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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선갤러리 - 임근우 초대전 - 다시 희망의 나라로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3/18 [08:27]

장은선갤러리 - 임근우 초대전 - 다시 희망의 나라로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1/03/18 [08:27]

 임근우 초대 展

“다시 희망의 나라로”

2021. 03. 24 (수) ~ 04. 23 (금)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 19번지)

 www.galleryjang.com (02-730-3533)

 

▲ 장은선갤러리 , 임근우 초대전 ,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FRP위에 아크릴릭, 86x65x17cm  © 문화예술의전당

 

임근우 교수는 고고학과 미술을 결합하여 선사시대의 다양한 유물유적을 작품에 도입했다. ‘고고학적 기상도’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임근우 작가는 지난 시간의 상징인 ‘고고학’과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상도’ 개념을 하나로 묶어 작가만의 질서와 시스템으로 재구성한 우주(Cosmos)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 등의 이분법적 경계를 오가며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낸 이상향의 이미지를 철학적이며 사유적인 위트로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임근우 교수는 무릉도원을 상징하듯 펼쳐진 바탕 위에 화려한 꽃과 몽환적이고 새로운 느낌의 동물 이미지를 담아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친다. 그림에 등장하는 <말+젖소+기린>의 ‘유토피아 캐릭터’는 현대인이 꿈꾸는 이상형의 동물로서 역동성의 상징인 말과 풍요의 상징인 젖소, 그리고 높은 위상을 가르키는 기린이 합쳐진 행복 캐릭터이다. 이 세 가지를 가진 이상형 동물의 머리에서 나무가 자라고 그 위에 복숭아 꽃을 피운 ‘유토피아 캐릭터’가 살고 있는 곳이 무릉도원이라고 한다.

 

백두산 천지에 푸른 물이 가득 차 있고 황금빛 우묵한 그릇엔 이상향의 동물 등이 머리에 붉은 도화꽃을 피우는 몽환적인 작품들은 밝음과 풍요을 담고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현재를 아우르며 꿈꾸는 유토피아를 그린 작품들은 반복되는 부침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따듯한 봄이 오는 계절에 무거운 코로나 시대의 끝을 바라는 마음으로 복숭아 꽃 피는 아름다운 작품 25점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작가가 구현한 현대의 유토피아를 담은 작품에서 희망을 함께 보시길 바란다. 

 

임근우 교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현재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한국우표발행심의위원,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평가위원 등 재임 중이며 94MBC미술대전 대상, 제1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미술세계작가상, MANIF우수작가상을 수상했다. 개인전 52회, 국내외 아트페어부스개인전 및 단체전 2,500여회를 진행했다. 작품은 UN본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한국문예진흥원, 성곡미술관 등에 소장되어있다. 

 

▲ 임근우,IM GOONOO,cosmos-고고학적 기상도,2018,100F(162  © 문화예술의전당



고인돌에서 발굴한 유토피아

                             - 임근우 (화가,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초등학교 시절, 걸어서 3시간이 넘는 거리에 지석묘가 있었다. 고무신을 신고 고인돌이 있는 곳 까지 걸어가곤 했는데, 개석(蓋石) 위에 올라가 엎드려 보기도 하고 그 속에 들어가 누워보기도 하고 옆을 보듬어 끌어안기도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수천 년 전 이 땅에서 숨 쉬었던 고대 인류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루 종일 고대 인류와 대화를 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종이에 크레용으로 고대 인류의 숨결이 묻어난 고인돌의 질감을 표현하곤 했다. 문득, ‘내가 존재하기 전의 시간과 공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향하는가?’ 에 대해 끈질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존재하는 답들은 시시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 성장하여 미술대학 시절의 나는 자아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하던 어느 날, 방문을 꼭 걸어 잠그고 벽 한 면 가득히 흰 모조지를 붙이고,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상태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사소하지만 부끄러워 일기장에 조차 쓰지 못한 이야기들을 깨알 같이 써 내려갔다.

 

어느새 흰 종이는 검게 변했고 진짜 ‘임근우’ 만 남게 되었다. 그 안에는 어린 시절에 품은 의문과 미래에 대한 유토피아가 들어 있었다. 우주의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동경하였고, 그토록 궁금해 했던 과거 시간의 수수께끼가 발굴현장의 고고학으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70년대 TV 일기예보 뉴스에서 김동완 통보관이 매직펜으로 삐뚤삐뚤 그리던 내일의 날씨기상도가 미래를 알려주는 과학적인 ‘미래예측도’였다는 것도 그때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지금 그리고 있는 ‘Cosmos-고고학적 기상도’는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요즘 나의 그림은 도원경(桃源境) 속에 푹 빠져 있다. 복숭아꽃을 머리에 피운 <말+젖소+기린>의 이상형동물이 고고학적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부유하며 꿈꾸는 ‘이 시대의 행복기상도’이다. 그래서인지 유토피아 기상도를 그리는 나는 항상 즐겁다. 배달민족(?)답게 심산유곡(深山幽谷) 어디든 복숭아꽃 배달이 가능하다. 그것을 모두에게 배달하고 싶다.

 

▲ 임근우,IM GOONOO,cosmos-고고학적 기상도,2020,150F(227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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