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의 인연에 대해 "핵심 실무자였고 수차례 통화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을 시장 당시에는 기억하지 못했다고 얘기한 것인데 그걸 왜 의심하나. 숨길 이유가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판사 출신 장영하(63) 변호사는 30일 국회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기억력은 기가 막히게 좋다"고 주장하면서 "자기한테 유리한 것은 실오라기 하나도 기억할 정도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 척한다. 선택적 기억력이다"고 비판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대표적인 사건이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다. 이 후보는 '형을 병원에 입원시킨 것은 형수와 조카'라고 답했는데, 이는 유리한 사실들만 끌어다 말하는 이 후보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처음엔 측근이 아니라고 한사코 부정하다 가까운 사이가 맞다고 뒤늦게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영하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유한기 김문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성남도공 개발1처장 등 실무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권력에 막혀서 못한 셈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지 못해 그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강요받거나, 잘못을 10만큼 저질렀는데 10000만큼 책임지라고 압력을 받으니까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을 것이다. 김문기씨 유족들이 언론에 얘기하는 것을 보면 잘 나타나 있다."
▲이재명 후보는 김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이 후보 기억력은 기가 막히게 좋다. 자기한테 유리한 것은 실오라기 하나도 기억할 정도다.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른 척한다. 선택적 기억력이다. 대표적인 게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다. 이 후보가 형 고(故)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시도한 기간이 2012년 4~6월경이다.
이후 이씨가 이 후보와 갈등 스트레스를 못견디고 '죽고 싶다' '죽겠다'는 말을 반복하자 가족들이 걱정돼 병원에 입원시켰다. 그게 2014년 11월경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형을 병원에 입원시킨 건 형수와 조카'라고 답했다. 앞뒤가 안 맞아도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들만 끌어다 말하는 건 이 후보의 전형적 수법이다. 이 후보는 유동규 전 본부장도 처음에는 '측근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정하다가 가까운 사이가 맞다고 말을 바꾸지 않았나."
▲책에서 "이 후보 편을 들며 같은 가해를 한 국민은 공범자"라고 주장했다. 공범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억울하게 누명 쓸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에게 한 푼이라도 이익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권력자에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다. 책에 나오는 '성남을 사랑하는 모임(성사모)'이 대표적이다. 2012년 7월 15일 이씨가 어머니 집에서 막냇동생과 말을 하다 몸싸움을 벌였고, 어머니를 때렸다는 혐의로 성남시 중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7월 18일 성사모는 분당구 소재 가로수에 '홀로된 팔순 노모에게 폭언과 폭행을 자행한 공인회계사 이재선의 패륜적 행동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가족 일을 남이 어떻게 알았으며,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겠나. 배후에 이 후보가 있고 권력자 편에 선 사람들이 지시를 받아 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형수 욕설' 같은 파일이 40여 개 있다고 들었다.
"이 후보와 이씨,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와 형수 박인복씨, 백종선 전 수행비서와 이씨 및 어머니 간 대화와 통화 음성 등이다. 이 후보가 이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씨 측이 자신을 방어할 목적으로 녹음을 한 것인데 정확한 개수는 몰라도 40여 개 될 것이다. 다만 음질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라 말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음질 보정 작업을 마치고 차례차례 공개할 예정이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를 30년 동안 경험하고, 2010년에는 이 후보의 지방선거도 도울 만큼 가까운 사이였는데, 2018년 5월에는 이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 직권남용죄, 뇌물죄 등으로 고발했다. 이 후보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이 후보와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건 2010년 6·2 지방선거 무렵이다. 성남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이 후보가 당시 먼저 도와줄 것을 요청했고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열심히 그를 도왔다. 당선이 확실시되던 새벽 한 6시쯤 두 사람이 술이 얼큰하게 취해서 '시장님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이 후보에게 다가와 큰절을 했다. 그런데 순간 이 후보가 두 사람을 걷어찰 듯 구둣발을 들어올렸다. 두 사람이 멈추니까 이 후보가 엄청 화를 내더라. 그냥 '고맙다'하고 말 일인데 '이 사람이 감정조절장애가 있구나. 훗날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다'고 그때 처음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2013년 이 후보가 성남지역 언론사를 상대로 고발한 건에 대해 이 후보는 내가 그 고발장을 썼다고 오해하기 시작했다. 행사에서 마주쳐 내가 악수를 청하자 거절하고, 이듬해 성남시장 재선을 축하한다고 말하니 '축하하고 싶지 않을 텐데요'고 받아쳤다.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이 후보를 상대로 고발장을 쓴 것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가 처음이다."
▲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시정은 어땠나.
"성남시정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성남FC 뇌물 의혹'이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의 구단주였는데, 성남FC는 성남에 본사가 있는 네이버 등 기업들에게 2015년~2017년 광고비 명목 후원금으로 161억 5000만원을 지급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 낸 기업들이 다 성남시의 인허가와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듯했다. 특히 성남FC는 성남시 예산으로 80억 여원을 지원받는데, 시 산하재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출내역서 공개를 거부해왔다. 이런 배짱이 어디있나. 배후에 구단주였던 이 후보가 있다고 본다. 2018년 6월, 내가 제3자뇌물죄 혐의로 고발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8년과 경기지사 4년을 속속들이 파헤치면 최소 수백억에서 최대 수천억대 뇌물, 부정부패 비리가 밝혀질 것이라고 나는 예상한다. 항상 제가 이 후보의 성남시정 8년, 경기도정 4년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