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조리하군 - 채윤일 연출
문예당 | 입력 : 2007/08/16 [19:27]
로물루스 대제 혹은 노무현 대통령, 보아와 윤이상의 아들 , 개판의 시대, 깽판의 미학
“결국 당신은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통치자가 되었군요!" ‘문화게릴라’ 이윤택과
‘감성과 개성의 공존’ 채윤일의 만남!
극단 [쎄실] 창작극 시리즈 19
2007 게릴라극장 중견연출가전 4
2007 동아연극상 참가작
뒤렌마트•작/이윤택•번안, 재구성/채윤일•연출
“결국 당신은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통치자가 되었군요!"
정말 부조리하군 - 이윤택 작 ,채윤일 연출-개판의 시대, 깽판의 미학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8월 29일,서울 대학로 ‘게릴라 극장’에서는
<정말, 부조리하군>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일시: 2007년 8월29일 ~ 9월 30일
화~금: 8시/토요일•공휴일: 4시, 7시/
일요일: 4시/월요일 공연 없음
**프리뷰(8월 29, 30, 31일 3일간)기간, 전 좌석 50% 할인
곳: 게릴라극장(Tel. 763-1268) www.stt1986.com
입장료: 일반 3만원/대학생 2만원/중고생 1만 5천원/단체 20%할인
출연: 이백구, 배성호, 주호수, 송인경, 최규하, 서만동, 이장원, 김낙균, 지건우,
박상협, 신선희, 김설, 김주희
무대/의상 디자인: 양수경ㅣ무대제작: 김경수ㅣ의상제작: 김미숙ㅣ조명디자인: 조인곤ㅣ
영상제작: 조성희ㅣ소품제작: 박민선ㅣ특수분장: 문정아ㅣ무대감독: 이경섭ㅣ
조연출: 이자순, 오연주, 권태우ㅣ홍보: 김태주ㅣ포스터디자인: 최지웅ㅣ
기획&제작: 채윤희, 극단 쎄실, 게릴라극장ㅣ
후원: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서울문화재단
https://youtu.be/vV5vmle7k-k
1. 작품이슈
하나, ‘문화게릴라’ 이윤택과 ‘감성과 개성의 공존’ 채윤일의 만남!
2007년 화제의 중심에 선 문제작
삶과 죽음의 한판 굿판을 세련된 무대언어로 다듬은 1989년 <오구-죽음의 형식>,
강간사건을 통해 남성중심적 사회 속 여성문제를 바라본 1990년 <혀>, 그리고 권력의
부도덕과 허망함을 시적 무대로 표현한 1993년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에 이르기까지.
문화, 사회, 정치, 경제 등에 대한 두 사람의 해박한 해석과 시대를 앞서가는 충격적인
표현 양식은 작품성에 대한 신뢰와 인정을 더불어 사회적 이슈를 일으키고 무수한 논란을
제시했다. 작가로서의 이윤택과 연출가로서의 채윤일, 두 사람의 만남은 문화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근 15년 만에 다시 손을 잡고 세상에 내놓는 <정말, 부조리하군>은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이미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작품이 담고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주제와 그것을 표현한 파격적인 무대언어는 이전 작품들 못지않게 또 한 편의
문제작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둘, 연극의 사회성 재고, ‘정치극’의 부활!
예술가의 시대적 소명을 실천한 가장 차별화된 무대
연극은 본디 사회성을 가진다. 그리고 그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정치극이다.
국가가 창궐한 곳 어디든 국민들을 대변하여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었던 것이 연극이며
그것은 정치극(政治劇)이라는 형식으로 개발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군사정권 시대에는 국민들의 자유와 민주와 인권을 위한 정치극들이
만발했으나 민주주의 사회가 도래한 이후 종적을 감췄다.
근래 한국연극은 개인사적인 일상과 언어유희와 소비주의적인 모습으로 변해갔다.
정치극의 부재(不在)는 곧 예술인들의 소멸, 동시에 예술성의 부재(不在)를 의미한다.
예술인으로서의 연극인들이 정치극의 부활을 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 정권에 대한 따끔한 일침과 국민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야말로 한국 연극인들의 시대적 소명이라 할 수 있다.
<정말, 부조리하군>은 연극의 사회성과 정치성의 부활이 절실함을 인식한 작가와
연출가가 함께 만든 무대이다.
때문에 근래 어떤 공연과도 차별되는 치열한 연극정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뚜렷한 주제의식이 살아 꿈틀대는 역동적이고 뜨거운 무대, 그것이 이번 작품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셋, 현 정권에 대한 촌철살인적 풍자!
중도통합과 프로파갠더 사이, 균형의 미학
<정말, 부조리하군>은 문제적 작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를 원형에 두고 있다.
패러독스를 기본 정신으로 정치와 사회문제에 대한 통렬한 풍자, 적나라한 진실의
폭로 등 <로물루스 대제>는 정치극에 대한 갈망을 해소해주는데 매우 적절한 그릇이 된다.
또한 ‘국가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통치자’의 묘사는 다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정세와 별반 다르지 않으며 또한 묘하게 닮아 있다.
그러나 <정말, 부조리하군>은 작가 이윤택의 촌철살인적 풍자와 채윤일의 문학성 넘치는
무대 해석의 조화로 작품의 정치성에 앞서 연극이라는 예술 그 자체로 바라보도록 한다.
그리고 중도통합의 미온적 자세나 파당적 프로파갠더의 선동적 자세 사이에서의 균형을
잡아, 현 정치계와 통치자에 대한 옹호와 비난에 대한 해석과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는 일방적인 강요나 종용이 아닌 작품에 대한 열린 해석의 여지를 전달하여 오랜만에
관객과 평단, 여론간의 풍부한 논쟁의 장이 되고자 하는 의지라 할 수 있다.
넷, 로물루스 대제 혹은 노무현 대통령, 보아와 윤이상의 아들
풍자의 극한을 달리는 캐릭터의 현란한 향연
‘황제 역을 연기하는 작가, 키 작은 사내, 서기 476년 서로마에서 온 기병대장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 황제의 부인 율려, 황제의 딸 보아, 에드리안, 혹은 윤군,
골동품상인 아폴리온, 사업가 케자르 루프, 비서실장, 국방장관, 흉상, 요리사’
연극에 등장하는 현란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정말, 부조리하군>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작가의 꿈 속 혹은 그 어딘가 쯤인 무대에는 로마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일 수도,
혹 현재 한국의 통치자 노무현 대통령일 수도, 아니면 어느 나라 어느 통치자일 수도
있는 작가가 등장한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에서 희랍비극 <안티고네>를 배우고 대중음악에 심취한 황제의
딸 ‘보아’와 윤이상의 아들이자 소설가 황구라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월북한
애국청년 ‘윤군’은 연인으로 설정되었다.
이 외에도 현대판 기모노와 남자치마를 개발해 세계적인 사업가로 변신한 디자이너,
백두산 일대에 조성될 관광단지에 이순신 동상을 팔려는 골동품상인 등이 쉴새 없이
실소와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다양한 웃음을 유발하는 인물들의 상징과 대사 하나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가 정세와
국제 정세, 인류가 지구에 살게 된 이래 계속되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대한 해박함이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상징과 은유를 모두 이해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한 풍자의 최고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 작가의 말
부조리한 정치극
번안•재구성 이윤택
부조리극이 등장하는 이유는 현실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실이 균형감각과 이성을 잃고 진흙탕 같은 세상을 펼쳐 놓을 때, 작가들은 조리정연한
언어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절망적 인식에 빠진다.
이때 개판의 시대에는 깽판의 미학으로 응전한다는 부조리극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21세기 벽두를 지나가고 있는 한국사회는 전시대와 분명히 구별되는 탈근대
탈중심성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지식과 사회가 겉도는 혼돈 상황을 드러낸다.
혹자는 인문주의의 추락과 천민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비관적 인식에 빠져들고,
다른 편에서는 전시대적 권위주의 시대가 붕괴되면서 겪는 건강한 혼돈으로 파악한다.
비관적이든 희망적 징후이든 지금의 한국사회가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정치적 혼돈기에 작가들은 어떤 입장에 서게 되는가?
여기서 작가들 또한 나름의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되고, 다양한 관점을 지닌 작가들의
언어가 혼돈된 세계 속을 파고들면서 현실을 정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인다.
여기서 지금의 한국연극은 대단히 불건전한 환경 속에 놓여 있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이 들끓고 있는데, 한국연극은 더 이상 들끓는 거대담론으로 혼돈된 세계와 맞서지
않는다. 문화예술의전당 개인사적 일상과 사적 언어유희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보다 더 불온한 연극 환경은 없다. 연극은 본래적으로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극 작가의 정치성은 현실 정치와 구별되는 상상력과 균형감각의 산물이다.
그 점에서 작가는 이중적 압력 속에 놓이게 된다.
작가가 현실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되면서 파당적 프로파갠더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고,
그렇다고 이쪽과 저쪽을 화해시키거나 중도통합적 사고를 하게 되면 이것 또한 비정치적
비변증법적 사고에 다름 아니다. 이때 작가에게 부여되는 책무는 먼저 혼돈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그리고 누구 편도 아닌 스스로의 편이 되어 스스로의 관점으로 미래를 제시하는 외로운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제 한국의 작가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혼돈된 세계에 개입하는 입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번 번안•재구성 작업의 방향이 되었다.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현대 부조리극은 베케트, 유진, 이오네스코 등 불어권 계열의
극작가, 그리고 뒤렌마트, 막스 프리쉬 등 독어권 계열의 부조리극 작가들을
배출해내었다.
뒤렌마트는 피스카토르, 브레히트 등 독일어권 현대극이 강력한 정치극적 성향을 드러낼
때 활동한 극작가다. 그러나 뒤렌마트는 피스카토르의 공격적 상상력과 구별되고,
브레히트의 사회 교육적 연극관과도 구별되는 독특한 정치적 허무주의를 극단적으로
드러낸 극작가이다.
그는 혼돈된 세계가 정화되기 위해서는 절망적인 세계를 절망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는 극작가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대단히 비관적이고, 반대급부적으로 그의 언어는 대단히 유희적이다.
우울한 희극, 혹은 명랑한 비극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그의 작품이 왜 새삼스럽게
지금 이곳의 연극으로 수용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번안작업을 끝마쳤다.
3. 연출의 말
작가가 꾼 황당한 꿈
-좌•우, 남•북을 뛰어넘어서-
연출 채윤일(연극연출가/극단「쎄실」대표)
작년 가을이었다.
이윤택 씨가 나에게 물었다.
“왜 요즘은 작품을 안 하느냐”고.
“마음에 드는 창작희곡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
“어떤 희곡을 원하느냐”고 되물었다.
"정치극을 하고 싶다“고 다시 대답했다.
“좋다, 그럼 내가 써 보겠다”고 했다.
“이왕 써줄 거면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를 번안•재구성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의했고 승낙을 받았다.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정말, 부조리하군>이다.
이윤택 씨가 독일에 머물면서 초고와 함께 보내온 ‘작가 서문’을 소개한다.
작가 서문
생각이 잠 속으로 끼어 들어와
계속 흔들어 깨운다
하루 종일 알렉산더 광장 주변을 걸어 다니며 구입한 잡동사니들—먹을 거리, 새로 산
운동화, 19유로로 바겐세일 한 뱃살 빼는 운동기구, 역시 9유로로 바겐세일 해서 산
여배우 헬레나 바이겔 사진첩, 작곡가 쿠르트 바일 바이오그라피--을 들고 4층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다리 관절은 아프고, 예전에 다친 오른쪽 발목은 시큰거리고, 몸은
그대로 침대에 무너져서 코를 고는 형국인데
나의 생각은 코고는 소리까지 뚫고 들어와 두개골 뚜껑을 여는 것이다.
Was machen Sie in Deutshland? Ich lerne Deutsch
그리고 나는 속으로 웃는다. 인터뷰하는 독일여자도 웃는다.
이 나이에 독일어를 배워서 뭣하누?
차라리 지쳐 죽게 된 인문주의자의 긴급 피난! 이라는 말을 쓰고 싶은데 독일어는
생각나지 않고 서기 476년 3월 서로마의 기병대장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가 지쳐 다
죽게 된 말을 타고 내 잠 속에 도착한다.
그는 이-메일을 타고 전송된 아메리칸 씨어터의 젊은 편집자 레나의 서면 인터뷰를
끄집어 낸다.
당신의 작품에는 한국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정작 한국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분단을 넘어서.......
나는 짧게 답변을 생각하고 다시 잠이 드는데
갑자기 뒷골에 불침을 맞은 느낌을 받고 벌떡 일어나 앉는다.
내 손에 아슬아슬하게 끼어있는 담배가 내 뒤통수를 지지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어느새 담배를 피워 물었지? 투덜거리며 일어나 방안을 서성거린다.
황폐하고 텅 빈 느낌
벽에는 낯선 흉상, 철 지난 티뷔, 그럴 듯하게 꽂아 놓은 책들, 부서질 듯 흔들거리는
나무의자와 탁자, 채윤일 형이 보내온 독일어권 극작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
공항에서 구입한 <로마쇠망사>, 그리고 낡은 노트북이 탁자 위에 놓여져 있다.
나는 노트북을 열고 뒤렌마트 작 <로물루스 대제>를 고쳐 읽는다.
2006.11.27
2006. 12.3 초고 끝냄
이렇듯 황당한 정치극 <정말, 부조리하군>은 독일 작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를
번안•재구성한 작품이다.
‘로물루스 대제’는 게르만의 침공 와중에서도 한가하게 닭이나 키우고 역사 공부에나
매달렸다는 서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다.
작가는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와 오늘날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뒤죽박죽 뒤섞어
현실의 부조리함을 황당극으로 풀어낸다.
작가의 꿈 속으로 서기 476년 서로마 제국의 기병대장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가 지친
말을 타고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꿈 속에서 황제가 된 작가는 무능한 데다가 제국을 지키고자 하는 의욕조차 없는 철저한
허무주의자로 묘사되고 있다.
극 속 ‘로물루스 대제’와 우리 통치자의 언행이 겹쳐 보이면서 풍자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이 연극의 주제는 아니다.
좌와 우, 남과 북을 뛰어 넘어 보는 것이 작가의 꿈이다.
‘분단을 넘어서…’
나의 꿈이기도 하다.
4. 원작자&원작 소개
원작자: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renmatt, 1921~1990)
스위스 태생. 신학, 독문학,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스케치화가, 동판조각가,
연극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다가 극작가로 전향했다.
전통적 비극을 부정하고 부조리극을 추구, 희극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으로 비극을 전달할
수 있다는 취지 아래, ‘오늘날 가능한 것은 희극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관객의 충격이나 부정적 반응과 관계없이 괴상한 과장, 통렬한 풍자, 적나라한 진실의
폭로, 비뚤어진 사회와 정신을 역설적으로 제시했다.
<로물루스 대제>(1952) <미시시피씨의 결혼>(1952) <천사 바빌론에 오다>(1953)
<노부인의 방문>(1956)<물리학자들>(1962) 등 문제작들을 발표했다.
우울한 희극, 명랑한 비극
-<로물루스 대제>에 관하여-
<로물루스 대제>는 서기 476년, 게르만족의 대공세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대제’라는 역사 속 실존인물을 모델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역설과 패러디, 풍자와 반전의 묘미가 압권인 ‘비역사적 역사 희극’으로 1949년
스위스 바젤극장에서 초연되어 뒤렌마트에게 극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주었다.
제1막 “로마는 수치스런 황제를 가지고 있다”,
제2막 “이런 황제는 없어져야 한다”,
제3막 “게르만이 쳐들어오면, 그들을 들어오게 하라”,
제4막 “이로써 로마 제국은 끝났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서기 476년 3월 15일 아침,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가 머물고 있는 남부
캄파니아 황제의 별장에 기병대장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가 게르만족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가지고 도착한다.
이틀 밤과 낮을 쉬지 않고 달려온 그는 게르만족의 진군을 계속해서 알리지만 황제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병사들은 도망 가고 국고는 비었지만 황제는 국가를 방비하는데 관심이 없다.
오직 양계 사육에만 정열적으로 임한다.
로마의 위대한 인물들의 이름을 가진 닭들이 알을 얼마나 잘 낳는지 살피고 또 그 알들을
먹는 것 이외에 하는 일이 없다. 한편 오직 자신만이 게르만족을 돈으로 매수하여
로마를 구할 수 있다는 바지공장 주인 케자르 루프는 로마를 구해주는 조건으로 황제의
딸인 레아 공주와의 결혼을 원한다.
모든 사람들이 로마의 멸망을 막기 위해 결혼을 종용하지만 로물루스 황제는 무력으로
유지한 로마가 망하더라도 사랑 없는 결혼은 절대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로마는 게르만족의 손으로 넘어간다.」
조국을 구해야 한다는 신하의 고언에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수백 년을 희생해 왔으니 이젠 국가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할
차례”라고 말하며 “제국을 멸망시키는 것, 그것이 나의 유일한 정치적 선택”이라
주장했던 ‘로물루스 대제’.
<로물루스 대제>는 그의 행위가 결국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로마를 구원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통치 행위’일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 로마제국의 멸망이라는 명백한 역사적 비극과 제국의 멸망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통치자라는 아이러니함을 통해 국가적인 양심이란 무엇이며 국가의 대표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제기한다.
이런 기발한 착상과 역설, 일반적인 애국심에 대한 조롱과 통렬한 사회풍자는 비극과
희극의 유기적인 공존을 완성시켰고, 이후 뒤렌마트 일련의 작품들을 우울한 희극,
명랑한 비극이라 일컬어지게 만든 초석이 되었다.
뒤렌마트를 희비극의 정착자라 일컫고 <로물루스 대제>를 희비극의 전형이라
손꼽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있다.
5. 줄거리.......
......(를 위한 안내)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 그것이 나의 유일한 선택이다.”(마르그리뜨 뒤라스)는
불어권 작가의 소설책 뒤 표지 문구를 우연하게 읽은 작가는 동시에 배달된 조간신문을
읽다가 독일어권 작가와 한국적 상황이 백 년이란 시간과 공간을 단숨에 뛰어 넘어
만나는 것을 느낀다.
마침 “당신의 작품에는 한국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정작 한국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아메리칸 씨어터의 젊은 편집자 레나의 이메일 전송문을 읽는다. 그리고,
“분단을 넘어서......”
라고 짧게 답변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데, 급기야 작가의 잠 속에 <서기 476년 3월
서로마의 기병대장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가 지쳐 다 죽게 된 말을 타고> 도착하면서
이 극은 시작되는 것이다.
작가는 잠 속에까지 스며드는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소설과 뒤렌마트의 희곡과 한국
신문을 읽는 것이고, 그러면서 한편의 연극을 읽어 나가는 것이다. 그의 잠 속에
끊어지지 않고 끼어드는 연극은 <로물루스 대제>이고, 동시에 신문에서 읽은 지금 이곳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연극 읽기와 세상 읽기가 뒤섞이고, 꿈과 현실이 교차되는 상상력의
교란 현상을 기록한 대본이다.
6. 캐스트
황제 역을 연기하는 작가 역: 최규하
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 모노드라마 <심판>
이미지 음악극 <동물농장"RED"><리틀말컴><배우우배><이구아나> 외
키 작은 사내 역: 주호수
연극 <연어> <가족> <달아 높이 곰 돋아샤> <백두거인> <춤추는 아이들>
영화 <화려한 휴가> <야수와 미녀> <B형 남자친구>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외
스푸리우스 티투스 맘마(서기 476년 서로마에서 온 기병대장) 역: 이백구
연극 <정조대왕><문중록><우동 한 그릇><신용사회><이상의 날개><엘렉트라><무진기행>
<열대야><광해유감><아프리카><도라지> 외
율려(황제의 부인) 역: 신선희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취선록><저 청솔가지 끝에 달아><동지섣달 꽃 본 듯이>
<강산미인도> 외
보아(황제의 딸) 역: 김주희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에드리안, 혹은 윤군 역: 서만동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메데이아><메데이아 콤플렉스>
2006 신춘문예<가출소녀 우주여행기>
뮤지컬<십이야><세익스피어의 여인들> 외
아폴리온(골동품상인) 역: 김낙균
연극 <갈매기><리어왕><햄릿><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서울시민1919><조선밀사 사명대사>
<시골선비 조남명><서툰 사람들><숙희 정희><순도 100% 한국청년>
뮤지컬< 쌍생><천국과 지옥> 외
케자르 루프(사업가) 역: 이장원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아! 남한산성>
<카츄사의 노래><물고기 남자> 외
비서실장 역: 박상협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우동 한 그릇>
<아! 남한산성><보시니 좋더라> 외
국방장관 역: 배성호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매일 자수하는 남자><왕은 죽어가다>
<리시스트라테><황구도> 외
흉상1(비서) 역: 송인경
연극 <산불><트랜스 십이야><S고원으로부터><더 덴티스트><용의자와 토크쑈>
<걸리버 여행기><헛소동>
독립영화 <1997년 여름> 단편영화 장편영화 <날아라 허동구> 외
흉상2(비서) 역: 김설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요리사 역: 지건우
연극 <남자의 미래><쥐구멍에 볓뜰날><절름발이 천사><지하철의 연인들>
<두 남자를 사랑하는 법>
단편영화 <불꽃놀이><이카루스><어게인> 외
7. 극단소개
1976년 창단한 극단「쎄실」은
정하연의 <이상의 날개>,
정성주의 <장생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현화의 <안개> <누구세요> <산씻김> <카덴자> <불가불가>,
이윤택의 <오구-죽음의 형식>, <혀>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오, 맙소사!> <진땀흘리기> 등
주로 창작극에 관심을 가져온 극단이다.
국내 활동은 물론 1991년 <카덴자>(이현화•作/채윤일•演出)로 일본 동경 '타이니 엘리스
페스티발'에 참가하였고 1998년에는 역시 이현화의 <산씻김>으로 ‘세계연극 페스티발’
공식 초청돼 스위스 4개 도시(라시드뽕, 제네바, 취리히, 벨린쵸나)를 순회공연하여
유럽에 우리 창작극을 소개한 바 있다.
이현화의 <불가불가>로 1987년 <서울 연극제>와 88년 <서울 국제 연극제>에 참가하여
"한국 백상예술대상-대상, 작품상, 희곡상", "동아연극상-작품상"을 수상하였고,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는 1995년 제19회 서울연극제에서 희곡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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