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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하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릴레이 프로젝트, ‘기록의 형상’展

강새별 기자 | 기사입력 2018/06/27 [16:06]

2018년 하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릴레이 프로젝트, ‘기록의 형상’展

강새별 기자 | 입력 : 2018/06/27 [16:06]

갤러리도스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자 일 년에 상반기, 하반기 두 번의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공모전에는 매번 새로운 주제가 정해지게 되며,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각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로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2018년 하반기는 ‘기록의 형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진주, 권유정, 허누리, 박서윤, 강석형, 박주희, 남정근 총 7명의 작가를 선정하였으며 2018년 7월 4일부터 2018년 8월 21일까지 각 작가의 개인전이 릴레이 형식으로 연이어 펼쳐지게 된다.

 

전 시 명 : ‘기록의 형상’展
전시장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전시기간 : 2018. 7. 4 (수) ~ 8. 21 (화) 기간 동안 릴레이형식으로 개인전 진행
참여작가 : 김진주, 권유정, 허누리, 박서윤, 강석형, 박주희, 남정근

 

▲ ‘기록의 형상’展/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7. 4(수) ~ 2018. 7. 10(화) 김진주 작가
‘과정’, ‘순간’으로부터 느껴지는 기분.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하며, 그것을 시각화하여 남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나의 작업이다. 그 기분은 감각에 의존하는데, 그 상황에서의 냄새, 온도, 습도, 잡다한 사운드(백색소음같은), 햇살, 촉각 등등을 떠올리며 작업 구상을 시작한다. ‘화자’는 등장하지 않고 ‘전달자’가 있다. 내 작업의 최종 목표는 무엇을 말하려는게 아니라, 온몸으로 느낀 나의 (감각에서 시작된)감정을 기록하고 전달함에 있다.

 

2013년부터의 작업은 두가지 장소에 관한 작업이다. 그리움에 대한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이 상황이 어떤 감각인가’을 표현하기 위해 대칭적 이미지를 만들고 노란색 원 이미지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두가지 장소를 한꺼번에 생각함으로써 오는 혼란, 괴리감이 들지만 이내 일상생활이 된 느낌, 런던에서 석사를 마치고 한국에 귀국했을 때 느꼈던 이질감, 또 영국으로 다시 가서 느꼈던 또 다른 이질감에 대한 작업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나의 경험은 영국과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이는 ‘어떤 새로운 장소로 옮겨 거주하며 그 이전의 장소를 상상할 때’ 언제나 적용되는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 (상) Investigation on Two spheres and Waves(3), 2014, 가변 설치(하) Investigtaion on Grids and Two spheres(2), 2016, 가변 설치/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7. 11(수) ~ 2018. 7. 17(화) 권유정 작가

마술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마술이 된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일상의 현상과 물체의 구성 으로 표현하며사회 통념을 재해석함으로서 마술적 사실주의를 정의한다. 작품속에서 현실에 존 재 할수 있지만 존재 하지 않는 물체들로 실제 사건과 공상, 객관과 주관이 뒤섞인다.

 

▲ 안 과 밖, 140x120cm, 캔버스에 유채, 2017/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7. 18(수) ~ 2018. 7. 24(화) 허누리 작가
다 한 것들이 있다. 비어버린 집, 여기저기 남겨진 고등학교 졸업장, 트로피, 떠난 사람의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삶을 증명해주는 각종 증명서, 고물상에 모여진 용도를 알지 못하는 고물들과 폐차장의 수명을 다한 녹슨 자동차, 쓰레기 매립장의 산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이것들은 누군가에 의해 버려졌거나, 파괴당했거나, 잃어버렸거나하는 것들이며 어떤 삶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다. 삶이 떠나고 빈집이 되면 그 공간은 더 이상 사람의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에 살았던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는 생활의 흔적들을 야생의 잡초와 무성한 풀들이 덮어나간다. 시간이 지나 빈집이 폐허가 되고 철거가 되면 또 다른 것들로 뒤덮이게 될 것이다. 그 장소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덧씌워지며 공존하게 된다. 집에 대한 기억이 ‘비어버린 집’이라는 하나의 사건으로 정의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 남긴 것들 또한 ‘버려진 것’이라는 두 마디의 말로 설명 할 수 없다.


사실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은 그 중요도에 따라서 역사라는 이름으로 박물관으로 수집되기도 하고, 개인사라는 이름으로 사진첩에, 일기장에, 컴퓨터 파일속에 남는다. 가치를 부여받지 못한 것이라 할지라도 다른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한 사람 인생의 모든 것을 상징하는 거대한 세계로 존재 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지점에 관심이 있다. 그렇기에 내가 봤던 것, 들었던 것, 말했던 것을 기억함으로 ‘다 한 것들’은 또 다른 세계가 된다.


기억이란 어떤 계기를 통해서 그 형상이 나타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 기억은 우리 안에 습관적으로 존재 할 때가 아닌 비어 있을 때, 기능이 사라졌을 때 나타난다. 이런 속성을 통해 그동안 타자화 시켰던 남겨진 것들을 다시 내안으로 가져온다. 기억을 하는 행위는 나의 세계를 다시 시작하는 지점이다.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간의 처음이기도 하다. 과거로 회귀하기 위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기 위해 기억한다.

 

▲ (상) 나주_2017_Dimensions variable_mattress,twig(하) 산정동18-2_2017_80X53.5cm_Inkjet Print on Paper/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7. 25(수) ~ 2018. 7. 31(화) 박서윤 작가
나의 작업은 이미지의 힘을 빌려 현실 너머에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담아내는 것이다. 나에게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한다는 것은 오감으로 인지 가능한 형상을 통해 형상 너머 무형의 무언가와 소통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오감으로 접해지는 현실의 현상들 너머에 있는 세상에 대한 갈증이며, 언어로써 표현되는 것과 언어로써 표현될 수 없는 간극에 걸쳐 서있는 세상이다.

그 세상은 나의 본성이 머물고 있는 무의식이다. 인간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욕망, 욕구, 본능 그리고 열등하고 원시적이라 여겨지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본성은 그림자처럼 우리의 뒤를 바짝 따라온다. 갖은 모양의 교양이 생명력이 넘치는 그것을 비밀스럽게 숨기고 있을 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숨겨진 본성들은 무의식 안에서 망명하는 자들처럼 떠돌며 부유한다. 나는 인간이 가지는 이러한 본성이 때로는 무섭고 징그러우면서 아름답고 고요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들이 나의 무의식 속에 어떤 모습으로 부유하고 있는가를 상상하며 그것을 표현하고 기록한다.

무의식이라는 초현실적인 세계는 영상과 사진, 입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된다. 그들은 동물이기도, 사물이기도, 건축물이기도, 풍경이기도 하며, 아주 느린 호흡으로 무의식 속 존재들의 탄생과 소멸, 변화와 지속, 반복과 순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는 과정은 살면서 자신도 모르는 체 숨겨지거나, 알면서도 억누르는 스스로의 본성을 정탐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동시에 자신의 본성을 마주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며, 개인의 무의식이 현실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존재하길 바라는 바람에서 이루어진다.

 

▲ (좌) 숲 속 소, Pigment print, Diasec, 119x84cm, 2017(우) 말과 소가 말과 소를 마주치다_ver.1, Pigment print, Diasec, 74x119cm, 2017/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8. 1(수) ~ 2018. 8. 7(화) 강석형 작가
작가가 자기 작품의 대해서 말을 한다는 것은 쑥스러우면서도 힘들다. 미술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언어와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와 다르기 때문에 미술이 미술로서 존재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미술은 시각적인 (이미지의 언어) 것이다. 시각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제한되어있다. 아무리 언어로 풀이를 잘 한다고 해도 작품 그 자체를 표현 할순 없다.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은 말하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한 작품이다. 관객 그들이 보내온 인생을 토대로 제각각 작품을 해석하는 것 역시 가능한 작품을 추구한다.

 

과거를 회상하는 건 완벽하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된 과거는 흐릿해져가고 먼 추억이 되어간다. 대부분의 날들은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그 시절의 감정들로 남아있게 된다. 작가가 살아왔던 기억, 감정, 트라우마가 색에 대한 집착, 반복된 선으로 표현된다. 모든 이미지는 선으로 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읽고 쓰는 글 역시 선으로 부터 시작되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보고 배우고 소통을 한다. 자아가 없는 어린아이에게 그릴 수 있는 무언가를 쥐어주면 무언가를 그리기보다 선을 반복적으로 끄적일 뿐이다. 작가의 작품에 있어 선이란, 가장 단순하고 쉬운 감정표현의 이미지이며, 순수하고,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무의식 속에 언어이다. 작가에게 있어 또 다른 자화상, 무의식으로 인해 재해석된 자신의 모습을 해소시키는 요소이자 혁신이란 미명아래 움직이는 현대미술에 반항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 (좌) childhood graffiti, graffiti, 81x122cm, 2018(우) childhood graffiti, graffiti, 81x122cm, 2018/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8. 8(수) ~ 2018. 8. 14(화) 박주희 작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각자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특정한 어느 한 순간을 떠올리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 때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순간의 행복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떠올릴 만한 여유가 없는 이들을 위해 그 시간을 제공해주려고 한다.

 

어느 날 문득 매일 지나는 길 또는 매일 보는 일상적인 공간 속 익숙하게 놓여있는 사물을 보면 옛 기억이 오버랩 되듯 스쳐지나간다. 소리 없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창, 가구, 소품들 속 지나온 과거의 추억들이 그 자리에서 춤추듯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 아름다운 찰나를 기억해본다. 그 정적의 시간 속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재조합하는 일련의 기록들이 모아져 기억과 공간의 이야기를 형성해나간다. 이를 무대 위 연극적인 시선으로 화면에 옮기는 작업이다.

 

우리들은 흔히 살면서 본의 아니게 직면하게 되는 환경을 본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합리화 속에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적응해가며 살아간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공간의 의미가 달라지고 그 변화된 공간 속에서 경험한 일들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한 소녀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공간에 따른 경험의 이미지들을 통해 이야기 하며 이를 꼴라주 형식으로 재구성해나간다. 영화나 연극 속 미장센을 보듯 회화의 미장센을 통해 각자의 방식대로 기억을 환기시키기 바란다.

 

▲ (상) Unseasonable Spotlight, Mixed media on hanji, 62x102cm, 2018(하) 그날의 'Target', Mixed Media on Hanji, 105x147cm, 2018/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2018. 8. 15(수) ~ 2018. 8. 21(화) 남정근 작가
나의 작업은 느슨하게 옥죄어오는 불안으로부터 시작된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크게는 사회정치적으로 작게는 아주 은밀하게 개인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된다. 지극히 내면적인 기억과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영역은 새로운 영역, 특수한 사회, 역사적 맥락과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상호적 공간이 된다. 나는 이를 마주하는 관객들이 각자의 불안요소와 내면을 토대로 소통할 수 있는 영역으로 전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 내부와 외부, 사적과 공적, 문화와 또 다른 문화, 나와 타자의 시간이 연결되며 겹겹이 쌓인 수많은 이야기들의 수평적 관계 맺기가 이루어진다.

 

불안요소들을 구체화 하는 행위는 오래된 관습처럼 체득되어버렸고 현실 속에 던져진 나와 나아닌 것의 연결고리가 되었다. 불편한 감정과 공포를 내포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와 삶,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이는 내가 가진 유리이고 거울이다. 불안한 감정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피하거나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노출하고 균열을 내는 것이다. 머릿속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그것들을 끄집어내어 형(形)을 찾아낸다. 그렇게 자리 잡은 원형들은 나의 불안감의 몽타주이자, 수많은 약점들의 조합이다. 내가 가진 불안요소들은 나를 긴장상태로 만들고 지치게 하고 잠 못 이루게 하지만 역설적으로 나를 살아가게 한다. 나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에게 다가가고 나와 내 주변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순수하기보다는 잡종적인 요소, 정결하기 보다는 절충적인 요소, 명료하기 보다는 애매한 요소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듯, 내재된 불안한 감정들은 어느 완벽함보다 아름답다.

 

▲ (좌) Now Loading(detail), mixed media, 98x120x143(cm), 2018(우)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혼합재료, 132x52x145(cm), 2018/자료제공:Gallery DOS     © 강새별 기자

 

 

강새별 green@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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