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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개인전 'OVERLAY', 갤러리도스 기획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5/12 [17:47]

김은진 개인전 'OVERLAY', 갤러리도스 기획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2/05/12 [17:47]

갤러리도스 기획 김은진 'OVERLAY'

 

2022. 5. 18 (수) ~ 2022. 5. 24 (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Tel. 02-737-4678  

 

▲ 김은진, festival, oil on canvas, 145x112cm, 2020  © 문화예술의전당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김은진 ‘OVERLAY’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2. 5. 18 (수) ~ 2022. 5. 24 (화)

 

▲ 김은진 개인전 'OVERLAY', 갤러리도스 기획  © 문화예술의전당

 

 

2. 전시서문 

 

  회화의 해부학 

 

   김혜린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전자기파가 투과된 육체의 살갗은 녹아 없어진 듯하다. 뼈 가지들과 장기들이 하얗고 앙상한 모습으로 검은색 배경지 위로 디졸브된다. 살가죽과 피와 조직들이 해제된 채 오직 육체의 핵심만 남아 있는 X-ray 사진은 사각 틀 안에서의 신체의 유한성과 무한성을 동시에 나타낸다. 캔버스로 치환시켜 볼 수 있는 이 사각의 틀은 회화가 단순히 대상의 모방이나 재현에서 그치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회화는 단지 표현의 수단이나 방법으로만 활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물감을 여러 차례 덧칠할 수 있고 건조가 느린 유화의 경우 덧칠된 겉면의 안쪽에 화가가 처음으로 의도했던 바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작품의 해제와 해체를 통해 성립되는 이 유한적이고도 무한적인 행위들은 회화에 회화 그 자체로서의 목적성을 부여한다.

 

  한 화면이 사라지면서 다른 화면으로 서서히 전환되는 기법인 디졸브는 이전 화면의 밀도가 낮아짐에 따라 겹쳐지는 다른 화면의 밀도가 높아짐으로써 가능하다. 이 기법은 화면을 해제함으로써 구성하고 조립하는 것과 같다. 화면의 연속성을 위해서 서로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장면을 연결 짓고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이나 장소의 변화를 의미하거나 우연적이고 특수적인 효과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졸브를 통해 전환되는 화면은 동시성을 기반으로 시공간의 단순 구축이 아닌 융해와 혼합을 창출해낸다. 그 어디에도 위계와 한계는 없으며 새로운 연속과 연상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형이야말로 하나의 화면 내에서 벌어지는 유한하고도 무한한 동시성의 표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계와 위계가 없는 동시성은 김은진이 창작활동을 함에 있어서 주목하는 부분이다. 김은진의 회화 작품은 디졸브와도 같은 오버랩을 표방하고 X선 사진과도 같은 사각의 틀인 캔버스를 신체와 결부시켜 보기도 한다. 작가는 현실에서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일련의 감정들을 캔버스로 옮겨내 시각화함으로써 마주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새로운 감각을 얻어 점화된 이미지들은 다시 작가를 통해 밀려나고 편평해짐으로써 소화된다. 캔버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 치열하고도 무던한 과정은 마치 이미지가 죽음과 탄생을 맞이하는 것과도 같다. 더 명확히 말하자면 각 개별적인 속성을 지닌 죽음과 탄생이라기보다는 연속적 속성을 내포하는 죽음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차적으로 대상이 캔버스에 재현되는 것은 맞으나 김은진은 이 실재를 겨냥하여 층을 숨기거나 노출시키는 등의 변형을 가하면서 그리는 것과 동시에 지워나가는 행위를 충실히 반복한다. 따라서 캔버스 화면의 겉면에 살가죽처럼 흡착되어 있고 거스러미처럼 일어나 있던 감정의 단순 모방이나 재현은 사라지게 되고, 들키고 싶거나 드러날 수밖에 없는 감정 그 이상의 정서와 근본적인 메시지들이 디졸브되어 마치 육체의 핵심처럼 또렷하게 존재하게 된다. 즉 작가가 새로운 붓 터치로 쌓아올리는 화법 이전의 색채들을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색채와의 혼합을 통해 우연적이면서도 밀접하게 관련짓는 창조와도 같으며, 나이프로 화면의 표면을 긁어내는 화법은 상처의 감촉저럼 피부로 느껴질 수 있는 선형적인 미감을 조성함과 결을 같이한다.  

 

   그러나 김은진의 작품에 치밀한 계산은 없다. 단지 캔버스를 배경으로 하는 회화라는 매체에 덧칠함으로써 밀어내고 긁어냄으로써 생성하는 화법을 구사하여, 새롭게 발생하는 화면의 우연성과 유기성을 통해 드러내지 않았으나 존재하는 것들로 화면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 계산되지 않아서 불온전하지만 디졸브됨으로써 연속성을 부여받는 화면상의 각 에피소드들은 인간의 경험들과 그것을 통해 이어지는 삶과 연결된다. 이처럼 작가가 회화를 해제하고 해체하며 변형시키는, 회화에 대한 해부와도 같은 이 과정들은 회화를 새로이 재생하게 만든다. 회화가 온전히 회화로서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갖게 되는 셈이다. 김은진의 작품을 마주한 순간 어느 한 회화의 연대기가 당신 앞에 오버랩될 것이다.  

 

▲ 김은진, 갈대밭 기억, oil on canvas, 116x91cm, 2020  © 문화예술의전당

 

 

3. 작가노트 

 

  ‘overlay’는 그림 속에 그림의 층을 숨기거나 드러내며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추상의 언어를 담고 있다. 현실의 모호함 속 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포착할 수 없는 대상과 깊은 허무와 같은, 언어로 미처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마주하고 시각화 하는 과정에서, 그리기와 동시에 지워나가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취하게 되었다.  

 

  나의 기억 속에 남은 인간과 사물의 잔상과 그림자, 흔적을 그리고 그것을 다시 밀어내어 무화無化 시킨다. 그림은 다시 평평해지고 이미지는 소멸되어 색의 얼룩과 흔적으로 남는다. 다시 이미지를 쌓아 올리고 다시 밀어낸다. 그림은 겹겹이 쌓여 구축되지 않고, 과거의 붓터치로 올려진 물감과  현재의 스퀴지에 올려진 물감이 혼합되어 새로운 동시성을 지닌 색채가 생성된다. 나이프로 긁어낸 표면은 과거의 흔적에 상처와 같은 질감을 내며 선線형의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그리기의 죽음의 과정과 다시 형성되는 과정을 경험하며 그림이 통제할 수 없는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올 때 그림을 완성한다. 색과 색의 통제할 수 없는 관계에 주목하고, 형태와 형태의 빈 의미를 찾아 나가며 몸짓과 몸짓의 균열에 주목하며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발화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가장 전통적인 매체인 회화는 나에게 그 자체로 살갗과 내장을 가진 유기적인 매체로 인식되었고 사각 캔버스 형태의 유한함은 신체의 유한함과, 그리고 무한한 자유를 품은 빈 공백은 삶과 유사하게-특히 언제나 의도와 예상을 빗겨가는 그리기의 불온전한 과정을 포함하여-연결되는 지점이 있었다. 나는 회화가 살아있는 것으로서 스타일의 경계를 벗어나, 의미를 기계적으로 전달하거나 연상 작용의 위계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부단히 자신을 해체되고 구성하는 변형의 과정이자, 그것 자체로 존재하게 되기를 원한다.

 

▲ 김은진, Overlay 1, 2, 3, oil on canvas, 193.9x130.3cm each, 2021  © 문화예술의전당

 

▲ 김은진, The Descent from the Cross, oil on canvas, 91x72cm, 2021  © 문화예술의전당

 

▲ 김은진, 밤하늘, oil on canvas, 336x145cm, 2021  © 문화예술의전당

 

▲ 김은진, 벚꽃, 그들, oil on canvas, 116x91cm, 2021  © 문화예술의전당



4. 작가약력  

 

김은진 Kim Eun Jin 

 

2019 홍익대학교 미술학 회화과 박사 졸업

 

2009 NYU SteinHardt Studio Art 석사 졸업  

 

2006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1.  그 박씨를 삼킨 제비, 가고시포 갤러리, 서울

 

2020.  눈과 손과 바람의 노래,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2019.  THROUGH A GLASS BRIGHTLY, THOMAS HUNTER PROJECT, 뉴욕

 

2019.  FUGUE, 플레이스 막2, 서울

 

2018.  BACK AND FORTH, 킵인터치 서울, 서울

 

2012.  BROKEN CHAIR, 갤러리 쿠하우스, 뉴욕

 

2006.  FANTASIA, 덕원갤러리, 서울

 

 

주요 그룹전

 

2021.  INSCAPE 강동문화재단 신진 중견작가 공모 선정전, 강동아트센터 아트랑

 

2021.  Expedition Mak-Play, 플레이스 막 기획, 구 농어촌 공사, 부여

 

2020.  영은미술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Expedition Mak-Play, 플레이스 막 기획, 삼양종합철거, 순천        

 

2019.  Corners3, 킵인터치, 서울

 

2014.  오늘의 살롱 Today’s Salon, 커먼센터, 서울

          은밀한 행동주의자의 인사, 스페이스 노웨이브, 서울        

 

2013.  국제조각 페스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11.  Status, status, status, Interstate project, 뉴욕

It’s All In The Peripherals, Gallery M at Melwood Art center, 루이스빌, 캔터키주

 

       One and Three Quarters of Inch, St.Cecilia’s parish, 뉴욕

 

2010.  Esther Tileman & Eun Jin Kim,(2인전) Studio Zurcher, 뉴욕

 

       Born to Die, Secondhome projects, 베를린

Denatured, Gershwin Hotel, 뉴욕

 

2008.  Micro-Macro, Gallery Satori, 뉴욕

New works, The Commons Gallery, 뉴욕

Two way miracle, Peres project, 베를린

 

수상 및 레지던시

 

2022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 전시지원 작가

 

2021  강동문화재단 신진 작가 선정 전시지원

 

2020  영은 미술관 영은 창작 스튜디오 레지던시 11기

 

2019  Thomas Hunter Artist Residency, Hunter College Ceramic department, 뉴욕

 

2008  MARTIN WONG SCHOLARSHIP, 마틴웅 재단상 수상,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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