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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화가 황학만의 60번째 개인전 "아사셀을 위한 염소",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려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0/26 [07:28]

원로화가 황학만의 60번째 개인전 "아사셀을 위한 염소",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려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4/10/26 [07:28]

 

서울 종로의 장은선갤러리에서 원로화가 황학만 선생의 60번째 개인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아사셀을 위한 염소"로, 일상 속에서의 일탈을 창문 이야기로 녹여내어 잃어버린 세계를 재조명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황학만 선생은 이번 전시를 통해 꿈과 희망을 깨우는 밤의 메타포를 활용하며, 초현실적인 공간을 통해 과거의 희망과 꿈을 되살리고자 한다.

 

황학만 선생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귀로] 시리즈, [묵상의 공간] 시리즈, [공간배열] 시리즈는 인간 실존의 존재론적 질문, 구속의 신비구속사, 피조세계의 조화와 질서를 주제로 삼고 있다. 그의 회화는 초현실주의적 화풍을 통해 현실을 초월한 세계를 탐구하며 독자적인 예술적 영역을 개척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아사셀을 위한 염소"라는 주제는 창밖의 내밀한 공간을 성경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성경에서 염소는 어린양과 함께 중요한 제물로 등장하며, 이는 그리스도의 예표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는 황학만 선생의 작품 세계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황학만 선생은 장은선갤러리에서 두 번째 초대전을 가지며, 이번 전시와 동시에 동명의 출판기념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그는 다수의 개인전과 중앙현대미술제, 한국미술협회 회원전, 한일교류전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해왔으며, 경기미술상과 일본 현대미술가협회전에서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경기 미술대전과 여성미술대전의 심사 및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중앙대, 세종대, 대진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황학만, 황혼의 바다 Oil on Canvas (34.3×53cm) 2013  © 문화예술의전당



전람회 주제 : 《아사셀을 위한 염소》

 

             -60회 개인전 및 출판기념전-

 

 

작품주제에 관해서

 

 

  평생 해온 작품주제는 세 가지다. 그중 하나는 모든 생명체들이 종국에는 흙으로 돌아간다 할 때, 인생은 어디로 가는가 하는『귀로』시리즈이고, 하나는 구속사(救贖史)를 모티브로 한 『묵상의 공간』시리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평면공간에 입체 물들을 상치해서 그 관계에서 드러나는 질서의 미를 다룬 『공간배열』시리즈다. 요약하자면 인간실존의 존재론적 질문과, 인간구속(救贖)의 신비, 피조세계의 조화와 질서라는 세 주제다.

 

 

  인식세계 너머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어디서 온 줄 모른 탓에 인생길 종착점에 당도해도 더는 갈 곳이 없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만이 우리에게 전부다. 한 낮의 밝은 태양은 분주한 일상으로 우리들을 몰아넣지만, 그래도 낮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희망이 있다. 우리의 의식이 잠들었던 밤 역시 엄연한 삶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한 백년, 삼만 육천오백일에 교차되는 낮과 밤의 사이클에 갇혀 출구를 상실했다면, 그 출구는 정녕 밤일 것이다. 그토록 죽음으로 치부하던 잠, 그리고 밤이라는 닫혀 진 시간-. 그것이 또 하나의 숨겨진 세계라면, 그 밤이 영원으로 잇댄 출구의 단초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식세계 너머로 상실했던 꿈과 희망을 일깨우고자 창밖의 생경한 세상을 그리거나, 창틀마저 제거하고 초현실의 공간을 그려왔다.

 

  찻집에서든, 하늘높이 떠가는 여객기 속에서든, 또는 대지를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열차 속에서든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은, 잠재의식에 도사리고 있던 가시세계로부터 일탈이란 욕구의 발로다. 꿈꿀 수 없는 망자들의 무덤에 창문이 있을 리 만무해도, 산자들의 삶의 희망은 창밖에 있지 않은가. 그처럼 산자들의 꿈꿀 수 있는 권리, 그것은 분주한 일상의 낮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로서 내밀한 밤이요 상실했던 희망인 것처럼, 일상 속에서 일탈은 창밖이란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부활의 아침〉〈비아 돌로로사〉〈창밖의 노래〉〈묵상의 공간〉〈제6시의 묵상〉 등의 전람회주제로 삼았고, 이번 전람회는 〈아사셀을 위한 염소〉라는 주제로 삼았다. 국내와 이태리, 캐나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 갖은 개인전은 이번 전람회로 60회를 맞는다. 그동안 묵상했던 에세이형태의 수상집 《아사셀을 위한 염소》를 출간하면서 출판기념과 60회 개인전을 기념하는 전람회가 ‘장은선갤러리’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아사셀 염소’라는 생경한 주제는, 창밖의 내밀한 공간을 성경이라는 창으로 대치해서 구속사의 현장을 바라보고자 하는 의도다. 성경은 ‘어린양’과 함께 또 하나의 제물은 ‘염소’다. 광야 같은 인생길이 본향을 향한 여정이라 할 때, 이스라엘 광야시절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와 반석에서 터져 나오는 생명수를 마셨던 것처럼, 어린양의 살과 피는 그리스도의 예표다. 그것이 오늘날 교회가 지키는 성찬예식으로써 영구한 의식이다.

 

 

  그렇듯 가시 돋친 광야, 전쟁과 반목으로 점철되는 역사의 인생길에 심판의 제물은 ‘염소’였다. 제비 뽑힌 두 마리 염소 중 하나는 각을 떠서 번제로 사라지지만, 그 피는 대제사장이 매년 한차례 지성소에 들어가 법궤위에 붓는다. 그리고 한 마리는 돌아올 수 없는 광야로 끌고 가 내버린다. 그것이 이른바 ‘아사셀을 위한 염소’다.

 

  예수께서 공생애 첫 걸음은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40일간을 굶으신 가운데 마귀로부터 시험을 받으셨다. 그 40일이 이스라엘 40년 광야생활에 버려진 제물로써 본향으로 향할 수 있는 인생여정이다. 또한 그 40일은 예수께서 보내신 전 생애인 동시에 공생에 기간이다. 그 끝은 ‘어린양’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의 생명의 양식이며 골고다에 피를 쏟으신 ‘염소’의 운명이다.

 

  성서에세이 《골고다에 핀 나팔꽃》 출간과, 그 주제로 전람회를 한지 8년이 지나고 나서 이번 60회 개인전에 맞물려 출간한 에세이집, 《아사셀을 위한 염소》 출판기념전이다. 초기서부터 근래까지 해온 작품을 일부를 진열해서 언젠가는 맞아야 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상기케 하고자 하는 전람회다.

 

▲ 황학만, 시온의 영광 Oil on Canvas (33.4×53cm) 2024  © 문화예술의전당

 

▲ 황학만, 여섯 개의 컵 Oil on Canvas (72.6×67cm) 2017  © 문화예술의전당

 

원로화가 황학만의 60번째 개인전 "아사셀을 위한 염소",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려

 

   황학만 초대展

 

 - 60회 개인전 및 출판기념전-

 

 일시 : 2024.11.5 (화) ~ 11.11 (월)

 

 장소 :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19 / 02-730-3533

 

                 www.gallery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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