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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다민 개인전 '삶·카테고리' , 갤러리 도스 기획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3/17 [16:16]

설다민 개인전 '삶·카테고리' , 갤러리 도스 기획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2/03/17 [16:16]

 

갤러리도스 기획 설다민 '삶·카테고리'

2022. 3. 23 (수) ~ 2022. 3. 29 (화)

 

▲ 설다민 개인전 '삶·카테고리' , 갤러리 도스 기획   © 문화예술의전당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설다민 ‘삶·카테고리’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Tel. 02-737-4678  

 

■ 전시기간: 2022. 3. 23 (수) ~ 2022. 3. 29 (화)

 

 

2. 전시서문 

 

  죽음의 유희를 통한 삶의 추존 

 

             김혜린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몰락의 풍경은 고요한 법이다. 죽음처럼 침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언제나 죽어가는 것들이 있고 그들은 풍경처럼 박제되거나 풍경 속에서 부유하거나 갑작스레 지펴져서 쉴 곳 없이 배회하기도 하며, 사람들은 말하기를 그러한 죽음에는 이유가 있다고들 한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혹은 알고 있으나, 세상은 죽음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대로 말한다. 그래서 어쩌면 말한다기보다는 떠들어댄다는 말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죽은 자가 속한 세상도 웅성거리지 않은 채로 그를 조용히 휘감는다. 죽음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이의 세계에는 단지 침묵하는 풍경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풍경을 둘러싼 이들, 즉 죽음을 목격하든 목격하지 않든 그 주변의 세계로부터는 웅성거림이 파생된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죽음은 누구나 한 번씩 겪어야 할 일이다. 모든 존재의 숙명이지만 정작 경험한 이들은 고요하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은 호기심에 매혹된다. 누구나 경험해야 하지만 경험 이후가 보장될 수는 없기에 경험한 이들의 무용담이라는 것도 없다. 이에 선험적 동물이기도 한 인간은 이 알 수 없는 죽음이라는 것이 압도하는 물음에 동요되어 숱한 추측들을 늘어놓게 된다. 이유가 그 무엇일지라도 죽음은 죽음 그 자체로 다루어져야 하며 사족이 붙을수록 그것의 무게는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죽음을 죽음으로서 있게 하는 것은 대상으로의 관념화이다. 두 음절로 이루어진 그 단어를 도해함으로써 형상화이자 은유이자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우연이나 감정에만 치우치거나 이성에만 입각한 경우 그리고 파다한 낭설들은 소거된다. 설다민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염소가 바로 그것이다. 염소는 죽음에 내포된 한 끗 차이의 긍정과 부정, 즉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이 공존하는 이중성의 메타포로 역할한다. 선과 악의 경계는 늘 충동과 선택의 기로에 있는 인간의 삶을 반영하듯이 얄팍하게 형성되어 있는데 경계가 불분명할 수 있다는 이 점은 긍정과 부정 개념의 구분에 대한 초월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면 안의 염소는 규격화된 하나의 도상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고야와 고갱의 작품에서 보이는 것처럼 악마나 유령의 모습으로 공포감을 조성하지도 않고 위압적이거나 딱딱하고 건조한 분위기도 뿜어내지 않는다. 이는 미묘하게라도 인간에게서나 보일 법한 표정을 짓는 염소에게도 근거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근거는 염소의 주변에 있는 아이들에게서 읽어낼 수가 있다. 쇠락하고 침잠하는 기운의 풍경이 경직된 시체처럼 고요하게만 박제되지 않은 이유를 그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순수하다는 것은 아담과 하와처럼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선악의 메타포를 통해 자유자재로 유희할 수 있다. 설다민이 표현하는 아이들은 데몬(Demon)이 친숙한 장난감이라도 된다는 듯이 줄로 얽고 잡아끌기도 하며 올라타서는 달리고 때때로 몸뚱이를 절단하고 도려내는 등의 잔혹한 짓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잔혹할 수도 있는 광경은 홍조를 띠고 생동감에 그을려 건강하고 민첩해 보이는 아이들의 신체를 통해 놀이의 현장으로 탈바꿈된다. 또한 죽음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인간의 순수성으로 은유된 그들을 통해서 죽음이 박제되는 풍경의 기록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시선은 거리낌 없다는 듯이 정면을 향하고 있는데 그 시선이 화면을 목도하는 관람자의 것과 마주치는 순간 관람자에 대한 응시로 전환되며 우리를 사건의 현장으로 유인한다. 나아가 우리는 유희의 대상으로서 도륙되고 떼 지어 정지해 있는 순간에도 끝까지 화면 너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염소가 자아내는 오묘한 섬뜩함에 매혹되어 충동을 느낌으로써 기꺼이 사건의 공범이 되기를 자처한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다만 행동할 뿐인 작가의 작품 안으로부터는,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기에 응축된 침묵이 탄생한다. 탄생된 침묵은 단단한 메타포로 발화한다. 결국 우리는 염소 거푸집을 쓴 채로 내부에 몸을 웅크린 아이처럼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음을 인지한다. 이렇듯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고 태초부터 그것에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데몬(Demon)이 자리하고 아이들이 그것과 놀이하는 화면 그 어디에서도 불행의 구석을 찾을 수가 없다. 너무도 천진난만해서 일순간 소름이 돋을 수도 있는 화면은 갈아 있음으로써 느낄 수 있는 예민하고 원초적인 생의 감각들을 유도할 뿐이다. 공범으로서 마땅히 ‘느껴야 하는’ 죄의식이라는 것은 본능 앞에 얄팍해지는 선과 악의 경계로 치환되어 쾌감과 희열로 ‘느껴지게’ 된다. 가장 순수한 젊음이 구현해 내는 것, 즉 죽음을 희롱하고 자극하며 무엇이든 해 보려고 하는 행동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생의 의지와 지속에 대한 에너지가 된다. 이처럼 설다민의 작품은 죽음에 대한 유락을 통해 삶을 역설하며 추존하고자 하는 것이다.

  

3. 작가노트

어린아이들은 유전적으로 순수한 생존 본능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본능을 무시한 채 사회가 규정한 도덕적 규범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연속적인 고비의 순간들이 극에 달했을 때, 우리는 다시금 본질적인 순수함을 마주한다. 그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은 우리에게 인생으로 다음 단계로 다다를 수 있도록 긍정적 에너지를 부여한다. 나는 삶의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긍정적 힘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설다민, A Cocoon, Acrylic on Canvas, 28x36cm, 2020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Eternal risk, Acrylic on canvas, 80.3x116.8cm, 2019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Goats, Acrylic on Canvas, 38x38cm, 2022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Killing a goat, Acrylic on canvas, 27x45.5 cm, 2017  © 문화예술의전당



4. 작가약력 

 

설다민

 

2019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과정 수료

 

2016 B.F.A in Illustration, 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

 

 

 

개인전

 

2022  삶·카테고리, 갤러리 도스, 서울

 

단체전

 

2020  Fiction Cabinet, 한전아트갤러리, 서울

 

2019  ASAAF AFTER,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ASAAF, 동대문 DDP, 서울

 

      Campus Art Fair,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Asia Contemporary Art Show, 콘래드, 홍콩

 

▲ 설다민, Playwork, Acrylic on canvas, 72.7x116cm, 2018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Red Squirrel Paradise, Acrylic on canvas, 80.3x116cm, 2020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Ropes, Acrylic on Canvas, 65.1x53cm, 2017  © 문화예술의전당

 

▲ 설다민, Sacrifice, Acrylic on Canvas, 38x38cm, 2022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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