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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신나운 개인전-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展, 갤러리 도스 2020 하반기 공모전 ‘흐름의 틈’ 선정작가 신나운 전시회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7/09 [19:24]

갤러리 도스,신나운 개인전-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展, 갤러리 도스 2020 하반기 공모전 ‘흐름의 틈’ 선정작가 신나운 전시회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0/07/09 [19:24]

‘흐름의 틈’

2020 하반기 기획공모전 작가

신나운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展

2020. 7. 15 (수) ~ 2020. 7. 21 (화)

 

▲ 갤러리 도스,신나운 개인전-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展, 갤러리 도스 2020 하반기 공모전 ‘흐름의 틈’ 선정작가 신나운 전시회     ©문화예술의전당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2020 하반기 공모전 ‘흐름의 틈’ 선정작가 

 

            신나운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7. 15 (수) ~ 2020. 7. 21 (화) 

 

전시내용 

종이 한 장 차이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자연이 만들어내는 구조에는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작고 느린 변화가 축적되어 있다. 사람에게 우스울 정도로 찰나의 시간이 모여 탄성을 자아내는 유서 깊은 광경이 되고 그 웅장함은 우리가 밟고 있는 흙과 물의 나이에 비하면 턱없이 미약하고 짧은 순간이다.

 

신나운의 작품을 지탱하는 힘은 하루의 생존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생물의 짧고 팽팽한 힘이 아닌 그 누구의 인지도 고려하지 않은 세계의 꾸준하고 느린 힘을 닮았다. 겉보기에 멈추어있는 듯 보이는 가까운 자연의 우직함에는 셀 수 없는 시간동안 품어온 열기의 끓고 식음으로 반복된 뒤틀림이 단련한 내구도가 있다. 별 볼일 없는 물방울의 추락이 모여 종유석과 석순이라는 시대가 새겨진 기둥이 되는 것처럼 작가와 재료는 시간을 거쳐 행위와 작품으로서 서로를 증명한다.   

 

 작품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재료의 질감과 견고하고 복잡한 구조이다. 쉽게 젖고 찢어지는 얇은 종이라는 재료에 대한 상식은 작품이 지닌 특유의 색과 예상 밖의 단단해 보이는 질감과 맞물려 동굴 속의 바위나 벌집을 연상시킨다. 천장에 매달린 채로 중력을 따라 늘어지고 하나의 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며 확장된 방향성은 마치 스스로 성장한 듯 보인다. 앞서 이야기한 요소들이 자아내는 미묘한 익숙함으로 인해 형태에 대한 의구심 없이 낮선 식물처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마땅히 그래야할 법한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은 동시대에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저렴한 대량생산품 중의 하나인 휴지로 제작되었고 구조를 계획하는 복잡성의 정도와 관계없이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인위성으로 채워져 있다.  

 

 입김에도 펄럭이며 흐트러지던 휴지는 풀과 물이 다녀가고 입체형태를 지니게 되었다. 한 장의 종이는 환경의 영향에 따라 쉽게 변화하고 훼손되는 연약한 사물이지만 종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액체를 통해 도리어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채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그 정밀함을 이루고 있는 한 겹의 주름마다 작가가 할애한 집중의 숨결이 묻어있다.

 

그 호흡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복적 행위에 필요한 인내와 수양이 있으며 물질을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형태로 빚어내고자 하는 인간적인 창조의 욕망이 있다. 특유의 연약한 성질로 인해 섬세한 조절을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간단한 방법으로 확장되고 변화할 수 있기에 작품은 완결이라는 상태가 아닌 나중을 알 수 없는 긴 과정 중 어느 한순간의 형태로 지정되었다. 작가가 원하는 조형성과 무게가 관련된 내구성으로 인해 더 이상의 확장이 멈추어진 어느 시점을 편의상 완성이라 부르기는 하지만 신나운의 작품은 처음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완결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을 자연의 모습처럼 확장가능성을 암시하는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욕망과 권위가 새겨진 거대한 구조물조차 미약한 바람과 습기에 의해 어느순간 얇은 껍질처럼 바스라지고 가루가 된다. 신나운의 작품은 그에 반해 처음부터 거창하지 않은 방법과 의도로 비롯되었기에 재료가 지닌 유약한 가벼움과 복잡하지 않은 과정을 거쳐 굳어진 섬세한 견고함이 어우러지며 독특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로인해 조각 작품에서 선입견처럼 기대하기 마련인 물리적인 무게감과는 다른 육중함이 느껴진다. 

다수가 하찮게 여기며 지나치는 단순한 움직임은 반복되며 리듬을 만들어내고 리듬에서 변주가 생겨난다. 그렇게 흐른 축축한 시간을 버텨내면 사람 몸의 두께를 관통하고도 남을 만큼 깊은 감동을 주는 단단한 덩어리가 된다.  

  신나운© 문화예술의전당

Swirled Accumulation 1, 170x35x35cm, 냅킨, 노끈, 풀, 2018

 

작가약력

신나운

 

학력

런던 첼시 컬리지 오브 아트 학사 졸업, 영국

런던 CCW 파운데이션 수료, 영국

이화여자대학교 광고 홍보학과 학사 졸업, 한국

 

개인전

2020 천천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무엇들, 갤러리 도스, 서울

 

▲ 신나운  © 문화예술의전당

 

Swirled Accumulation 5, 145x40x40cm, 냅킨, 풀,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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