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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신작 ‘더블빌’ - 차진엽 '몽유도원무’, 고블린파티 ‘신선’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4/01 [05:14]

국립무용단 신작 ‘더블빌’ - 차진엽 '몽유도원무’, 고블린파티 ‘신선’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2/04/01 [05:14]

국립극장 전속 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손인영)은 4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더블빌’을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초연한다.

 

‘더블빌(double bill)’은 두 작품을 동시에 공연한다는 뜻으로, 두 편의 신작 ‘몽유도원무’와 ‘신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가장 현대적이며 새로운 움직임과 감각을 탐색하는 안무가와 전통춤을 평생 수련한 무용수들의 만남으로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한다.

 

▲ 국립무용단 신작 ‘더블빌’  © 문화예술의전당

 

몽유도원무(안무 차진엽)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모티브로, 현실 세계의 험난한 여정을 거쳐 이상 세계인 도원에 이르는 과정을 차진엽의 안무, 음악, 미장센으로 그려낸다. 차진엽은 유수의 해외 무용단을 거쳐 현재 ‘콜렉티브에이(Collective A)’를 이끌며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는 안무가다. 몽유도원도 그림 속 굽이굽이 펼쳐진 한국의 산세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다. ‘굽이굽이’라는 의태어에 인간의 굴곡진 삶과 현실을 극복하려는 생존의 노력이 동시에 담겨 있다는 해석을 엿볼 수 있다.

 

몽유도원무에 출연하는 국립무용단원 일곱 명의 춤사위는 미디어 아트·음악·무대·의상 등 모든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 절묘한 경지를 선보인다. 15세기 안견이 한 폭의 산수화에 담아낸 당대의 풍류가 차진엽과 국립무용단을 통해 현재의 삶 속에서, 현대인의 멋과 운치로 새롭게 펼쳐진다.

 

신선(안무 고블린파티)은 현세의 걱정을 잊고 오직 춤에 심취한 여덟 신선의 놀음을 춤판으로 풀어낸다. 발칙한 개성을 바탕으로 진지한 탐구를 지향하는 ‘고블린파티’는 전통과 현대의 간극을 뛰어넘은 ‘은장도’, ‘옛날 옛적에’, ‘혼구녕’으로 주목받은 안무가 그룹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음주가무 중 ‘주(酒)’, 즉 ‘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통 쓰기에 도전한다. 술은 한국 무용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소재다.

 

신선으로 재탄생한 무용수들은 정중동과 동중정을 오가며 다채로운 춤사위와 구도를 그려낸다. 취한 듯 비틀대면서도 어느새 균형을 찾아가는 신선들의 몸짓은 한국 무용 특유의 ‘어르고’, ‘푸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무용수들은 몸짓 외에도 표정과 목소리로 강렬한 표현을 더해 한국 무용의 유희적 정서를 유쾌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국립무용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아티스트들도 눈길을 끈다. △일렉트로닉 뮤지션 ‘하임(Haihm)’ △밴드 ‘잠비나이’ 멤버이자 거문고 연주자인 심은용이 몽유도원무의 공동 음악감독을 맡고 △런던·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주목받은 패션 브랜드 ‘뮌(MÜN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현민이 신선의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차진엽과 고블린파티는 국립무용단의 강점을 ‘한국 무용을 평생 수련한 무용수의 신체에 내재된 호흡과 춤의 선, 스타일에서 나올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과 감각의 발견’으로 꼽는다. 독자적 예술 세계를 구축한 안무가들이 국립무용단과 만나 ‘지금’, ‘한국’, ‘무용’이라는 키워드만 남긴 채 경계 없는 창작의 영토에서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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