

여관 주인 측과 손님 측으로 나뉜다. 여관을 운영하는 부부는 매일 밤 반복되는

핏빛 싸움에 더 이상 놀라지도 않고 그저 죽은 손님들의 물품에만 탐을 낸다.


세상에 냉소적이며 자신들밖에 모르는 여관 부부는 성격파 배우 오영수와

SBS 드라마‘연개소문’의 진부인 역으로 인기를 모은 곽명화가 맡았다.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방장’은

국립극단의 주역 이상직과, 가장 정상이면서도 이 여관에서는 가장 비정상적인 인물인

‘처제’는 국립극단의 <집>으로 주목받은 김지희가 열연한다.

  
이 외에 문영수, 최상설, 김종구, 서상원, 한윤춘 등 국립극단의 역량 있는

중견 배우들이 출연하여 사실감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5.여관주인 부부

연극계의 두 보증수표, 오태석과 이강백

2006년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후 새로운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대면하지 못한

오태석 연출이 올해 첫무대를 이강백의 신작을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년 가을 국가브랜드 공연사업 <태>가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지만 손볼 데가 많다는

안팎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오태석 감독이 심사숙고하여 고른 작품이

바로 <황색여관>이다.


오 감독은 사회 곳곳의 문제를 우화를 통해 고발하는 이강백의 이 작품을

가급적 손대지 않고 무대에 올리겠다고 밝혔기에 더욱 기대된다.


■■■ Staff 스태프

◉ 원       작 : 이 강 백               ◉ 연      출 : 오 태 석

◉ 무대 디자인 : 손 호 성              ◉ 의상디자인 : 이 승 무  
        
◉ 조명 디자인 : 아이카와 마사아키      ◉ 분      장 : 손 진 숙

◉ 소       품 : 조 은 아               ◉ 안      무 : 홍 은 주


■■■■ Cast 배  역

◉  주   인  : 오영수              ◉     처     : 곽명화

◉  주 방 장 : 이상직                  ◉  처   제   : 김지희 (객원)

◉  변 호 사 : 서상원                  ◉ 은퇴공직자 : 김종구

◉  사 업 가 : 노석채                  ◉ 배 선 공   : 최상설

◉  배 관 공 : 우상전                  ◉  외 판 원  : 김재건

◉  대 학 생 : 김진서                    ◉   노   모  : 백성희

◉ 자   매  : 이혜경, 권복순            ◉ 몸파는여자 : 이승옥, 남유선, 이은희

◉  무덤파는남자 : 문영수, 이문수, 이영호, 한윤춘, 조은경


               6.처제와 주방장

■■■■■ 원 작 - 이 강 백

1947년 전북 전주 태생. 정규과정을 거치지 않은 무학(無學)으로 1982년부터 1990년까지

크리스찬아카데미 문화부장을 지냈고, 1990년에서 1997년까지는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이강백은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다섯’이라는 작품으로 당선된 이래

지금까지 거의 쉬지 않고 매년 작품을 발표해온, 한국연극계를 대표하는 희곡작가이다.


그는 상황에의 접근을 위해 우화(寓話) 요소를 균형 있게 배치하여

‘알레고리의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정교한 논리로 구성한

것이 특색이다. 극히 개성적이면서 투명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대표작으로는 <내마>, <개뿔>, <파수꾼>, <쥬라기의 사람들>, <칠산리>,

              <동지 섣달 꽃본듯이>, <북어대가리>, <영월행 일기>, <느낌, 극락 같은>,

              <물고기 남자> 등이 있다.


■■■■■■연 출 가 - 오 태 석

현재 국립극단 예술감독. 극작가이자 연출가. 1940년 충남 서천 아룽구지 출생.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1968년 국립극장·경향신문 장막극 <환절기> 당선 이후,

김수근 문화상, 백상예술상, 동아연극상, 대산문학상, 연극평론가협회상, 연극협회상,

호암상 외 다수 수상. 1984년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를 창단했고, 서울예대 극작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30여 년 간의 연극 인생에서 우리 것의 아름다움(전통성)을 고수해 오며 우리 연극문법과

연극이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탐구해 왔다.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전통의 현대화’를 추구하고 연극을 통한 메시지로 경종을 울리며 우리들이 잃어서는

안 될 부분들에 대해 끊임없이 진언하고 있다.


국립극단과는 <물보라>, <사추기>, <여자가>, <태>, <운상각>, <기생비생 춘향> 등

여러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부자유친>,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백구야 껑충 나지마라>, <백마강 달밤에>,

<태>, <천 년의 수인>, <분장실>, <용호상박> 등이 있다. 2007년 1월, 인도 델리,

콜카타 순회공연 <태>로 현지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한․인도 문화예술 교류의 본격적인

장을 열었다.


    1.여관주인부부 주방장 처제

■■■■■■■ 줄 거 리

허허발판 한가운데 황색여관이 있다.

황사바람이 극심한 희뿌연 아침이다.

주인과 아내는 시체들을 치우며 돈 될만한 것들을 챙긴다.


주방장과 처제는 매일매일 죽어나가는 일상에 지쳐 떠나려 하고, 주인은 가지 못하게

설득하다가 손님들 중 한명이라도 살아남으면 여관을 당장 물려주겠노라 약속을 한다.

은퇴공직자, 변호사, 사업가는 이층 비싼 방에 머무르고, 외판원 ,배선공, 배관공,

대학생은 싼 일층 방에 머무른다.


저녁식사 시간 이층 방 투숙객들은 비싼 A코스를 시키고, 일층 투숙객들은

싼 B코스를 시킨다.

이층 투숙객들끼리 비싼 21년산 위스키를 마신다.


세 명의 창녀들이 등장하고 이층 투숙객들이 젊은 여자와 어린여자를 데려가고,

일층 투숙객들에게 늙은 여자를 남긴다.


사업가가 가방을 잃어버리고, 일층 투숙객들의 짓이라 속단하고 그들을 추궁하지만,

가방은 여관 측에 맡겨져 있다.


분노를 느낀 배선공과 배관공은 사업가를 죽이고 만다.

은퇴공직자와 변호사는 불안해하며 주방장으로부터 식칼을 빌리고,

배관공은 독약이 든 물을 마시고 죽는다.


두 집단은 협약을 맺기로 하고 협약을 위해 일층으로 내려온 변호사는 은퇴공직자가

독을 탔다고 실토한다.


변호사는 강압적으로 독이든 물을 마시고 죽게 된다.


배선공은 은퇴공직자를 죽이러 올라가지만, 은퇴공직자로부터 칼에 찔려 죽는다.

외판원으로부터 은퇴공직자를 죽이라고 강요를 받은 대학생은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외판원은 창문으로 이층으로 침투하여 끝내 공직자를 죽이지만,

독이 묻은 칼에 어깨를 스치고 끝내 죽고 만다.  


또 다시 아침이 밝았고, 주인과 아내는 시체들을 치우며 돈 될 만한 것들을 챙긴다.

처제는 오늘은 사람을 꼭 살리리라 마음먹으며 일상을 시작한다.


  7.한명을 어떻게 살릴까 궁리중

■■■■■■■■ 등장인물  

여관 주인 | 오 영 수

“좆같아”를 연발하는 물질주의자.

매일같이 반복되는 피비릿내나는 싸움도 이제 일상이다.

두려울 것도 좋을 것도 없다. 그저 여관 영업이 계속되기만을 바란다.


1963년부터 극단 광장, 자유에서 활동했고

1987년 국립극단 입단. <백양섬의 욕망>, <리챠드3세>, <오코치의 화려한 외출>,

<뇌우> 등이 대표작이며, 2005년 <떼도적. ‘슈피겔베르크’역,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역 등 미워할 수 없는 악인으로서의 복합적인 인물 표현에 탁월하다.

동아연극상, 배상예술대상, 연극협회 최우수연기자상 등 수상.


◉   아 내  | 곽 명 화

밤새 죽어나가는 시체들 사이에서 값비싼 물건이 나올 때만큼 기쁜 순간은 없다.

너무 속물이라고? 당신들도 이 지리멸렬한 여관에 그날이 그날 같은 삶을 살아봐!


중앙대 국악과 졸업. 남원 미스춘향 선발대회 입상을 계기로 <춘향아 춘향아>의 하로인을

맡으며 1997년 국립극단 정단원으로 입단하였다.

2004년, <뇌우>에서 두 형제의 사랑을 받는 ‘노사봉’역, <바냐 아저씨>의 ‘소냐’역,

2005년 <산불>에서는 규복의 사랑으로 갈등을 겪는 과부 ‘점례’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SBS 드라마 <연개소문>의 ‘진부인’역으로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 방 장 | 이 상 직

이 사람, 악인인지 선인인지 모르겠다. 세상 이치에 빤하다.

돈되는 거라면 뭐든 한다. 손님들 싸움에 식칼도 빌려주고 거래한다.

오직 피로 얼룩진 이 여관을 떠나고 싶을 뿐이다.



‘네로’나 ‘연산’과 같이 순수와 광기 사이를 오가는 불안한 영혼을 잘 표현해 내는

국립극단의 주역으로 2001년 <브리타니쿠스>로 백상예술대상, 히서 연극상 주목받는

연기자상, 2004년 히서 연극상 본상을 수상하였다.


.이윤택 연출 <문제적 인간-연산>에서‘연산’역을,

2004년, 2006년 <귀족놀이>의 ‘주르댕’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   처 제 | 김 지 희 (객원)

뚱뚱하고 못생겼다. 주방장이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떠날수만 있다면..

그러나 마음이 바뀌었다.


이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싶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보고 싶다.


1978년 생으로 우석대 연극영화과 졸업.

2001~2002년 동안 국립극단 연수단원으로 활동하며 <보이첵>, <우루왕>, <파몽기>,

<햄릿>, <기생비생 춘향전> , <집>등에 출연하여 캐릭터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은퇴 공직자 | 김 종 구

젊은것들은 이 모든걸 거저 얻은 줄 알지만..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부단한 노력을 했다.

사회적으로는 높은 위치지만 의외로 무식하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82년에 입단한 국립극단의 중견.

코믹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겸비한 캐릭터의 소유자.

중앙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학구파 배우이다.

국립극단의 <법에는 법으로>, <마르고 닳도록>, <태>, <귀족놀이>, <떼도적> 등이 대표작.

현 국립극단 운영위원.


변 호 사 | 서 상 원

직업관이 뚜렷하다.

나설때 안 나설때를 가리지 않고 항상 나선다.

극단 미추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활동하다 2001년 국립극단에 합류했다.

입단 후 개성 있고 선 굵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연극 <집>의‘망나니 사위’역,

<뇌우>에서 양어머니와의 금지된 불륜과 사봉에 대한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주평’역,

<떼도적>의 비열한 도적 ‘슈피겔 베르크’역 등을 탁월하게 소화했다.


배 선 공| 최 상 설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다. 그저 튼튼한 몸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가진 자들과 이 사회에 대해 불만이 많다.


서라벌 예술대학을 거쳐 국립극단 연기인 양성소 제5기 과정을 마치고 1974년 정단원으로

위촉되어 오늘에 이른다. 역대 최장수 국립극단 지도위원 역임기간 동안 연수단원

워크샵 지도를 도맡았을 정도로 후배사랑이 남다르다.

<한만선>의 ‘안중근’역, <비옹사옹>의 ‘옹고집’역, <줄리어스 시저>의 ‘브루터스’역,

<바냐 아저씨>의 ‘사례브랴코프’역 등 선 굵고 남성적인 연기를 선보여 왔다.


■■■■■■■■■ 이강백 선생과의 인터뷰 _ (연극평론가 김명화)
                                    
신년에 이강백 선생의 <황색여관>이 인터넷의 물살을 헤쳐 나에게 도착했다.

2000년 국립극장 50주년 기념 작품으로 쓰시다 선생이 돌연 취소하시더니, 결국 올해 봄에

국립극장에서 오태석 선생 연출로 공연할 작품이란다.

공연을 앞두고 잡지 <미르>는 내게 이강백 선생을 만나 인터뷰를 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선생의 <황색여관>을 읽고 나는 좀 놀랬다.

보통 알레고리의 세계로 통칭되는 선생의 기존 작품은 관념적이고 단아하고 때론 자신의

의도를 제작진이 이해하지 못할까봐 주제가 될법한 내용은 찬찬히 설명해주시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선생은 언제나 입으시던 무채색의 옷에 갑자기 화려한 색상의

스웨터를 입으신 듯 하다.

물리적이고 폭력적인 살기와 희극성이 단정한 비유의 영토에 침입했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조금 쉽게 알려주자면 사막에 먼지를 뒤집어 쓴 낡은 집

한 채가 숨어있는 <카페 바그다드>를 떠올리고 그 집으로 들어가면 잔혹한 살기가 히죽이는

<델리카트슨>이 기다리고 있다고 연상하면 될 듯 하다.


게다가 이런 변화에 대해 작가는 침묵의 노선을 선택했다.

장막 뒤로 사라진 마술사처럼,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제작진과 관객의 몫이라는 듯

작품 안에서 해법이 될만한 설명을 통 안 해 주신다.


국립극장의 해와달 커피숍에서 선생을 만났다.

작품을 탈고하고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아서였는지 좀 까칠해 보이셨다.

나는 우선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작가의 숨은 의도부터 듣고 싶었다.


  선생은 국립극장 50주년 기념작으로 작품을 써나가다가 남의 생일잔치에 사람들이

몽땅 죽는 작품을 써도 되는지 걱정되어 작품을 중단했노라고 운을 떼시더니

자신의 숨은 의도, 초고부터 수정을 거치면서 가닥이 잡힌 핵심을 조금 들려주셨다.


“ 작품을 쓰던 무렵에 한국 사회에 곧 다가올 큰 문제가 세대 간의 갈등일 거라고

   추측했어요. 빈부 격차를 포함해서 그런 징후가 보였지요.

   크리스찬 아카데미에서는 이미 그와 관련하여 세미나를 하기도 했고, 이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종과 갈등이 나올 걸 예상했지요. ...

   알고 보면 인간은 이념이나 명분으로 싸우고 살아가는 존재는 아닌 것 같아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무얼 먹고 누구와 자는지로 투쟁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런데 공평함이 무너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작품 안에서 그런 고민을 해 봤지요.”




  2000년에 세대 갈등을 감지하였다면 무척 빠른 예감이었다.

대화 도중에 선생은 극작가로서의 자신을 ‘사냥꾼’이라고 문득 비유하였는데,

이 사람은 정말 사냥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희곡을 쓰지만 나라는 작가는 세상 보다는 언제나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편이다.

세상에 눈을 돌릴 때조차도 세상이 나에게 어떤 작용을 미칠 때에만 주목한다.

그래서 감정이 절실한 작품이야 쓸 수 있겠지만, 사회에 영향을 미칠 문제적 작품을

쓸 수 있을까. 문득 세상으로 난 창이라도 되는 듯 선생이 쓰신 안경이 탐이 난다.


선생도 공평함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갖지 못한 자는 심술이 나게 마련이다.

나는 공연히 심술이 나서 <황색여관> 안에 희망은 없지 않느냐고,

그 작품 안에 선생은 어디 계시냐고 장풍을 날렸다.

그러나 무공이 깊은 선생은 끄덕도 하지 않고 그 장풍을 나에게 되받아치셨다.


“연극이 공존의 가능성까지는 책임지지 못하더라도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어요.

  사실 인간은 당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설득되지 않는 감정의 동물이지요.


  불에 데여봐야 뜨거운 줄 알고 칼에 찔려봐야 피가 나고, 그걸 알고 난 뒤에야

  충돌을 피해가는 존잽니다. 이 연극이 아마 그 정도는 알려줄 수 있겠지요....

  사실 나는 근본적으로 이야기 밖에 있지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할 때 밖에 있어야 제대로 이야기를 꾸며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이야기와 자신 사이에 거리감이 형성되니까요. 나는 그게 진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오태석 선생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 심정을 여쭈면서 슬며시 화제를 틀었고,

  피곤한 선생의 얼굴에 반짝 생기가 돌았다.

작가의 인력 안에 연출가를 어떻게 끌어들일지, 손오공이 사방 팔천리 날아다녀도

  부처님 손 안에 있듯 동작선부터 시공간의 세세한 부분까지 당신이 모두 계산하고

  쓴 작품이어서 연출이 쩔쩔 맬 것이라고 악동처럼 재미있어 하시는
가 하면,

  오태석이라는 놀이의 대가가 <황색여관>을

  어떻게 소화하고 비틀지 벌써부터 궁금해 하셨다.


그의 흥분을 지켜보면서 나는 저 긴장이 얼마나 오랜만일까 생각해 보았다.

좋은 작품을 쓰더라도 그에 걸맞은 연출을 만나야 작품이 사는 법이다.

공연은 국립극장 달오름 소극장에서, 3월 22일부터 4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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