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화극원 연출가 왕샤오잉이 전하는 “진정한 영웅 이야기”무대 위의 항우는 사실상 실체가 없는 유령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늘날 어디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항우는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는 인간상입니다. 2008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해외초청작 중국 국가화극원 「패왕가행(霸王歌行)」 “The Legend of a Hero” by the National Theatre of China 연출가 왕샤오잉이 전하는 “진정한 영웅 이야기” 중국의 전통희극문화에서 현대비극의 의미를 지니면서 또 나를 가장 감동시키는 인물이 둘이 있다. 하나는 구고(救孤)의 정영(程婴)이고, 다른 하나는 별희(别姬)의 패왕(霸王)이다. 패왕 항우는 정영과는 달리 처참하기보다 더 장엄하다. 항우는 현대인들이 감탄할 만한 인격과 역량을 지녔다. 그가 황제가 되는 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항우는 오히려 아방궁을 깨끗이 불태워버렸다. 그는 황급히 달아나는 적을 대함에 있어 궁지에 몰린 적을 쫓지 않는다는 고귀한 원칙을 지켰다. 그가 오문(鸿门)의 연회에서 칼을 거둬들인 까닭은 음모를 써서 상대를 죽이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러질지언정 구부리지 않겠다는 뜻을 숭상하며 존엄을 최고로 여겼다. 그는 의롭지 않으며 비천하고 옹졸한 것을 경멸하였다. 그가 최후에 오강에서 자결한 것은 강동의 부형들을 볼 낯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살아서는 호걸이 되고, 죽어서는 영웅이 되리”라고 말한 이청조가 사마천보다도 항우의 인격과 그의 비극을 더 잘 이해한 듯 하다. 항우는 시인이었다. 그는 현실적이며 냉혹한 정치세계와 주변의 분쟁을 시인의 기질과 시인의 감성 그리고 시인의 이상으로써 대하였다. 따라서 그가 실패한 영웅이 된 것은 어찌 보면 시작부터 정해진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항우는 우리가 그를 경건한 마음으로 존경하게끔 만든다. 항우는 정과 성을 다하였으며, 공명정대했다. 그는 처세의 원칙이 있었고, 존엄을 중시했으며, 순수함을 추구하였다. 항우의 생명가치관에서 우리는 공공의 이익과 실용을 초월한 인품에 대한 그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유방과 항우는 역사와 운명이 맺어준 쌍둥이이다. 유방의 성정, 인격, 가치관, 도덕수준은 항우와 너무 달라서 공리적인 유방은 항우의 시인 같은 심성을 더욱 빛나보이게 한다. 항우와 유방의 싸움에서 유방이 이길 것은 자명하다. 자연계의 '적자생존'이라함은 곧 '생존 경쟁에서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 자는 도태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류사회에서는 '약한자가 번성하고 강한자는 도태되는' 이른바 "역 도태" 현상이 종종 도래하기도 한다. 중국인은 사회발전과 더불어 2000년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 오늘 희극무대를 통해 선인들의 정신세계에 다가가는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하자. 우리들 마음속엔 아직도 인간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을 테니... 1. 공연개요 ○ 공 연 명 : 중국 국가화극원(中国国家话剧院, The National Theatre of China) 「패왕가행(霸王歌行, The Legend of a Hero)」 ○ 일 시 : 2008년 9. 11(목) ~ 13일(토) /평일 저녁7:30분, 토요일 오후3:00 ○ 장 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공연시간 : 1시간 45분(쉬는 시간 없음) *국/영문 자막 있음 ○ 원 작 : 판쥔( 潘军, Pan Jun) ○ 연 출 : 왕샤오잉(王晓鹰, Wang Xiaoying) ○ 번 역 : 김우석 ○ 관 람 료 : R석5만원 /S석3만원 /A석2만원 (♡사랑티켓 참가작) ○ 예 매 처 : 국립극장 고객지원센터 02-2280-4115~6 ○ 주최,주관 : 국립극장 ○ 후 원 : 주한 중국대사관, 주한 중국문화원 2. 작품설명 중국 국가화극원의 현대연극 「패왕가행, 覇王歌行」은 2008년 3월1일~14일까지 북경의 동방실험극장에서 초연되었던 따끈따끈한 공연이다.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초연에 힙 입어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조직위원들의 강력한 추천을 받아 이번 페스티벌에 초청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국립극장을 찾았던 중국 국립경극원의 전통연극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현대 실험연극으로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역사속의 인물, 항우와 유방의 대립구도를 절제되면서도 시각적인 효과들을 사용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무대 사방을 둘러싼 중국 전통 한지는 종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숲이 되었다가 또 잔혹한 전쟁의 현장을 보여주는 극적 오브제로 사용된다. 중국 국가화극원은 2001년 12월 25일 청년예술극원과 중앙실험화극원을 합병한 대규모의 국가 공연예술 단체로서 공연예술, 영화,TV를 아우르는 다양한 방면의 우수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연극의 다양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세계무대를 향해 그 성과들을 드러내고 있다. 「패왕가행」의 연출가 왕샤오잉은 국가에서 지정한 1급 연출가이다. 왕샤오잉은 그 자신이 새롭게 해석한 항우와 우희를 무대형상화 하는 과정에서 선인(先人)들의 정신이 함의하고 있는 깊은 곳으로부터 찾아낸 내재적 즐거움이 오늘날 자신이 항우를 이야기하게 된 이유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바로 그것이 우리의 마음속에 '아직 이상적 인간에 대한 애정과 꿈이 남아있다는 증거'라고 역설한다. 3. 주요 출연진 및 스탭 출연진 항 우 : 팡치빈(房子斌, Fang Zibin) 유 방 : 티안쯩(田征, Tian Zheng) 우미인 : 리우뤼(刘璐, Liu Lu) 이유, 송이, 초나라의 사신 외 : 짱하오(张昊, Zhang Hao) 연주 고금(古琴)연주 : 후앙위엥(黃宇珩, Huang Yuheng) 4. 작가의 변 2000여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활자로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적 인물은 드뭅니다. 항우처럼. 2000여년 이후에도 연극무대에 오를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은 드뭅니다. 항우처럼. 2000여년 후에도 세계를 굽어보며 자신의 언어로 세상에 말을 거는 역사적 인물 역시 드뭅니다. 항우처럼. 나는 몇 년 전 어느 날 밤, 두터운 시간의 옷을 입은 그의 심연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소설『重瞳-覇王自敍』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진 「패왕가행」입니다. 소설에서 그리고 연극에서 이 이야기는 역사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로운 해석'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무대 위의 항우는 사실상 실체가 없는 유령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늘날 어디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항우는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는 인간상입니다. 5. 줄거리 초한(楚漢작)의 전쟁을 배경으로 초의 패왕(覇王) 항우(項羽)와 우미인(虞美人)과의 이별을 그린 작품으로『서한연의(西漢演義)』에 의거하였다. 1918년『초한의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되었다. 항우는 우미인과 여러 장군의 간언(諫言)을 물리치고 한군(漢軍)에서 투항해 온 이좌거(李左車)의 권고로 출병하지만 이것은 한의 군사(軍師) 한신(韓信)의 모략이었다. 유인된 항우의 초군(楚軍)은 복병에 의하여 해하(垓下)에서 포위되어 사면(四面)에서 초가(楚歌)를 듣는다. 항우는 "초나라는 이미 망한 것인가."라고 애마(愛馬)를 어루만지며 장탄식하고, 우미인은 작별의 시간이 왔을 때 칼을 들고 춤을 추다 자진(自盡)한다. 혼자 탈출한 항우도 오강(烏江)에서 자결하고 만다 「패왕가행」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 영화「패왕별희」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의 이야기와 같이 중국 초(楚)나라와 한(漢)나라의 전쟁 중에 꽃핀 패왕(覇 王) 항우(項羽)와 그의 애첩 우희(虞美人)의 이야기는 2천 여 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오면서도 여전히 중국인들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문학가들을 포함해 중국인들은 항우와 우희를 기억하면서도, 그들을 추억하는 일에는 서툴렀다. 그동안 패왕 항우는 종종 용맹하지만 거칠고 경솔하고 단순하며 책략이 부족한 사람으로 그려져 왔다. 우희 역시 사랑을 지킨 한 여인으로서의 모습만 부각되기 일쑤였다. 왕샤오잉은 바로 이러한 패왕 항우와 우희에 주목한다. 왕샤오잉의 시선을 통해 결단력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만 보였던 패왕 항우는 '온정을 가진 영웅이자 시인'으로 재조명되며, 우희 역시 '칼과 피로만 말하려 하는 세상의 우매함'을 안타까워할 줄 알며 동시에 항우의 심연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하는 여인으로 재탄생 된다. “힘은 산을 뽑을 듯하고, 기세는 천하를 뒤덮는데 때를 잘못 만나, 추여! 너마저 발걸음을 멈추는구나 추여! 네가 가지 않으니 어찌하리 어찌하리 우야, 우야! 너를 또 어찌 하리“ 6. 연출가 소개 자연계의 '적자생존'이라함은 곧 '생존 경쟁에서 강한 자는 번성하고 약한자는 도태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인류사회에서는 '약한자가 번성하고 강한자는 도태되는' 이른바 "역도태" 현상이 종종 도래하기도 한다. <연출의 말 중에서> 왕샤오잉 박사는 중국의 1급 연출자로 중국 국가화극원의 부극장장이자 중국 연극협회의 부회장이다. 왕은 1984년 중국 중앙희극원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하여 학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에는 중국 무대연극 연출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예술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주요 연출 작품은 「매직큐브」,「엘리자베스」(프랑스),「번개」,「춘큐의 정신」, 「안나 크리스티」(미국),「메이드 인 차이나」,「죽음과 처녀」(칠레),「시련」(미국), 「코펜하겐」,「남자와 야성」,「무지」(포르투갈),「영웅의 신화 」등이 있다. 또한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버터플라이 드림스」, 홍콩에서 공연한「무지」, 미국 작품「정원의 모든 것」, 노르웨이의 「유령」등의 마카오 공연을 연출 하였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출가로서 그는 예술에서의 연출의 이론적인 연구 활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40만자가 넘는 두 권의 책을 출판하였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스웨덴, 이스라엘, 일본, 필리핀, 홍콩 그리고 마카오 등지의 국제 연극제에서 그의 연출작이 공연되었으며 연극관련 세미나의 초빙 연출가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7. 중국 국가화극원(NTC) 소개 중국 국가화극원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공연예술 조직이다. 이전의 중국 청년예술극원과 중국 중앙실험화극원이 합쳐져 2001년 12월 25일 창단되었다. 공연예술의 다양한 재능을 지닌 인재들로 구성된 중국 국가화극원은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교착지이며 연극 명작들을 창조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공연예술 기준을 추구한다. NTC는 극예술의 정통과 실험적인 양식을 추구함과 동시에 중국뿐 아니라 외국의 우수한 연극작품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는 의미로 명명되었으며 공연예술의 운영체계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양식과 분야를 개척하고 연극적으로 새롭고 뛰어난 작품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열린 무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현재 NTC의 극장장은 짜오유리앙이다. 양펭키, 왕샤오잉, 짜밍쯔와 돈 주앙의 어시스턴트 싀우리펜이 부극장장으로 있다. <저작권자 ⓒ 문화예술의전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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