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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윤영문 개인전- ‘Holometabolism’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2/04 [19:00]

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윤영문 개인전- ‘Holometabolism’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1/02/04 [19:00]

 

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윤영문 ‘Holometabolism’

2021. 2. 17 (수) ~ 2021. 2. 23 (화)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윤영문 ‘Holometabolism'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2. 17 (수) ~ 2021. 2. 23 (화)

 

▲ 갤러리도스 기획 공모- 윤영문 개인전- ‘Holometabolism’  © 문화예술의전당

 

 

변형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본능과 섭리에서 나오는 단순한 행동과 다르게 작품을 제작하는 활동은 창조와 감정의 살포라는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쾌를 탐하는 시점에서 인간은 생존을 위한 부지런함에서 잠시 고개를 돌리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쾌감을 얻기 위해 탐구했다. 게으름이 기여한 빠른 발전이라는 아이러니는 예술의 목적이 분화되면서 다시 역설을 불러왔다. 작가가 작품을 빚어내는 행위에는 계산적이고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지만 창작에 따르는 느리고 어리석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은 첨단의 속도와 효율을 무색케 할 만큼 깊은 울림과 감동으로 변이한다. 윤영문은 태고의 온도와 생물의 잔해를 품고 있던 흙으로 형태를 알 수 없는 인간의 맥동을 빚어낸다.  

 

  유약이 발리고 매끄럽게 다듬어진 작품의 표면에는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기이할 정도로 단순했던 사람의 터전이 지닌 복잡함이 스며있다. 특별한 용도와 유래가 떠오르지 않는 형태와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조금 억지를 부려보면 함께 모아둘 수도 위태롭지 않을 만큼 쌓을 수도 있는 모습이다. 수면 아래에서 물살에 스치다 꺼내진 듯 짙은 푸른색 너머로 배어나오는 흙색 광택에는 깊이에 관계없이 반복되어 사람을 습관에 길들이고 무뎌지게 하지만 어떤 예측불가한 상황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라는 바다의 거품이 말라붙어있다. 전체를 유추하기 힘든 기둥의 부속처럼 나머지 부위가 절단된 원기둥 형태에서 잘라낸 짐승의 내장이 보이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뿌리내린 도시의 혈관이 떠오른다.

 

 노화로 유연함을 잃은 관절처럼 녹으로 삐걱거리는 조악한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과 불이 없다면 사람이 세운 그 어떤 높은 탑과 거대한 벽도 먼지와 물방울에 쪼개질 흉물일 뿐이다. 하지만 윤영문은 시간이 다시 거두어가기 전까지 삶으로 채워져 있던 빈껍데기에서 폐허가 아닌 발버둥 치는 힘을 본다. 소라게는 몸이 커지면 나약한 배를 드러내는 한이 있어도 다른 집을 찾고 빈집은 곧 다른 소라게의 터전이 된다. 흙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지닌 비정형의 가능성과 함께 생물의 체액이 뿜어져 흐른 흔적이 그려져 있는 구멍 속에는 추억을 달래기 위해 지어낸 가짜 파도 소리의 공허함이 아닌 이전에 살던 주인들의 비릿한 숨소리가 맴돌고 있다.

 

 창작과 생산의 행위에서 사람은 결함을 두려워한다. 행위에 필수로 따르는 최소한의 노동에서도 편리를 위해 육신의 성장과 증식을 꿈꾸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유기체의 제어되지 않은 성장과 증식은 사람의 잣대로 정한 얇은 균형을 무너뜨리는 괴물이다. 작가는 예측범위의 경계 밖에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변형체를 두려움 없이 바라본다. 실수나 우연한 효과에 막연히 기대지 않고 침착하고 느린 계산으로 자신의 의지 아래 색을 알 수 없는 깊이를 지닌 사람의 변덕을 닮은 형태로 빚어낸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비롯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과를 가림 없이 보여준다.

 

 가마에 도사린 염화는 얇고 나약한 자아에게 지독한 시련이겠지만 무른 흙이 바위처럼 단단해지고 모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벗어야 할 고치의 시간이다. 무정한 덩어리가 사람의 가늘고 작은 손가락을 통해 형상을 내어주기 위해 필요한 관대함은 흙이 지닌 수분에서 비롯된다. 수분이 증발하고 수축되며 흙은 물이 자리하던 미세한 균열조차 빈틈없이 가득 채우고 불안정한 상태의 구조를 견고하게 연마한다. 열기가 앗아가는 물기는 가능성의 상실이지만 불순물을 태우는 정화의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상하기 힘든 한 조각으로 채워진 시간의 신비함처럼 그 시련조차 견디고 남은 조각은 작은 그을음으로 강인하게 말라붙어 작품의 표면에 발라지는 유약아래 오점이 아닌 진주처럼 함께 굳어진다.

 

  © 문화예술의전당

 

윤영문, Holometabolism 01

 

  © 문화예술의전당

 

Temporal Anchorage 01

 

  © 문화예술의전당


 홀로서기, 석기질 점토, 32 x 50 x 60 (cm), 2020

 

  

윤영문 (Ted Yoon)

 

2013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과 졸업

 

2009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도예과 졸업

 

 

개인전

 

2015.12.1.~12.9. <Oh, Buoy~> 이후갤러리 기획전

 

2013.12.13.~12.29. <Temporal Anchorage> 세라믹창작센터 입주작가 개인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그룹전

 

2018.12.31.~2019.1.4. <Missing Link> 홍익대학교 대학원 재학생 졸업생 연합전시,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18.2.26.~3.11. <견물생심> 도작공갤러리 기획전

 

2017.10.28.~11.30. <Because of CERAMICS> 중국도자특별전, 항저우, 중국

 

2017.4.22.~5.28. <기념: 삶을 기리다> 제9회 세계도자비엔날레 여주주제전

 

2017.4.6.~4.21. <전통과 변화 도예초대전>, 한양대학교 박물관

 

2016.8.20.~2017.1.15. <아시아현대도예전>, 국립타이완공예연구센터

 

2016.6.18.~7.3. <CROSS OVER>, 밀알미술관

 

2016.3.11.~3.23. <화기애애> 도작공갤러리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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