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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12월 경매, 21일 오후 4시 신사동 본사서 개최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 ‘신사실파’ 주역인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의 작품 출품

박수근의 1960년 작 ‘우산을 쓴 노인’ 4~7억원에 출품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 ‘경수연도 慶壽宴圖’ 출품

김미숙 기자 | 기사입력 2022/12/12 [06:11]

케이옥션 12월 경매, 21일 오후 4시 신사동 본사서 개최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 ‘신사실파’ 주역인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의 작품 출품

박수근의 1960년 작 ‘우산을 쓴 노인’ 4~7억원에 출품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 ‘경수연도 慶壽宴圖’ 출품
김미숙 기자 | 입력 : 2022/12/12 [06:11]

 이옥션 12월 경매가 21일(수)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된다.

 

총 85점, 약 100억원어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를 필두로 유영국, 장욱진 등 ‘신사실파’ 주역들의 작품과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국민화가 박수근의 작품,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등 단색화 대가들의 작품 그리고 이대원, 김창열, 이우환 같은 거장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출품된다. 또 이승조, 이건용, 전광영, 이배 등 주요 추상 작가들의 작품에 우국원, 옥승철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돼 경매에 힘을 더한다.

 

해외 미술에서는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가 있는 작가 조지 콘도의 ‘Purple Venus’(추정가 8억5000만~12억원),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8억5000만~12억)를 비롯해 타카시 무라카미, 에드가 플랜스, 마커스 뤼페르츠의 작품과 함께 데이비드 호크니, 키스 해링, 요시토모 나라 등 에디션 작품도 합리적 가격으로 경매에 출품된다.

 

고미술 부문에는 ‘경수연도’, 해강 김규진의 ‘니금죽’, 춘방 김영의 ‘화조도’를 비롯해 운보 김기창의 ‘다람쥐’, 청전 이상범의 ‘춘경산수 ·하경산수’, 백련 지운영의 ‘고사인물도’ 그리고 ‘백자청화수복문점각명발’, ‘백자청화’상실‘명초화문접시’ 등 도자기가 새주인을 찾는다.

 

경매 출품작은 12월 10일(토)부터 경매가 열리는 12월 21일(수)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프리뷰 관람은 예약없이 무료로 가능하며,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이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그리고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 한국 화단에 ‘신사실’이라는 담론을 형성한 신사실파 주역,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의 작품 출품

- 김환기의 파리시대 작품 ‘새와 달’ 22억원에서 30억원에 출품

 

광복 이후 1947년에 결성돼 한국 화단에 ‘신사실’이라는 담론을 형성한 신사실파의 주역이었던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의 작품이 대표작으로 경매에 출품된다. 이들은 마음으로 느낀 대로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사실, 즉 ‘신사실’이라 표방했다. 이 시기 유영국은 순수 추상을, 김환기는 반추상 작품을 선보였고, 이후 이중섭, 장욱진이 합류하면서 ‘신사실’의 범주가 확장됐다. 해방을 거쳐 전쟁을 겪으며 생겨난 이들은 당시 사회현상을 반영한 자연과 전통 그리고 탈속의 세계를 추구했고, 이들의 활동은 한국 추상화단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파리 시절 김환기는 한국적인 것만이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아리, 매화, 사슴, 새, 산월 같은 한국의 전통과 정서를 담은 작품을 그렸다. 경매 출품작 ‘새와 달’은 1958년 제작됐는데, 당시 파리에 유행했던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두터운 물감이 주는 마티에르 효과와 선에 대한 실험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한국적 정서를 가진 자연과 기물을 단순화한 경향이 보이는 작품이다. 파란 하늘을 표현하는 바탕색에 달로 보이는 둥그런 형태가 화면 중앙을 자치하고 있고, 화면을 가르는 두 마리의 새가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또 무엇보다 화면 전체의 흐름을 아우르는 주조색인 푸른 색과 같은 ‘톤’을 강조하는 색의 변주는 김환기의 내밀하고 섬세한 서정성과 교감의 사유를 증폭시키고 있어 파리 시기 주요 특징이 잘 녹아 있는 수작이다. 작품의 추정가는 22억원에서 30억원이다.

 

1960년대 초부터 일관되게 ‘산’을 모티브로 작업을 이어간 유영국은 산을 단순히 풍경화의 대상이 아닌,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와 숭고함을 담은 아름다움의 원형으로 간주했고, 추상주의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히려고 노력했다. 단순화한 선과 형태로 나타난 자연은 유영국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울진의 동해 바다와 백두대간의 산세를 연상시킨다. 경매 출품작 ‘Work’는 1991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가는 3억2000만원에서 5억원이다.

 

이어지는 대표작은 국민화가로 사랑받는 박수근의 1960년 작 '우산을 쓴 노인;으로 전쟁의 참상과 정치적 비극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조명하고 있기에 더욱 따스한 작품이다. 소박하면서도 단순화한 주제, 굵고 명확한 선, 명암과 원근감이 거의 배제된 화면의 거친 질감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표현방식이 박수근만의 고유한 특징을 잘 드러낸다. 삶의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 변치 않고 지속된 창작열과 그만의 토속적인 기법을 개발한 박수근의 예술혼이 가득 담겨있는 작품으로, 추정가는 4억에서 7억원이다.

 

◇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고 공경하고자 했던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 ‘경수연도 慶壽宴圖’ 출품

 

▲ ‘경수연도 慶壽宴圖’   © 문화예술의전당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의 대표작인 ‘경수연도’는 본래 ‘선묘조제재경수연도(宣廟朝諸宰慶壽宴圖)’를 이모한 작품으로 ‘선조(宣祖, 재위 1567-1608)연간 여러 재신(宰臣)이 부모에게 올린 수연을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한 집안의 사적인 경수연이 아니라 열 개 집안이 연합해 한날 치른 합동 경수연(大合宴)을 기념한 그림으로, 참석한 집안의 수대로 여러 권을 제작해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

 

경매 출품작의 특기할 만한 사실은 일반적으로 다른 작품은 ‘경수연’, ‘수친계회’, ‘가마꾼’ 세 장면을 세 폭에 그린데 반해, 출품작은 이 세 장면을 네 폭에 걸쳐 그렸다는 점 그리고 다른 소장본에서는 찾을 수 없는 기록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장수를 기원하고 공경하고자 했던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인 본 출품작의 추정가는 3500-6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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