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 재앙이다. - 리어왕의 뒤늦은 후회는 우리시대 누구와 같은가? -연극 리어왕 전막

세익스피어의 리어왕 한국 공연들을 보면 극중에서 거진 다 켄트백작은 보이지 않는다

대사 몇 마디 없고, 하는 일이 별로 눈에 띄지 못해서 일까?

리어왕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리어왕에서 켄트백작이 없다니...실망이다 하면서 극장을 나선다.

그동안 공연을 연출과 출연배우 위주로 골라보고 다녔는데, 창단된 지 얼마 안 되지만 눈여겨 둔 배우가 출연하고, 2시간 이상 전작 공연을 풀로 가져간다 하기에 관심을 갖고 극장을 들어선다.

소극장 연극 소극장 연극하니까 모두가 다 미니멀리즘 연극을 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형식의 미니멀리즘 연극이 아니라 아주 새빠지게 가난한 연극 티를 탈탈 내며 공연을 하는 극단이 많다.

그런데 오늘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리어왕은 그렇지 않다, 관객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소극장 연극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주인공은 리어왕은 말할 것도 없고 배역을 맡은 배우 한 분 한분이 역할에 썩 잘 어울린다.

연출은 코러스를 제대로 활용하여 2시간 10분이라는 장시간 연극의 지루함을 없애주며 극적 재미와 역할놀이로 감칠맛 나게 한다..

사설은 여기서 그만하고 공연 동영상으로 켄트 백작이 있는 리어왕을 보자.

요즘 시대에 켄트 백작이 왕 옆에 있을까? 내 견해로는 지금 왕 옆에는 있어야 할 켄트백작은 없고 리어왕의 첫딸과 둘째 딸 뿐이 없는 것 같다. 켄트 백작 없는 왕의 최후가 어떨지는 너무도 뻔하다. 운명이다 , 재앙이다. 멀리 나가지 않겠다. 광대랑 놀러가야 해서.

“누가 진짜 바보일까요?” 그들은 서로 할퀴고 욕하고 죽이면서 자연스럽게 거대한 바보들의 세계를 만든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전혀 모른다. 이는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작은 극장 OPENING REPERTORY

  [리어왕]

    공연개요

공연명 : 리어왕

작     : W. 셰익스피어

극단   : 극단 원형무대

연출   : 홍인표

공연일정 : 2003년 11월 12일 ~ 11월 30일

          월요일 쉼, 평일 7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 6시

관람료 : 일반/대학생 12000원, 중고생 8000원

장소   : 작은극장(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 입구 역 하차)

주최   : 극단 원형무대/작은극장

공연문의 : 02-924-9927(작은극장)        

기획의도

W. 셰익스피어 원작 리어왕은 극단 원형무대의 연출과 각색팀에 의해

영어 원문에서부터 철저하게 해부되고

치밀한 정치적 해석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극단 원형무대의 재공연 ‘리어왕’은 모든 극중 인물들의 언설에 대해

일체의 선입견을 거부한 채 냉정하게 그 정치적 함의를 캐어물으며,

이에 기초하여 갈등과 사건, 행동들을 오늘의 시각에 맞추어 재정돈 하고자 했다.


흔히 클래식은 그것과 만나는 독자나 관객에게 자신과 그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비추어보는

거울이 된다고 말해진다.

지금 이 순간 원형무대의 ‘리어왕’을 찾는 관객들은 이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     © 문화예술의전당

▲     © 문화예술의전당

연출의도

“누가 진짜 바보일까요?”

고귀한 사람들이 있다.

이 들은 자기들이 꽤나 잘난 줄 안다 .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장난감인 광대들을 바보라고 부른다.

광대들은 우스꽝스러운 짓거리들을 해대고 그들은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짓거리들을 보면서

즐거워하기도 하고 마음껏 비웃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역학관계들은 그들을 진짜 바보로 만든다.

그들은 서로 할퀴고 욕하고 죽이면서 자연스럽게 거대한 바보들의 세계를 만든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전혀 모른다.

이는 현재 우리의 현실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작품소개

리어왕의 왕위 계승에 맞추어 막내딸 코딜리어의 결혼 간택이 맞추어지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딜리어에게 왕위가 돌아갈 것이라 예상하고,

첫째 딸 거너릴과 들째 딸 리건 사이에 정치투쟁이 벌어지면서 사회가 혼란스러워진다.

이를 모르는 리어왕은 자신의 이상과 신념에 맞추어 세 딸들에게 공평하게 땅을 나누어 주고,

자신은 막내딸 코딜리어와 편안한 여생을 보내리라 마음먹는다.

그러나 이 공평한 왕권분할이 망국으로 가는 길임을 내다 본 코딜리어와 켄트는

왕에게 이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그들은 왕이라는 호칭에 어울리도록 행동해 달라고 애원하다 추방당한다.

하지만 코딜리어의 진심을 알아 본 프랑스 왕은 코딜리어와 결혼할 것을 선언하고,

이 갑작스런 사태에 격분한 왕은 거너릴과 리건 두 딸의 집에서 머무를 것을 선포한다.

추방당한 켄트와 코딜리어는 리어왕을 못마땅해 하는 두 딸들이 왕의 권위를 없앨 것이라고

내다보고, 프랑스를 기반으로 왕권을 다시 찾기 위해 전쟁 준비에 들어간다.

예상대로 리어왕은 자신의 두 딸들에게 자신의 모든 왕권을 박탈당하고,

이 모든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음을 부인하면서 폭풍우 속을 헤맨다.


한편, 리어왕의 충신인 글로스터와 그의 적자 에드가 역시, 그들의 낡은 관습과 도덕률을

깨부수려 하는 서자 에드먼드의 계략에 밀려 그들의 권력과 재산을 읽고 두 눈을 뽑히거나

미친 거지 행세를 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폭풍우 속에서 헤매며 광기에 빠진 리어왕과 두 눈을 뽑힌 글로스터,

미친 거지 행세를 하는 에드가는 심한 고통 속에 광야에서 재회하게 되고

이들은 각자의 고통을 나눈다.


에드먼드의 폭로를 통해 프랑스군의 기습사실이 알려지자 영국군은 전쟁준비를 하게 되고,

코딜리어와 켄트를 중심으로 프랑스군과 거너릴, 리건의 연합군인 영국군의 전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프랑스군이 패하여 리어와 코딜리어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거너릴과 에드먼드의 야합으로 대권이 완전히 그들에게 돌아가는 찰나,

에드가에 의해 이들의 음모가 파헤쳐지고, 거너릴의 남편인 올버니에 의해 거너릴,

리건, 에드먼드 모두 죽임을 당한다.

올버니와 에드가, 켄트는 자신들의 이상인 정의와 신의 이름으로 심판을 내렸음을 축하하면서,

나라에 축복과 행복이 있을 것임을 선포하지만 거너릴과 에드먼드에 의해 죽임을 당한

코딜리어의 시체를 안고 들어오는 리어왕에 의해 이들의 승전은 무참히 깨지고 만다.



배우소개

• 이원희 (광대 역)

『아싸나체』,『백조의 노래』,『살아간다는 것』,『세븐』,『엘렉트라』 外

• 이상구 (리어 역)

『리어왕』,『창립기념일』,『싸리타』,『춤 추실래요』,『청혼』,『누가 누구?』,
  
『전쟁터의 산책』,『갈매기』,『입에 꽃이 핀 남자』 外

• 서경화 (거너릴 역)

『여자가』,『유리동물원』,『리어왕』,『싸리타』,『누가누구』,『창립기념일』,
  
『전쟁터의 산책』,『갈매기』,『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엘렉트라』 外

• 최대훈 (글로스터 역)

『모자이크리어』,『세개의 사랑이야기』,『섬집아기』,『창립기념일』,

『전쟁터의 산책』,『갈매기』,『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메데이아』 外

• 김원기 (에드먼드 역)

『모자이크리어』,『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지 않는다』,『소녀, 말을 했던』,

『싸리타』,『창립기념일』,『come and go』,『전쟁터의 산책』,『갈매기』 外

• 한정옥 (리이건 역)

『우리읍내』,『유리동물원』,『리어왕』,『창립기념일』,『청혼』,『싸리타』,

『전쟁터의 산책』,『갈매기』 外

• 선민정 (코딜리어 역)

『라쇼몽』,『한여름 밤의 꿈』,『엘렉트라』,『의자들』,『Story Theatre 뽕』,

『내 생애 최고의 날』,『한씨연대기』 外

• 박경찬 (에드거 역)

『창립기념일』,『come and go』 外  

• 김정남 (켄트 역)

『대머리 여가수』,『라쇼몽』,『한 여름 밤의 꿈』 外

• 김세준 (콘월 역)

『길 위의 아이들』,『감찰관』,『생쥐와 인간』,『스카펭의 거짓놀음』,

『백구야 껑충나지 마라』 外

• 고윤희 (광대 역)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몽아』,『바이런 경의 연애편지』 外

• 정현석 (올버니 역)

• 지현근 (오즈왈드 역)


STAFF 소개

연출 : 홍인표 (극단 원형무대 상임연출)

조연출 : 고윤희

기획 : 고지수

음악 : 이지은

조명 : 박찬진

의상 : 전남규

소품 : 김나용, 이동기

안무 : 정은숙

음악 : 이지은

조명 : 박찬진

의상 : 전남규

소품 : 김나용, 이동기

안무 : 정은숙



높으신 분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거리들을 하는 지 모른다.

아마도 만일 안다면 리어왕처럼 미쳐버릴 것이다.

모르는 것이 다행스러운 것일까?

하지만 알아야 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