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오는 7월에 열릴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의 예선대회이며 대상 수상 단체는 서울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국내 창작연극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는 서울대회는 국내 작가의 우수한 창작 초연 두 작품과 창작 재연 네 작품, 총 여섯 작품이 참가하며 인연의 의미를 되찾아 줄 우리 삶의 이야기부터 정치적 모순점, 인간다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등을 환기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연극의 미래가치를 상승시킬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의 시작을 열 첫 번째 작품은 극단 삼각산의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작 손기호, 연출 송정바우) 이다. 본 작품은 상생과 소멸이 공존하는 ‘봄’을 배경으로 하며 가장 가깝게 만나면서 타인일 수밖에 없는 ‘부부’를 소재로 인연의 의미와 사랑의 결핍, 더 나아가 자기고립을 담아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 희곡인 극단 혈우의 <최후의 전사>(작·연출 한민규)는 고려 시대 삼별초 항쟁의 마지막인 ‘탐라 항전’을 배경으로 하며 혁명이라는 정치적 이념에 반하는 모든 것들을 희생시키는 주인공 ‘김도훈’의 행동을 통해 ‘변혁’을 통한 ‘정치적 모순점’을 이야기한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후산부, 동구씨.>(작 여온, 연출 황이선)는 1967년 구봉광산 붕괴, 1982년 태백광산 붕괴를 모티브로 재창작해 1988년 ‘희락탄광’이라는 허구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전통악기를 이용한 악사의 연주로 현장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막장의 삶을 살아 내었던 광부 노동자들의 강인함을 그려낸다. 이를 통해 최악의 순간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바탕으로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유명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운명적 만남을 담아낸 극단 노원의 <시,인 백석-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작 유보배, 연출 김도형)는 대립적 요소의 조화라는 백석 시의 미학적 특징을 그의 표현기법으로 적극 투영하며 극적재미를 높인다. 또한 글자와 시어, 시구로 확장되는 플롯을 통해 시인 백석의 위대함과 자야의 숭고함이 현시대에 던지는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상기시킨다.
이번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를 통해 처음 관객들에게 선보여질 초연작은 두 작품이다.
극단 단잠의 <소풍血전>(작, 김나영, 연출 김국희, 협력연출 장봉태)은 티스푼 하나라도 더 챙기려고 버둥거리는 황가네 집안싸움을 통해 대한민국의 이권 다툼을 보여주는 풍자극이다. 타락한 세상의 모습과 현실 속의 우리 삶을 한 가정에 빗대어 풀어내었다.
극단 진일보의 <간송 전형필>(작·연출 김경익)은 민족의 암흑기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포함된 대한민국 최초의 개인박물관을 품게 된 전형필의 일대기를 통해 문화와 예술, 삶의 비밀을 그려내며 그가 지켜낸 문화재를 최첨단 영상기법을 도입하여 연출하였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2021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움츠러든 연극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비추며, “관객과 창작자 의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준비했다. 관객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3월 4일부터 6개 극단이 총 8회 공연하는 이번 연극제는 전석 20,000원의 공연료로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7월 17일부터 안동시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연극제 본선대회에 출전할 서울대표팀은 3월 21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지방 연극의 창작 활성화를 위해 지난 1983년 ‘전국지방연극제’로 개최된 후, 1988년 ‘전국연극제’로 변경되었다. 그동안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지역에서 경연 형식으로 이어졌으며 2016년부터 ‘대한민국연극제’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서울이 참가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연극제 본선대회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16개 단체가 안동시에서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대상은 대통령상, 금상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된다.
■ 공연 자세히 보기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3. 4.(목) 15:00, 19:30
강북 | 극단 삼각산 | 90분 | 만 12세 이상 | 창작재연
멀리서 보면 봄, 가까이서 보면 죽음의 계절
경주시 외곽. 50년을 해로하고도 참 어울리지 않는 노부부. 그리고 더욱 어울리지 않는 이웃, 서면댁과 박상사 부부. 그들은 저마다 상처를 안고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일상으로 사회에서 실패하고, 가정에서는 아내와 불화로 이혼을 결심하며 도망치듯 고향으로 내려온 노부부의 아들! 아들의 눈에 비친 어릴 적 고향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지금을 살아내는 어머니와 아버지, 죽음을 앞둔 할머니, 아버지의 이복동생 고모, 그리고 폭력이 소소한 일상이 되어버린 이웃! 누구 하나 인생의 속살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시간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나? 매 순간 복사꽃으로, 송화로 생은 순환한다! 극작 손기호 | 연출 송정바우
동영상은 참고자료입니다.
<최후의 전사> 3. 7.(일) 19:30
극단 혈우 | 105분 | 만 15세 이상 | 창작재연
'대의명분'을 내세운 김도훈. 그는 전사인가, 괴물인가
1273년 탐라, 삼별초 대 여몽연합군. 김도훈이 지휘하는 5군은 삼별초의 수장 김통정으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받는다. '붉은 깃발이 올라오면 고려군의 보급로를 끊고 흰색 깃발이 올라오면 탐라를 떠나 제2의 혁명을 준비하라' 하지만 병사들은 몽골군의 막강한 전력으로 인해 점점 두려움에 떨게 되고 전쟁이 패할 때까지 깃발은 올라오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김도훈. 그가 한 행동은 꿈같은 혁명이었을까, 희생의 선동이었을까...극작·연출 한민규
<소풍血전> 3. 10.(수) 19:30
마포 | 극단 단잠 | 90분 | 만 13세 이상 | 창작초연
이 짐승같은 자식들아! 유산은 등수에 따라 분배한다!
아버지는 호시탐탐 재산을 노리는 자식들에게 소풍을 빙자한 경기에 초대한다. 병원을 운영하는 장남, 목사 부인 장녀, 입시학원 원장 차녀, 사업 준비 중인 차남,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 막내까지 5남매는 하나 둘 도착한다. 아버지는 경기를 통한 재산 상속을 선포하고 5남매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추한 몰골로 변해간다. 과연 유산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대한민국 이권다툼을 하는 정재계, 종교계의 모습을 한 가정에 빗대어 보여주는 통렬한 풍자연극 <소풍血전>극작 김나영 | 연출 김국희 | 협력연출 장봉태
<후산부, 동구씨.> 3. 13.(토) 15:00, 19:30
공상집단 뚱딴지 | 80분 | 만 12세 이상 | 창작재연
탄광 붕괴 20일째, 지하 1025m 속 메아리
1988년 희락탄광 붕괴사고로 4명의 광부가 고립된다.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막장에 들어와 고된 노동을 감내했던 광부들. 이들은 이천 명의 구조반이 구조를 시작하고 있을 거라고 믿으며 웃고 떠들고 노래한다. 붕괴 20일째, 노래는 절규가 되고 말은 생존을 위한 악다구니가 된다. 광부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악사의 라이브 무대가 그날의 탄광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극한의 재난 속 광부들의 고군분투 생존기!극작 여온 | 연출 황이선
<시,인 백석 -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3. 16.(화) 19:30
노원 | 극단 노원 | 90분 | 만 14세 이상 | 창작재연
떠나자, 영원한 만남의 세계로, 흰 당나귀를 타고
우연히 함흥관을 찾은 백석과 기생 자야의 운명 같은 첫 만남. 유명시인과 기생이라는 신분의 차이로 둘 사이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한편, 친일하는 문인들이 생겨나면서 시대의 아픔을 느끼는 백석은 자야에게 함께 떠날 것을 요구하지만 결국 홀로 떠나게 되고 분단으로 인해 두 사람은 영원한 이별을 맞는다. 시간이 흘러 불가에 전 재산을 헌납하려는 자야는 백석과 영원한 만남을 준비한다.극작 유보배 | 연출 김도형
<간송 전형필> 3. 19.(금) 19:30
서대문‧양천‧서초‧동작 | 극단 진일보 | 90분 | 만 8세 이상 | 창작초연
태산을 이고 날던 하얀 나비여!
일제강점기, 약관의 나이에 천억이 넘는 유산을 물려받은 전형필. 그는 스승 오세창을 만나면서 문화보국(文化保國)의 선비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간송'이란 새 이름을 얻는다. 민족의 암흑기, 모든 사재를 털어 일본으로 반출되는 명품 문화재들을 지켜내는 피말리는 승부 끝에 <훈민정음 해례본>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개인박물관 '간송미술관'에 품게 된다. 배우고 가진 자의 모범이 된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 전형필! 그의 치열한 삶과 그가 지켜낸 한국 최고의 문화재들이 최첨단 영상기법을 통해 연극의 용광로 속에서 재창조된다. 극작·연출 김경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