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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송경화 개인전 -'생의 감각'展, ,Gallery DOS, 송경화 "그냥, 어떤",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8/20 [17:29]

갤러리 도스, 송경화 개인전 -'생의 감각'展, ,Gallery DOS, 송경화 "그냥, 어떤",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0/08/20 [17:29]

짧고 무겁게 문지르거나 빠르고 건조하게 휘두른 붓질은 관절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지 않게 절제되어 있다. 그로인해 선의 방향성이 어떤 이야기로 시선을 이끄는 지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붓질을 하는 사람의 의도된 행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규칙적인 운동이 중첩된 효과가 연상시키는 도시의 광경으로 감상을 유도한다.

 

넓은 면적으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트로크는 도시의 구역을 구분 짓는 도로와 표지판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선을 작위적으로 끌어당기지 않을 만큼 굳건한 뼈대처럼 화면을 지탱하고 있다.

번갯불의 줄기처럼 갈라지며 캔버스 표면 구석구석 새겨진 색상의 향연은 동시대 도시의 밤풍경을 밝히는 차량의 행렬과 네온사인처럼 활기와 소음으로 채워져 있다. 

    

 

송경화 ‘생의 감각’展

2020. 8. 26 (수) ~ 2020. 9. 1 (화)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송경화 ‘생의 감각'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8. 26 (수) ~ 2020. 9. 1 (화) 

  © 문화예술의전당

 

전시내용 

 

소음이 모여 리듬으로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혀를 적시고 피부를 포근하게 하는 넘치는 안락함은 생존에 불필요함에도 사람을 즐겁게 한다. 텅 빈 즐거움은 빠르게 지나가고 더 큰 갈증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연하고 끈적이게 만든다. 하지만 사람이 앞서 이야기한 쉽고 빠른 쾌감을 넘어서는 타인을 향한 즐거움과 시대를 거쳐 전해지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까닭은 창조를 통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손바닥의 플라스틱조각에 세상을 담아내고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시작에는 진흙을 주무르고 사물의 표면에 물감을 칠하는 단순한 마찰과 충돌이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사건과 사건사이에 존재하는 통로의 구석을 바라본다. 좁은 창문을 통과해 층사이의 계단에 드리운 미약한 빛은 일기에 조차 기록되지 못하는 평범함 아래에 가려져 있지만 송경화는 그 작은 흔적에서 작품에 불씨가 되는 따끔한 영감을 본다. 사물의 표면에 반사되는 빛의 산란을 창틀의 그림자가 만든 그리드가 제어하듯 불규칙적으로 흐르고 번지는 물감의 표현은 기하학적인 형태로 화면에 도장처럼 존재하는 단단한 구조로 정돈된다. 다양하고 복잡하게 재단된 시각언어와 그 정밀한 규칙의 경계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생물들의 유동성은 작품의 표면에 튀기고 흐르며 때로는 서로 뒤섞인 채 작은 혼돈으로 화면을 채운다. 이렇게 화면 곳곳을 어지럽히는 파격들이 모여 도로의 표식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단순한 형태와 만나며 색에 걸 맞는 박자를 형성한다. 음악성이 드러나는 회화들이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악기의 음색에 해당되는 여러 색상으로 표현함과 다르게 송경화의 회화는 표현방법과 형태가 한정적인 대신 속도의 변화에 비중을 두었다. 따라서 구체적인 멜로디가 떠오르는 음악성이 아닌 오늘의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연상할 수 있는 시간대와 사건이 가져오는 익숙한 소음과 온도를 체험할 수 있다. 

 

 짙은 바탕 위에 흩뿌려진 높은 채도의 물감은 작품을 제작하는 당시 화면을 여려 방향과 각도로 회전시켰기에 중력과 물감의 농도차이에서 비롯된 점성이 드러나게 흐르며 도구로 제어하지 않은 자연스럽게 구불거리는 선을 만들어낸다.

 

  © 문화예술의전당

 

짧고 무겁게 문지르거나 빠르고 건조하게 휘두른 붓질은 관절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지 않게 절제되어 있다. 그로인해 선의 방향성이 어떤 이야기로 시선을 이끄는 지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붓질을 하는 사람의 의도된 행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규칙적인 운동이 중첩된 효과가 연상시키는 도시의 광경으로 감상을 유도한다. 넓은 면적으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트로크는 도시의 구역을 구분 짓는 도로와 표지판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선을 작위적으로 끌어당기지 않을 만큼 굳건한 뼈대처럼 화면을 지탱하고 있다.

번갯불의 줄기처럼 갈라지며 캔버스 표면 구석구석 새겨진 색상의 향연은 동시대 도시의 밤풍경을 밝히는 차량의 행렬과 네온사인처럼 활기와 소음으로 채워져 있다. 

    

 송경화의 작품에는 화면을 분주하게 채우고 가로지르는 어깨의 움직임과 액체의 유동성으로 가득하지만 복잡하거나 난해한 이미지가 아닌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원초적인 도시의 얼굴이 담겨있다. 손바닥 위에서 빠르게 알아볼 수 있는 디지털의 이미지가 아닌 작가의 시선과 물리적 재료를 거친 작품은 모두가 알고 있는 광경도 예술가가 지닌 개인적인 감상과 느린 노동을 통해 더 깊고 진한 향을 지닌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 문화예술의전당

▲ 송경화  © 문화예술의전당

▲ 송경화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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