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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7월 온쉼표, 작곡가 류재준의 예술적 새시도 - 2인 가극 < 아파트 >

국인에게 중요한 척도가 되어버린 ‘아파트’. 그 곳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혜용 기자 | 기사입력 2021/06/10 [08:00]

세종문화회관 7월 온쉼표, 작곡가 류재준의 예술적 새시도 - 2인 가극 < 아파트 >

국인에게 중요한 척도가 되어버린 ‘아파트’. 그 곳에서 일어나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혜용 기자 | 입력 : 2021/06/10 [08:00]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행복 ‘온쉼표’(이하 ‘온쉼표’)가 오는 7월 6일(화)부터 8일(목)까지 3일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2인 가극 <아파트>를 무대에 올린다. 2인 가극 <아파트>는 작곡가 류재준의 새로운 예술적 시도가 담긴 작품으로, 이번 세종문화회관 7월 온쉼표 무대를 통해 전막이 초연된다.  

 

천원의 행복 ‘온쉼표’는 국악, 클래식,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단돈 천원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하여 시민들에게 문화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연장 문턱을 낮춘 프로그램으로, 2007년 시작 이래 14년간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7월 ‘온쉼표’ 공연인 2인 가극 <아파트>의 전체 기획과 작곡을 맡은 작곡가 류재준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아파트’라는 소재를 음악을 넘어 공연예술로 풀어냄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아파트>를 가사가 있는 예술가곡 작품으로 창작하였다. 

 

 작품은 ‘경비원’, ‘층간소음’, ‘아파트 구입’, ‘선분양’, ‘기러기 아빠’, ‘명예퇴직’, ‘학교폭력’, ‘택배기사’ 등 ‘아파트’ 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사에 담은 15곡의 가곡과 7곡의 프렐류드로 구성된다.

 

작품 형식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이다. 고수와 소리꾼이 추임새를 주고받고, 무대 밖 관객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우리의 판소리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성악가와 피아니스트가 연주자인 동시에 배우로서 15개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1인 다역을 소화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이야기하는 시의성, 세상을 풍자하는 해학이 가진 재미요소, 신선한 형식의 작품 등 <아파트>가 가진 여러 가지 매력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이다. 작품성과 재미를 고루 갖춘 이번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작곡가 류재준은 “예술이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그에 대한 확언은 할 수 없지만, 예술이 세상을 비추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쥐어 줄 수는 있다. 문제에 대해 환기하게 하고 집중하게 하는 것, 그리고 이로서 해결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예술의 순기능”이며 한 발 더 나아가 “아무리 의미 있는 작품일지라도 작품성과 재미가 뒷받침되어야 더 많은 이들을 주목하게 할 수 있다”며 이번 작품의 창작배경을 밝혔다.  

 

 2인 가극 <아파트>는 화자로서 곡의 중심에 있는 성악가와 배경을 관할하는 피아니스트가 극을 이끌어 나가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다. 바리톤 김재일과 피아니스트 김가람 등 2인의 예술가가 70분간의 모든 무대를 소화한다.

 

작곡가 류재준은 “대규모 클래식 공연, 스타 아티스트가 주류가 되어버린 클래식 음악계에 작은 규모이자 비주류 장르인 ‘가곡’ 장르의 작품을 기획함으로써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을 활성화하고, 보다 많은 예술가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마련하는 첫걸음을 뗀다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구상하였다”며 이번 작품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정책에 근거하여, 이번 공연의 객석은 ‘동반자 간 거리두기’로 운영한다. 또한 전 관객 발열체크, 전자 문진표 작성 등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공연을 진행한다. 

 

지치고 피곤한 일상 속 문화예술을 통해 온전한 쉼의 순간을 즐길 수 있는 7월 온쉼표 2인 가극 <아파트>의 티켓은 오는 6월 9일(수) 오전 10시부터 16일(수)까지 세종문화회관 온쉼표 홈페이지(happy1000.sejongpac.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당첨자의 티켓 미구입 등으로 발생한 잔여좌석은 6월 23일(수)부터 공연 전까지 예매가 가능하다. 

 

▲ 세종문화회관 7월 온쉼표, 작곡가 류재준의 예술적 새시도 - 2인 가극 < 아파트 >  © 문화예술의전당

▲ 세종문화회관 7월 온쉼표, 작곡가 류재준의 예술적 새시도 - 2인 가극 < 아파트 >  © 문화예술의전당

 

○ 제작진 

- 작곡 류재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크라코프 음악원 (작곡가 강석희, 크쉬스토프 펜데레츠키 사사)

⋅‘타악기를 위한 파사칼리아 (Pasaclaia for Percussion)"로 국제적 주목

⋅핀란드 난탈리 음악제,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페스티벌 상주 작곡가

⋅폴란드 고주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작곡가 역임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 오푸스 예술감독으로 활동중

 

- 가사 문하연

⋅오마이뉴스와 인천투데이에 ‘그림의 말들’과 ‘사연 있는 클래식’ 연재.

⋅오마이뉴스에 사는 이야기 코너 ‘명랑한 중년’ 연재.

⋅2019 오마이뉴스 뉴스 게릴라 상 수상(시민기자 대상)

⋅저서 ‘다락방 미술관’.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예술 전문 강사로 활동.

 

- 연출 남인우

⋅현 극단 북새통 예술감독, 상임연출가

⋅전 국립극단 어린이 청소년 연구소 책임연구원

⋅판소리만들기 ‘자’ 예술감독

⋅한양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호원대 산학협력교수

⋅국립극단 우리연극원형의 재발견 연희감독(2020)

⋅'사천가'(작 이자람), '억척가'(작 이자람), 국립극단 '불꽃놀이',

⋅극단 북새통 플랜Q '래러미프로젝트 십년후', '행복한왕자' 외 다수의 작품 연출  

 

 

Prelude I

작품의 서막. 작곡가는 보통 화려한 조성으로 쓰이는 내림 마장조를 안단테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로(delicatezza) 사용하였다. 4분의 3박자의 고풍스러움과 서정적인 선율로 무대를 여는 프렐류드 1번은 가곡집 ‘아파트’ 전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Finale에 다시 한번 등장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Apartment

작곡가는 비극은 발랄하게, 희극은 서정적으로 풀어내었다. 아파트 2021의 시작을 알리는 첫 노래, Apartment는 명품 아파트를 노래하는 아파트 찬가로 시작한다.

 ‘저 너머 힐 스테이트 이 편한 세상 하늘은 푸르지오 미래는 아름답지요...끼리끼리 살아야지 교양있는 사람들’

 

Prelude II

도시에 사는 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들린다. 아파트를 두고 떠도는 이 소문 저 소문에 민감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이 더 내게 유리할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림자처럼 빠르게 스치는 분주한 발걸음은 점점 멈출 수 없는 빨간 구두가 되어버린다. 도시를 휘젓는 이 역동적인 춤은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급작스러운 엔딩을 맞는다.

 

경비원

경비원의 고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일해야 하는 경비원의 고충을 담은 2번째 노래 ‘경비원’은 요즘 떠오르는 이슈인 아파트 경비원 고용안전 및 인권보호 문제를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은 사치죠 눈치없이 원하면 한방에 짤려요... 감정노동 육체노동 하나도 안 힘들어. 여기서 잘리는 게 더 힘든 일. 다들 그렇게 살죠. 힘들게. 힘들게’

 

층간소음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위층과 아래층의 층간소음에 관한 곡으로, 성악가는 위층과 아래층 사람의 1인 2역을 소화한다. 각 인물에게 고유의 멜로디를 부여하여 각 층 사람들을 다르게 표현하였으며, 더 좋은 아파트로 가야만 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표현하기 위해, 바다 바깥을 꿈꾸는 ‘인어공주’를 연상케 하는 음악도 들어갔다. 

‘음악 소리 너무 커요, 소리 좀 줄이세요. 당신에겐 인생 명곡, 내게는 여름 매미.... 비싸게 분양받고 이 지경인게 속상해. 층간소음이 왜 우리 잘못이야.’

 

Prelude III

‘층간 소음’ 마지막 음의 정적을 타고 시작하는 프렐류드 3번은 마치 ‘왜 꼭 이렇게 싸우고 살아야 하는 걸까, 이런 일상의 아름다움도 있는데…’라고 말하는 것 같다. 따뜻한 빛 한줄기의 독백처럼 그려진 이 곡은 프렌치 바로크 풍으로 굉장히 섬세하고 물의 움직임처럼 부드럽다.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는 프렐류드 3번은 4번 가곡 ‘나는 왜 몰랐을까’의 웅장한 도입부로 연결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나는 왜 몰랐을까

기러기 아빠의 외로운 비애를 노래한 ‘나는 왜 몰랐을까?’는 텅 빈 집의 밀려오는 외로움을 노래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 속도를 잃어버린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심정을 노래한다.

 술 한잔에 시름을 지워 심각할 게 뭐야, 바람 같은 인생. 행복을 찾아 파랑새를 찾아 헤매고 헤맸지만 달리다가 끝나버릴 허무한 인생인 걸 나는 왜, 왜 몰랐을까.’

 

지루해

하고 싶은 일을 위한 공부가 아닌 부자가 되기 위해 공부를 강요받는 현실을 학생의 입장에서 노래한다. 주인공은 성적으로 평가받고 오로지 공부만 강요받으며 챗바퀴 돌 듯 돌아가는 반복되는 지루하고 답답한 상황에서 꿈을 찾아 자유롭고 싶어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오로지 공부, 공부 수학 국어 영어 탐구 요리 대신 삼각함수 지겨운 하루 흘러가는 시간. 창밖 하늘 푸르른 햇빛 나가고 싶어 소리치고 싶어 이 세상에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아.’

 

외톨이

끊임없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학교폭력’을 노래로 담았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과 어른들의 외면, 그 속에서 점점 희망을 놓고 있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절망을 노래한다. 

 ‘무슨 말을 할까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세상이 무섭고 사람들이 무서워 난 세상에 외톨이-학교에선 친구들이 놀리고 때렸지만 선생님도 부모님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Prelude IV

바로 앞서 등장한 ‘외톨이’에게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 너는 누가 뭐라고 해도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amabile’의 의미가 담겨있다. 느린 춤곡의 느낌으로, 과거의 소중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프렐류드 4번은 곧 등장할 은행나무를 예고하기도 한다. 이 프렐류드의 마지막 코드 내림 마장조의 멜로디 ‘솔’은 바로 뒤의 사단조 ‘은행나무’ 베이스 음 ‘솔’로 연결되는데, 이 종소리는 작품의 상징적 존재, 은행나무의 등장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은행나무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줬던 은행나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주민들과 함께 했던 은행나무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찬 바람 불어오면 난 옷을 갈아입죠. 초록을 떨구고 노란 옷을 입어요.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요. 찍으면 난 부끄러워 얼굴이 더 노래져요.’

 

택배기사

새벽 배송, 당일 배송 밤낮 없이 뛰어다니는 택배기사의 하루를 노래한다. 몰상식한 사람들과 서러움이 몰려올 때도 있지만 다정한 사람들과 그로 인한 보람, 그리고 학력과 지위에 상관없이 일 할 수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파손책임 분실책임. 신선함도 책임지죠. 당일배송, 새벽 배송, 전쟁에 나선 것 같아.

그래도 이만한 일 없어요. 학력 지위 상관없이 공평하게 배달하고 일한 만큼 가져가요.’

 

Prelude V

왈츠 형식의 이 곡은 듣는 이들을 단숨에 사로잡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시작한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따뜻한 멜로디와 순간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화성이 교차하는 프렐류드 5번은 부조리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삶에 대한 연민을 나타낸다.

 

명예퇴직

졸업하고 취업하고 부지런히 달렸지만 50세도 안 된 나이에 명예퇴직을 권유 받은 어느 가장의 노래다. 대출금에 자녀들 학비에 아직 나갈 돈이 천지인데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공원을 맴돌며 고민하는 가장의 애환이 담겨있다.

 ‘이제 겨우 내 나이 사십 대 후반, 뭐가 그리 급하다고 모자라다고 퇴직, 명예퇴직, 졸업하고 취업하고 부지런히 달렸더니 너무 일찍 골인 지점 통과한 걸까.

신속하고 정확하게 관문을 통과해, 최고라고 제일이라고 말하더니.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떠나라 하네. 내 나이 지금 겨우 마흔여덟, 마흔여덟.’

 

아파트 구입

“십 원도 안 써야 되니까 음도 아껴봤다”고 밝힌 작곡가는 10번 <아파트 구입>을 위해 단 4개의 음만 사용하였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진 사람들은 점점 더 잘 살고 있는 현실을 해학적으로 노래한다.

 ‘서울 시내, 아파트, 평균 가격, 십 사억. 얼마를 일 해야 장만할 수 있을까? 이공이공(2020) 최저시급 팔천 오백 구십 원. 한 달을 일해도 이백도 안 돼. 십 원도 안 쓰고 삼십 년을 모으면 그제야 육억 사천, 다시 태어나면 살 수 있을까.

주식에 투자하면 대박아님 쪽박이고, 은행이자 일 프로, 아파트는 투자불패. 성실히 일해서는 아파트 못 사요.’

 

선분양

내 집 마련이란 단꿈에 부풀어 전재산을 투자한 사전분양. 하지만 부풀려진 광고와 모델 하우스 속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그 속에서 피해보는 서민들의 억울한 심정을 노래한다.

 부풀려진 광고 빼돌려진 자재, 모델하우스 화려한데 그 집은 어디갔소? 

누굴위한 정책이요 건설사는 대박이고 수요자는 호구지요’

 

Prelude VI

가곡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아파트를 향하는 시점에서 풍자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프렐류드 6번이 등장한다. 핸드백을 들고 여기저기 부동산을 돌아다니는 아주머니들을 떠올리게 한다. 대위법으로 연결되는 각 성부는 아파트에 대한 갖은 소문을 두고 수다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위험한 놀이터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라 했지만 어른들의 놀이터가 된 입주자 대표회의. 

감추고 싶은 부조리한 일들투성이지만 알면서도 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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