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작가는 산세가 좋은 순창군 유등면 건곡리에서 태어났다. 섬진강 지류가 흐르는 냇가에서 깨복쟁이같이 유소년기를 보냈다. 세상을 향한 반감이 일기 시작한 청소년기는 내장산을 오르내리며 붉으락푸르락 지냈다.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고 삶을 둘러싼 불평등과 부조화에 치열하게 싸우기를 시작하다 제풀에 지쳐 군에 입대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그는 이기지 못할 싸움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복학한 후에는 세상과 적절히 타협을 시작했다.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현실에서의 도피에 대한 죄의식이 최소한의 저항을 하게 했을 것이다. ‘시문학’과 ‘월간문학’에서 잇따라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재학 중에 기성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우유에 입사하며 한 가정의 가장이 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서 첫 시집 ‘서른 살의 사랑’을 내고 지금까지 여섯 권을 더 냈다. 사별의 고통을 견디면서 산문집 ‘기다릴수록 더 그리워진다’ 외 세 권을 낸 후에는 기존 장르에 대한 한계를 넘어 ‘에세이시’란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시와 에세이의 경계에 서서 장르의 한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이기도 한 에세이, 에세이 같은 시’가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아 주류의 강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에게 글쓰기는 고단한 삶을 견뎌가는 앵초였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를 했고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동기를 전달받았다. 이미 출간된 에세이시집 ‘나를 중독시킨 한마디 괜찮아’, ‘여전히 이기적인 나에게’, ‘잠시만요, 커피 한잔 타 올게요’는 진실한 작가가 돼가는 나를 확인하는 책이다. 이제 다시 한 단계 나아간 에세이시집을 낸다.
◇여전히 이기적인 나에게
-140mm X 205mm, 248p, 1만5000원
김경진 작가는 ‘여전히 이기적인 나에게’란 제목을 달기까지 대수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꽤나 깊은 고심에 빠졌다. 비장하게 ‘에필로그를 살겠습니다’, 새롭게 삶을 시작하기 위한 ‘연애를 시작합니다’를 제목 후보로 놓고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나’로서 살아가기 위한 생각들이 글의 전체를 포위하고 있는 것을 간과할 수 없어 이기적인 나를 포기하지 못했다. 상실을 견뎌내기 위한 수많은 좌절과 고통의 시간은 결국 나를 단련시켰다. 마음이 차가워져서는 삶을 이겨갈 수 없다는 것을 믿게 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며 살든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돌봐줘야 한다는 것, 나에게 내가 정성을 다해야만 상처가 아문다는 것. 여기에 쓰인 글들은 내가 나에게 하는 독백과도 같지만 마음을 열고 읽는 사람들에게도 모두가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의 구성은 첫 장 ‘연애를 시작합니다’, 두 번째 장 ‘에필로그를 살겠습니다’, 세 번째 장 ‘나니까’, 네 번째 장 ‘독백도 취미로 쳐주세요’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글들은 시인 것 같기도, 산문인 것 같기도 해 장르의 경계가 모호하다.
김경진 작가는 일부러 시 같은 산문, 산문 같은 시를 썼다. 그는 “삶이란 물러섦이 없이 경계에 서고 경계를 넘는 일이다. 경계는 이제 나에게 무의미한 선이다. 다시 뜨겁게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서도 나를 나이게 지키며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의 가슴에 타투처럼 새겨졌으면 좋겠고, 복잡하지 않고 단조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러 위로할 필요 없이 저절로 편안해지는 시간을 살고, 잘했다고 괜찮을 거라고 나에게 속삭이면서 하루하루에 충만 되게, 나의 언어들이 모두의 언어로 읽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늘은 그립다고 말했다
-128mm X 188mm, 244p, 1만5000원
김경진 작가는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글을 썼다. 영원한 삶의 주제인 사랑과 이별, 그리움을 주 테마로 한 글이 대부분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삶의 길에서 소외돼 가고 있는 나를 위로하는 치유의 길이다. 또한 시와 에세이의 경계에 서서 장르의 한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글이다.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에세이 같은 시,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는 내용을 담은 시의 형식을 가진 에세이다. ‘시이기도 한 에세이, 에세이 같은 시’가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아 주류의 강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는 본인의 자취를 따라 누구나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받아들여 다시 시작하는 삶의 힘을 얻게 되기를 바랬다.
저자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대학 재학 중 ‘시문학’과 ‘월간문학’에서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첫 시집 ‘서른 살의 사랑’ 외 여섯 권의 시집을 더 냈고 ‘기다릴수록 더 그리워진다’ 외 3권의 산문집을 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장르문학을 개척하고 싶다는 의욕을 현실화시켜 나가며 시와 에세이의 경계에 서고, 경계를 넘나드는 ‘에세이시’라는 장르를 스스로 만들어 에세이시집 ‘나를 중독시킨 한마디 괜찮아’, ‘여전히 이기적인 나에게’, ‘잠시만요, 커피 한잔 타 올게요’를 연이어 발간했다. 이제 한 단계 더 깊어졌다고 자부하며 다른 한 권의 에세이시집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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