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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의 방

문예당 | 기사입력 2007/03/04 [22:34]

이사벨라의 방

문예당 | 입력 : 2007/03/04 [22:34]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풀어내는 개인과 역사의 비밀스런 이야기들

거짓과 비밀로 가득 찬 실존의 공간이 열린다! 춤과 음악, 대사가 절묘하게 결합된 초장르

적인 공연으로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격찬을 받은 작품


벨기에 니드컴퍼니



이사벨라의 방


   Jan Lauwers & Needcompany


이사벨라의 방은 폭발력을 지닌 작품이다. – Liberation, 프랑스




■ 일     정 :  2007년 3월 30일(금) – 4월 1일(일)

■ 시     간 :  금 - 8pm, 토 - 6pm, 일 - 4pm

■ 입 장 권  :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 주최/장소 :  LG아트센터 (지하철 2호선 역삼역 7번 출구)

■ 예매/문의 :  (02) 2005-0114, www.lgart.com

■ 연     출 :  얀 라우어스 (Jan Lauwers)

■ 출     연 :  벨기에 니드컴퍼니(Needcompany)


* 영어와 불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됩니다.

  * 공연시간: 2시간, 중간휴식 없음.








불굴의 의지와 뜨거운 열정을 지닌 ‘사막의 공주’ 이사벨라,

  20세기를 관통하는 그녀의 특별한 삶!



어느 외딴 섬의 등대지기 부부에게 입양되어 자라난 이사벨라는 양부모님이 일러준 대로

자신의 친아버지가 아프리카 탐험 도중에 실종된 ‘사막의 왕자’라고 믿었다.


그 후 바다를 동경하는 등대처럼 아프리카를 동경하며 자라난 ‘사막의 공주’ 이사벨라는

친아버지와 자신의 출생에 관한 비밀을 파헤쳐 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인류학자가 된 그녀가 결국 다다르게 된 곳은 아프리카가 아닌 파리 시내의 어느

아파트. 그 안에는 고대 이집트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건너 온 이국적인 소품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마스크와 조각상, 칼과 항아리 그리고 그 물건 하나하나에 얽혀있는 지난

날의 이야기들… 이제 아흔 살의 늙고 눈먼 여인이 된 이사벨라는 그 안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회상한다. 어느 과학연구기관의 도움으로 그녀의 뇌에는 카메라가 연결되고 그녀가

경험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들은 그것을 통해 눈 앞에 펼쳐지게 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그와 함께 끝난 두 차례의 비극적인 세계 대전, 현대 예술의

태동과 발전, 달 탐사, 극우파 정당의 약진 등 다사다난했던 20세기를 관통하는 그녀의

특별한 삶…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는 가운데 거짓과

비밀로 잉태되었던 그녀의 삶, 그 뒤에 감춰져 있던 진실은 놀라운 모습을 드러낸다.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풀어내는 개인과 역사의 비밀스런 이야기들


<이사벨라의 방>은 벨기에의 연출가 얀 라우어스(Jan Lauwers)가 자신의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수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의사였지만 인류학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로 인해 자신의 집안을 가득 채운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 아프리카의 토산품들에 둘러싸여 성장기를 보냈던 라우어스는 아버지의

작고로 그 수집품을 모두 물려받게 되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하나는 5,800여 점에 달하는 수집품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였고,

또 다른 하나는 열강의 침략 행위에 의해 원래 있던 자리에 남겨지지 못하고 유럽인의 손에

들어온 것이 자명한 그 물건들에 대한 윤리적인 고민이었다. 결국 라우어스는 이러한

고민들을 작품 <이사벨라의 방>을 통해 풀어내게 된다.



춤과 음악, 대사가 절묘하게 결합된 초장르적인 공연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격찬을 받은 작품



순백색의 바닥과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이사벨라의 방>의 무대는 주인공 이사벨라의 방이자

그녀의 실존을 지배하는 공간으로 실제로 얀 라우어스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품들로

가득 채워져 마치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그 안에서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이사벨라. 예전에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던 장소에서

떠나와 퇴색해버린 과거의 유물들은 지난 날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사벨라의 공간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쓰임새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이사벨라는 혼자가 아니다. 양부모님인 아서와 안나, 연인이었던 알렉산더와

프랭크가 그녀와 함께 하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공유한다.


벨기에의 국민여배우 비비안느 드 뮌크(Viviane De Muynck)가 주인공 이사벨라 역을

연기하는 가운데, 직접 무대에 등장하는 연출가 얀 라우어스와 8명의 무용수들은

그녀의 뇌리에 박혀있는 수많은 기억과 이미지 그리고 이야기들을 라이브 음악과 노래

그리고 춤을 통해 형상화한다.


그들이 벌이는 이야기판은 곧 흥겨운 노래판이 되고, 열정적인 춤판이 된다. 이들이 만드는

유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이들이 노래하던 멜로디 “We just go on and on and on..”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극한에 직면한 21세기, 이사벨라가 일깨워주는 삶의 열정

<이사벨라의 방>은 2004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면서

텍스트와 음악, 춤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초장르적인 공연으로서 세계 관객들의 격찬을

받아오고 있다. 사실 <이사벨라의 방>을 연극으로 보아야 하느냐, 아니면 무용이나

뮤지컬로 보아야 하느냐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예술적인 탁월함이라는 것이 무엇보다도‘당대성’과 ‘진보성’을 담보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처해있는 현실을 근간으로 하되 끊임없이 새로운 화두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장르’의 개념은 이미 중요성이 퇴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벨라의 방> 이야말로 어느 한 장르로 귀착되기 힘든 공연 예술의 총체로서

세계 공연 예술계의 큰 흐름과 이를 선도하고 있는 벨기에의 공연 예술 속에 자리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사벨라의 방>은 개인과 역사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고 우리에게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한다. 생태학적 위기와 종말론적 사조로 점철되곤 하는 금세기를 연출가

얀 라우어스는 프랑스의 사상가 츠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의 저서

제목 <극한에 직면해서>를 인용해서‘극한의 세기’라고 부른다.‘극한’이라는 것은

마치 메두사의 머리와 같아서 마주보는 이들을 돌로 변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감정적인 냉담, 정치적인 무관심, 박탈감과 소외감 등이 사회에 만연하게

되는 것이다.


라우어스는 작품 <이사벨라의 방>을 통해 약탈과 기만으로 얼룩졌던 혼돈의 20세기를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살아낸 이사벨라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극한의 21세기를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이 갖춰야 할 태도는 바로 극한에 맞서는 것이며,

이를 통해 약탈의 역사를 화해의 역사로 바꾸어갈 수 있음을 전하려 한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유례없이 유머러스하고 탁월하며 명쾌한 이 작품을 보라.

- Le Devoir, 캐나다

    

“나는 이사벨라와 함께 있는 것이 좋았어. 그녀는 진정으로 이 세상을 사랑했지만

나는 혐오했지. 세상에 온당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으니까. 난 그 어떤 가치 있는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화만 날 뿐이었어. 이사벨라는 나로 하여금 그 모든 걸 잊도록

해 준 유일한 사람이야. 삶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너무나 순수하고도 아름다웠어.

거짓의 독재에 맞설 유일한 무기였지.”    

                                    – 극 중 ‘알렉산더’의 대사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사람들의 모임, 니드컴퍼니 Needcompany, 1985 창단


니드컴퍼니는 극단 구성원도 활동 기반도 매우 국제적인 단체로 작품이 공연되는

기본적인 언어만 해도 불어, 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 등 4가지에 이르며

작품의 영감 또한 세계 곳곳의 다양한 소재로부터 얻고 있다.

니드컴퍼니(Needcompany)라는 단체명은 예술감독 라우어스가 1985년 당시 극단을

정말로 필요로 해서 창단했던 것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멤버를 선발하는데 있어 직감을 중시하는 얀 라우어스 덕분에 니드컴퍼니는

모두가 뛰어난 배우이자 무용수이고 재능 있는 안무가인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예술감독 라우어스는 단원들을 가리켜“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사람들”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 표현의 대가들이 이룩해낸 탄탄한 앙상블은 이들이 선보이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들과 더불어 니드컴퍼니를 유럽 공연예술계를 선도하는 단체로

자리잡게 해주고 있다.



벨기에 뉴 웨이브의 기수,

얀 라우어스 Jan Lauwers: 1957~

  



<이사벨라의 방>을 연출한 얀 라우어스 (Jan Lauwers : 1957~)는 벨기에의 연출가이자

미술가로서 우리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있지만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

얀 파브르 등 공연예술가들과 함께 전세계에 벨기에 예술의 붐(Belgian wave)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5년 니드컴퍼니(Needcompany)를 창단한

이후 , <ça va>, ,
beauty for me there, where human life is rare, part two>, 등과

같이 재현과 서사 위주의 기존 연극작풍에 도전하는 작품들을 발표해 온 그는

1970년대 이후 본거지인 벨기에 연극계에 불어 닥친 급진적인 변화의 바람을 주도해왔다.


미술가로서 교육받고 활동했던 그의 이력은 연극이라는 예술장르를 다루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독특한 개성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그는 예술이 에너지를 소통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예술관에 의거하여 작품 안에 다양한

에너지원을 담아내기 위해 미술, 음악, 연극, 무용에 걸쳐 다양한 표현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유쾌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주제와 적절한 긴장감을 빚어내는 다국어의 사용, 고도의 시각성

그리고 실험성으로 특징지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적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 리옹 댄스 비엔날레,

비엔나의 임 펄스 탄츠(Im Pulse Tanz), 그리고 파리의 떼아트르 드 라

빌(Theatre de la Ville), 브뤼셀의 카이씨어터(Kaaitheater),

뉴욕의 BAM(Brooklyn Academy of Music) 등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 공연장들은

라우어스와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하거나 정기적으로 작품을 초청하고 있다.


라우어스는 2000년 미국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 수여되는 ‘토니상’이라고

할 수 있는 Obie Award(Off-Broadway Theater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유럽의 교차로’ 벨기에, 세계 공연예술의 메카가 되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로 둘러싸인 작은 나라 벨기에는 지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언어적으로도 이들 나라들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그로 인해 ‘유럽의 교차로’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벨기에는 고유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일으키는데 불리할 수도 있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성의 집합소인 동시에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벨기에의 공연예술을 보면 그를 둘러싼

환경에서 비롯된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사회 분위기가 예술의 성장을 위한

훌륭한 토양이 되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 공연예술계를 살펴보면 벨기에 출신의 예술가들이 독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벨기에 현대무용 부흥의 주역으로 꼽히는 로사스(Rosas) 무용단의

안무가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Anne Teresa de Keersmaeker)는 반복을 통한

‘무용의 미니멀리즘’을 확립하며 세계 현대무용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06년 내한했던 작품 <눈물의 역사>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놀라운 파격과 상상을 뛰어넘는

실험정신으로 작품마다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내고 있는

얀 파브르(Jan Fabre)는 화가, 조각가, 극작가, 오페라와 연극의 무대 연출가,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 예술가로 활동하며‘21세기의 다빈치’로

불리기도 한다. 울티마 베즈(Ultima Vez)의 빔 반데키부스(Wim Vandekeybus)는 벨기에

무용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안무가로서 격렬한 움직임,

강렬한 영상과 음악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 질서를 초월해 폭발적인 에너지가 담겨있는

춤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알랑 플라텔(Alain Platel) 과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Sidi Larbi Cherkaoui)로

대표되는 안무가 공동체인 벨기에 현대무용단(Les Ballet C de la B)은 한 사람만을

내세우지 않고 여럿이 함께 또는 따로 작품을 만드는 젊은 예술가 집단으로서

무용수와 배우, 연주자 등 다양한 구성원 만큼이나 다양한 장르를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틀에 박힌 형식과 문법을 벗어나 무한한 상상력과 열린 시각으로 현대 사회의 일상과

그 안에 담긴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벨기에의 공연예술계는 지금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역동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재능 있는 예술가들로 넘쳐나고 있다.


기존 예술의 형식과 전통에 대한 전복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다양하고 과감한 실험들이

시도되며, 열린 시각으로 활발히 소통하고 교류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연극이냐 무용이냐

하는 근대적인 장르 개념 역시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이렇게 당대의 흐름을 넘나드는 젊은 예술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는 벨기에는 새롭고도

과감한 매력으로 오늘날 세계 관객들의 까다로운 취향과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며

찬란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사벨라의 방> 줄거리


태어나 바로 고아원에 맡겨졌던 이사벨라는 어느 외딴 섬의 등대지기인 아서와 안나

부부에게 입양된다. 하루의 대부분을 술에 취해 보내는 이들은 이사벨라에게

그녀의 친아버지가 아프리카 탐험 도중에 사라진 ‘사막의 왕자’라고 말한다.

이를 믿는 이사벨라는 친아버지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보기로 결심한다.

늘 우울해하던 양어머니 안나는 어느 날 침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고, 그녀를 잃은

슬픔에 더욱 과하게 술을 마시던 양아버지 아서는 이사벨라를 두고 섬을 떠나버린다.


뒷면에 파리의 주소가 적힌 어떤 남자의 사진 한 장과 그가 죽은 후에만 열어볼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남긴 채… 그 사진이 자신의 친아버지와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

이사벨라는 사진에 쓰여져 있는 주소를 찾아 파리로 떠난다.


주소에는 그녀의 이름으로 된 아파트가 있었고, 방 안에는 이집트와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수천 개의 수집품과 책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 곳으로 거처를 옮긴 그녀는 소르본느 대학에 입학해 아프리카를 연구하는

인류학자가 된다.


초현실주의 미술이 전성기를 누리던 1930년대 후반의 파리,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자주 들르던 서점에서 책을 읽던 그녀는 실수로 권총을 떨어뜨린 남자에

의해 총상을 입는다. 그리고는 그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는 이사벨라의 두 번째 남자

알렉산더. 이미 부인과 아이들이 있었던 알렉산더는 이사벨라를 사랑하지만

자유와 아프리카를 동경하는 그녀를 자신에게 묶어둘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 시기에 이사벨라는 양아버지 아서가 남겼던 편지를 열어보고 아서와 안나가 자신의

친부모님이었으며, 이들에게는 그 사실을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슬픈 비밀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한편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2차 대전에 참전한 알렉산더는 일본군 포로로

잡혀 히로시마의 미쯔비시 광산으로 보내지고, 그 곳에서 원자폭탄 투하와 이로

인해 벌어진 지옥 같은 참상을 목격한다. 전쟁이 끝나고 파리로 돌아와 점점

미쳐가기 시작하는 알렉산더, 그에게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이사벨라만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그러던 1950년대 후반 이사벨라의 눈은 총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점점 멀게 된다.


1970년대 중반, 이사벨라에게 세 번째 남자 프랭크가 나타난다.

16살의 프랭크는 69세의 그녀로 하여금 진정한 쾌락을 다시 맛보게 해주며

삶의 열의를 되찾아주는 존재가 된다.


1980년대 초 프랭크는 아프리카를 향한 이사벨라의 열정에 감화되어 아프리카로 간다.

적십자에서 일하던 프랭크는 활동 중 총상을 입게 되고, 그 소식을 들은 이사벨라는

곧바로 아프리카로 간다.

평생을 동경해온 아프리카 땅을 밟게 된 이사벨라.

그러나 상태가 심각해진 프랭크로 인해 그녀는 불과 몇 시간 만에 그와 함께 유럽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게 되고, 비행 도중 프랭크의 죽음을 맞는다.


앤트워프에서 치뤄진 프랭크의 장례식은 그가 흑인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극우 청년들의

난동으로 혼란에 휩싸인다.

그리고 1990년대, 이사벨라는 이제 생계를 위해 수집품들을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모든 사람들이 떠나간 가운데 이사벨라는 단지 ‘사막의 왕자’만이 자신의 곁에

남아있음을 깨닫는다.

그의 이름은 펠릭스(Felix). 그것은 죽은 언어로 ‘행복’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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