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기다리며 - 임영웅 연출
문예당 | 입력 : 2007/08/18 [17:37]
“'고도'씨가 오늘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말 끔찍하다”“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 해” “'고도'씨가 오늘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 해” 산울림 제 124회 정기공연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 -S. Beckett-
초연으로부터 38년!
이번 공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억류된 피납자들의 상황을 연상하고 그들의 구
원을 염원하며 연습하고 막을 올린다.
작가는 2차 대전 중 은신처에서 해방되기까지 이 작품을 구상했다.
일시 : '07년 8월 21일 ~ '07년 10월 21일
화 수 목 금 7시 30분/ 토 3시, 7시 30분 / 일 3시 / 월요일 쉼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 : 일반 30,000원 / 학생 20,000원 할인 : 단체 할인 20% (10명 이상)
주최 : 극단 산울림
예매: 02- 792- 1611~2 [문.예.당] 티켓담당
문의 : 334-5915/ 5925
제작⦁연출/임영웅 기획⦁번역/오증자 원작/사뮈엘 베케트
출연/전국환, 박상종, 이영석, 전진우, 정기용
미술/박동우 조명/김종호 작곡/이건용 의상/이규태 사진/유희정 기획실장/김진만
“따로 • 또 함께” 다섯 번째 공연 고도를 기다리며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22주년을 맞아 산울림의 연출가 임영웅과 함께 주목 받는
오늘의 젊은 연출가 김광보, 이성열, 김진만 등이 의욕적인 무대로 펼치고 있는
산울림의 새로운 도전 “따로⦁또 함께” 의 다섯 번째 무대로 극단 산울림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사뮈엘 베케트의 노벨상 수상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8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한다.
1969년 12월 초연한 이래 38년 동안 계속 공연되어 오는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국내에서 각종 연극상 13개를 수상하면서 아비뇽, 더블린,
그단스크, 도쿄 등 해외 페스티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명작 무대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억류된 피납자들의 상황을 연상하고
그들의 구원을 염원하면서 연습하고 공연하는 무대로, 관객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작가는 2차 대전 중 은신처에서 해방되기까지 이 작품을 구상했다.
작품에 대하여
초연 당시엔 격렬한 논쟁을 유발시킨 문제작!
50년이 지난 지금은 20세기의 고전!
‘기다림’의 연극, 연극적 기다림
약속, 만남, 그리고 기다림의 놀이
나무 한 그루뿐인 어느 시골길에서, ‘고도’라는 인물과의 약속을 위해(다시)만난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 지루한 기다림, 그 과정에서 잠시 스쳐가는
포조와 럭키라는 기괴한 인물들, 끝내 연기되는 약속, 그래도 반복되는 기다림...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은, 몇 줄로 그럭저럭 요약될 수 있는 이 연극의 ‘줄거리’는
물론 그 이면의 본질적인 상황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연극에서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 ‘기다림’은 언제나 그것의 대상과
목적을 상정하고, 그 기대가 배신되건 이루어지건 간에 늘 어떤 상황의 완결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고도>의 기다림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고, 더욱 부조리한 것은 약속의
시간도, 장소도, 목적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상도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오지도, 가지도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정말 끔찍하다”는
에스트라공의 푸념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총체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들에게 보다 시급한 것은 ‘지금-여기’의 상황을
메우고 견뎌내는 일이다.
잠시라도 의혹과 좌절의 순간들을 벗어나기 위해, “생각하지 않기 위해”(에스트라공).
<고도>의 희극성은,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러한 절망적인 인식으로부터 비롯된다.
‘나’의 존재를 둘러싼 모든 부조리함이 극복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안에서 그 방식대로
‘나’도 자유롭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이 모든 상황이 하나의 우스꽝스러운 서커스라면, 코미디라면, 결국 ‘연극’이라면,
‘나’도 ‘배우’로서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고고와 디디가 벌이는 다양한 ‘놀이’들(핑퐁처럼 주고받는 대화들, 만남을 축하하기,
인사하기, 욕하기, 반대말 하기, 화해하기, 모자놀이, 포조와 럭키 놀이...)은,
자신의 존재를 하나의 ‘역할’로 받아들이면서 무의미를 견뎌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사실, 그 외에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맥락에서, 베케트가 <고도>를 쓰면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역에 당대의
최고 희극배우였던 챨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을 염두에 두었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 해”라는 말은, 마치 거역할 수 없는 마법의 주문처럼,
고고와 디디를 다시 그 지루한 ‘기다림’의 현실로 불러들인다.
<고도>의 축을 이루는 ‘기다림’, 그리고 그 과정 속의 인물들에 대해 모두 이해한다
해도, 이 연극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의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고도」에서 가장 결핍된 부분은 정작 ‘고도’가 아니던가?
“내가 고도가 누구인지 알았으면 작품에서 밝혔을 것이다”라고 짐짓 시치미를 떼는
베케트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 것인가? 바꾸어 생각해 보면, ‘고도’가 누구,
혹은 무엇인지는 애초에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거나, 더 나아가서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고도’가 아무 데도 없고 또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이 아이러니 자체가 이 연극을
이해하는 핵심이 아닐까? ‘기다림’의 상황으로부터 시작되고 그것에 의해 닫혔다가
다시 반복되는 이 연극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기다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기다리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그러나 베케트는 <고도>를 통해 어떠한 교훈도, 대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고도가 온다 해도, 그것이 고고와 디디에게 구원과 단죄 중 어느 쪽인지조차 명백하지
않다(고도가 지닌 양면성은 작품 곳곳에 암시되어 있지만, 그가 자신의 메신저인 두
소년 중 하나에게는 애정으로, 다른 하나에게는 매로 대한다는 사실을 통해 좀 더
분명해진다).
50년 동안 이 연극을 접한 관객들은 각자 나름대로 ‘고도’라는 빈자리를 채워 왔다.
그것이 절대에 대한 믿음이건, 추상적인 개념이건, 일상적인 희망이나 꿈이건,
욕망하는 대상이건 간에, 기다림의 행위가 지닌 절실함, 불안, 덧없음, 반복 등은
지극히 보편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의 기다림은, ‘고도’라는 대상 자체가 그렇듯이, 근거 없는 낙관도,
손쉬운 비관도 허용하지 않는다.
웃음과 눈물, 긍정과 부정,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움, 성스러움과 속됨이 엇갈리는
그 지루한 기다림의 어디쯤에선가, 언제쯤에선가, 그들은, 우리는 ‘고도’를 만날 수
있거나, 혹은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고고와 디디는 그렇게 50년을 기다려 왔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고도’라는 빈 자리를 채우려 애쓴다.
다시 50년이 지나도, 그들은 그 벌판에 그대로 서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때, 우리는 이미 그들이다.
임수현 (서울여대 교수/ 파리4대학 불문학박사)
작가 소개
사뮈엘 베케트가 문학과 연극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그의 삶만큼이나 매우 특이하다.
그는 아일랜드인으로 영어, 프랑스어로 번갈아가며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작품들을
영어에서 프랑스어로, 프랑스어에서 영어로 직접 번역했다.
또한 조이스, 랭보, 아폴리네르, 엘뤼아르 등의 작품들을 혼자서 또는 공동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 가지 언어로 작품 활동을 한 것은 그의 뛰어난 언어 능력에서 비롯한 것이지만
그는 그 이유를 “모국어보다 습득해서 배운 언어가 스타일 없이 쓸 수 있어 쉽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베케트에게 있어서 말은 그 누구도 아닌 모든 인간의 존재를 지탱하는 도구이자 존재의
핵심이다.
그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처음에는 프랑스어로 쓰고 뒤이어 영어로 다시 쓴다.
두 텍스트 사이에는 고유명사와 표현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여기 번역된 <고도를 기다리며>는 프랑스어 판인데 이 작품에서 우리는 작가가 지향하는
연극 세계를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출판된 것은 1952년, 베케트의 나이 47세 때였다.
그때까지 그는 일부 지식인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다.
그때 이미 그는 소설 3부작 <몰로이>,<말론 죽다>,<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을 발표한
상태였지만 작품이 지나치게 독창적인 데다가 사생활 역시 극히 폐쇄적이었기 때문에
베일 속의 인물이었을 뿐이다(그 점은 1969년 노벨상을 수상했을 때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고 일체의 인터뷰를 거절한 채 생을 마감하기까지 일관된 그의 생활 자세에서도
드러난다).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베케트의 생애를 살펴보면 그의 의식과 폐쇄적인 삶의 환경은
그의 모든 작품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그가 거처하던 집, 지방, 심지어는 생활 도구,
자전거, 쓰레기통까지도 작품의 무대와 소도구에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베케트는 1906년 4월 13일 더블린 근교 폭스로크의 유복한 신교도 가정에서 태어났다.
필자는 1990년 더블린 연극제 때 그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숲과 낮은 언덕 사이에
자리잡은 그 집은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만이 스쳐가는 고적한 곳으로 그의
소설 <와트>에 등장한다.
안내자의 설명에 의하면 <고도>의 무대가 되었던 지역은 그곳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황량한 언덕으로 추정된다.
그 언덕은 바다에 둘러싸인 아일랜드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 어느 곳도
아닌 황량한 언덕’이라고 한다.
엄격한 청교도 가정과 적막한 환경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를 익혀 1923년에는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다.
당시 그는 학업뿐 아니라 크리켓, 수영, 럭비, 권투 등 스포츠에도 열중한다.
<고도>에서 럭키의 긴 대사 속에 스포츠 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은 그의 스포츠 활동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927년 트리니티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학사 자격을 취득한 베케트는
곧 파리의 고등사범학교의 영어 강사로 부임한다. 그리고 1930년 그의 처녀시집
<호로스코프>가 출간된다.
1931년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온 베케트는 모교인 트리니티 대학에서 <프루스트론(論)>을
발표하고 대학 교수가 되지만 1년 만에 대학 강의에 회의를 느껴 학교를 사직하고
1933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유산을 상속받자 유럽의 여러 지방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그때부터 방랑자와 같은 고독한 생활이 이어진다.
그가 파리에서 정착한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인 1937년. 거기에서 그는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39년 2차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중립국 국민이라는 안전한 신분을 이용해 프랑스
친구들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돕는 한편 비점령 지역인 남프랑스 보클루즈의 농가에
피신해 작품 집필을 계속한다.
그때 쓴 소설이 그의 두 번째 소설 <와트>였으며, 당시 피신 생활 경험은 <고도>의
밑그림이 된다.
그는 보클루즈에 숨어 살며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자신의 상황을 인간의 삶 속에
내재된 보편적인 기다림으로 작품화한 것이다.
그 시기에 씌어진 작품 중에는 그의 첫 번째 희곡 <에레우테리아>가 있으나
무대 예술을 향한 그의 첫 시도는 끝내 실현되지 못한다.
따라서 그가 문학계와 연극계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1953년 <고도>의 공연
때부터이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파리에서만도 300회 이상의 장기 공연을 기록했고 이어서 세계 50여 개 나라에 번역되어
공연되면서 연극계에 혁신적인 충격을 가져왔다.
영국의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이 <고도>를 부조리 연극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이 특이한
연극은 반연극 또는 부조리 연극이라는 새로운 연극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그의 글쓰기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된다.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번갈아 번역 출간하면서 후기에는 작품
연출에까지 직접 참여하는 등 생애 마지막까지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그치지 않는다.
오증자 (불문학자/소극장 산울림 대표)
고도를 기다리며 - 한없는 기다림의 이중주
희망과 좌절의 시소놀이 연출 임영웅
“수식이 필요 없는 한국 연극계의 거장”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한국 연극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연출가 임영웅은 반세기에 걸쳐 현대로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의 중요 작품들을
섭렵하며 완성도 높은 명무대를 이루어 놓았다.
또한 산울림 소극장 개관 22주년부터는 이성열, 김광보, 김진만 등을 시작으로 젊은
연출가들을 영입, 공동의 무대를 모색하는 <따로⦁또 함께> 시리즈에 도전하고 있다.
2007년 그의 연극 무대는 그 어느 해보다도 역동적이다.
대외적으로 국립극단의 차범석 1주기 추모 공연 <산불>과 예술의 전당에서 국내 초연된
프랑스 작가 마리 보의 <사랑과 우연의 장난>이 그의 연출작이었으며
하반기의 산울림 창작 무대들 윤대성 작 <꿈꿔서 미안해>와 김명화의 <바람의 욕망>이
차기 작품으로 현재 준비 중에 있다.
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1969년 초연으로부터 38년 동안 아비뇽 페스티발
(1989년), 더블린 페스티발(1994년) 및 폴란드 그단스크 국립극단 초청공연(1994년),
1999년과 2001년, 일본 동경과 시즈오까 예술극장의 베세토 연극제 초청공연 등으로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극단 산울림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이다.
이번 공연은 탈레반에게 억류된 피납자들의 상황을 연상하고 그들의 구원을 염원하면서
연습하고 막을 올린다고 말했다.
Cast 전국환/블라디미르
오랫동안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약하며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십이야><아큐정전>,
뮤지컬 <아이다> 등 1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해 온 베테랑 연기자인 그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상과 1999년 연극협회 선정 ‘좋은 연극 만들기’에서 남자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세 자매><불꽃의 여자-나혜석><쉬-쉬-쉬-잇><가시고기><카페신파>에서 보여준
인상 깊은 그의 연기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포조 역을 원숙하게 소화해 내면서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도>와 다섯 번째 만나는 배우 전국환. 그는 작년에 이어 블라디미르로써 두 번째
무대에 오른다.
<사랑과 우연의 장난>에서 한층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그동안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명연기를 펼친 블라디미르 역을 배우 전국환만의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박상종/에스트라공
연극<봄날은 간다>에서 한 여인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따뜻한 남자를 연기해
여성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박상종.
산울림 무대와는 2004년 <카페 신파>의 작가 겸 연출가 역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방송인 허수경과 호흡을 맞춘 <부부 사이의 작은 범죄들>에서는 기억상실증을 가장해
아내와 미스테리한 심리전을 벌이는 남편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다.
2005년 소극장 산울림 20주년 기념공연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선배 배우 박용수와
더블 캐스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내면연기로 에스트라공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데 이어, 2006년 단독으로 에스트라공을 연기했다.
관객에게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에스트라공을 연기했던
그가 한층 섬세해진 모습으로 형상화시킬 새로운 모습의 고고가 기다려진다.
이영석/포조
입센 서거 100주기 기념공연 <유령>에서 겉으로는 모자라는 듯 인간미 넘치는 목수지만
기만에 차 있는 목사를 함정에 빠뜨리는 목수 엥스트란드 역을 맡아 성격배우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한 이영석.
그동안 <휘가로의 결혼><오셀로><맹진사댁 경사><영상도시><카페신파> 등 1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역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 무대 위에서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을 주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산울림의 “따로⦁또 함께” 두 번째 작품 이성열 연출의 <더블린 캐롤>에서
장의사 존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낸 바 있다.
현재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과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는 연기자 이영석에겐
위압적이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고도>의 포조 역이 그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적역이라 평가 받았다. 한층 노련하고 유쾌해진 그의 포조를 기대해 본다.
전진우/럭키
논리적인 연결을 찾기 힘든 7~8분의 대사를 단숨에 내뱉아야 하고, 목에 걸린 줄에 끌려
다니며 무거운 가방과 바구니를 1시간 이상 들고 있어야 하는 <고도>의 럭키는 결코
쉽지 않은 배역이다.
1990년 더블린 연극제부터 배우 정재진이 열 번도 넘게 럭키 역을 열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베케트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에서는 연극인 가족 ‘전무송 패밀리’의 막내
전진우가 럭키로 발탁되는 행운을 움켜쥐었다.
그동안 창극 <심청가><흥보가>, 연극 <환><그 여자 황진이><떼도적><베니스의 상인>
<맥베드><상당한 가족> 등에서 신선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최근 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에선 배우 전국환과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하여 최상의
앙상블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그는 럭키역을 맡아 훌륭하게 소화해낸 역대 선배 연기자들의 계보를 자신만의
색깔로 이어가고 있다.
정기용/소년
소년 역의 정기용은 서래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다.
국립극단 배우였던 어머니의 끼를 물려받아 일찌감치 연기에 뜻을 둔 정기용은
2002년 교육극단 <달팽이>에서 운영하는 연극학교를 거쳐 <마법의 빨간 조약돌>(2002년),
<무지개 물고기>(2003년), <램프요정의 소원>(2006년) 등의 연극에 출연했다.
그리고 2006년 개구쟁이처럼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외모로 <고도>의 전달자로 나오는
소년 역으로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는 공연 중 코피를 쏟으면서도 소년 역을 충실히 소화해 낼 만큼 집중력과 책임감이
강한 소년 연기자로 일 년 새 훌쩍 커버린 키만큼 새로워진 소년의 모습이 기대된다.
세계적인 작품에 출연하는 건 더할 나위없는 영광이라는 어머니의 귀띔에 뜨거운
여름방학을 부조리 연극 연습에 몽땅 바친(?) 꼬마 연기자의 연기를 무한한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작품내용
시골길.
앙상한 나무가 한 그루 서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그 나무 아래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실없는 수작과 부질없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그들은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려야만 한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림에 지쳐갈 때 쯤 나타난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의 한마디.
“<고도>씨가 오늘밤에는 못 오고 내일은 꼭 오시겠다고 전하랬어요.”
그 다음날. 반복된 하루.
그리고 반복된 일상 속의 작은 변화들.
다시 시작된 끝없는 기다림. 하염없는 기다림의 연속. ⦁ ⦁ ⦁ 반복된 일상과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어지는 고고와 디디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1969년 초연으로부터 38년 동안 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비뇽 페스티발(1989년), 더블린 페스티발(1990년) 및 폴란드 그단스크 국립극단
초청공연(1994년), 1999년과 2001년, 일본 동경과 시즈오까 예술극장의 베세토 연극제
초청공연 등으로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극단 산울림의 대표적인 무대이다.
이 작품과 함께 극단 산울림을 창단(1969년)했고, 소극장 산울림의 문을 열었으며(1985년),
세계 언론으로부터 ‘산울림의 <고도>는 세계의 <고도>’라는 격찬을 받았다.
제작⦁연출/임영웅 기획⦁번역/오증자 원작/사뮈엘 베케트
출연/전국환, 박상종, 이영석, 전진우, 정기용
미술/박동우 조명/김종호 작곡/이건용 의상/이규태 사진/유희정 기획실장/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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