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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 아라발 작 임 경 식 연출

문예당 | 기사입력 2003/05/31 [16:15]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 아라발 작 임 경 식 연출

문예당 | 입력 : 2003/05/31 [16:15]


OFF대학로 연극 페스티벌  


2003 Off 대학로 연극 페스티발


대 단 원

배 신

나는 아니야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기 도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서울시 성북구 삼선2가 161번지 B1층 극단사무실 : 3675-5159

담당자(김준석) : 016-235-5264 http://cafe.daum.net/love4here



■ 제목 및 공연일정



1. 공연명 : 2003 Off 대학로 연극 페스티발



대단원

배 신

나는 아니야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기 도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2. 연 출 : 이 송, 김 재 권, 이 원 기, 최 범 순, 박 상 순, 임 경 식

3. 주 최 : 극단 여기

4. 기 획 : 김 준 석

5. 공연기간 : 2003. 5. 2(금) ~ 6. 1(일) 까지 [5. 12(월)/ 22(목) 공연 없음]

   (월~금 7:30분/ 토.일.공휴일 6:00시)

6. 공연장소 : 작은 극장 (성신여대 입구)

7. 입 장 료 : 현매가 - 일 반 12,000원 / 중고생 8,000원 / 사랑 티켓가능

8. 문의전화 : 3675-5159 (극단여기사무실) 016-235-5264 http://cafe.daum.net/love4here



5. 2(금) ~ 5. 11(일) 대단원 / 배 신

5. 13(화) ~ 5. 21(수) 나는 아니야 /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5. 23(금) ~ 6. 1(일) 기 도 /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 Off 대학로 페스티발



"다시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연극을 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off 대학로 연극 페스티발이 작년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성신여대 근처에 있는 "작은 극장"에서 5월 2일 ~ 6월 1일까지 열린다.

"100만원 프로젝트"라고 불리우기도한 이 페스티발은 비합리적인 제작현실의 극복 방안의 하나로 다른 여타 페스티발과는 달리 정신은 아마츄어리즘 공연의 질은 프로페쇼날리즘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이원기,임경식,이 송,김재권,박상순,최범순 총 6명의 중견 연출가들이 작품을 출품한다. 특히 우상전을 비롯하여 이승훈,김현아,김준석,이태형등 무대에서 낯익은 얼굴들과 서원, 류시현등 스크린과 방송을 통해 익숙한 얼굴등, 참여하는 연기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이 페스티발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하루에 두 작품을 연속으로 공연하는 이번 페스티발은 한 장의 티켓으로 두 편의 공연을 볼 수 있으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삶의 에너지로 다가 갈 것이다.


[ 대단원 (카타스트로피) ]


작 품 명 : 대단원 (카타스트로피)

공연기간 : 2003. 5. 2 ~ 5. 11

제 작 : 극단 솔마루

작 가 : 사무엘 베케트

연 출 : 이 송

출 연 : 우상전, 차영건, 서 원


작품개요

80이 훌쩍 넘은 노대가의 인간의 실존과 신 없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주연배우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베케트는 평생 인간 존재의 목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항상 새로운 극형식과 실험을 해왔다. 난해한 듯한 후기 단편들의 글쓰기는 차라리 깊은 철학적 사유에 가깝다. 화석화된 인간 조각물을 다듬어 가는 단순한 줄거리의 짧은 연극이다. 극중 연출가와 조수는 주연배우를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이리저리 고쳐가며 인간의 존엄성에 타격을 가한다. 극 속의 주연배우는 우리 인간들의 헐벗은 모습일 수 있으며, 우리시대의 초라한 신의 모습일 수 있으며, 하벨과 같은 실존의 고통 속에서도 예술 혼을 위해 창작에 몸부림치는 예술가의 초상일 수도 있다.

오늘 우리는 명분 없는 전쟁 속에 무참히 쓰러져가는 이라크 참상을 지켜보고 있다.전쟁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참혹한 현장을 베케트의 시선으로 무대에 이야기 한다.

반전을 넘어 전쟁 저편에 우리 인간의 존엄성과 실존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제기 하고자 한다.


연출의 글

Off-대학로 연극 페스티벌작고 소박한 마음으로 하고픈 이야기를 펼쳐보자는 취지로 모였다.지난날 신촌에서 연극을 하던 순수하던 마음이 그리워, 순대국을 안주로 밤새 예술을 이야기하던 시절이 그리워, 그리고 향락의 거리, 무법의 거리로 변해버린 대학로가 무서워 오프-대학로를 꿈꾼다.

<대단원>은 사무엘 베케트가 1982년 노년에 쓴 작은 소품이다. 체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던 극작가 바츨라브 하벨을 위해 쓴 일종의 헌시인 셈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로 대표되는 부조리극 작가로 알려진 베케트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그의 삶처럼 작품들도 부조리극을 넘어서 상징적이며 매우 실험적이다. 특히 후기에 쓰여진 단막극들은 삶과 죽음, 인간존재에 대한 사유, 있음과 없음 등 끊임없이 실존의 거대한 물음에 직면하고 있다. <대단원>은 후기 단막극 중 비교적 이해하기도 쉽고, 이야기 줄거리도 단순하고 극적 긴장을 갖고 있다. 단순히 체코의 독재로 인한 암울한 현실을 비판하거나, 박해받는 예술가의 저항 의식을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존엄성과 인간성 상실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도 끝났다.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이미 예상된 결과를 거대한 쇼로 일관했다. 여기에 영문도 모른채 죽어간 수많은 아이들과 이라크 인들의 분노와 눈물을 생각하며 <대단원>은 무대화 된다.

작은 소품임에도 기꺼이 배우로 참여해준 우상전 선생님, 차영건 형, 서 원 씨께 마음속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오랜 우정으로 번거러움을 마다않고 도와준 김중효, 신 호, 윤정민 선생님, 전익표 형, 송현미, 석인아, 임민석씨께 감사드립니다


[ 배 신 ]


작 품 명 : 배 신

공연기간 : 2003. 5. 2 ~ 5. 11

제 작 : 극단 여기

작 가 : 헤롤드 핀터

연 출 : 김 재 권

출 연 : 이태형, 류시현, 김준석, 방동원


작품개요

인간이 만든 도덕적인 관습이나 사회적인 제도는 과연 인간의 순수한 감성, 그중에서도 사랑의 기본 단위인'친근함 또는 좋아함'을 올바로 담아 낼 수 있을까?

만약 불가능하다면 인간의'솔직함'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위대한 모순관계는 해롤드 핀터의 <배 신>이라는 작품속에서'불륜'이라는 소재를 통해, 마치 익으면 저절로의 탄력으로 벌어져 버리는 밤송이 처럼,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도 죽음을 통해 인간의 순수한 감성을 지켜 내려했던 역사상의 수많은 비극의 영웅들을 뒤로한 채, 각 등장인물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목적지 모를 머나먼 우주여행을 떠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지구내적 실존'에 익숙했던 그들은, 분명 영원한'우주미아'가 되지는 아닐지?

이것은 하나의 걱정이 아니라, 혹시 감춰진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이 삶의 한 순간이라면, 아니 삶 그 자체라면: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


[ 나는 아니야 ]


작 품 명 : 나는 아니야

공연기간 : 2003. 5. 13 ~ 5. 21

제 작 : 전원 극단

작 가 : 사무엘 베케트

연 출 : 이 원 기

출 연 : 조혜민, 송지은


작품개요

까만 허공에 동그랗게 떠있는 붉은 입술이 사랑을 받지 못한 채 70년 가량을 살아온 어느 여인의 기구한 삶을 정신 없이 구토를 하듯, 폭포수처럼 토해낸다.


연출의 글

잊혀진 여인보다 더 불행했던 여인에 대하여

정말 바쁜 사람은 바쁘다는 말조차 할 짬이 없듯이, 자기가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결코 불행한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 Not I (나는 아니야)]의 주인공인 허공에 떠있는 입 (Mouth)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 까지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했던 어느 불행한 여인의 70년 세월을 반추하는 가운데,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고자, 횡설수설, 정신없이, 미친년처럼, 절망적으로 찾아 헤맨다. 그러나 그녀가 누구인가가 드러나려는 순간에 이르면 격렬하게 자신을 부정하고 다시 처절하게 출생부터의 자기 삶을 끈질기게 더듬어 오다가 또다시 자기를 부정하기를 되풀이한다. 베케트는 이 기묘하고 독창적인 형식과 지리멸렬한 듯 하면서도 정연하고 뒤죽박죽이고, 토막진 막의 폭포수를 통해서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였는가? 예술을 단답형으로 대하고자 한다면 그 자체부터 예술의 숨통을 조이는 우를 범하는 짓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베케트는 흔히 있음직한 여인들의 불행한 삶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누가 봐도 불행한 여인이지만, 불행을 초극하려는 강인한 의지를 통하여, 자기 구원의 가능성을, 격렬하고 모진 고통을 이겨낸 다음에 맞게 될 환희를, 결코 외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되는 삶에의 애착을, 잊고자 애를 쓰면 쓸수록 결코 잊혀지지 않는 자기 실존의 비애를 딛고 장엄하게 일어서는 운명애(Amor Fati)를 노래하려 했던 것이다.

글을 쓰고 있자니, 전원 극단을 창단했던 17년 전의 그때가 생각난다. 그 때 "우리는 인간혼의 위대함을 믿는다"는 열 네 글자로 창단 취지를 삼았다. 그 동안 공연 활동이 지지부진했으나 창단 취지는 우리 단원들 모두의 가슴에 맥맥히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

첨언 하자면, 이번 작업은 단원들에게 살갑게 상의조차 하지 못한 채 막이 오르게 되어 이 자리를 빌어 깊이 사죄드린다. 늘 그렇듯이 이번 공연의 최우선 목표는 출연자들의 모든 면을 아끼고 사랑함으로써, 그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두었다.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고뇌하고 고통 받기를, 그리하여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난 뒤, 자신들의 삶을 , 인간 조건 일체를, 더욱 더 뜨겁게 사랑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공연의 말석이나마 참여할 수 있도록 힘써주신 모든 이들께 감사드리고, 관객들께서도 관람 후, 삶에 터럭끝 만큼이라도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


작 품 명 :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공연기간 : 2003. 5. 13 ~ 5. 21

제 작 : 극단 오리사냥

작 가 : 폴 진델

연 출 : 최 범 순

출 연 : 구본임, 오민정, 정윤주, 전세영, 지은빈



작품개요

조그만 여자아이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고...그리고 자기는 아주 먼 옛날 우주가 탄생할 때, 그때 어떤 원자로부터 자기는 탄생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도 희망은 꼭 있으며 어느날 엔가 온 인류는 어떤 아름다운 변화에 하나님께 감사드릴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여자들만으로 등장인물이 구성되는 점, 섬세하게 그려나가는 여자아이의 아주 소박한 소망, 정신병의 언니와 엄마의 떼어낼 수 없는 슬픈 자화상, 여기에 가슴을 짓누르는 이해하기 힘든 주변 상황,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할머니의 말없는 존재...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듯한 긴 제목... 젊은 극단 오리사냥이 세 번째의 사냥으로 여자들의 이야기로부터 이 세상에 내가 있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


연출의 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말과 행동이 점점 더 똘똘해져서 질문 투성이의 우리인생에 그래도 좀 더 나은, 명확한 대답을 하는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영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꼬맹이들도 어떻게 사는 지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에게도 자기들만의 방법이 있다. 노인네들도 자기들만의 방법이 있다. 남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있듯이, 여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따로 있다. 그 여자들 사이에 내가 한번 껴서 그들편이 되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한번 쯤 남을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우리는 남을 너무 이해하지 못한다.(아니...나는...) 이해는 상대편의 입장을 알아먹는 것이 아니다. 그런건 배고파 중국집에 들어가서 하는 얘기다. 폭탄이 떨어져서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겨우 엄마라는 말을 배우자마자 죽어가는 동네에서는 이런 사치스러운 단어는 필요가 없다. 그래 그런 척이라도 하자. 나이가 먹었으면 인생을 이해하는 척이라도 해야할 것 아닌가? 그래야 우리의 아이들이 헷갈리지 않지...그래도 틸리라는 이 꼬맹이는 기특하다. 언젠가는 "온 인류가 하나님께 감사드릴 그날이 반드시 올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까. 난 그 어렴풋한 믿음을 잃었다. 바로 몇달 전에...

그리고 또 막은 올라간다.


[ 기 도 ]


작 품 명 : 기 도

공연기간 : 2003. 5. 23 ~ 6. 1 )

제 작 : 극단 주변인들

작 가 : F. 아라발

연 출 : 박 상 순

출 연 : 이승훈, 김현아


작품개요

1932년 옛 스페인령 모로코의 메릴라에서 태어난 아라발은 그의 모든 작품에 어린시절을 반영하고 있다. 종교 재판과 스페인 내란, 그리고 병약한 신체의 틈바구니에서 어려운 청년기를 보내며 <기 도>를 집필하게 된다. 두 남녀가 제시되는 <기 도>는 사회적. 도덕적 기준점 성립 이전의 세계를 유아적 행동 양식과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특정 관념에서 자유로운 상태의 두 남녀는 인간 행복을 위해 인간들이 만든 기준들이 얼마나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규격화되고 틀에 짜여진 현실의 차가움을 표현한다.


연출의 글

연극을 만든다는 것은 인위적이고 구성적인 동인보다는 원초적 갈증에서 비롯된 욕망의 구체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창작은 관념 이전의 자유스런 공간을 유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목련이 지고 그 밑에서 아이들이 꽃잎을 맞고 있습니다. 목련을 보는 느낌이 그들과는 다릅니다. 그것은 누적된 관념의 양 만큼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표현하는 아라발의 『기도』는 어느 작품보다도 바로 이 지점에 서있는 듯 합니다.

『기도』를 난해하고 수수께끼 같다고 합니다. 이해하려는 노력 이후의 자위적 해결책을 뽑았다면 그것은 바라보는 관점의 이동이라 하겠습니다. 소아적 관점으로 투영된 세계는 경이로운 본질의 세계를 우리에게 열어주는 듯 합니다. 우리도 따라해 보았고, 즐길 수 있는 아라발의 세계를 거기에서 만난 듯합니다. 이는 off대학로의 의미와 상통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공연 본질에 대한 순수한 접근과 /집착이 off대학로라는 세계와 동지들을 만나게 하는 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우리 『기도』팀은 연극을 즐기고 있습니다.

열정으로 연습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이 공연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가슴깊이 기원하며...

오늘부터 우린 순수하고 바르게 사는 거야! 승훈, 현아, 승욱, 은주, 명남, 용철, 유라, 지숙 그리고 문정


[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

작 품 명 :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공연기간 : 2003. 5. 23 ~ 6. 1

제 작 : 극단 숲

작 가 : 훼르난도 아라발

연 출 : 임 경 식

출 연 : 이우용, 박희범


작품개요

원주민 홀로 살고 있는 어느 외딴 섬에 비행기 사고로 홀로 생존한 도시인이 당도한다. 그는 스스로를 아씨리 황제라 칭하며 원주민을 건축사로 임명하고 말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의 생활은 놀이로 변형되고 때로는 놀이와 현실의 경계선이 허물어져 버린다. 황제는 놀이를 통해 어머니를 살해한 것을 고발하고 건축사에게 자신을 먹게 한다. 황제를 먹은 건축사는 황제의 모습으로 점차 변해가고 이때 다시 비행기 사고를 당한 새로운 사람이 이 섬을 찾아 온다.


연출의 글

80년대 초반 군에서 제대한 뒤 처음 본 연극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단 두 사람의 배우만이나와서 그 더운 여름날 아무런 세트도 없이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근 1시간 반 이상을 에너지만으로 달리던 연극, 이름하여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였다. 당시 연기하던 두배우는 지금은 연극계의 중견배우로 자리매김 하였고 이후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예가 극히 드물었다. 이미 <환도와 리스>를 통하여 훼르난도 아라발이란 이름을 접한 바 있던 나는 언젠가 이 작품을 꼭 해야지 하는 생각을 품고 있다가 96년에 연출할 기회를 만났으나 제작자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시 무산되었다. 그러다 작년에 다시금 이 작품을 볼 기회가 있어 잊혀졌던 연출 의욕이 되살아나 이번 기회에 과감한 도전을 하게 되었다.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아라발 작품들 가운데 가장 거창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번 Off 대학로 연극 페스티발의 주제가 '인간과 환경전'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인류 문명에 대한 거침없는 모독과 도전을 일삼으며 인간의 의식과 감정에 대한

근원적인 병리학적 진단을 제시한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매우 적합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단지 거침없이 쏟아지는 말의 홍수 속에서 21세기의 한국 땅에서

공연시 채택할 것과 안할 것에 대한 분명한 선택의 문제가 있고

또 소극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적 영역에서 단 둘이라는 배우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 엄청난 도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도전 없이 어찌 한국 땅에서 연극을 할 것이며 특히 아라발을 보여 줄 것인가?

그래서 과감히 아직은 깨끗한,

하지만 경험은 많지 않은 두 젊은 남자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었고

이들과 더불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첫 걸음이 시작 되었다.

과거에, 즉 70년대에 부조리극을 보면 무언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은

특이하고 난해한 장면들이 매우 많았다.

하지만 우리팀은 일상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삶 자체가 부조리한 이 시점에서 부조리극은 더 이상 부조리하기 보단

우리의 일상을 재현해 주는 양식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은 외딴 섬(공간 혹은 인간)에 갇혀 있는

두 명의 인간(정신을 상징하는 황제와 신체를 상징하는 건축사)의

일상(놀이와 현실)에서 극은 시작한다.


그리고 정신에 의해 길들여진 신체는 스스로가 정신과 대등해지기 시작하면서

정신의 세계에 파고 들어 그 내면의 영역 (즉 자아의식과 잠재의식 그리고 죄의식)에

이르게 되고 이에 따라 정신은 자신의 영역을 모두 노출한 뒤 신체에 흡수 되어버린다.

마치 유물론적 세계에 이른 것 같은 이 과정은 그러나 또 다른 정신의 출현으로

새로운 변증법의 길목에 들어선다.

물론 이것이 유물 변증법을 지속하는 것인지 아니면 헤겔식 역사발전을 지향하는 것인지

아라발에게 있어서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형태의 발전이든 전체주의로 나가는 길이 될

위험성을 경고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경고는 최근의 이라크 전쟁을 통해 현실화 되고 있다. 새로운 아씨리 황제 사담 후세인은 거대한 세계의 건축사 미합중국에게 정복당하며 그 찬란한 문명을 유지하긴 고사하고 스스로 파괴, 약탈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라발의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는 묵시록과 유사하고 연극의 교훈성을 듬뿍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 연출 프로필


김 재 권 (배 신)

독일 국립 Erlangen-Nuernberg 대학교 대학원 졸업(연극학, 독문학, 언어학 석사)

옥랑 문화재단 예술감독 / 동숭아트센터 예술감독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교수

연출작품 : 폭력시대/ 청 중/ 시유어겐 2002

예술감독 : 어둠아기 빛아기 / 서푼짜리 오페라 / 코끼리 사원에 모이다 / 공무도하가 / 시유어겐 2001 / 뚝 이


이 송 (대단원)

청운대학교 방송연기학과 교수

연출작 : 안티고네. 한여름밤의 꿈. 피의 결혼. 메디아 등 다수 연출


최 범 순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극단 오리사냥 대표

모스크바 국립연극 아카데미 연출과 졸업

연출작 : 마법의 밤/ 모로코 사람들에게로 가기/ 밤으로의 긴 여로/ 존경하는 엘레나 세르게예브나


이 원 기 (나는 아니야)

청운대학교 방송연기학과 교수

연출작 : 파우스트/ 한 여름 밤의 꿈/ 베케트 페스티발1,2 / 코뿔소등 다수 연출


임 경 식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독일 국립 에얼랑엔 대학교 연극학과 졸업

서경대학교 연극영화학부 부교수

극단 연희단 거리패, 민중, 반딧불이, 숲 등에서 연출활동

문체부 장관상 수상
연출작 : 입에 꽃이 핀 남자

/ 로미오와 줄리엣/ 환도와 리스/ 벚꽃동산/ 솔베이지의 노래/ 달을 쏘다/ 겨울동화/ 오페라 마술피리...


박 상 순 (기 도)

경민대학교 연극과 교수

연출작 : 시라노드 벨주락/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미오와 쥴리엣

■ 배우 프로필

우상전 : 국립극단단원/ 맹진사댁 경사(1992,아버지역),태(1998),마르고 닳도록(2000)...


류시현 : <방송> MBC사랑의 스튜디오/ KBS연예가중계/ EBS직업의 세계/ PSB씨네포트 <라디오> KBS이병진 류시현의 두시가 좋아/ TBS류시현의 여행 스케치


서 원 : <영화> 섬/ 나쁜 남자 <연극> 뚝 이 <방송> 고독


차영건 : 오하이오 즉흥극, 안티고네, 사운드 오브 보이스....


이승훈 : <연극> 프쉬케,그대의거울/ 전쟁음!악?/ 미스터 매킨도씨!/ 아빠/ 봄날/ 한 여름 밤의 꿈/ 따르뛰프/ 황구도/요나답/엘렉트라/ 싸움터의산책/ 딜란토마스/ 라구요/ 에쿠우스/ 처녀비행/ 마로위츠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영상도시/ 이爾/ 그리스비극 3부작/ 통일반점/ 한일공연예술제 間/ 미롱/ 우투리/ 가을 소나타 ...

<마임극> 산 이야기/ 개구리들의 댄스 파티/ 바보와 똥개

<영화> 빙우


이태형 : 수족관거북이와 눈을 맞추다 / 별빛크로키 / 광부리어 / 시유어겐 / 공무도하가 / 민중의 적 / 대한국인 안중근/ 사천의 선인/ 베니스의 상인/ 크루서블/ 양녕대군 청 중 / 헨리4세 / 시유어겐2002 / 뚝 이

김준석 : <연극> 수족관 거북이와 눈을 맞추다 / 별빛크로키 / D.M.Z 2000 / 광부리어 / 시유어겐 / 공무도하가 / 시유어겐 2001 / 시유어겐 2002 / 뚝 이

<영화> 남자이야기 / 까 /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 유령 / 공동경비구역 J.S.A / 킬러들의수다 / YMCA야구단


김현아 : 안양예고 연극영화학과 강사. 우석대학교 연극학과 강사.

전쟁과 살인, 그리고 神/ 박물관의 초대/ 신데렐라/ 다시 돌아온 불후의 명작...


구본임 : 말괄량이 길들이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십이야 오장군의 발톱/ 멕베드/ 우리읍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동물농장 레드...

<영화> 마누라죽이기 / 미스터 맘마 /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 / 선생 김봉두

전국연극제 연기상수상


오민정 : 그 여자의 소설/ 설탕쫀듸기/ 코코샤넬/ 몽유기/ 바늘구멍사진기2

로빈슨크루소의 성생활

<영화> 챔피언/ 김밥 싸는 남자


방동원 : 냉면과 마이구미 / 공무도하가 / 시유어겐 2001 / 청 중 / 빠스뻐스 / 뚝 이


이우용 : 몽아/ 등신과 머저리/ 시련...


조혜민 : 신화 1900/ 코카서스의 백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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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영웅이 된다! ","한국 민주주의 최대의 적은 부정선거이다", "진짜 내란은 '이재명의 난'이다."- 김경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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