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칸에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부된 것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답변했다고 국민의힘이 밝혔다. 선관위는 확진자·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쇼핑백·바구니·택배 상자 등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실무자가 편리하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디지털본부장인 이영 의원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전날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결과를 보고했다. 이 의원은 “(서울) 은평구에서 임시 봉투에 특정 후보가 기표된 용지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단순 실무자의 실수이다’라고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검증되지 않은 안일한 대답을 했다”고 했다.
전날 서울 은평구 신사1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는 유권자 3명이 이 후보에게 기표된 용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받았다. 중앙선관위가 미리 정한 절차에 따르면, 사전투표소에 온 확진·격리 유권자는 먼저 투표용지와 ‘임시 기표소 봉투’를 받는다. 유권자는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용지에 기표하지만, 이를 투표함에 직접 넣지는 못하고, 임시 기표소 봉투에 넣어 투표사무원에게 건네주어야 한다. 투표함에 표를 넣는 것은 투표사무원이 대신 한다.
이 임시 기표소 봉투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미리 기표된 표가 발견된 경우가 3건 이상 있었다는 것이다.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이 사건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주장한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전국 여러 사전투표소에서는 확진·격리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까지 옮기는 과정에서 투표사무원들이 쇼핑백이나 바구니, 종이 상자 등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중앙선관위가 확진·격리 유권자 여러 명의 표를 한꺼번에 투표함으로 옮겨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규격화된 상자 등을 준비해놓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영 의원은 “운반 방법은 임시 봉투 한 장을 건건이 투표함으로 운반시켜야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런데) 왜 쇼핑백이나 바구니, 심지어 택배 박스에 보관을 했느냐”라는 항의에 대해,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확진자가 예상보다 너무 많이 몰리다보니 일을 한꺼번에 수행하기 위해서 실무자 단에서 편리함을 위해서 진행한 건”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영 의원은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설명이라고 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소중한 표 하나 하나를 어떤 식으로 운반하느냐, 투표함에 넣느냐를 현장에서 (투표사무원) 개인 각자의 의사에 따라서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은 선관위가 얼마나 현장 관리 능력이 부재했는지, 매뉴얼을 갖추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영 의원의 관련 발언 전문.
국민의힘 선대본부 디지털본부장 이영 의원 어제 저녁 10시에서 12시까지 선관위에서 저를 비롯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세 명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간단한 보고와 선관위에 큰 유감을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각 선거구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실태 파악을 선관위가 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선관위의 이 같은 무능함과 안일함에 큰 유감을 표합니다.
두 번째는 은평구에서 임시 봉투에 특정 후보가 기표된 용지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단순 실무자의 실수이다라고 검증되지 않은 안일한 대답을 김세환 사무총장이 답변하였습니다. 이거 관련해서도 큰 유감을 표시하겠습니다. 도대체 몇 분이 투표하셨고 그 중에 몇 개가 투표함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서 소상한 확인 절차가 지금 필요한 상황입니다.
세 번째입니다. 왜 쇼핑백이나 바구니, 심지어 택배 박스에 보관을 했느냐라는 항의에 대해서, 운반 방법은 임시 봉투 한 장을 건건이 투표함으로 운반시켜야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예상보다 너무 많이 몰리다보니 일을 한꺼번에 수행하기 위해서 실무자 단에서 편리함을 위해서 진행한 건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설명이라고 했습니다. 유권자의 소중한 표 하나 하나를 어떤 식으로 운반하느냐, 투표함에 넣느냐를 현장에서 개인 각자의 의사에 따라서 진행할 수 있다라는 것은 얼마나 선관위가 현장 관리 능력이 부재했는지, 그리고 매뉴얼을 갖추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어제까지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서 시정 조치를 취했습니다. 오늘까지 세 가지 시정 조치에 대한 답이 와야 합니다. 첫 번째는 현장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오늘까지 국민의힘에 제출하여야 됩니다. 두 번째는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를 선관위가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직접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확진자 분들에게 어떠한 안내를 본투표 날에는 진행할 건지 그 대안을 오늘 제출해야 됩니다. 관련한 답을 오늘 꼭 듣고 체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