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 유명 장관 회의에 초청했다 당일 취소…中 반발 의식?, 조선비즈, "정치가는 미래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선거를 생각한다"

‘천재 해커’ 출신인 트랜스젠더 탕펑 정무위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 총통 대신 참석

대만 “한국 측, 양안관계 이유로 밝혀”

한국 외교부 “中 개입은 없어”

한국의 대통령 직속 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대만의 유명 장관급 인사를 국제 컨퍼런스에 연설자로 초청했다가 행사 당일 갑자기 취소해 대만 정부가 공개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만 언론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 탕펑(唐鳳·영어명 오드리 탕) 행정원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장관급)  © 문화예술의전당

대만 외교부는 20일 밤(현지 시각)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한국 4차산업혁명위가 지난 16일 개최한 ‘2021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에서 탕펑(唐鳳·영어명 오드리 탕) 행정원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장관급)이 화상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당일 새벽 한국 측이 취소 통보를 해왔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측의 결례와 관련해 주 타이베이 한국 대표처 대리대표를 불러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며 “우리나라 한국 주재 대표도 동시에 한국 측에 우리 정부의 엄정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위는 지난 16일 세계 각국 정부 관계자, 학자, 전문가, 기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위는 지난 9월 탕 정무위원을 행사에 초청했다. 탕 정무위원은 이번 행사에서 ‘대만 디지털 장관(Digital Minister, Taiwan)’ 자격으로 대만의 디지털 사회 혁신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4차산업혁명위가 지난 2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행사안내를 보면 ‘사회혁신’ 세션 발표자들 가운데 오드리 탕(대만 디지털부 장관)이 소개돼 있었다. 탕 정무위원은 4차산업혁명위가 8일 게재한 보도자료에도 발표자로 명시돼 있으나, 현재 컨퍼런스 홈페이지의 ‘연사소개’ 및 행사 프로그램엔 빠져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대만 외교부가 한국 측이 ‘양안 관계의 각 측면에 대한 고려’를 초청 취소 사유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대만 간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것으로, 한국 측이 대만 문제를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탕 정무위원의 참여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탕 정무위원 참석 취소와 관련해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만과 비공식적 실질 교류를 지속 증진해 나간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취소를 결정하는 과정에 중국 측이 개입했는지에 대한 문의에는 “그런 점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탕 정무위원은 이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대신해 대만 대표로 참석했다. 중국은 이 회의에 대만이 초청된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탕 정무위원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화상 연설 중 중국 등 국가를 ‘폐쇄 사회’를 뜻하는 빨간 색으로, 대만을 ‘개방사회’를 뜻하는 녹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배경 화면에 띄웠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해 그의 연설 영상을 삭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탕 정무위원은 ‘천재 해커’ 출신이다. 35세이던 지난 2016년 디지털 정무위원으로 발탁돼 대만 정부 역대 최연소 장관급 공직자 기록을 세웠다. 성 소수자(트랜스젠더)이기도 하다.

조선비즈

한국, 대만 유명 장관 회의에 초청했다 당일 취소…中 반발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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