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기획 김진아 '숨, 쉬다.' 2022. 3. 9 (수) ~ 2022. 3. 15 (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Tel. 02-737-4678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김진아 ‘숨, 쉬다.’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2. 3. 9 (수) ~ 2022. 3. 15 (화)
2. 전시서문 콤마와 피리어드의 수행 김혜린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이야기는 하나의 풍경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하나의 숲으로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나무로만 이해할 수도 있으나 단어와 단어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도 풍경은 머무른다. 우리가 그들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그들 사이에는 우리를 의식하는 무수한 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을 창작하는 이들의 경우 그러한 점들 즉 피리어드(.)와 콤마(,)를 영리하게 사용하고자 한다. 점에 따른 호흡들은 여러 부분들을 긴밀하게 엮다가도 때로는 해체한다. 유기적으로 조직되고 관계되면서 완급을 조절하다가도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놓임으로써 숨겨져 있던 것을 드러낸다. 또는 드러내 보이려던 것에 중의적으로 접근하게 만듦으로써 간접적이고 암시적인 시적 소설적 허용의 세계로 독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점 하나로부터의 파장은 독자를 전환점 혹은 은신처 나아가 그 이상의 감각적 허용으로 이끄는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점은 글을 창작하는 이에게 그러하듯 그림을 창작하는 이에게서도 마찬가지로 활용된다. 김진아의 말에 따르면 캔버스로 향하는 붓은 매 순간 이 세상에 자기 자신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방법이다. 즉 작가의 붓에서부터 비롯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점들은 인간으로서 삶을 수양하기 위한 수행의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림을 창작하는 이가 나타내는 이 삶으로의 모든 과정들로부터는 정서적 치유의 풍경들이 묘사된다.
호흡 한 번에 점 하나를 찍으면서 수차례 반복하는 노동집약적인 이 예술행위는 명상적 태도와 합일됨에 그 의의가 크다. 심신의 도야와 수련을 위해 외부적 환경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단단한 의지와 안일하고 나태해지지 않게 하는 집중력은 스스로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확충하고 고양시킬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이자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숨을 뱉고 들이마시는 순간을 축적시키는 듯한 명상적 호흡법은 안으로 받아들이는 에너지로서의 프라나 즉 호흡으로 생명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능함으로써, 화면 내부에서 맞닿고 중첩되다가 배어들며 존재감을 무한하게 키워나가는 무수한 점들로 은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점을 찍어나가는 김진아의 행위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순환하고 촉매하며 자연스럽게 융해하는 에너지인 것이다.
생명을 품은 점들이 이루는 이야기는 하나의 삶과도 다를 바가 없다. 점들의 존재감과 자취는 살아가는 과정이자 이야기이며 하나의 풍경인 셈이다. 호흡이 낳는 점들과 저마다 다른 점들이 관계 맺는 방법으로써의 간격이라는 것은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사이와도 같다. 즉 하나의 호흡이 창작될 때마다 생각의 갈래들은 작은 이야기들로 이야기되며 어떠한 광경과 사건, 진실과 진심의 역할로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러면서 다시금 포개어지고 쌓이는 점들을 통해 전환점 혹은 은신처 그리고 안식처를 꾸려 나가며 삶의 진풍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화면에 가득 쌓인 채 엮인 듯 분리된 듯 간격을 두는 점들은 필수불가결한 여백을 창조하기도 한다. 이 세심한 여백들은 마치 숨이 들어오는 내부 공간의 에너지를 꾸려 나가듯이 시간과 공간으로 창조되기에 이른다.
끝이 없는 시작으로 팽창된 공간은 그야말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생명력으로 꿈틀댄다. 그리고 무한가지 세포들로 인용된 점들은 생명성이 환희하는 시간으로 관람자를 인도한다. 이에 그곳과 그때는 비로소 차갑고 뜨거운 사색과 환하고도 강렬한 즐거움과 감미롭고 매혹적인 열정의 색채를 입고서는 죽음을 초월하는 삶의 방법에 대한 관람자에게 생명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김진아가 구현해낸 점들은 살고 싶고 살아야 함으로써 비로소 살 수 있음을 공명하게 하는 세포들의 증식과도 같다. 이 살아 움직이는 것들에 대한 감촉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만 같은 화면은 붓질을 머금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한 번 한 번의 호흡이 실린 붓질들은 콤마를 닮고 피리어드를 닮은 점들을 수없이 탄생시키며 인간과 삶의 온기를 재생한다. 덕분에 우리의 눈앞에는 삶을 어루만지는 콤마와 피리어드의 손길들이 시각의 촉각화를 재현하듯 공감각적 현상으로 변주된다. 그에 따라 인식은 확장되고 감각들은 자극받는다. 작가에 의해 체험하는 점들의 수행법은 정신력을 삶에 대한 정신성으로 단단히 만듦으로써 일종의 치유행위로 창안된다. 결국 우리는 치유의 유효함을 믿고 그 순간에 매료되며 그것의 연속성을 지향하면 되는 것이다.
3. 작가노트
숨, 쉼. 그리고 프라나
새벽 4시.
삶의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삶의 무게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물먹은 솜이불처럼 어깨를 짓누른다.
캔버스에 붓을 드는 과정은 매 순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하나의 점에 불과한 한 인간의 존재감. 가쁜 숨을 들이 쉬며 쉼 없이 달려왔으나, 매 순간 존재는 찰나의 점일 뿐.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자신을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던 어느 노승의 말씀처럼,
자신의 존재를, 화면에 수없이 반복되는 점을 찍는 행위를 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다.
과연 지금 여기는 어디인지? 가끔 현존감이 느껴지지 않아 호흡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새벽의 어스름 같은 시간들.
오토랑크는 예술의 최초의 형태는 인간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집단적으로 부정해 보려는 노력이었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체의 자궁 안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심리적 외상, 즉 탄생의 공포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 탄생으로부터 새로운 정체성의 시기, 즉 진정한 개체화가 시작되고, 그 후 또다시 이 정체성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즉 죽음에의 공포를 안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창조란 이러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일루젼, 즉 치유적 거짓말, 살기 위한 거짓말이다. 작업을 하는 과정은 내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일종의 몸부림 같은 것이며, 이를 프라나(산스크리트어로 생명력을 뜻함)라는 단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는 중국 철학이나 의학에서 말하는 기(氣)와 유사한 개념이며 정과 신 사이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프라나는 안으로 받아들이는 에너지로서 가슴에서 호흡으로 생명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즉, 죽음의 공포의 반대편에 있는 상징이다.
혼돈을 정리해 줄 수 있는 반복적인 수행과정은 이러한 프라나의 에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우연과 반복이 이루어내는 생명력과 작품에서의 강박증적인 요소는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며 스스로 생명체의 근원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하는 과정이 된다.
백색의 캔버스에 내가 살아온 시간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나의 시간을 무수한 색점으로 채워가는 과정은 인고의 과정과 더불어 무한 희열을 안겨준다. 작품의 외형은 추상이지만, 그 안에 담긴 하나하나의 점들은 생명의 최소단위로서의 세포를 의미하며, 점과 점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점들의 집합이 일궈내는 유기적인 형상으로 변주되고 중첩되고 심화되며 궁극적으로는 치유의 순간을 지향하고 있다.
4. 작가약력
김진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석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숙명여자고등학교 졸업
개인전
2021 제10회 개인전(서울갤러리)
2015 제9회 개인전(아트스페이스 너트 초대전)
2009 제8회 개인전(신한아트홀 초대전)
2008 제7회 개인전(갤러리 안단태 초대전)
2007 제6회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2006 제5회 개인전(예술의 전당)
2006 제4회 개인전(가나아트스페이스)
2005 제3회 개인전(수갤러리)
1998 제2회 개인전(관훈갤러리, 대백갤러리)
1995 제1회 개인전(인사갤러리)
단체전
2015 아트앤컴퍼니 100인 100작전 (춘천 알.뮤트1917,현대백화점 천호점)
2014 Kiaf 한국 국제아트페어 (코엑스)
2013 홍콩컨템포러리 아트페어 Hko budget2013(홍콩)
2013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코엑스)
2013 예술만세 개관기념 100인 초대전 (예술만세 갤러리)
2012 “맛의나라전”(양평군립미술관)
2011 아트코러스-21c 현대미술의 조명전(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011 백인백색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2010 따뜻한 겨울이야기 展(갤러리공유)
2009 2009 서울의 새아침전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2009 의왕미술협회전 (의왕여성회관 갤러리)
2008 “아듀2008 특별기획전시 Collection n Collection 2”(신한아트홀, 신한갤러리)
2008 “숙란전”(숙명여자고등학교미술관)
2008 풍경의 탄생전 (인사아트센터)
2008 김진아, 유재연 2인전 (갤러리 고도)
2008 Contemporary Korean Art from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Korean Cultural Centre UK Embassy of Republic of Korea)
2008 “평론가 선정 55인의 작가들”전(예술의 전당)
2008 라이프 방송국 개국기념전(이형아트센터)
2007 Three Boxes (갤러리 126-1)
2007 "스타“아트블루 기획전(인사아트센터)
2007 크리스마스 소품전(갤러리 더 K)
2007 한국 근현대 미술품전 1,2회(디오리지날 옥션)
2007 미술은행 소장품전 (경기도미술관)
2007 갤러리 “더 K” 개관기념전
2007 “과일”아트블루 기획전 (인사아트센터)
2007 환기미술재단 기획공모전 “점으로부터, 점으로” (환기미술관)
2007 비평적 시각 - 130여명의 작가들 (인사아트센터)
2007 의왕미술협회전(의왕시 여성회관, 시청)
2006 김성희 김진아 2인전(일산 정글북 갤러리, 스페이스 아침)
2006-2007 동북아시아전(부산, 북경, 큐슈)
2006 단원미술대전 수상작가 초대전 (단원 전시관/ 안산)
2006 제2회 Art in Ansan2006 서해-벨트(Belt)341展전(안산문화예술의 전당)
2006 Zero Mass전(일산 정글북 갤러리)
2006 5th Noon 전(일산 정글북 갤러리)
2006 의왕미술협회 기획전-감성의 산과 바다(롯데백화점 롯데화랑 안양점)
2006 의왕미술 푸르름전(의왕 여성회관)
2005 대한민국 중심작가 초대전 (군포시민회관)
2005 백운예술제 국제 프래카드 아트전
2005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전 (서울갤러리)
2005 의왕미술협회전
2005 모락산성의 꿈전(롯데백화점 롯데화랑 안양점)
2005 현대회화의 봄 전(호 갤러리)
2005 red & blue전 (이형갤러리)
2005 과천 제비울미술관 초대전(우리동네 현대 미술 작가전)
2004 너리굴 문화마을 기획 2004 현대미술초대전
2004 대전 Flag Art Festival
2004 Korean artists and their tour America (825 Gallery. L.A, Gallery 3, JDGellery, SCENT Gallery 미국)
2004 2004충북 깃발설치미술제(청주)
2004 3rd NooN전 (정글북갤러리)
2004 의왕미술의 비젼 2004
2004 서대문 형무소 프로젝트 역사기행깃발설치미술제(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울)
2004 광주 비엔날레 특별설치전 (광주 비엔날레 야외전시장, 광주)
2004 과천 제비울미술관 초대전(우리동네 현대 미술 작가전)
2004 백운예술제 국제 프래카드 아트전
2004 롯데백화점 150인 초대전 (롯데화랑/ 서울)
2003 그해 마지막 따뜻한 겨울풍경전
2003 한국미협전(예술의전당)
2003 의왕미술의 오늘전
2003 백운예술제 국제 프래카드 아트전
2003 화기애애전(종로갤러리)
1999 미술세계 창립 15주년 기념 아 대한민국전(상갤러리)
1999 포스코갤러리 초대 포항청년작가회전
외 단체전 다수
수상
2005 제4회 환경미술대전 우수상
2006 단원미술대전 특선
2006 월간조선 12월호 평론가 선정 현대작가 55인 선정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숙명여자고등학교미술관, 아트앤컴퍼니, 송백갤러리, 영선갤러리
그 외 개인소장 <저작권자 ⓒ 문화예술의전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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