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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베에 - 국립현대무용단, 황수현 안무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3/03/23 [02:14]

카베에 - 국립현대무용단, 황수현 안무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3/03/23 [02:14]

▲ < 카베에 > 국립현대무용단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은 국립극장과의 공동주최로 황수현 안무가의 신작 < 카베에 >를 공연한다(4월 7~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카베에 >는 2021년 기획 단계가 시작되어 2023년 4월 본 공연까지 장기적인 기획과 제작 과정을 거친 공연으로, 제작 기간과 규모, 형식 등 모든 면에 있어서 대형 프로젝트이다.

 

2022년에는 약 1년간의 리서치 워크숍을 통해 이론적 연구와 안무 형식의 구조 실험을 바탕으로 공연의 방향성이 완성되었다. 2022년 8월 진행된 대인원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연결과 충돌, 협의와 조화의 과정을 통해 실제 공연에서 이루어질 대규모 인원의 만남에 대한 실험이 선행되었다. 이어서 11월에는 무용수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이 확정되었으며, 공연의 기획 의도와 리서치 과정을 공유하고 무용단 임직원과 창작진과의 의견을 주고받기 위한 과정공유회가 진행되었다. 

 

강요섭, 강호정, 김건중, 김기영, 박유라, 손나예, 주희, 황다솜 여덟 명의 무용수로 구성된 ‘리서치 코어 그룹’은 총 23회의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태스크를 수행 및 실험함으로써 작품의 주제를 다듬어 가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모든 리서치는 아카이브팀에 의해 글과 사진, 영상으로 기록 및 공유되면서 본 공연을 준비하는 토대가 되었으며, 손나예 무용수는 조안무로, 일곱 명의 무용수는 출연진으로 본 공연에 참여하게 되면서 작품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더했다. 

 

■ 무대를 투과하며 전이되는 새로운 감각 체험 

 

황수현 안무가는 도외시되는 감각들에 주목하면서, 예술적 아이디어를 마주하는 장소이자 공동의 경험이 중첩되는 ‘극장’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감각의 잠재성과 실재성을 탐구한다. 기존 해오름극장의 객석을 사용하는 대신 무대 위로 관객의 자리를 이동시키고, 그 가운데 39인의 무용수가 대규모 군무를 선보인다.

 

무용수 개인이 지닌 고유한 리듬과 색채를 기반으로 고안된 군무는 그 연결 안에서 울림을 일으키며 ‘공동’에 대한 감각의 지형을 펼친다. 이러한 하모니가 창출하는 다공적이고, 다성적인 공간성은 관객을 미지의 영역으로 안내하는 통로를 마련한다. 그 틈새에서 진동하는 몸의 감각을 통해, 가시적 영역 너머로 도약하는 시선의 가능성을 더듬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황수현 안무가는 “춤을 춘다는 것은 서로 다른 몸들이 만나 조율하고, 적응하고, 변형되어가는 과정으로, 자신의 생각과 몸을 바꿔 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안무가는 동일성을 향한 움직임 대신 차이와 다양성을 그대로 수용하고 곁을 내어주는 춤, 함께함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안무를 바탕으로 감각의 전이를 시도한다.

 

■ 공연의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관객 프로그램 

 

지난 3월 20일에는 <카베에>의 사전 관객 프로그램으로 ‘오픈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황수현 안무가 및 작품의 조안무로 참여한 손나예 안무가가 함께 강사로 참여해, 작품 제작 과정 중 발견된 태스크들을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이 서로 짝을 지어 호흡의 흐름을 탐지해보면서, 호흡의 세기를 맞춰보기도 하고, 신체의 무게를 동등하게 실어 움직여보면서 <카베에>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공동의 감각’을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안무가 프로필 

▲ 안무가 황수현_프로필_KNCDC_카베에 (c)국립현대무용단_BAKi     ©문화예술의전당

황수현은 퍼포밍과 관람행위 사이에서 작동하는 감각, 감정, 신체의 관계에 주목하며 그 사이의 새로운 감각 또는 낯선 신체 경험의 잠재성을 탐구한다.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 X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프로젝트 ‘예기치 않은’에서 선보인 <I want to cry, but I'm not sad>는 눈물의 메커니즘을 찾으려는 시도로, 울음과 슬픔 사이, 감각과 감정 사이의 연결고리와 틈을 동시에 포착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는 무용수의 신체 감각이 즉각적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공연화한 작품으로, 2019년 신촌극장에서 초연된 후 서울변방연극제, 원앤제이갤러리 ‘용기와 시’ 전시에 초청되었으며, 2020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선보였다. 2019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된 <검정감각>은 눈을 감은 무용수의 신체를 통해 울려 퍼지는 소리 진동과 극장 공간이 공진하며 생성되는 감각을 선보였으며, 2020-2021년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에 초청되어 안무가가 천착해 온 감각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신체의 감각을 증폭시키는 암흑”을 무대에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 경력    ‘제27회 무용예술상’ 안무상 <음———>(202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장(2020)

 

               한국춤비평가협회 ‘2019 베스트 작품상’ <검정감각>(2019)

 

주요 안무작 <음———>, <검정감각 360>(2020),

  <검정감각>,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2019),

            <우는 감각>(2018), <I want to cry but I’m not sad>(2016), <저장된 실제>(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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