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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호 안무 < 빨래 >-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의 첫 공연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1/03/03 [22:44]

남정호 안무 < 빨래 >-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의 첫 공연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1/03/03 [22:44]

■ 국립현대무용단 2021년 첫 공연 <빨래>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남정호)은 2021년 첫 공연을 <빨래>를 선보인다(3월 19~2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남정호 단장의 대표 레퍼토리인 < 빨래 >는 안무가 고유의 시각로 노동과 연대감,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깊게 조명한다. 

 

▲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의 <빨래>는 최근 현대무용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무용수 5명이 무대에 오른다(구은혜, 박유라, 이소영, 정서윤, 홍지현).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에 참여함은 물론 각자의 독립적인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나이의 무용수들로, <빨래>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을 드러낸다.   © 문화예술의전당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기념공연으로 초청된 후 프랑스와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다양한 의미를 지닌 장면 배치는 평범한 빨래의 과정을 고결한 장면으로 승화시켰다”(러시아 Kommersant Daily)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무더운 한여름 밤, 잠 못 이루는 여인들이 함께 모여 빨래를 한다. 노동은 어느 순간 놀이의 모습과 겹쳐지며, 씻어내고 말리는 행위는 정화의 의식으로 이어진다. 국립현대무용단의 2021년 첫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는 <빨래>는 유연하며 강한 힘을 가진 개성적인 무용수들과 함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 2월 23일 티켓판매 시작 3분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1년 새롭게 만나는 남정호 예술감독의 대표작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의 <빨래>는 최근 현대무용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무용수 5명이 무대에 오른다(구은혜, 박유라, 이소영, 정서윤, 홍지현).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에 참여함은 물론 각자의 독립적인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나이의 무용수들로, <빨래>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을 드러낸다. 

 

또한 이번 <빨래>에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존재 ‘미얄할미’가 등장한다. 비극적인 삶과 해학이 공존하는 캐릭터인 미얄할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극중 여성들의 조상이자 그 자신을 담아낸다. 탈춤꾼 박인선(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이수자)이 미얄할미로 등장해 작품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공연과 연계한 온라인 워크숍도 진행된다. 조안무이자 출연 무용수인 이소영이 진행하는 온라인 워크숍 ‘춤추는 감각으로 살아가기’가 3월 4일(목) 줌(Zoom)으로 진행되어 삶과 춤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안무가가 이야기하는 나의 작품 <빨래>

“이 작품을 하는 과정에서 나의 여자 조상들-고조할머니, 증조할머니, 엄마, 고모- 그리고 동무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이들은 함께 작업하는 무용수들을 통하여 모습을 드러내고 스스로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도 들어준다.(중략)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은 나에게 삶의 신비에 대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아직도 가보지 않은 길을 발견하는 재미를 준다.” (예술감독 남정호, ‘안무가의 글’에서 발췌)

 

  © 문화예술의전당

 

 

평론가가 이야기하는 남정호의 대표 레퍼토리 <빨래>

 - ‘빨래’하면 처음 떠오르는 것이 노동이지만 남정호가 묘사하는 빨래는 별이 떠있는 밤 잠 못 이루는 여인들이 자신들의 꿈과 권태 그리고 욕망을 달래주는 소일거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희에 가깝다. 따라서 지칠 줄 모르게 오락가락하는 춤으로 묘사되는 목욕과 빨래는 때로는 ‘정화’ 혹은 다른 경우에는 ‘놀이’의 의미를 갖는다. (무용평론가 김채현)

 

 - 처녀들이 머리에 이고 나오는 빨래 통은 빨래를 널고 나면 북이 된다. 그들은 북을 치기도 하고, 북 위에서 춤추기도 한다. 다섯 개의 북은 처녀들이 건너는 징검다리 구실도 한다. 어떤 처녀는 북 속에 머리를 들어 박고 두 다리를 공중으로 뻗친다. (시인, 무용평론가 故 김영태)

 

 - 부드러운 동작을 통해서 이야기 된 다섯 개의 삶, 다섯 개의 이야기, 영혼을 침묵시키는 소리, 깨어난 꿈, 자신의 불행과 기쁨을 세탁하고 있는 다섯 명의 여인들은 자유를 향한 날개 같은 희고 섬세하며 부드러운 옷을 입고 무대를 날아 다녔다. 평화와 멜랑콜리가 만연한 공간에서 자기 영혼의 옷을 벗는 이야기가 다섯 명의 젊은 여자 무용수들의 동작에서 느껴졌다. (멕시코 무용평론가 후안 마누엘 루엘라스)

 

■ 안무가 소개: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 남정호

▲ 국립현대무용단_남정호 예술감독_2021_ⓒBAKi  © 문화예술의전당

 

남정호는 1980년 프랑스에서 장-고당 무용단(Cie Jean-Gaudin)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귀국 후 부산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현대무용단 줌(Zoom)을 창단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당시 기존 틀을 벗어난 남정호의 춤은 미국 스타일 위주였던 한국 현대무용에 새로운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교수로 위촉되어 2018년 정년퇴임하기까지 국내 현대무용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독창적인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무대를 지키는 것을 넘어,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한국 현대무용의 지속적 발전을 추동했다. 2020년 2월 국립현대무용단의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되어 신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를 선보이고 홈트레이닝 시리즈 <유연한 하루>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남정호는 반세기에 걸친 무용 경험으로 안무와 그 원천자료인 ‘즉흥’을 연구하며 창작 작업을 이어왔다. 이순열 평론가는 남정호를 ‘끊임없는 탈각을 시도’해온 안무가로 표현한 바 있다. 실제로 남정호는 ‘Why not?’이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는 그녀의 창작 과정을 유추 가능케 하는 키워드이자, 작품 속에 참신성을 잉태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요 안무작으로 <안녕하세요>, <비밀의 뜰>, <도시 이야기>, <목신의 오후>, <빨래>, <자화상> 등이 있다.

 

첫 해외 무대였던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으로 발을 넓혀 U.C.L.A 무용과 초빙교수, 하와이 대학 초빙교수 및 초빙예술가, 연변대학 무용과 객좌교수, 코스타리카단자대학 초빙예술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타 문화권에 관한 꾸준한 탐구와 실질적인 국제 교류 경험들은 남정호가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안무세계를 공고히 한 자양분이 되었다. 무용 관련 집필 작업 또한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 『맨발의 텝시코레』, 『현대무용 감상법』, 『남 몰래 추는 춤 나도 몰래 추는 춤』, 『몸으로 상상하기』 등이 있다.

 

■ 출연진 소개

이소영(조안무)

▲ 이소영(조안무)_ⓒBAKi  © 문화예술의전당

처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내가 얼마나 춤을 잘 추는가?"였다. 꿈이 직업이 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다른 이들을 어떻게 춤추게 할 것인가?"였다. 시간이 흐르고 몸이 변화하는 것처럼 나에게 중요한 질문들도 바뀌어 간다. 지금은 "춤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이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나누고 몸으로 실현하는 그룹이자 공간인 '몸춤'을 운영하며 무용수이자 안무가, 무용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몸춤'에서 만들어진 대표 안무작으로 <14feet> <숨의 자리> <세계의 경로> <밤 11시, 지금은 자려고 애쓰는 시간이야> <늑대백> 등이 있다.

 

구은혜

▲ 구은혜_ⓒBAKi  © 문화예술의전당

 

프랑스 알레르투르(AlleRetour) 댄스 컴퍼니에서 작업했으며 미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공연의 경험과 국내외 다양한 안무자들과 작업 경험이 있다. 뉴욕 92Y 하크니스 댄스센터에서 <남겨진 것들에 대하여>를 안무 및 출연하였고, 체코 올로모우츠의 디바들로 나 추츠키 극장에서 레지던시에 참여했다. 현재, ‘댄스 트래블러’ 단체를 공동 운영 중이며 다양한 댄스 필름과 교육영상작업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남정호 안무자와는 <풀>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에 이어 <빨래> 작품으로 세 번째 작업을 함께한다.

 

박유라

▲ 박유라_ⓒBAKi  © 문화예술의전당

중학생 때 전통무용을 공부할 목적으로 서울로 상경했다. 바쁜 맞벌이 부부가 여자아이라면 보낼법한 무용학원에서 어쩌다 재미가 붙어 대상으로서의 춤을 학창시절 내내 추어 왔다는 사실을 굳이 의식하고 있다. 이후 안무라는 개념을 접하며 본인의 관심이 전통 무용에서 움직임과 몸으로 세분화됐다. 몸에 대한 공부와 공연에 대한 탐구를 함께 이어나가려 애쓰고 있으며 그 교차점에서 스스로의 안무가 가능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안무작으로는 <우리를 기쁘게 하는 형태>가 있으며 리서치 기획그룹 ‘써클렌즈’를 운영하고 있다.

 

 

정서윤

▲ 정서윤_ⓒBAKi  © 문화예술의전당

 

호기심도 많고, 음악만 나오면 몸을 흔들어버리는 내게 부모님께서는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모든 춤을 추고 놀 수 있는 놀이터로 데리고 가셨다. 첫 무용 수업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고 춤은 나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이후 국립국악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를 졸업했다. 2018~2021년 현재까지 국립현대무용단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의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스윙> <혼합> <제전악-장미의 잔상> <검은 돌: 모래의 기억>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가 있다.

 

홍지현

▲ 홍지현_ⓒBAKi     ©문화예술의전당

어릴 적부터 마냥 춤추기를 좋아하던 어린아이가 리듬체조를 시작으로 현대무용과 안무를 접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새로운 세계를 배우게 되었다. 졸업 후 2013년에서 2020년까지 프랑스에서 프리랜서 무용수로 카린 사포르타, 디디에 테론, 사빈 데스플라츠, 앤마리 포라스, 차키렐리스 콘스탄틴 등 다양한 안무자들과 작업하며 7년의 넓고 풍요로운 경험을 하였다. 2020년 한국에 들어와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를 시작으로 움직임에 대한 끊임없는 흥미와 리서치를 하고 춤을 사랑하며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박인선(탈춤)

▲ 박인선(탈춤)_ⓒBAKi  © 문화예술의전당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입문. 강령탈춤 이수자. <오셀로와 이아고> <삼대의 판>

<팔도보부상> <황해도 방앗간> <탈춤의 목적> 등의 작품으로 전통 연희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 국립현대무용단_빨래_티저이미지_ⓒBAKi  © 문화예술의전당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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