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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범석 작 이윤택 연출 옥단어! ◆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03/12/17 [12:05]

◆ 차범석 작 이윤택 연출 옥단어! ◆

권종민 기자 | 입력 : 2003/12/17 [12:05]







우리극연구소 10주년 기념프로젝트 6탄게릴라 6

차범석 선생 팔순기념공연

옥단어!

우리극연구소/연희단거리패

  www.stt1986.com /02-763-1268

1. 공연개요

◆ 공 연 명 / 옥단어!

◆ 공연기간 / 2003년 12월13(토)~20(토)일

              월-금 7시30분, 토 4시30분, 7시30분, 일 3시, 6시

◆ 공연장소 /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 관 람 료 / S석 30,000원 일반 20,000원,

             대학생 12,000원 중고생 8,000원

◆ 공연문의 / 연희단거리패

              www.stt1986.com T. 02-763-1268

◆ 작       / 차범석

◆ 연    출 / 이윤택

◆ 무대미술 / 김경수

◆ 조    명 / 조인곤

◆ 의    상 / 김미숙

◆ 출   연 / 남미정 한갑수 김소희 최영 이승헌 변혜경 김광용 곽병규

            신경혜 김현희 최홍준 류경희 이은주 외 연희단거리패 앙상블

◆ 기   획 / 6탄 게릴라

◆ 후   원 / 문예진흥원

◆ 협   찬 / 에이넷 코리아

◆ 제   작 / 연희단거리패



2. 작품소개

한국 리얼리즘 대표작가 차범석 선생과

한국 실험연극의 대표연출가 이윤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양식의 시대연극


일제 말에서 해방 정국에 이르는 시기 전남 목포에 실존했던 인물 옥단과 당시 목포에 거주했던

경상도 출신 이참봉 가족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일제시대와 해방에 이르는

우리의 급박한 근대사와 함께 고난한 삶을 살아야했던 기층민중의 삶에 대한 씻김놀이판입니다.


대형 원형무대가 식민지시대부터 해방 정국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면서,

연극 형식면에서도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언어의 만남, 근대민중가요, 다양한 즉흥연기 등이

어우러져 가장 한국적인 공연양식을 선보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목포출신으로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극작가 차범석 선생과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실험적 연출가 이윤택의 만남은 정통과 실험이 종합되는

한국연극의 획기적 사건이 될 것입니다.


3. 줄거리

가족도 없고, 나이도 연고도 알 수 없는 옥단은 목포 유달산 자락에서 물을 길어주고,

이참봉댁 잔심부름 등을 하며 밥 굶지 않고 살고 있다.

홀아비로 아들 봉춘이와 함께 사는 태길네와 그나마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때는 일제 말기, 대동아전쟁이 막바지에 달하며 징병과 징용이 극에 달하던 때,

이참봉댁 아들 영찬이 징병을 거부하며 도피한다. 징

병을 면하고자 장인의 도움을 받으려는 사위 완수와 가족들간에 일대 설전이 오가는 와중에,

옥단이 자기한테만 찾아오는 영찬의 행방을 실토한다.

결국 영찬과 옥단 모두 잡혀가 모진 고문과 옥살이를 한 끝에 옥단은 정신을 잃고 만다.


해방이 되고 껍데기만 남은 이참봉 댁을 지키는 태길을 찾아온 옥단,

붙드는 태길을 뿌리치고 옥단은 다시 어디론가 사라진다.

얼마 후 다시 목포 공동수돗가를 찾은 옥단, 옛일을 추억하며 노래 하고 춤을 추다

바위에서 실족하여 그만 목숨을 잃는다.

씻김굿으로 치러지는 옥단의 장례식, 모여있는 마을사람들을 푸근하게 지켜보며

옥단은 하늘나라로 간다


4. 작가의 말

차범석(극작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옥단이는 193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목포에서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목포 지역에서는 목포의 4대 명물(?)로 「역전의 맬라꽁」,「평화극장 외팔이」,「

대성동 쥐약장수」그리고 옥단이가 손꼽힌다.

이들은 모두가 실존인물이되, 서민생활과 밀착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두가 지체 부자유자들이지만

서민들과 친숙했었다.

그 인간미가 한결같이 고왔던 사람들이라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옥단이는 유일하게 여성이었고 가장 인간성이 좋고 많은 일화를 남긴 점으로

지금도 5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옥단의 신상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소상히 아는 사람이 없다.

정확한 생년월일도, 그 고향도 가족관계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언제 어떤 사연으로 목포로 흘러들어 온지도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고무친의 외로운 사람이라는 사실뿐이다.

옥단은 날품팔이꾼이다.

이집, 저 집 다니면서 허드렛일도 해주고 수돗물을 길러주고 애경사 때는 빠짐없이 드나들었다.

그러나 그 노동의 댓가는 일정치도 않거니와 요구도 안 했다.

시간이 늦으면 골방이건 마루건 아무데서나 새우잠을 자곤 했다.

그런데 옥단이는 성격이 낙천적인 데다가 몸짓은 유달리 풍만했다.

그러나 곱지도 않은 얼굴에는 언제나 지분을 발랐고 붉은 댕기를 물려 쪽을 지고 값싼 옥비녀를

꽂아 멋을 부렸다. 그

렇다고 눈을 크게 뜨고 마주보는 적이라곤 드물었다.

아래로 내려깔거나 흘겨보는데 어떤 순간 사팔뜨기 같은 인상도 보였지만 그 누구도 똑똑히

그 모습을 그려낼 순 없었다.

게다가 지능의 발달이 약간 지진한 데다가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면서 누구에게나 격의 없이 대하는

친근감이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건 아이건 그를 부를 때 “옥단어!” 라고 하대했다.

목포 지방의 사투리가 말끝이 “어” 로 끝나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옥단어!” 라고

누구나 스스럼없이 부르던 밉상스럽지 않은 그 성품은 만인의 친구이자 말벗이기도 했다.


옥단이가 무슨 낙으로 살아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일해주고 밥 얻어먹고 약간의 삯전을 받았지만 예금이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부잣집에 잔치가 있는 날이나 제사 파젯날에는 빠지지 않고 불려 다니는 게 옥단이었다.


“옥단아! 한 곡 뽑아봐야!”

누군가가 말을 꺼내면 옥단이는 방 윗목 구석지에서 일어났다.

그 풍만한 앞가슴 속에서 하모니카를 꺼내서 불다가 흥이 나면 궁둥이춤이며 병신춤,

그리고 코팍 딴스를 추는 게 장기 가운데 하나였다.

주인마님이 술이라도 권하면 옥단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노래와 춤과 재담으로

많은 사람을 웃기는데 밤이 깊어 갈 줄도 몰랐다.


옥단이는 만인의 벗이었다.

남을 미워할 줄도 슬픔을 토해낼 줄도 모르는 호인이라면 호인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옥단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여자 나이 30대로 추산이 된다면 의당 우여곡절이 있게 마련이지만 옥단은 좀처럼 내식을 안 했다.

의협심이 강하고, 노동을 꺼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만 하는 여인의 인생 항로가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만은 틀림없으리라.

나는 이 작품에서 그 가려진 이면을 추적하고 싶었다.

가진 것은 없어도 베풀 줄 알고, 아는 것은 없어도 인정이 있고,

외롭게 살면서도 외롭지 않았던 옥단의 삶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러므로 여기에 묘사된 이른바 ‘사건’ 은 어디까지나 작가적 상상이자 창작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어렵게 살았던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폭풍 같은 세월 속에서

살아나온 옥단의 삶의 궤적은 곧 우리 현대사의 뒷골목 풍경이기도 하다.

한 무지몽매한 여인이 시달려 살았던 현실은 그대로 우리의 역사이자 시대의 반영일진대

이 작품은 단순한 연극이 아닌 우리의 현대사와 그 아픔을 되돌아보자는 데다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옥단어!” 하고 모두가 천대했던 한 여인의 생애를 통해

우리의 어두웠던 시대에 대한 진혼이기도 하다.

천대 받으면서도 끈질기게 버티며, 남을 위해 베풀다가 길지 않은 생애를 마친 불행한 여인

옥단은 우리 민족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려서부터 옥단이를 가까이 지켜보았다.

어찌 보면 바보 같고 어찌 보면 천덕꾸러기 같으면서도 그녀가 만인에게 친근감을 주는 까닭이

궁금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인간 옥단이의 삶을 소재로 희곡을 써야겠다고 구상을 해온 게

어언 7년째가 된다.

그런데 작년에 우연히도 배우 강부자(姜富子)가 자기의 연기 생활 40주년을 기념하는 희곡을

써주었으면 하는 제의가 있어 집필에 박차를 가한 셈이다.

그리고 연출가 이윤택(李潤擇)도 뭔가 토속적이면서 사람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玉丹어!」에 색다른 의욕을 느낀다는 데서 의기 투합이 이루어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올해가 나의 팔순의 해이고 보니 뭔가 의미 있는 연극공연이

될 것 같아 새삼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것은 나이 80에도 희곡을 쓸 수 있게 해주신 주변의 모든 분들과 공연을 맡은

<연희단 거리패> 여러분, 그리고 오늘날까지 나의 예술과 삶의 받침대 구실로 해온

아내에게 마음속 깊이 고맙게 여길 뿐이다.

작가에게는 정년도 퇴출도 없다.

오직 작가는 숨이 끊어지는 그날까지 진솔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작품을 통해서 발언하는 자유가

허용되어 있다.

신작「玉丹어!」는 바로 그 자유에 대한 발인임을 밝혀 두고 싶다.


5. 연출가의 말

일본 신리얼리즘 극작가 히라타 오라지의 <서울시민1919>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극작가

차범석 선생의 신작 <옥단어!>를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反리얼리즘적이고 反아리스토텔레스적인 극작 연출가 이윤택이 환타지의

천국 21세기에 왜 리얼리즘 연극이냐? 고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온갖 실험과 발상이 난무하는 환타지의 천국 21세기에 낡은 문예사조라 치부되는

리얼리즘을 “새삼스럽게” 시도한다는 것이 또 다른 실험 아니겠습니까?

지금 시대에 새로운 그 어떤 것을 추구하는 것이 더 이상 실험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새로움 대한 끝없는 질주이며 강박관념일 것입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20세기적 인문주의자였습니다.


20세기가 쌓아 올린 인문학적 자산과 연극사를 사랑합니다.

21세기의 그 어떤 새로운 연극은 21세기의 젊은 연극인들이 담당해야 할 몫일 것입니다.


21세기에 20세기적인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내가 살며 고민하고 작업해 왔던

20세기적 연극 자산을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연극으로 자리잡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의 근대 신극, 신파극이 철지나 공연 양식으로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의 근대 연극사는

실종되어 버릴 것입니다. 내가 신파극과 신극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신파극은 그 고유한 대중적 공연 양식을 바탕으로 거듭나면서 한국의 대중극으로 살아남아야

할 것이고, 신극의 리얼리즘 정신은 21세기에도 여전한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연극사의 정통이 21세기에도 여전히 뿌리내릴 수 있을 때 비로소

21세기적 새로운 연극과 진정한 실험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차범석 선생의 연극 미학을 한국 연극의 영원한 연극적 자산으로 표현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이번 작품의 관건이 될 것인데,

그 결과는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입니다.



6. 출연진 소개

옥단/ 남미정

연극 <오구>의 초대 노모,

22세의 나이에 초연 오구의 노모를 시작으로 800여회 이상 공연,

         <햄릿>의 거트루드, <시골선비 조남명>의 조식 母/문정왕후, <하녀들>의 마담,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시어머니 외 다수 출연

뮤지컬 <태풍> 조연출, 뮤지컬<천국과 지옥><장미빌라살인사건><호랑이가 들려준 자장가><

               잠들 수 없다><유랑극단> 등을 연출

허씨/ 김소희
  
우리극연구소 1기, 1998년 <느낌, 극락같은>으로 서울연극제 신인여자연기상 수상<햄릿>

       오필리어/거트루드, <시골선비 조남명> 조식 처, <하녀들> 쏠랑주 역 외 다수 출연

영화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 주연

              
이참봉/ 한갑수 <시골선비 조남명>의 윤원형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수업>에서 채플린과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교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의 월초,

<서울시민 1919>의 흥행사로 열연하였다.


태길/ 김광룡  

2001년 <시골선비 조남명>으로 서울연극제 음악상을 수상하였고

<맨발의 청춘 이찬전>으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연출가전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었으며, <옥단어!>에서도 음악과 옥단을 사랑하는 태길 역을 맡아

그가 가진 풍부한 정서와 재능을 보여줄 것이다.


봉춘/ 곽병규  

<서울시민 1919>에서 스모선수로 관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곽병규는 봉춘 외에도

1인 다역으로 출연,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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