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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아트갤러리, 작가 김령 개인전 ‘합일지상合一之象’ 개최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가 김령 개인전 ‘합일지상合一之象 : 서사敍事를 응축한 오브제’ 개최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3/11/02 [04:45]

혜원아트갤러리, 작가 김령 개인전 ‘합일지상合一之象’ 개최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가 김령 개인전 ‘합일지상合一之象 : 서사敍事를 응축한 오브제’ 개최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3/11/02 [04:45]

혜원아트갤러리는 10월 26일(목)부터 11월 30일(목)까지 작가 김령 개인전 ‘합일지상合一之象 : 서사敍事를 응축한 오브제’를 개최한다.

 

김령은 대학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가구 디자인 석사 과정을 밟은 디자이너이자 조각가다. 나무라는 소재에 부단히 천착해온 그는 목조 가구부터 생동감 넘치는 환조·부조 작업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공예, 순수미술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 소재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과 전통 도자기의 단정하고 유려한 형상을 빌어 자연과 인간의 지속적 관계, 그 동일성의 서사를 담은 최신작들을 선보인다. 과열된 현대 사회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면 담담히 자연과 생명의 서사를 목도하게 하는 김령의 작품들과 함께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 김령, 91×116.8×5(50F)㎝, acrylic on wood, 2023  © 문화예술의전당

 

그의 작품에는 오랜 시간을 응축한 강인한 생명력이 내재돼 있으며 이는 곧 ‘나무’의 소재가 지닌 성질과 ‘선(線)’, 도자기의 ‘형상(形狀)’이라는 조형 요소가 지닌 독특한 특성을 통해 드러난다.

 

작은 씨앗이 발화해 무수한 풍파를 겪은 뒤 우뚝 선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재료 상태의 나무는 뿌리를 내린 대지로부터 잘려 나가 생명력을 소실한 체 작가의 손에 주어진다.

 

작가는 거대한 나무를 조각내고 가느다란 목봉 형태로 가공한 뒤 이를 다시 켜켜이 엮어 백자, 청자, 막사발 등 전통 도자기의 형태로 깎거나 파내어 다듬는 지난한 작업의 과정을 수행한다.

 

이 같은 작가의 인위적 개입 행위는 이미 죽은 나무에 새로운 형상을 부여하고, 작품이라는 숨결을 다시금 불어 넣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물질이 조각의 재료가 되는 순간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환생하게 하는 것이다.

 

‘기억’

 

나무에 새겨진 결과 나이테, 그리고 나무의 굳은살인 옹이 등의 흔적은 나무가 살아온 환경과 시간을 아로새긴 생애의 기억이자, 그 안팎을 가득 메운 현존(現存, Present) 자체다.

 

김령은 과거의 기억을 온몸에 새긴 나무의 본질적 특성으로부터 인간의 모습을 오버랩시킨다. 철학자 존 로크는 자아의 모체인 인격이 시간과 경험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며, 여기서 기억이 인격 동일성의 중심축이라 간주한다. 개인의 정체성이란 자신의 경험과 회상을 통해 구성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물리적·정서적 환경, 특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영향받는 인간에게 과거의 기억은 곧 결이자 나이테, 옹이이며 이것으로 가득 찬 나무의 생애는 기억과 경험, 회상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하는 인간의 삶과 동일선상에 놓인다.

 

“나무: 색, 결, 무늬 그리고 외형. 시간의 퇴적물로 쌓인 나이테를 보면 그 나무가 지내온 시간을 짐작하고 느낄 수 있다. 흘러간 것에 대한 기억. 온도, 습도, 그리고 시간의 기록. 그리고 그 추억이 향수가 된 듯 나무는 뿌리로부터 잘렸음에도 끊임없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움직이고 뒤틀린다.” -작가 노트 중-

 

‘결’

 

작가는 단단한 성질에 결이 선명하고 화려한 물푸레나무를 깎아 가느다란 선형의 목봉들을 만들고 이것을 엮어 도자기 형태로 다듬는다.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사방으로 뿌리와 가지를 그물처럼 뻗어가듯 작품 몸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선(線)들은 만남, 교차, 갈라짐으로 엮어져(Woven line) 조화로운 결을 이루고 작품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완성한다.

 

각 개인의 삶이 모여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구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선과 결의 형태에 입각한 김령의 오브제 작업은 맺어지고 이어지며, 끊어지는 다양한 관계의 유형들이 켜켜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관계의 연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타자와 관계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본성, 그 보이지 않는 얽힘을 시각화하기 위해 기용한 형식인 것이다.

 

“다른 면의 선들이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하나의 큰 실루엣으로 만난다. 그 선들 속에서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나무의 간결하면서도 시름이 얽혀 있는 아련한 향기를 그리고 있다… 천천히 들여다보면 나무만큼 그 생명이 살아온 기억이 느껴지는 것이 있을까. 주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나무는 달라진다.” -작가 노트 중-

 

▲ 김령, 60.6×60.6×5(20s)㎝, acrylic on wood, 202  © 문화예술의전당

 

‘합일(合一)’

 

인간이 영혼을 담는 그릇에 비유되듯, 작가는 도자기가 지닌 ‘용기(Container)’라는 특성과 형상에서 발견되는 동일성에 주목한다. 시간과 영혼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 외적 형상의 면에서도 이들은 서로 닮아있다.

 

또 처음의 도자기는 표면이 매끈하고 반짝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흔들이 생기고 최초의 빛은 점차 깊고 그윽한 광택으로 변모된다. 인간의 생장 또한 시간·기억·경험의 축적이 각 개인을, 존재를 완성해가는 것처럼 말이다.

 

한편 나무를 깎아 만든 양각, 반대로 나무를 파내어 음각으로 조각한 다양한 도자기 형상은 공간을 비우고 메우는 대응 관계에 놓이게 한다. 부재와 실재는 존재를 드러내는 동시에 존재의 흔적을 의미하는데, 김령은 이런 작업을 통해 현존은 채움으로써 증명되는가, 비움으로써 증명되는가와 같은 보편적 생명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고찰한다.

 

“나의 작업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실체와 존재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무수한 물질들에 둘러싸여 감각을 통해 인지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공기와 같이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내 공간 안에 있을 물질 같은 것들은 특별한 나의 인식 없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게 세상에 존재한다고 느낀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공기와 같은 것들을 다른 이들도 나와 똑같이 인식할까.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모두 똑같이 인지한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한다고 여겨질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인식하는 물질이 완전함이 아닌 파편이라면 과연 그것의 참과 거짓을 논할 수 있을 것인가.” -작가 노트 중-

 

조각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는 생명주의적 예술관, 그리고 예술 행위를 자연의 일부로 보는 동양의 전통적 예술관에 뿌리내린 김령의 조형언어는 관람자에게 고요한 생동을 목도하게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무수한 목봉으로 해체됐다가 새로운 작품으로 재결합되는 물리적 전개 과정은 세포가 분열해 하나의 개체를 이루고 스스로를 소진하다가 다시 새로운 생명을 배태하는 순환적 생명 현상을 상기시키는 것으로써 말이다.

 

이처럼 김령의 모든 조형 행위는 숨을 불어 넣는, 즉 생명의 서사를 기록하는 행위이자 그 의미의 가시화로 귀결된다. 오늘 우리는 김령의 캔버스 위에서 ‘생의 약동(élan vital)’ 그 시각적 구현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전시 정보

 

· 전시 제목: 합일지상合一之象 : 서사敍事를 응축한 오브제

· 기간: 2023년 10월 26일(목) ~ 11월 30일(목)

· 장소: 혜원아트갤러리. 경기도 성남시 위례광장로 19 아이페리온 120호

· 관람 시간: 화요일~금요일 10:00~18:00 / 토요일 10:00~17:00 / 일요일은 사전 예약 후 관람 가능

 

작가 소개

 

김령

 

·학력

2014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RISD) MFA in Furniture Design

2010 홍익대학교 프로덕트 디자인과 졸업

 

·경력

2022 개인전 선 위에 생명을 담다(혜원아트갤러리 서울)

2022 단체전 가을달빛전(나인원 한남 with 갤러리 4번가)

2022 단체전 서울 호텔아트페어(인터콘티넨탈 호텔 서울 코엑스)

2022 개인전 Woven line;선으로면을 채우다(N646)

2022 개인전 항아리, 생각을담다(BIKI Gallery)

2022 단체전 서울 호텔 아트페어(인터콘티넨탈 호텔 서울 코엑스)

2022 단체전 소소한 그림展(BIKI Gallery)

2021 단체전 DAEGU ART FAIR 2021(EXCO)

2021 단체전 뱅크 아트페어 서울(인터콘티넨탈 호텔 서울 코엑스)

2021 단체전 AHAF Asia Hotel Art Fair Busan 2021(파크하얏트부산)

2021 단체전 조형아트서울 PLAS 2021(COEX)

2021 개인전 木;因緣(정수아트센터; 아트나인 갤러리)

2019 단체전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SDF)

2019 단체전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MMCA)

2018 단체전 6월愛 피어나다..(훈갤러리)

2017 단체전 서울 아트쇼(COEX)

2017 단체전 Object in Space(메이크 갤러리)

2017 단체전 2017 기획 6인전(U.H.M갤러리)

2016 단체전 우리가 몰랐던 가구;展(금보성 아트센터)

2016 단체전 청춘 아티스트 3인전(고양시청 갤러리)

2015 단체전 우드페어(COEX)

2014 단체전 WANTED Design Echibition(NYC)

2014 단체전 Triennial show(woods Garry Gallery)

 

▲ 김령, 91×98×8㎝, walnut wood, 2023  © 문화예술의전당

 

혜원아트갤러리 소개

 

혜원아트갤러리는 한국 현대 미술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22년 설립됐다.

 

현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전시를 소개한다.

 

혜원아트갤러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yeoneart

 

웹사이트: https://www.hyeoneart.com

 

김령 작가는 나무를 가공하여 전통 도자기의 형상을 재현하는 오브제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 삶과 죽음, 실재와 허상 등의 대비되는 개념들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김령 작가의 작품들은 나무 소재가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과 전통 도자기의 단정하고 유려한 형상을 빌어 자연과 인간의 지속적 관계, 그 동일성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림은 김령 작가의 도자기 작품 중 하나로, 나무 소재를 가공하여 전통 도자기의 형상을 재현한 것이다. 

 

자연과 인공,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실재와 허상 등의 대비되는 개념들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있다. 

 

나무는 자연적이고 과거적인 소재이지만, 도자기는 인공적이고 현재적인 형태이다. 나무는 살아있는 생명체이지만, 잘려나가면 죽은 물질이 된다. 

 

도자기는 죽은 물질이지만, 작가의 손길로 살아있는 작품이 된다. 나무는 실재적인 존재이지만, 도자기는 허상적인 모방이다.

 

이 그림은 나무와 도자기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삶과 문화를 상징하고 있다. 나무는 인간의 삶과 문화에 필수적인 소재로서, 가구,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었다. 

 

도자기는 인간의 삶과 문화에 미학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예술로서, 용기, 장식, 기념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나무와 도자기는 인간의 삶과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들로서, 서로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 그림은 나무와 도자기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나무는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생명체로서,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나이테와 옹이로 남긴다. 

 

도자기는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지 않고 고정된 물체로서,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형상과 색으로 표현한다.

 

나무와 도자기는 인간의 존재와 의미를 담아내는 방식으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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