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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변신'’ 기슬리 가다슨 연출

문예당 | 기사입력 2008/04/22 [19:21]

‘카프카의 '변신'’ 기슬리 가다슨 연출

문예당 | 입력 : 2008/04/22 [19:21]


그레고르의 절망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무대 , 기슬리 가다슨 연출,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 , 세계적인 밴드 배드 시즈(The Bad Seeds)의 싱어송라이터 닉 케이브의

음악 , 데이비드 파(David Farr)의 냉철한 이성과 가다슨의 수준 높이 단련된 신체적 표현은

원작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인  메타포를 강조하는 동시에 카프카의 텍스트가 지닌

무미건조한 톤을 잘 살려내고 있다.



기슬리 가다슨 연출,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



‘카프카의 <변신>’


인간과 벌레, 과연 그 차이는 무엇인가?




일시: 5월 16일(금) ~ 18일(일), 금 8pm / 토 4pm / 일 3pm

주최/장소: LG아트센터

입장권: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각색/연출: 데이비드 파(David Farr), 기슬리 외른 가다슨(Gísli Örn Gardarsson)

음악: 닉 케이브(Nick Cave), 워렌 엘리스(Warren Ellis)

무대 디자인: 보커 존슨(Borkur Jonsson)

제작: 영국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The Lyric Hammersmith)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Vesturport Theatre)

               * 영어로 공연되며 한글 자막이 제공됩니다.

               * 공연시간: 1시간 20분 (휴식 없음)

               * 관람 권장 연령: 12세 이상


새롭고 강렬한 시각으로 변신한 소외의 이야기 ★★★★ - 영국 The Times 2006.10.10




<변신>을 무대화한 영국과 아이슬란드 출신의 젊은 연출가들

마치 미로와도 같다고 비유되는 카프카의 언어 구조와 표현 세계, 그리고 그의 냉정하고도

사실적인 문체는 읽는 이들을 실존의 차원과 부조리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특히 소설 <변신>은 초현실적인 설정 외에도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주인공 그레고르의 의식 속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카프카의 문학에 매료된

많은 연극인들이 시도하려고 해도 무대화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작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렇게 연극적으로 다른 차원의 것을 요구하는 카프카의 작품을 각색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두 연출가가 있다.


바로 신체극(Physical Theatre)과 시각적인 스토리 텔링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영국 런던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Lyric Hammersmith Theatre)의 젊은 예술감독

데이비드 파(David Farr)와 공중 그네를 이용한 <로미오와 줄리엣>,

거대한 수조 안에서 펼쳐진   <보이첵>과 같은 혁신적인 작품을 발표하며

유럽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Vesturport Theatre)의

연출가 기슬리 외른 가다슨(Gísli Örn Garðarsson)이다.


음침하고 초현실적인 카프카의 원작으로부터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극적 언어를 발견한

이들 두 젊은 연극인들은 공동 연출을 통해 그들이 발견한 것들을

2006년 10월 런던에서 초연한 연극 <변신>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지성과 극적인 대담성의 압도적인 결합”이라는 영국 언론

데일리 텔레그라프(The Daily Telegraph)의 작품평처럼 연극 <변신>에 담긴

데이비드 파(David Farr)의 냉철한 이성과 가다슨의 수준 높이 단련된 신체적 표현은

원작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사회적인

메타포를 강조하는 동시에 카프카의 텍스트가 지닌 무미건조한 톤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그리하여 100여 년 전의 이야기는 인간 조건에 대한 21세기의 시각이 투영된

한 편의 휴먼 드라마로, 가족의 비극사이자 전체주의적인 폭력의 메타포로

무대 위에서 더욱 강렬한 힘을 얻게 되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걸작 <변신>!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온 출장 세일즈맨 그레고르 잠자. 어느 날 아침 일어난 그는

한 마리의 거대한 벌레로 변신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그 후 벌레의 몸을 지닌 채 모든 인간적인 생활 관습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당한 그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 받으며 비참하게 생활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다.



한 인간이 변신을 통하여 겪게 되는 소외의 과정을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변신>은 20세기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작가로 손꼽히는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1883~1924)가 1912년에 완성하여 191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비상식적이고 초현실적인 소재를 선택했지만

이윽고 일어난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대두, 그리고 홀로코스트의 자행과 같은

격변을 예견해주었다고 평가 받기도 할 만큼 많은 정치적, 사회적인 함축을

안고 있었던 이 문제작은 그 내용에 대해서도 부조리 주의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100여 년 전에 쓰여진 이 작품은 아직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지며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는데, 이는 이 작품이 잉태되었던 제1차 세계대전 전

당시의 서구사회와 마찬가지로 21세기의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인간이 도구화, 기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실존적 상황은 물질적인 이익이 인간의 존엄성보다도

우선시되는 가운데 현대인이 언제라도 직면할 수 있는 현실 상황을

상징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상실한 채 기능화된 인간으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변신>의 내용이 주는 사색과 공감대의 영역은 넓고도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레고르의 절망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는 무대

세계적인 밴드 배드 시즈(The Bad Seeds)의 싱어송라이터 닉 케이브의 음악


한때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요한 구성원이었지만 벌레의 몸을 지니게 된

그레고르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파시스트를 상징하듯 번쩍이는 단추가 달린 제복을 입은 그레고르의 아버지는

변신한 아들에게 분노와 폭력을 휘두른다.


성마르고 허약한 그의 어머니는 모성을 잃어버린 채 아들의 존재를

공포스러워 하기만 할 뿐이고, 건강하고 쾌활한 보통의 소녀처럼 보이던 그의 여동생은

처음에는 그에게 동정적이었지만 점차 그를 보살피는 것이 지긋지긋해 지면서

나중에는 가차없이 냉혹해지고 만다.


그레고르가 정상적인 언어로 - 아이슬란드 액센트가 다소 섞인 영어로

– 자신의 절망을 호소하고 소통해보려고 애써도 그의 목소리가 그저 새된

소리로만 들리는 가족들은 귀를 틀어막을 뿐이다.


다시 가족들의 생계와 일상을 예전으로 되돌려 줄 수입원이 되리라 기대했던

하숙인마저 그의 존재를 문제 삼게 되자 가족들의 분노와 혐오감은 극에 달하고

마침내 그는 없애버려야 할 대상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이렇게 인간 상호간의 소통과 이해가 단절된 소외의 상황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은

보커 존슨(Borkur Jonsson)의 독특한 무대 디자인이다.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변신>의 무대 세트는 잠자 가족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가정집의 횡단면을 보여준다.

현관과 식당(또는 거실)이 자리잡고 있는 집의 1층은 변함없이 무미건조한

가족들의 일과가 펼쳐지는 곳으로 중력의 법칙이 제대로 작용하는

일상적인 공간이다.


반면 그레고르의 침실이 자리잡고 있는 2층은 각도가 90° 뒤틀린 비정상적인 공간이다.


그레고르의 침대는 수직으로 세워져 있고 바닥에 놓인 테이블이나 램프는 마주 보이는

세트 벽면에 수평으로 박혀있다.

즉, 관객들의 시각은 그레고르 방의 천정에서 바닥을 내려다보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독특한 시야 설정은 카프카의 원작 기저에 깔려있던 혼란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불러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언제 어느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는

절망적인 세계 속에 유폐된 현대인의 소시민적 생활을 상징해주고 있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그레고르가 마침내 자신을 로프로 매달아 죽자 홀가분해진

그의 가족들은 산책을 나가기로 한다. 그레고르의 실존의 자리였던

2층의 침실은 어느새 사라져 꽃밭으로 변한다.


그 곳에서 봄날의 화창한 햇살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은 바로 아래에 말라죽은

애벌레처럼 매달려 있는 그레고르의 시체와 대비되며 섬뜩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닉 케이브(Nick Cave)와 워렌 엘리스(Warreb Ellis)의 음악은

문학적인 가사와 실험성 짙은 음악으로 각광받았던 세계적인 밴드

배드 시즈(The Bad Seeds)의 명성을 증명하듯

인상적인 기타 리프나 애수어린 피아노, 바이올린 선율로 불가사의하고도

불안정한 정서를 고조시키며 극 전체를 감싼다.



어느 날 악몽 속에 갇혀버린 한 인간, 그의 실존의 의미는 무엇인가?

극 중에서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공동 연출가이기도 한

가다슨이 직접 연기한다. 갖가지 특수 효과와 첨단 장치를 도입하는 오늘날

연극계의 추세를 거스르기라도 하듯 이 작품 속의 그레고르는 어떠한 특수 의상이나

분장 없이 그저 벌레로 변한 것으로만 설정되었다.


갈기갈기 찢겨진 회색 양복을 입고 그레고르로 분한 가다슨은 웅크린 채

네 개의 손발로 사방에 매달리고 여기 저기를 넘나들며 벌레가 된

그의 비정상적인 행동과 뒤틀려가는 인간으로서의 의식을 우아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해낸다.


그렇다고 해도 관객들의 눈에 그의 모습은 여전히 벌레가 아니라 인간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단지 무대 위의 잠자 가족과 주변 인물들만이 그를 흉측한 벌레로 바라보면서

구역질하고 진저리를 칠 뿐이다.


이렇게 움직임과 연기만으로 널리 알려진 원작의 초현실적인 설정을 소화해내는 것은

모험일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처음에 갖고 있을 기대감을 배반하기 쉬울 지 모른다.

그러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고도 의의가 있었다.


작가인 카프카 역시 소설 <변신>의 출판을 앞두고 ‘벌레’라는 존재에

구체적인 이미지가 부여되는 것을 경계하여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책의 표지에 벌레를 직접 그려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던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가의 의견을 충실히 따르는 연출가 겸 배우 가다슨은

아이슬란드 체조 대표팀 출신답게 유연하고 풍부한 움직임으로

악몽 속에 갇혀버린 한 인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그리고 점차 극이 진행됨에 따라 외면과는 상관없이 인간의 내면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그레고르와 그와는 반대로 괴물처럼 무자비해지는 가족의 모습이 통렬하게 대비되면서

그레고르의 비극적인 처지는 더욱 강조되고, 원작이 담고 있던 의미들은

더욱 냉철하게 빛을 발하게 된다.


결국 그레고르가 과연 벌레인가 인간인가,

그리고 진정 괴물로 변한 것은 그레고르인가

아니면 가족인가에 대한 모든 판단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 작품 공연 연보

2006년        10월        영국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 초연

2007년        9월        아이슬란드 국립 극장 공연

2008년        1 ~ 2월        영국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 재공연

           3월        영국 전국 투어

        4월        영국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 연장 공연



■ 언론평

이것은 승리다! ★★★★★ – 영국 더 가디언 (The Guardian) 2006.10.5

데이비드 파와 기슬리 가다슨이 이룩한 위대한 업적! ★★★★★

- 영국 메일 온 선데이 (Mail on Sunday) 2006.10.8


코믹스럽고도 악몽 같지만 결국은 비극적이다. ★★★★

-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The Financial Times) 2006. 10.6


우리는 그의 가족과는 달리 그레고르가 인간으로서 남아있었음을

결코 잊지 못하게 될 것이다.   ★★★★ – 영국 타임 아웃 (Time Out) 2006.10.11

아름다울 만큼 기이한 작품 ★★★★ - 영국 메트로(Metro) 2006.10.9




■ 등장 인물과 배역

그레고르 잠자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온 출장 세일즈맨.

  기슬리 외른 가다슨(Gísli Örn Gardarsson) 역

헤르만        그레고르의 아버지. 잉그바르 시거드슨(Ingvar E. Sigurdsson) 역.

루시        어머니. 켈리 헌터(Kelly Hunter) 역

그레테        여동생. 니나 필리퍼스도티르(Nina Dögg Filippusdóttir) 역

        
Mr. 슈튀틀        그레고르가 일하는 부서의 지배인.

조나단 맥기니스(Jonathan McGuiness) 역.

Mr. 피셔        하숙인. 조나단 맥기니스 역.


■ 각색/공동연출/주역: 기슬리 외른 가다슨 (Gísli Örn Garðarsson: 1973 ~)



베스투르포트 극단을 이끌고 있는 연출가 중의 하나인 기슬리 외른 가다슨은

1973년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나 노르웨이에서 성장했다.


2001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예술 아카데미(The Academy of Arts in Reykjavik)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동료들과 함께 베스투르포트 극단을 설립하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침으로써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가다슨은 자신이 직접 출연하기도 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하게 되는데

“Love is in the air”라는 부제가 붙었던 이 작품은 극 중에 서커스를 도입하여

공중 제비나 회전과 같이 신체를 이용한 신선한 표현을 선보임으로써

아이슬란드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그리마(Grima)상에서

2개 부문(최고 조연상, 최고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2002년 11월 레이캬비크 극장(The Reykjavik Theatre)에서 초연되자마자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 작품은 2003년 가을 바다 건너에 있는

공연예술 강국인 영국 런던의 영 빅 씨어터(The Young Vic Theatre)에서도 선보여졌고,

여세를 모아 웨스트 엔드에서의 롱런을 매진 사례를 이루며 성황리에 마쳤다.


이어 가다슨은 2005년 런던의 바비칸 센터에서 선보여진 작품 <보이첵 (Woyzeck)>에서도

밀실 공포증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전면에 거대한 수족관을 설치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놀라움을 안겨주었고,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극장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영국의 신진 연출가 데이비드 파(David Farr)와 함께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공동으로 각색, 연극화하면서는 다시 한 번

아크로바틱한 무대를 만들어내 젊고 신선한 감각을 과시했다.


기존의 극을 적절히 살려내면서도 신체언어를 통해 표현을 극대화시키는

가다슨의 연출 스타일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골고루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고국인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사랑 받는 연극인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유럽과 세계를 무대로 명성을 쌓아가며 영화 쪽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가다슨은 지난 2월 스웨덴 출신의 영화감독 루카스 무디슨(Lukas Moodysson)의

영화 <투게더 (Together)>를 무대화해 아이슬란드에서 성공적으로 초연하였고

4월 현재 이 작품으로 멕시코를 투어 중인데, 1만 2천여 매에 달하는

이 공연의 티켓은 공연 한달 반 전부터 모두 매진되었다고 한다.


또한 가다슨이 비틀즈, 아바, 밥 딜런, 나나 무스꾸리 등이 부른

우리 귀에 익숙한 오래된 팝송들을 모아 연출한 뮤지컬 <러브 (Love)>는

아이슬란드에서의 전회 매진을 기록한 후 한국어 버전으로 번안되어

한국인 출연진들에 의해 공연되고 있으며

2008년 5월부터는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의 롱런도 예정되어 있다.


이제 내한하여 직접 한국의 연극팬들을 만나게 되는 가다슨은 작품 <변신>에서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 역을 맡아 연출가로서의 역량과 동시에 연기력도 과시할 예정이다.



■ 공동 연출: 데이비드 파 (David Farr: 1969 ~)



영국의 신진 연출가인 데이비드 파는 영국 브리스톨의 올드 빅 씨어터(The Old Vic)의

공동 예술감독을 거쳐, 2005년 영국 현대극의 산실인 리릭 해머스미스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재직해오고 있다.


런던 노팅힐의 게이트 씨어터(The Gate Theatre)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그는

‘20세기 마지막 천재’로 불린 극작가 사라 케인(Sarah Kane)에게

작품 <페드라의 사랑(Phaedra's Love)>의 집필을 의뢰하기도 했다.


파의 대표적인 연출 작품으로는

2003년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The Royal Shakespeare Company)와 작업한

<코리올레이너스(Coriolanus)>가 있으며, 2005년에는

내셔널 씨어터(The Royal National Theatre) 에서

고골(Nikolai Gogol)의 <검찰관 (The Inspector)>를 현대적인 시의를 담아

각색한 작품 <유엔 검찰관 (The UN Inspector)>을 선보이기도 했다.



■ 공동 제작

영국 런던 리릭 해머스미스 (The Lyric Hammersmith)

런던 서부에 자리잡고 있는 리릭 해머스미스는 1888년에 개관 이후 세 차례의 개축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는 550석 규모의 19세기 스타일 극장과 110석 규모의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피터 브룩(Peter Brook)의 초기 작품과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의

첫 장편 연극을 상연하기 했을 만큼 유서 깊은 이 극장은 영국과 해외의 여러 작가,

연출가, 배우, 디자이너, 작곡가, 극단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희곡이 중심이 된 다양한 현대극들을 제작하여 선보이고 있다.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트 극단 (Vesturport Theatre)

베스투르포트 극단은 2001년 연출가인 기슬리 가다슨과 그와 뜻을 같이하는

아카데미 출신의 동료 예술인들이 모여 공동으로 설립한 창작집단으로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Reykjavik)를 본거지로 삼아

연극과 영화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첫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2002년 초연 후 아이슬란드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그리마 상 2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성공적인 롱런을 마쳤고, 2005년 발표한 작품 <보이첵>은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2년 연속 공연되며 타임 아웃(Time-Out)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공연’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베스투르포트 극단은 설립 초기부터 자신들이 스스로 발전시킨

메소드(method)를 통해 매 작품마다 각기 독창적인 형태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작품에서 배어 나오는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과 진실한 에너지는

이들의 작품에 독특한 매력을 더해주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전국민의 수가 30만명에 불과한 북구의 작은 나라이지만

한 해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의 수만해도 26만명(2006년 통계)에 달한다.



이렇게 연극과 예술을 사랑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 아이슬란드에서

베스투르포트는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전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극단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점점 큰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 줄거리

1

유럽의 어느 도시, 하급 중산층으로 보이는 잠자 가족의 집.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범한 아침의 일상이 펼쳐진다. 막 아침 식사를 들려는 찰나,

아버지는 그레고르의 구두를 발견한다. 매일 새벽 4시 45분에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서던 그가 아직도 출근하지 않은 것이다.

의아해하던 가족들은 모두 2층 그레고르의 방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린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그레고르. 간밤에 악몽을 꾼 듯하다.

그는 괜찮다고 말하며 가족들을 안심시키지만,

가족들은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소리에 이상해하며 문을 열려 애쓴다.

때마침 현관 벨이 울린다.

찾아온 손님은 슈튀틀. 그레고르가 일하는 부서의 지배인이다.

그는 그레고르가 아직 집에 있는 지 궁금해한다.

결국 그레고르는 마지못해 방문을 열고, 그들은 끔찍한 모습의 그레고르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아버지는 거실로 나온 그레고르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그를 다시 방으로 몰아 넣는다.




2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레고르는 여전히 충격에 휩싸인 채 자신의 변신이 가족들에게 초래한 혼란과 불안에 대해

걱정하며 방안을 서성거린다.

그러던 중 여동생 그레테가 용기를 내어 그의 방으로 들어와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그레고르는 그레테에게 왜 요즘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않느냐고 물으며

매주 조금씩 저축해서 동생을 음악학교에 보내고자 했던 자신의 소망을 얘기한다.

그러나 그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는 그레테.

그녀는 앞으로 자신이 오빠를 돌볼 것이며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3

계단을 오르내리며 그레고르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는 그레테,

그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가족들의 일상...

그레고르는 아래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금은 저녁 식사 시간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무도 식욕을 느끼지 못한다.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그레테는 그레고르를 불러내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를 강하게 거부하던 그레고르는 결국 그레테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심한 혐오감을 참기 힘들어 하고, 가족 중

누구도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한다. 마지못해 대화를 시도해보려는 가족들.

아버지는 이들 가족이 안고 있는 빚과 경제적인 곤란에 대해 얘기를 꺼내며

그레고르가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하게 된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가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에 그레고르는 나이가 들어 은퇴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그리고 아직 어린 여동생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외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결국 그레테는 그를 다시 방으로 데리고 가 문을 잠근다.

이런 아들이 불쌍하기만 한 어머니.

하지만 아버지는 단호하게 그를 다시는 거실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4

이제 벌레가 된 자신의 모습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그레고르.

그가 궁금해진 어머니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그를 보고 싶어 하지만

그레테는 이를 만류한다. 열쇠를 가지고 다투던 이들 모녀는 결국 그의 방으로 올라가게 되고,

그가 움직일 공간을 충분히 만들어주기 위해 이들은 방에서 가구와 집기들을 치워주기로 한다.

그러나 이를 원치 않는 그레고르는 실랑이를 벌이다 어머니를 다치게 하고 만다.

어머니가 걱정되어 따라나온 그레고르는 거실에서 아버지와 마주치게 되고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5

상처를 입고 방으로 피신한 그레고르는 큰 고통을 느낀다. 가족들은 안도하며

다시 평온한일상으로 돌아가려 애쓴다. 그레고르는 아래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거실에 모인 가족들은 각자 일터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레고르는 동생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을 알게 된다.

오빠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을 잊은 그레테.

그녀는 이제 그 일이 지긋지긋해지기 시작했다.

그레고르는 배고픔을 느끼며 바닥을 긁어댄다.

그 소리에 위층으로 올라온 그레테에게 그레고르는 음악학교에 갈 거란

소망을 결코 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레테는 짜증을 낸다.

그레고르는 동생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한다.




6

갑자기 가족들이 분주해졌다. 집에 하숙인을 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 한 달에 30크라운의 수입이 생기게 될 테고 형편도 좀 나아질 것이다.

그레테는 미리 그레고르를 찾아 절대로 방을 나오지 말 것이며 어떤 소리도

내서는 안 된다고 말해둔다. 이윽고 현관 벨이 울리고 가족들은 방을 보러 온

피셔를 반갑게 맞이한다. 피셔는 이들의 집에서 하숙을 하기로 결정하고

기꺼이 선금을 지불한다.

게다가 그는 그레테를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다.

가족들은 피셔에게 함께 저녁을 들면서 축하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위층에서 이를 듣고 있는 그레고르는 점점 탈진해 가고 있다.

벌써 일주일 째 가족들은 그에게 아무 음식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레테로 하여금 피셔를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한다.


동생의 바이올린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자 그레고르는 이를 좀더 가깝게 듣기 위해

마루바닥을 뜯는다. 이 소리를 이상하게 여긴 피셔는 위층으로 올라가보려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강하게 그를 저지한다.



그러나 결국 천정을 뚫고 튀어나오는 그레고르.

그를 발견한 피셔는 기겁을 하며 이미 지불했던 선금을 돌려받고 나가버린다.

이에 그레테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부모님에게 저 괴물은 그레고르가 아니라며

저것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 모두는 그녀에게 동의한다.

그레고르는 이제 자신이 사라져야 할 때임을 깨닫고 슬퍼하며 방으로 돌아간다.


그레고르의 방으로 올라간 그레테는 마치 고기덩이처럼 매달려 죽어있는 그레고르를 발견한다.

가족들은 그레고르의 시체를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띄는 주택가 뒤의 배수로에 버리기로 한다.

이제 가족들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이사를 가기로 한다.

그리고 함께 황제의 정원을 찾아 꽃구경을 하면서 기나긴 겨울을 지내고 다시 찾아온 봄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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