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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개인전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갤러리 도스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1/11/07 [22:50]

김태서 개인전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갤러리 도스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1/11/07 [22:50]

갤러리도스 기획 김태서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2021. 11. 10 (수) ~ 2021. 11. 16 (화)

 

▲ 김태서 개인전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갤러리 도스  © 문화예술의전당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김태서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11. 10 (수) ~ 2021. 11. 16 (화)

 

 

▲ 김태서, Spot_032601-Spot_040201, c-print on paper, 200×100cm (8EA), 2021  © 문화예술의전당



2. 전시서문

                   김태서 

 

 현대사회, 더 좁게는 현대미술에서 “모더니티(modernity)”라는 용어는 사어(死語)를 넘어서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의미마저 가지게 된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모더니티를 ‘인간이 인간을 다른 모든 존재로부터 분리시킨 후, 스스로에게 절대적인 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절대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근거로, 우리는 불완전하게나마 ‘모든 것을 설명하는 틀’로서의 이성에 대한 가치를 가중시켜왔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와 법칙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절대적이지도, 중심적이지도 않은 존재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미술에서의 모더니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견과 기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더니티에 대한 탐구와 논쟁이 가장 치열했던 미술 양식이 “추상미술”이라는 견해에 강하게 반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회화는 대상의 환영이 아닌 작가의 순수한 표현욕구로서 절대적인 조형성을 추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하여 “자유로운 개인의 창작행위”라는 신화적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신화가 역사적 사실이 아니었듯이, 개인의 자유로운 창작행위로서의 조형이라는 추상미술 역시 진정 자유로운 발생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추상회화의 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은 “회화의 죽음”으로 일컬어지는 사진촬영술의 개발이었다.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그리는 행위가 이상으로서의 자연을 재현하는 최선의 수단이 아니게 되었을 때, 회화는 보이는 것 너머의 조형적 절대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실제로는 보이는 것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었다. 현미경 같은 새로운 광학기술의 개발은 인간이 그동안 보지 않았던, 보지 못했던 미시의 자연을 보여주었고, 이는 “신이 보는 자연”이라는 새로운 재현의 대상을 예술가들에게 제시하였다. 모든 추상미술이 은연중에 재현의 대상을 상정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순수하고 절대적인 조형언어로서의 추상회화에 대한 열망은 이미 그에 대한 좌절을 담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는 자각과, 자유로운 개인의 절대적인 조형언어에 대한 믿음도 사라져버린 시점에서 다시 모더니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류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인간은 아직 이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법칙을 탐구하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는 우주탐사는 강대국들의 새로운 경쟁무대가 되고 있으며, 지구의 중력 바깥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소모와 인간의 삶을 바꾸어놓을 실질적인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우주탐사를 추동하는 각종 이론과 기술의 영역에서, 인간은 아직도, 혹은 그 어느 때보다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법칙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는 이러한 절대성에의 추구가 좌절된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과학의 영역에서 여전히 유효한 유일법칙에의 탐구과정으로서 우주탐사를 추상화의 형식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아직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우주탐사선이나 우주망원경을 통해 촬영된 디지털 이미지를 디지털 보정하여 공개되는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의 모습들은, 이미 그 자체로 구체성을 결여한 추상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태양, 목성, 토성 등의 조금 더 구체적인 형상과 색채, 그리고 움직임을 파악하고 예측해나가고 있다.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이후 2012년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 로버’(Curiosity Rover)는 광활하고 정교한 화성의 풍경을 전송하며 지구 이외의 생명활동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한 막막한 탐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외계의 지적생명체에게 전달할 지구에 대한 정보를 싣고 1977년 발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2호’(Voyager 2)는 2018년 태양계 바깥으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 모든 행위는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바깥의, 인간이 생존조차 불가능해 보이는 우주를 탐사하며 관찰 가능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원리와 법칙을 찾아내서, 이를 인간의 삶에 적용시키고자 하는 인간 이성의 가장 첨예한 활동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 이성이 작동하는 극단의 영역에서, 우리 현실과 예술이 새로운 모더니티의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하지만 강력한 기대를, 모더니즘 미술의 대표성을 가지는 추상회화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인 유리 가가린(Юрий Алексеевич Гагарин)이 했다고 잘못 알려진 “여기서 바라보니 신은 없었다.”는 발언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 진출한 인간이 종교적 믿음을 떠나 과학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순간의 기록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발언은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에 홀로 던져진 듯한 인간 존재의 미미함에 대한 실존적 허무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간은 인간이 세계의 중심임을 증명하고자 노력했지만, 그 시도는 좌절로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인간은 여전히 인간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인간의 생존 권역을 벗어나는 우주조차도 인간에게는 규명의 대상이자 새로운 진출의 대상인 것처럼, 시각예술 또한 이 시대의 새로운 모더니티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이어갈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미 파기되어 버린 듯한 기존의 중심논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중심에 안착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정말로 먼 길을 잘 걸어왔다고 말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3. 작가약력  

 

김태서

 

 

2013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2008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1  Outer Spiral┃You've Come a Long Way, 갤러리 도스, 서울

 

2018  회색연구 Studies in Gray, 세움아트스페이스, 서울

 

2017  MY AIM IS TRUE/I MIGHT BE WRONG, 사이아트갤러리, 서울

 

2016  나는 우리의 편이 아니다, 우석홀, 서울

 

2010  조망하다, 우석홀, 서울

 

 

단체전

 

2017-2019  유니온아트페어, 서울

 

2015  상상의 기술들, 예술상상공간 디긋, 경기

 

2013  바람이 분다, 경기도미술관, 경기

 

2012  Fantasmakorea 기획, 난지창작스튜디오

 

2010  언어놀이, 성곡미술관, 서울

 

2009  상처로 그리다 기획, 우덕갤러리, 서울

 

2008  대운하에 대한 논의, 서울대학교, 서울

 

▲ 김태서, Tabula Rasa, c-print on CR steel (3EA), 112.1×162.2cm (3EA), 2021  © 문화예술의전당



▲ 김태서, Optical Abstract(#2, #3, #4, The Latest), c-print on canvas, 80×80cm, 2021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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