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For Show’
문예당 | 입력 : 2005/03/25 [20:32]
무용계에서의 정치와 싸우고 있고 인생에서의 정치와 싸우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확성기(Loudspeaker)를 가지고 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다면. “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할 수 있는 단체’라는 ‘확성기(Loundspeaker)’를 갖고 있는 한. 나는 계속해서 그 싸움을 해 나갈 것입니다. DV8은 나의 확성기입니다.” 영국 신체극단, DV8 디비에잇 피지컬 씨어터 2005년 신작 세계 초연 ‘Just For Show’
난해하고 지루한 무용을 상상하지 마라!
새로운 춤 연극이 온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연단체로 손꼽히고 있는 DV8.
이들의 작품은 도저히 무용이라는 이름으로 가둘 수 없다.
예술감독 로이드 뉴슨(Lloyd Newson / 1956년생)과 DV8은 연극과 무용,
이념과 편견의 모든 벽을 부수며 끊임없이 파격과 일탈을 감행해 왔다.
뉴슨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 위촉으로 제작된 ‘삶의 댓가(The Cost of Living) 이후
5년의 공백을 깨고 드디어 신작을 발표한다.
DV8의 첫 내한공연은 세계 무용계가 기다려온 로이드 뉴슨의 신작을 가장 먼저 만나는
세계 초연 무대이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자유와 도발! 당신의 심장이 뜨거워진다.
신작 ‘Just For Show’에서 로이드 뉴슨은 그 특유의 파격적인 방식으로 '좋은 사람'
보다 '잘난 사람'이 더 인정받는 사회, 허영과 환상으로 위장한 개인들을
날카롭게 해부해 내고자 한다.
영상과 특수효과의 사용으로 표현의 극대화를 이루어 왔던 DV8은
이번 작품에서도 환상적인 버추얼 영상과 정교한 무대 연출로 시각적 흥미로움을 더할 예정이다.
* 단체명 DV8은 ‘일탈시키다’,‘벗어나게 만들다’라는 뜻의 단어 Deviate에서 따 온 것이며
무용과 영상(film & Video)의 결합이라는 의미에서 Dance & Video 8의 준말이기도 하다.
공 연 개 요
일 정: 3월31일(목)~4월2일(토) / 평일 8시, 토요일 6시 (80분/ no intermission)
입장권: R석 7만원 / S석 5만원 / A석 3만원
주최/장소: LG아트센터
후 원: 주한영국문화원
문의/예매: 02)2005-0114 | www.lgart.com
안 무: 로이드 뉴슨 (Lloyd Newson)
출 연: DV8 Physical Theatre
DV8 무브먼트 워크샵
* 일 정: 4월2일(토) 09:00~13:00(4시간) | LG아트센터 리허설룸
* 지 도: Gabriel Castillo (DV8 부예술감독)
* 참가자격: 무용학과 대학원 재학생 또는 전문 무용인
(DV8의 공연 관람자에 한하여 18명 선착순 신청 접수)
* 참 가 비: 50,000원
* 신청/문의: 최정휘 /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02-2005-1426 / jhgloria@lgart.com)
무용영화 무료 상영회
온몸을 흥분시키는 강렬한 매력!
DV8의 무용영화 ‘삶의 댓가(The Cost of Living)’ 무료 상영회
* 일 정: 3월 21(월)-25일(금), 28일(월)-30일(수) 오전 11시
* 장 소 및 문의: 주한영국문화원 내 이벤트 스페이스 (3702-0625)
“늙고, 뚱뚱하고, 신체적 장애를 지닌 무용수들이 계속 무대에 서서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격려 받지 못한다면
무용이라는 예술장르는 계속 미성숙한 상태로 남을 뿐이다.
나는 무용수들이 그들의 육체, 그 이상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로이드 뉴슨 -
가슴 터질듯한 자유로움, 그것은 DV8이기에 가능하다!
로이드 뉴슨은 영국에서 뜻이 맞는 젊은 무용인들과 의기투합하여 1986년 DV8을 창단했다.
당시 영국에서 생소했던 Physical Theatre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린 로이드 뉴슨.
무용의 추상성을 배격하고 일상적인 제스처, 연극적 동작들을 재구성해 낸 그의 안무는
기존의 무용미학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파격적인 작업이었다.
뉴슨의 작품에서는 그가 하고 싶은 분명하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그는 그저 아름다운 동작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이기에 가능한
모든 표현방법을 이용해 개인의 삶과 관계, 우리를 둘러싼 현실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대한 언론의 평에는 ‘진실(Truth)’ 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로이드 뉴슨은 무용을 시작하기 전 호주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의 이러한 배경은 작품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속에 녹아있다.
영국의 Evening Standard 는 ‘치밀한 탐구와 정신치료학적 관찰력이 결합되어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안무를 보여준다.’ 고 뉴슨을 평가하기도 했다.
1988년에 발표한 그의 초기작 ‘Dead Dreams of Monochrome Men’ 은 동성애를 다루어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면서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Evening Standard Award),
타임 아웃 댄스 어워드(Time Out Dance Award)를 석권했다.
1995년작 ‘엔터 아킬레스’(Enter Achilles)는 남성들이 모여있는 술집을 배경으로
사회적 관계의 허위와 그 이면에서 개인이 겪는 고통, 약자에 대한 폭력을 간파해 냈다.
이 작품은 1995년 에미(Emmy) 상 공연예술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영국의 많은 현대무용 작품들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때
DV8을 발견한 것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었다.
신선하고 과감한 행보를 보여 온 그들에겐 항상 열정적인 관객의 무리가 뒤따른다.’ - The Observer, 영국
마음을 사로잡는 무대 위의 이미지들과 유머,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움직임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이것은 진정한 종합예술이다.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라.
- Evening Standard, 영국
작품 및 수상 연보
2000 The Cost of Living –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 위촉작
(Video dance)The Cost of Living – 2004년, DV8 & Channel 4 TV 공동제작
당신이 보게 될 최고의 현대무용. - The Stage
이 작품은 재미있고 신랄하며 모든 것에 값을 매기는 문화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다.
날카로운 풍자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이 사회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 The Evening Standard
1999 The Happiest Day of My Life
★ 타임아웃 라이브 아트 어워드(Time Out Live Art Award), 디자인 부문 수상
치밀한 탐구와 정신치료학적 관찰력이 결합되어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안무를 보여준다.- Evening Standard
가슴을 치는 이미지들.
마지막 10분은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무용 작품들을 압도하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 Independent On Sunday
1997 Bound To Please
1995 Enter Achilles
★ 몬트리올 아트필름 페스티벌(Montreal Festival For Films on Art), 심사위원 상
★ 에미상(International Emmy) 공연예술부문 수상
★ 프릭스 이탈리아(Prix Italia), 특별상 수상(Television Music and Arts)
영국의 많은 현대무용 작품들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을 때 DV8을 발견한 것은 정말 가슴 뛰는 일이었다.
신선하고 과감한 행보를 보여 온 그들에겐 항상 열정적인 관객의 무리가 뒤따른다.
- The Observer
엔터 아킬레스는 무용 이상이다.
이것은 잘 만들어진, 놀라운 한편의 연극이다.- Manchester Evening News
1993 MSM
인상적이고 독창적이며 마음을 뒤흔드는 극적 경험 – Evening Standard
단지 진실을 말했다는 것 만으로 DV8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매혹의 잔상을 남겼다.- Capital Gay
1992 Strange Fish – 세계 엑스포92 위촉작
★ 댄스 비전 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 Danse Visions), 최고안무상 수상
★ London Dance & Performance Award 수상
★ 프루덴셜 어워드(Prudential Award), 신작안무상 수상
마음을 사로잡는 이미지들과 유머,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움직임들은 우리에게놀라움을 안겨준다.
이것은 진정한 종합예술이다.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라. – Evening Standard
우리의 감성에 숨어있는 긴장과 내밀함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보아 온 작품 중
가장 풍성하고 자극이 되는 경험이었다. – The Independent
1990 If Only
★ London Dance & Performance Award 수상
뉴슨은 유머와 희망과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다. 그의 안무가 지닌 풍부함은
밀물과 썰물처럼 우리에게 밀려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순수하고 투명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 The Guardian
1989 Never Again
1988 Dead Dreams of Monochrome Men
★ 타임아웃 댄스 어워드(Time Out Dance Award) 수상
힘이 넘치고 잊을 수 없이 강렬하다. 그리고 그들에겐 진실이 있다.
– Financial Times
그들은 ‘공연’이라는 개념을 확장하는 데 자신을 아낌없이 내던졌다.
모든 이미지들은 우리의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무용수들의 신체적인 위험을 감수한 동작을 볼 때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 The Independent
1987 eLeMeNt(h)ree SeX
★ 맨체스터이브닝뉴스 씨어터댄스어워드(Manchester Evening News Theatre Award for Dance)
1986 My Sex, Our Dance
* DV8 창단
DV8의 안무가, 로이드 뉴슨과 나눈 이야기
- 난해하고 지루한 무용은 싫다!
인터뷰 진행: LG아트센터
신작 Just For Show는 어떤 작품인가요?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졸음이 오거나 머리가 아플 일은 없을 겁니다.(웃음)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보다는 남들에게 ‘뭔가 많이 가진 사람’,
‘근사해 보이는 사람’, ‘잘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허풍도 떨게 되어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허위와 가식으로
포장하게 만드는가를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홀로그램(3차원 영상)이 사용되었습니다.
무용수들은 이 허상의 이미지들과 함께 춤추고 교류합니다.
이 기법으로 ‘무엇이 실제(real) 인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은 내가 보는 것, 내가 느끼는 것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님을,
동시에 내가 수많은 환상을 만들어 내며 살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DV8을 Physical Theatre라고 명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Dance’라고 하면 온통 ‘예쁜’ 그 무엇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때론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세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말처럼 느껴지죠.
그러한 한계를 벗어버리고 싶었던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DV8의 단원들은 모두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무용수들이고, 우리의 작품은
‘움직임(movement)’에 기본을 두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텍스트(narrative)’로 직접 표현하면서 상황과 개념을 한정 짓기 보다
‘움직임(movement)’을 통해 해석의 가능성을 더 많이 두게 됩니다.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기 보다는, 장면 장면을 구성하고
그 각 장면들에 연결성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말, 노래, 영상, 각종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최대한 명확한 표현방법을 찾아내죠.
이러한 우리의 작업방식 때문에 Physical Theater 라는 말이 우리에게 더 적합합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관객들에게 DV8의 작품이 어떤 의미이기를, 어떤 영향을 주기를 바랍니까?
나는 사람들이 DV8의 작품을 본 후에 그 작품에 대해서, 그리고 작품에서
다룬 이슈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무용작품들이 너무 추상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관객들은 작품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모른 채
객석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품에 대해서는
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없고 비판도 정확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무용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뉴질랜드 발레단에서
남자 무용수를 뽑는 오디션이 있었습니다. 그 오디션 합격을 계기로 심리치료 일을
그만두고 무용수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정말 무용에 열정이 많았지만
사람들은 나의 스타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죠. (웃음)
당신이 가진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기인한 것이죠?
내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reality)’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사회적 표어를 선전하고자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개개인이 그 현실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떤 고통과 갈등을 겪는지,
그리고 어떤 대응과 자기변화를 해 나가는지를 탐험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현실(reality)’이란 무엇인가요?
우리가 ‘현실’이라고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그 무엇이 아닐 겁니다.
같은 상황에 처해도, 같은 대상을 바라보아도 사람들 각자에게 ‘현실’은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죠. ‘현실’은 그것을 경험하는 개개인의 감정과 심리,
개인이 만들어내는 스스로의 세계가 어떠한 것인지를 연구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나는 끊임없이 왜(WHY)? 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 작품을 만드는가, 왜 이것이 여기 놓여져야 하며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가.
왜? 라는 질문이 없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어요.
나는 앞으로도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현재와 변화에 대해 반응하는 작품을 만들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응답하는 것, 끊임없이 나와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그것의 상황과 변화를 반영하는 것.
‘Contemporary’, 현대무용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세계’는 어떤 것인가요?
항상 개인의 행복과 집단의 행복이 충돌하는 모습을 봅니다. 개인적인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서
큰 공동체의 행복을 앗아가는 슬픈 일들이 벌어지죠.
조지 부쉬가 대표적인 경우 아닙니까?
나의 행복과 공동체의 행복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조절하고
성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DV8 공연 관람기
DV8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충격과 감동 -The Cost of Living
글: 김윤정 / 재독 안무가 독일 생활에서 커다란 위안은 이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과 그 흔적을 직접
느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986년 영국에서 창단되면서부터
사회적으로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끊임없이 화제작을 내놓았던 DV8의 공연을 놓칠 수 없었다.
유명한 이름에 기대를 걸고 공연장을 찾지만 결국 실망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DV8의 안무가 로이드 뉴슨과 단원들은 명성에 걸맞는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DV8은 평론가들, 무용계 인사들보다도 공연을 좋아하는 일반 관객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젊은 관객들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DV8이 공연하는 극장은 마치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이다.
관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로비에서 북적이며 이 젊고 파격적인 작품의 주인공들을 만나려고
안달하는 풍경은 유럽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
독일 에센의 Pact Zollverein에서 있었던 The Cost of Living의 5일간의 공연은
모두 매진되었고 표를 구하지 못해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눈빛이 기억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페스티벌의 위촉작
‘The Cost of Living’을 Tour version으로 재구성한 작품이었는데
줄곧 로이드 뉴슨의 음악을 맡았던 Paul Charlier의 매력적인 음악과 무대 뒤쪽으로
펼쳐지는 - 세상의 끝과 연결된 것만 같은 - 언덕, 하체가 없이 두 손으로 걸어
다니는 무용수 David Toole의 활약이 돋보이는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허전한 서커스, 심각한 무게감에 짓눌려
그 깊은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집중력을 잃고 마는 무용,
대사가 너무 많아 생각과 상상의 여유조차 주지 않는 연극…
로이드 뉴슨은 이 모든 한계를 뛰어넘어 서커스, 무용, 연극을 조화롭게
하나의 총체극으로 만나게 하는 안무가였다.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공연예술에서 부족하기 쉬운
요소들을 모두 충족시킨 드문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즉흥적이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관객과의 교류, 관객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불러들여
공연에 참여시키는 재치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조각처럼 아름다운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무용수와 상체뿐인 몸을 두 팔에 의지해 걸어 다니는
무용수와의 듀엣 장면은 공연이 끝난 뒤에 많은 화제를 뿌렸다.
이전에 보았던 그 어떤 듀엣 보다도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장면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상반신의 무용수는 더욱 추하게 보여지고 발레리나는 상대적으로
더욱 더 아름답게 보여지는 잔인한 장면이기도 했다.
로이드 뉴슨은 역설법의 대가 같았다.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야 할 때, 음험한 유머를 곁들이며 이면의 숨은 추함을 드러낸다.
슬퍼야 할 때 웃게 만들고,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은 슬퍼진다.
무한한 창작의 자유는 예술가, 안무가가 누릴 수 있는 아주 특별한 특권이다.
그러나 그 특권을 누리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 자기 내면으로 소화된 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치열한 고민과 사색과 계산이 필요하다.
더구나 그렇게 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특별한 영감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뉴슨은 인간의 내면을 깊이 관찰할 수 있는 통찰력과
그 특별한 영감까지 가지고 있어 마술을 부리듯이 작품을 풀어간다.
어떤 진실도 확신도 해답도 없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런 삶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게 해주고 느끼게 해주는 뉴슨은 관객의 가슴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온다.
상투적인 미와 거짓으로 포장된 세상에 야유라도 하듯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들어내놓고 보여준다.
The Cost of Living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 세상의 낙오자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쏘고 쓰러졌다.
그리고 곧 그는 다시 일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세상 속으로 그냥 걸어 들어갔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삶을 지속시켜야만 하리라.
‘완전이란 이미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라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라는 어느 글을 떠올려본다.
그렇게 충격과 감동과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The Cost of Living’ 이후
5년만의 신작이 우리나라 LG아트센터에서 초연 된다니 주체할 수 없는 기대감으로 가슴 설렌다.
해 외 기 사
Further adventures of dance's inspired outsider
인터뷰 발췌: Telegraph, UK / 2003. 5. 17
클래식 발레를 ‘꽃꽂이’(Flower Arrangement)라고 명명하는 로이드 뉴슨은
DV8을 현대무용의 최고봉에 올려 놓은 주인공이다.
Ismene Brown이 그를 만났다.
“이런 말이 있죠.
이성적인 사람은 그 자신을 이 세상에 적응시키지만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기에게 적응하게 만든다.
그래서 세상은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에 의해 변한다.”
뉴슨은 웃으며 GB Shaw의 말을 인용했다.
DV8은 1980년대 후반에 당시로서는 처음으로 동성애자들의 아웃사이더로서의 비극을
무용작품으로 거론하며 악명을 떨쳤다.
그의 작품 Dead Dreams of Monochrome Men은 영국 사상 최악의 연속 살인범
데니스 닐센 Dennis Nilsen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당시로서는 화제에 올리기조차
힘든 주제를 다루었다. 엔터 아킬레스(Enter Achilles)는 남성들이 모여있는 술집을
배경으로 그 허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은 영국 중산층 사회의 허위를 공격하며
급진적인 젊은 단체로서의 DV8의 명성을 굳혔다.
이러한 충격적인 작품의 내용과 함께 DV8은 독특한 시각적 상상력, 패기만만한 지성,
인간성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주제, 대상, 그리고 동작의 스타일, 모든 요소를 현실의 삶에서 찾고자 했다.
‘스텝 어레인지먼트(Step Arrangement)’.
뉴슨은 거의 내뱉듯이 말한다.
“이건 마치 꽃꽂이와 같아요. 아라베스크, 트위스트, 턴, 리피트, 점프를 몇 번 넣고.
얼마나 많은 리허설에서 ‘좋다. 아름다워 보인다.’에서 단어의 한계를 경험했는지..”
이건 지나친 단순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아이러니는 어떤 무용가도 뉴슨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것 같은
압도적인 서정적 아름다움을 달성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 누가 뉴슨의 작품 The Happiest Day of My Life (1999)에서 집이 가라앉는
장면을 잊을 수 있겠는가, 또 The cost of Living(2000) 에서 정교하게 훌라후프를
돌리는 커플과 거대한 녹색 잔디밭은 어떤가?
그와 함께 작업하는 무용수들은 늙고 뚱뚱하며 심지어 장애인도 있다.
“이것은 예술 안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 하는 것에 대한 문제입니다.
무엇이 싸구려 움직임인가요?
통속적인 움직임은 덜 가치 있는 것인가요?”
나는 그의 작품의 본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이 자신만만하고 확고한 자기세계에 살고 있는 남자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뉴슨의 강점은 단순 명료함으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특히 그가 풍부한 상상력과 무서울 것 없는 담력으로 무장했을 때 더 그렇다.
피나 바우쉬처럼 그는 그의 작품을 평범한 무용 공연과는 다르게 디자인한다.
“DV8의 많은 세트들은 매우 건축적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무용 공연을 위한
평범한 무대보다 훨씬 흥미진진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대해 항상 이야기합니다.
집은 당신 자신과 당신이 어떻게 사는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뉴슨은 ‘현실’을 무대 위에 디자인한다.
집을 깊은 물로 둘러싸거나(The Happiest Day of My Life), 마치 관 같은 욕조가 놓여있는
섬뜩한 침대 방을 만드는 (Dead Dreams of Monochrome Men) 등.
뉴슨은 2001년에 안식년을 가졌다. 그는 그가 살고 있는 런던 북쪽 지역의 주택문제에 관한
시위에 참여하며 이 시간을 보냈다. 힘없는 주민들을 위해 막강한 권력의 Camden Council을
상대로 싸우면서 그는 자신의 무용작품이 이야기하려고 하는 ‘현실’과 실제로
부딪히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세상 곳곳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를 숨기는 것 그리고 권력의 횡포가 교육받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얼마나 파괴시킬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나의 경험은 정서적으로 지치고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힘든 것이었습니다.
무용작업을 다시 시작했을 때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Arts Council이 DV8의 반체제적인 작업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하는 날이 오더라도
아마 뉴슨은 정치인이 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니요. 나는 이미 정치인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무용계에서의 정치와 싸우고 있고 인생에서의 정치와 싸우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확성기(Loudspeaker)를 가지고 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다면.
“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할 수 있는 단체’라는 ‘확성기(Loundspeaker)’를 갖고 있는 한.
나는 계속해서 그 싸움을 해 나갈 것입니다. DV8은 나의 확성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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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의 크리스마스, 데이비드 보위, 류이치 사카모토, 기타노 다케시, 톰 콘티,모두가 기다리는 최고의 기대작, 올겨울 마침내 스크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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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의 크리스마스 > ‘데이비드 보위 X 류이치 사카모토 X 기타노 다케시’ 출연, 전설 속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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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솔로이스츠(WE Soloists) 제29회 정기연주회: 프랑스 선율과 캔버스 위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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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케트, 정일성 그리고 장두이… "진짜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사무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 게임의 종말, END GAME, 게임의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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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즈 남성합창단, 20주년 기념연주회에서 가을의 선율을 울리다 , ‘Friends Male Cho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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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킬러스 ,김종관X노덕X장항준X이명세 그리고 심은경의 시네마 앤솔로지, "과연 심.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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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이 되면 그녀는 > 사토 타케루, 나가사와 마사미, 모리 나나, 나카노 타이가, 나카지마 아유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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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희무용단 < 흙의 울음 >,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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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란 개인전 ‘영원을 외치며 사라지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갤러리 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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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라서' 황정음, "목숨 걸고 하겠다" 23년만의 MC 데뷔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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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클래식 로맨스 < 노트북 > 변우석, BTS, 세븐틴, 데이식스의 인생 영화! 대세 셀럽들의 추천 영화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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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서도 명창들과 함께하는 가을의 감동 - < 서울소리: 잡가雜歌 >, 서울돈화문국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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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믿는다면…’ 영화 < 노트북 > "영혼을 바쳐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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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 - 다시 못 볼 레이첼 맥아담스 & 라이언 고슬링 케미! - 박신혜, 한효주, 변요한도 설레게 하는 인생 멜로 이유는?,사랑한다면 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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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습니다 - 퓨전 신파극, 극단 화살표, "인생 한 방" 배우 김동현 '독희'의 최후는...연출의 귀재 정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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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신주쿠양산박 김수진 연출 - 연극클럽' 무서운관객들' 승급 작품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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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레논을 위하여- ‘드라마 팩토리’ 의 감성음악극, 김세환 작.연출, 최윤희.신현규. 최영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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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광부들 , 장성익 연출, 홍경숙,이준혁,김현영,유성진,김준태,박혁민,이태형, 임기향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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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립교향악단 제422회 정기연주회 '2024 뉴 골든 에이지Ⅱ' < 브루크너 교향곡 8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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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고] 한국 최초의 창작 뮤지컬 '새우잡이' 를 쓰고 연출하신 전세권 연출가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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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그녀의 봄' , 백척간두의 위태로운 이 시기에 나는 왜 이 공연을 다시 보는가? 최원석, 윤상화,신덕호,최광일,채국희,정승길,조은영,조주현,김상천 출연, 김학선 작.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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